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가 차려주시는 밥상이 그리운 날이 있다. 낡은 소반에 보글보글 구수한 된장찌개, 방금 캐서 손으로 묻혀 내온 향긋한 나물들, 투박하지만 깊은 맛의 짭조름한 장아찌… 고향의 맛이 생각나는 가을, 전북 완주에서 3일 동안의 축제 기간에 건강하고도 추억을 담은 맛을 탐하고 왔다. 맛만큼 정직한 것이 있을까. 재료부터 조리 방법, 손맛, 그리고 정성까지 모든 것이 혀끝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마음을 담으면 그 맛은 배가 된다. 도시에서 느끼기 힘든 맛, 바로 느리고도 따뜻한 음식이다. 그 고향의 맛을 찾아 떠난 곳이 바로 로컬푸드로 유명한 전북 완주다. 완주는 건강한 밥상을 목표로, 밭에서 식탁까지 최소의 시간과 거리를 일궈내 생산자와 소비자를 만족시키고 있다. 11개의 로컬푸드 직매장은 매일 건강한 식재료를 제공한다. 이뿐만 아니다. 신선한 식재료를 이용한 농가 레스토랑에서는 언제든 고향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올해로 6회째 맞는 와일드푸드축제는 로컬푸드의 도시, 완주에서 가장 큰 이벤트다. '야호! 즐거움에 날아오르다'라는 주제로 9월 23일부터 3일간 진행되는 이번 축제는 고산자연휴양림 일대에서 다양한 맛의 향연이 펼쳐진다. 어머니의 손맛과 고향의 정을 느낄 수 있는, 우리의 혀를 즐겁게 해주는 맛을 판다. 축제를 처음 시작했던 5년 전부터 지금까지 지켜지고 있는 와일드푸드축제의 원칙 중 하나는 바로 '상업성을 배제한 음식'. 특색 있는 식재료를 활용한 건강한 음식으로 가득 채워진다. 완주군에서 손맛 좋기로 유명한 어머니 셰프들이 총동원되니 맛도 보장! 고향 밥상이 그리운 날, 완주로 향했다. 황금빛으로 익어가는 논,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다. 그야말로 신선한 식재료가 넘쳐 나는 때다. 완주와일드푸드축제는 고향의 아련한 맛을 채워주기 좋은 축제다. 올해 6회째 열리는 축제는 '빨리 갈 수 있는 지름길이 아니라,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 멀더라도 돌아가자'라는 모토로 완주군민과 공무원들이 똘똘 뭉쳐 일궈냈다.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2년 연속 문화체육관광부 유망축제에 선정되었다. 단순한 먹거리 축제가 아니라 완주의 로컬푸드를 기반으로 건강한 먹거리를 공급한다. 더구나 생산자인 지역 주민과 소비자인 여행객 모두를 만족시키는 프로그램들로 가득하다. 올해는 더 촘촘한 준비 과정을 거쳐 추석을 지나 허기진 마음과 몸을 채운다. 다음 세 가지 주제의 음식들로 축제를 풍성하게 물들인다. 우선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음식이 가득하다. 어린 시절 허기를 채워줬던, 이제는 잊혀져가는 음식이 추억을 소환한다. 술빵과 뻥튀기는 기본, 개구리 뒷다리구이와 메뚜기볶음 등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음식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또 야생음식을 맛볼 수 있다. 인위적인 조리나 양념 없이 자연에서 채취해 바로 먹는 것이 바로 야생음식이다. 신선한 산나물을 뜯어서 비벼 먹는 산채비빔밥이 대표적이다. 축제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이색음식도 풍성하다. 통돼지바비큐와 벌집구이, 애벌레볶음 등 평소 보기도 힘든 독특한 음식을 체험할 수 있다. 완주군표 건강한 먹거리 로컬푸드를 마음껏 맛볼 수 있다. 기존에 읍면별로 운영되던 농산물 판매 부스가 '얼굴 있는 먹거리, 로컬푸드'라는 취지로 개별 농가 단위 부스 운영으로 바뀐다. 50여 생산 농가와 단체, 법인 등이 참여해 더욱 풍성한 먹거리를 내놓는다. 신선한 농산물뿐 아니라 다양한 가공품도 함께 만날 수 있다. 우석대산학협력단과 함께한 마을 대표 음식 컨설팅을 올해도 추진한다. 특히 올해는 맛은 물론 음식에 테마와 스토리를 담고 음식을 담는 용기도 개발하는 등 한층 고급스러운 밥상을 기대해도 좋다. 옛 맛과 현대 맛의 조화를 꾀하는 한편 건강과 맛을 추구하는 다채로운 음식이 나온다. 음식뿐 아니라 문화를 연계한 프로그램도 가득하다. 