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 숲속에 정오가 찾아오면 행복한 고민이 시작된다. 매일 반복되는 고민이지만, 오후의 활력이 되어줄 맛있는 점심을 찾아 하얀 와이셔츠의 넥타이부대가 출동하는 시간이다. 이왕이면 입에 착착 붙는 메뉴를 골라 상큼한 힐링의 순간까지 맛보고 싶다. 남다른 미각의 도시 분당에서도 맛집 거리가 발달한 수내역 근방, 적절한 가격과 맛으로 검증된 맛집 세 곳을 찾아갔다. 사무실이 운집한 빌딩 숲에는 자연스레 맛집 골목이 형성되는 법. 수내동은 입맛 까다로운 직장인들 덕분에 식당의 흥망성쇠가 거듭되는 곳이지만, 그 덕에 좋은 재료와 손맛으로 줄을 세우는 식당이 수두룩하다. 수내역 1, 4번 출구와 2, 3번 출구 근처 군산생선구이, 김씨부엌의 손칼국수, 수내칡냉면집 등이 점심시간마다 웨이팅을 감수하는 곳들로 유명하다. 수내역 주변에 몰려 있는 식당 외에도 근거리에 소문난 맛집도 많다. 작은 백화점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다양한 매장과 함께 맛집이 밀집한 금호상가는 수내역 4번 출구로 나가 우측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서 300m 정도 직진하면 아파트 밀림 속에 있다. 상가 2층은 뷔페식당처럼 다양한 메뉴를 갖춘 식당들이 성업 중이다. 남해소반, 생선초밥집, 우리네 코다리, 바다복집, 조박사함흥냉면 등 선택의 폭도 넓다. 독립된 공간이 아니라 열린 구조라서 처음엔 어수선한 풍경에 당황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맛있는 냄새를 따라가다 보면 메뉴를 고르기에 오히려 편리한 구조라는 생각이 든다. 그 맛있는 냄새 가운데 남해소반과 생선초밥집이 있다. 남해소반은 점심시간뿐만 아니라 온종일 손님들로 붐비는 곳이다. 부지런히 움직여 12시 전에 도착하면 자리를 잡을 수 있지만, 좌석이 많지 않아 웨이팅은 기본이다. 오픈 키친의 실내로 들어서면 향긋한 멍게 향으로 삼천포 바다를 만날 수 있다. 삼천포에 살던 평범한 사람이 식당을 낸 지 8년 되었다는데, 주인장의 차분한 말투에서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다부지게 느껴진다. 싱싱한 재료를 아끼지 않고 밥상을 차리는 엄마의 마음으로 삼천포의 맛을 내고 있다고. 그래서 남해소반의 음식은 달지도 짜지도 않고 시원하고 담백하다. 매일 아침 삼천포에서 공수하는 생선과 해초류만으로 밥상을 차려내는데, 부산에서 오는 고등어만 빼고 모두 삼천포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시마, 파래, 미역, 꼬시래기, 톳 등을 살짝 데치거나 최소한의 양념으로 무쳐내서 아삭한 식감에 바다 향기가 그대로 느껴진다. 반찬 가운데 가장 리필이 많은 갈치젓은 주인장이 직접 양념해서 짠맛을 덜고 숙성시켜 개운한 맛이 별미다. 3월부터 4월까지 한정 판매하는 도다리쑥국도 인기지만, 1년 내내 맛보는 싱싱하고 매콤한 물회, 향긋한 멍게로 만든 멍게비빔밥, 개운한 어촌매운탕도 남해소반의 대표 메뉴다. 물회에는 농어, 숭어, 광어, 놀래기, 우럭, 멍게 등 싱싱한 자연산 회가 가득 들어간다. 이름도 정겨운 갯마을정식은 40대 직장인들이 선호하는 맛이다. 특히 저녁시간이면 로컬 푸드의 순수하고 깊은 맛을 즐기려는 중년층이 압도적으로 많다. 바닷가 마을의 밥상을 그대로 옮겨놓은 갯마을정식엔 2인까지 100% 국산 콩으로 만든 된장찌개가 나오고, 3인 이상은 매운탕이 나온다. 이름만 매운탕이지 고춧가루 넣은 맑은 탕처럼 느껴지는 국물을 한 수저 뜨는 순간, 삼천포 푸른 바다가 눈앞에 그려질 만큼 시원하다. 영업시간 11:30~21:30(16:00~17:00 브레이크 타임), 매주 일요일 휴무. 멍게비빔밥 1만 원, 물회 1만 5,000원, 갯마을정식 1만 3,500원. 1993년 4월에 개업한 이래 23년 동안 한자리를 지켜온 생선초밥집은 상호처럼 생선초밥이 담백하고 솔직하다. 처음 가게를 열었을 때는 테이블 몇 개로 시작했지만, 한 평 한 평 늘리다 보니 지금은 100여 명을 받을 수 있을 만큼 규모가 커졌다. 오랜 세월만큼 꾸준히 찾아오는 단골도 많다. 가게 앞에 눈에 띄는 문구처럼 분당 전 지역 배달도 가능하다. 일식 셰프로 일한 세월만 45년인 주인장은 미국 맨해튼에서 일본인 셰프에게 배운 기술 그대로 정통 일식의 맛을 지켜왔다. 