대관령이라는 세 글자만 입에 올려도 많은 이미지가 떠오른다. 청정하고 시원한 공기, 양 떼가 뛰노는 이국적인 초원, 웅장한 자태를 뽐내는 풍력발전기, 겨울이면 순백으로 물드는 설경…. 떠오르는 장면이 많다는 건 대관령의 매력이 그만큼 풍부하다는 뜻이다.
글 김수진 , 사진 한국관광공사 DB 대관령 앞에 자주 붙는 수식어 중 하나가 '이국적'이라는 표현이다. 해발 832m 대관령은 발왕산과 선자령, 황병산 등에 둘러싸인 분지이자 국내 대표 고위 평탄면이다. 고위 평탄면은 말 그대로 높은 곳에 위치한 평편한 지형을 일컫는다. 여름에 서늘하고 겨울에는 눈이 많이 온다. 연중 강수량도 많다. 초지가 성장하기 좋은 조건이라 목축업이나 낙농업에 유리하다. 여름 기온이 낮아 일반 농산물과 출하 시기가 다른 고랭지농업에도 이롭다. 그래서 대관령 일대에 목초지가 넓은 목장이 여럿 자리하고, 끝이 보이지 않는 고랭지 채소밭이 많다. 백두대간에서 불어오는 산바람과 동해에서 날아오는 바닷바람이 만나 바람이 잦고 강하다. 대규모 풍력발전소가 들어선 까닭이다. 어디 그뿐이랴. 서리가 가장 먼저 내리고 겨울에 눈이 많이 오니 대규모 스키장도 있다. 이런 장면이 어우러져 이국적인 풍광을 연출한다. 대관령에는 지형적 특징과 기후 덕분에 대규모 목장이 여럿 있다. 대관령삼양목장과 대관령양떼목장, 하늘목장이 대표적이다. 해발고도 850~1400m 고원에 조성된 대관령삼양목장은 2000만㎡ 규모로 동양 최대 초지 목장이다. 목장 내 별도 순환도로가 있으며, 셔틀버스를 운영한다. 방문객은 매표소 인근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해발 1140m에 위치한 동해전망대까지 올라갈 수 있다. 11월 중순부터 4월 초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하지 않으며, 개인 차량으로 이동 가능하다. 동해전망대에 오르면 목초지를 배경으로 웅장한 풍력발전기가 늘어섰고, 맑은 날에는 멀리 동해까지 내다보인다. 대관령삼양목장은 빼어난 풍광 덕에 영화 〈연애소설〉, 〈태극기 휘날리며〉, 드라마 〈가을동화〉 등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셔틀버스를 타고 동해전망대에 올라갔다가 내려올 때는 걸어도 좋다. 목책로를 따라 산책하며 소와 양 방목지를 둘러본다. 대관령양떼목장은 넓은 초지에 양들이 노니는 이국적인 풍광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해발 850~900m에 들어선 목장은 20만 5000㎡ 규모다. 길이 1.2km 산책로를 따라 방목하는 양들을 구경하고, 먹이주기 체험도 즐기며 목장을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다. 대피소로 사용되는 움막은 대관령양떼목장의 인기 포토 존이다. 하늘목장은 비교적 최근에 개방되어 때 묻지 않은 자연 상태를 그대로 유지한 곳이다. 1974년에 조성된 하늘목장은 2014년 9월부터 일반에 개방됐다. 원래 이름은 한일목장으로, 40년 만에 개방하면서 이름을 바꿨다. 인공적인 것을 배제하고 자연을 그대로 체험하는 '자연 순응형' 체험 목장을 표방해, 차량 출입은 통제된다. 하늘목장에서는 천천히 걷거나 트랙터 마차를 이용한다. 말을 타고 초원을 달려볼 수도 있다. 목장 입구에서 트랙터 마차를 타고 20분 정도 올라가면 하늘마루전망대에 도착한다. 목장과 대관령 일대 전망이 한눈에 들어온다. 푸른 초원과 시원한 바람이 함께하는 여름도 좋지만, 대관령의 진정한 매력은 겨울에 있다. 