그중 하나가 완주군에서 활동하고 있는 공예 예술인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 바느질공예부터 매듭공예, 점토공예 등 한 땀 한 땀 손으로 만든 정성스러운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천연염색 손수건 만들기와 나만의 오카리나 만들기, 다육식물 화분 만들기 등 참가자들도 솜씨를 뽐내볼 수 있다. 축제는 체험 위주로 진행된다. 천렵체험과 족대체험, 굼벵이와 지렁이 촉각체험, 밀떡구이 체험 등 수십 개의 체험들이 함께한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맨손물고기잡이. 어른에게는 추억을, 아이에게는 특별한 재미를 선사한다. 맑고 투명한 시랑천에서 펼쳐지는 물고기잡이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일단 물에 뛰어들면 모두 동심으로 돌아가게 마련. 잡은 물고기들은 직접 쇠꼬치에 꿰어 구울 수 있다. 그늘막마다 생선 굽는 고소한 냄새가 폴폴 퍼진다. 참숯으로 피운 화덕 위에 통통한 물고기를 앞뒤로 돌리며 익히면 마치 옛 수렵시대로 돌아간 기분이다.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물고기가 익기를 기다리는 그 시간은 따뜻한 정도 모락모락 피어난다. 특히 올해는 물고기를 구워 먹는 방식이 업그레이드되었다. 화덕의 매캐한 연기를 맡고 싶지 않은 참가자들을 위해 '귀족코스'를 준비한 것. 대형 구이통에 물고기를 넣기만 하면 바로 구워 먹을 수 있다. 이 구이통은 고산면 창포마을의 손기술 좋은 청년들이 손수 만들었다. 물고기 100여 마리를 동시에 구울 수 있어 많은 이들이 함께 즐기기 좋다. 또 야간 화덕도 활성화한다. 가족이 모닥불에 둘러앉아 감자와 밤 등을 구워 먹는, 아련한 추억 속으로 떠나기 좋다. 풍성하게 열리는 공연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 5년 동안 향수나라 무대에서 펼쳐졌던 줄타기 공연은 버나 돌리기로 변경해 축제의 새로운 명물로 떠오를 것이다. 별이 쏟아지는 가을밤의 낭만도 한껏 느낄 수 있다. 와일드나라 무대에서 진행되는 잔잔한 라이브 공연과 무궁화식물원 앞 힐링음악회는 마음까지 따뜻하게 해준다. 기발한 프로그램은 축제에서 특별한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장화 신고 통나무다리 건너기 등 레크리에이션 경기를 통해 와일드맨을 뽑는 '와일드맨을 찾아라'와 원시 복장을 하고 축제장 곳곳을 누비며 미션 수행을 하는 '리틀 와푸족 체험' 등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다. 인터넷을 통해 예약은 필수. 축제 기간에는 전주종합경기장과 전주역, 완주군청, 고산시장 등에서 출발하는 셔틀버스를 운영해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전주한옥마을과 삼례문화예술촌을 둘러볼 수 있는 관광지 연계 버스도 운행한다. 완주와일드푸드축제 -주소 : 전북특별자치도 완주군 고산면 고산휴양림로 89 고산자연휴양림 일원 -문의 : 063-290-2621~3 -기간 : 2016년 9월 23~25일 http://www.wildfoodfestival.kr/ 주변 음식점 -비비정 농가레스토랑 : 시골 밥상 / 완주군 삼례읍 비비정길 26 / 063-291-8609 -새참수레 : 한식뷔페 / 완주군 봉동읍 봉동동서로 11 / 063-261-4276 -고산미소한우 : 한우 / 완주군 고산면 남봉로 135 / 063-261-4088 숙소 -덕암에너지자립마을 게스트하우스 : 완주군 고산면 남봉로 75 / 063-262-0555 http://www.dukam.co.kr/ -안덕마을황토방 : 완주군 구이면 장파길 72 / 063-227-1000 http://www.poweranduk.com/ -소양고택 한옥스테이 : 완주군 소양면 송광수만로 472-23 / 010-3641-7941 글, 사진 : 박산하(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6년 9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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