일본인이 와서 먹어도 손색없다는 캘리포니아 롤은 밥과 아보카도, 맛살, 오이가 적절하게 어우러져 상큼하고 촉촉하다. 철원 오대쌀로 지어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쌀밥을 주인장이 직접 만든 단촛물에 고슬고슬 섞어주면 싱싱한 초밥 준비 완성이다. 초밥에 사용하는 생선은 저렴한 가격에 맞춰 양식 위주로 쓴다. 주로 광어, 우럭, 도미, 연어, 장어, 새우, 날치알로 만든 초밥이 메인으로 올라간다.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런치 스페셜로 나가는 특선 메뉴는 생선초밥 6개, 캘리포니아 롤 6개로 준비된다. 상큼한 샐러드, 구수한 장국과 함께 먹으면 속이 든든하다. 저녁에 인기 있는 생선초밥 스페셜은 초밥 9개, 장어 롤 6개로 푸짐하게 즐길 수 있다. 영업시간 10:00~22:00, 명절 연휴와 여름휴가 때 전화 확인 필수. 런치 스페셜 1만 원, 생선초밥 스페셜 1만 9,000원. 수내역 4번 출구에서 가까운 셰프의 국수전은 전국적인 국수 체인점이다. 수내역 앞에서 점심을 해결하는 국수 마니아와 시간이 부족한 직장인에게 4년째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체인점이다 보니 주어진 레시피대로 변함없는 맛을 지켜가고 있지만, 주인장의 센스가 나름 돋보이는 곳이다. 육수의 간을 손님 입맛에 맞게 바꾸고 단골들의 기호에 맞춰 기존 메뉴에서 잘나가는 메뉴 위주로 유지하여 맛의 내실을 기한다. 주인장의 말대로 이곳 국수가 맛있는 이유는 적절한 간에 있다. 채소가 비싼 겨울철에도 양배추와 양파 등을 아끼지 않고 듬뿍 넣는다. 고명으로 얹는 불고기도 웰빙 식단을 선호하는 단골들의 입맛에 맞게 간을 심심하게 맞췄다. 가격을 4년 동안 6,000원대를 유지해온 것도 이 식당의 미덕이다. 대표 메뉴인 셰프의 국수는 된장을 베이스로 하는 사골국물에 생면을 삶아 넣는다. 의외로 느끼하지 않고 담백하다. 따끈한 사골국물은 국수를 내온 뒤에 원하는 양만큼 부어준다. 큼직한 전용 수저에 국수와 고명을 얹어 국물을 채운 다음 한입에 후루룩 먹는 게 맛있게 먹는 비결이다. 생면은 건면보다 수분 함량이 높아 식감이 훨씬 더 쫄깃하고 부드럽다. 국수 한 그릇을 다 비울 때까지 쫄깃함이 살아 있다. 셰프의 비빔국수에는 담백하게 양념한 불고기를 듬뿍 올려 새참으로 먹던 국수를 어엿한 한끼 식사로 업그레이드했다. 쫄깃한 면발도 맛있지만, 국수 위에 그득 올라간 여러 가지 고명을 함께 먹는 맛이 다채롭다. 특히 콩나물의 아삭한 식감이 쫄깃한 국수와 환상적으로 어울린다. 영업시간 평일 10:00~20:00, 주말 10:00~21:00, 명절만 휴무. 셰프의 국수 6,000원, 셰프의 비빔국수 6,000원, 잔치국수 4,500원. 남해소반 주소 : 경기 성남시 분당구 내정로165번길 38 문의 : 031-719-9199 생선초밥집 주소 :경기 성남시 분당구 내정로165번길 38 문의 : 031-711-8093 셰프의 국수전 주소 : 경기 성남시 분당구 황새울로258번길 42 문의 : 031-717-4321 1.주변 여행지 네이버도서관 : 성남시 분당구 불정로 6 / 031-784-4898 한국잡월드 : 성남시 분당구 분당수서로 501 / 1644-1333 판교생태학습원 : 성남시 분당구 대왕판교로645번길 21 / 031-8016-0100 2.숙소 분당SR호텔 : 성남시 황새울로319번길 9 / 031-702-6565 www.srhotel.co.kr 호텔갤러리 : 성남시 분당구 황새울로 321 / 031-702-8200 킹호텔 : 성남시 분당구 대왕판교로 157 / 031-713-3900 글, 사진 : 민혜경(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6년 3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조회수
한국관광공사에 의해 창작된 은(는) 공공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사진 자료의 경우, 피사체에 대한 명예훼손 및 인격권 침해 등 일반 정서에 반하는 용도의 사용 및 기업 CI,BI로의 이용을 금지하며, 상기 지침을 준수하지 않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용자와 제3자간 분쟁에 대해서 한국관광공사는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