대관령의 겨울은 깊고 짙다. 전국에서 가장 먼저 서리가 내리는 곳이다 보니 겨울이 빨리 시작하고 늦게 끝난다. 지형적 특성 때문에 눈까지 많이 내려 겨울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국내 대표 스키장인 용평리조트와 2018평창동계올림픽의 주요 무대가 될 알펜시아리조트도 대관령에 둥지를 틀었다. 발왕산(1458m) 북쪽 자락에 위치한 용평리조트는 1975년 개장한 국내 최초 현대식 스키장이다. 알펜시아리조트에는 랜드마크 격인 스키점핑타워가 있다. 모노레일을 타고 높이 100m 가까운 스키점프대 정상에 올라 스키점프 출발선을 둘러보고, 전망대에서 대관령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눈에 담아본다. 대관령의 겨울을 즐기는 또 다른 재미는 눈꽃 트레킹. 선자령 트레킹 코스가 유명하다. 선자령은 대관령 북쪽에 위치한 산으로, 이름에 '산'이나 '봉' 대신 '령(嶺)'이 들어간다. 대관령에서 선자령으로 이어지는 산길은 완만하다. 선자령은 해발 1157m로 높지만, 산행이 어렵지 않다. 해발 830m 넘는 고지에 위치한 대관령마을휴게소(옛 대관령휴게소)가 산행 기점이 되기 때문이다. 대관령마을휴게소에서 선자령 정상까지 약 6km 거리로, 산길이 온화하고 부드럽다. 계절에 따라 갖가지 들꽃이 피고, 여름에는 초록빛이 무성하며, 겨울에는 눈부신 설원을 감상할 수 있다. 대관령의 목장과 풍력발전기가 어우러진 풍광은 선자령 트레킹의 백미다. 눈꽃축제와 황태 덕장도 대관령의 겨울을 특별하게 만든다. 1993년 첫선을 보인 대관령눈꽃축제에서는 눈과 얼음으로 만든 아름다운 조각품을 감상하고, 다양한 겨울 놀이를 체험할 수 있다. 한편 대관령 서쪽에 위치한 황태덕장마을의 구릉지는 겨울마다 황태 덕장으로 변신한다. 명태를 줄줄이 널어 말리는 덕장 풍경이 인상적이다. 명태는 겨우내 밤에 매서운 추위에 얼었다가 낮에 따스한 햇볕을 받으며 녹기를 반복하며 황태가 된다. 새하얀 눈밭에 둘러싸인 황태 덕장은 대관령의 겨울을 한층 맛깔스럽게 한다. ✔ 주소 -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일대 ✔ 문의 - 033-330-2771 (평창군관광안내소) ✔ 식당 - 납작식당 : 오삼불고기 / 대관령면 대관령로 113 / 033-335-5477 - 고향이야기 : 곤드레돌솥밥, 한우생등심 / 대관령면 눈마을길 9 / 033-335-5430 / www.ghstory.co.kr - 대관령한우타운 : 한우구이 / 대관령면 올림픽로 38 / 033-336-2151 / www.hanwootown.co.kr ✔ 숙소 - 그린앤블루호텔 : 대관령면 대관령로 56 / 033-335-4450 / http://greenbluehotel.co.kr - 알펜시아리조트 : 대관령면 솔봉로 325 / 033-339-0000 / www.alpensiaresort.co.kr - 대관령품안에펜션 : 대관령면 꽃밭양지길 372 / 033-335-0830 / www.dkrpension830.com ✔ 여행 팁 겨울에 대관령 지역을 여행할 때는 신발과 복장에 신경 써야 한다. 눈이 많이 오고 기온도 낮아 방한화와 방한복이 필수. 특히 산행할 때는 미끄러짐 방지 등산 장비와 따뜻한 등산복, 모자 등을 갖춘다. 차로 이동할 경우 스노타이어나 체인을 장착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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