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9월 16일, 명동성당 종합계획 1단계 공사가 마무리되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명동성당 들머리의 지하공간인 ‘1898 명동성당’. 다양한 편의시설과 갤러리, 근대 배수로 유물전시실 등이 들어선 ‘1898 명동성당’ 옆으로는 공연장인 파밀리아 채플과 연회장인 프란치스코 홀, 가톨릭 서울대교구청 신청사 등이 세워졌다. 새 단장을 마친 명동성당에서 출발해 명동 구석구석을 둘러보았다. 1898년 문을 연 명동성당은 100여 년의 세월 동안 한국 천주교의 상징이자 ‘민주화의 성지’였다. 시국미사가 열리고 공권력에 쫓기는 민주인사들이 최후로 몸을 기대는 장소였다. 명동성당 입구에는 어디에도 호소할 곳 없는 가난하고 억울한 이웃들의 농성 천막이 줄지어 있었다. ‘명동성당을 보존하고 신자와 시민들을 위한 열린 공간을 조성한다’는 명분으로 시작된 명동성당 종합계획 공사는 명동성당 들머리의 모습을 사뭇 바꿔놓았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성당 입구 지하에 들어선 ‘1898 명동성당’이다. 성당이 처음 세워진 해를 기념하는 이름을 가진 이 지하공간은 갤러리와 커피숍, 꽃가게와 근대 유물전시실 등이 입주했다. 1898이라는 숫자를 형상화한 간판이 달린 조그만 입구를 지나면 초기 기독교의 카타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지하공간이 나온다. 다양한 상업시설이 들어선 것도 카타콤과는 다른 점이다. 200대 규모의 지하주차장을 만들어 성당을 찾는 차량들 때문에 발생되는 사고나 성당 균열 등의 문제도 말끔히 해결했단다. 거대한 지하공간 위 소박한 진입로는 명동성당 건축 당시의 모습에 가깝게 복원했다고 한다. 성당으로 올라가는 계단 옆에 자그마한 녹지가 있는데, 구석구석 벤치를 놓아 누구나 쉬어갈 수 있게 했다. 입구 오른쪽에는 붉은 벽돌 건물 둘이 보인다. 각종 공연과 혼인미사 등이 열리는 파밀리아 채플과 연회장인 프란치스코 홀이다. 파밀리아 채플 1층에는 유럽의 노천 카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비스트로 74’가 손님들을 맞고 있다. 명동성당에서 명동길을 따라 조금 내려가면 명동예술극장이 나온다. 명동예술극장이 문을 연 것은 최근이지만, 이곳에 처음 극장이 들어선 것은 일제강점기인 1936년이었다. ‘명치좌’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고 주로 일본 영화를 상영했는데, 해방 이후 ‘국제극장’으로 간판을 바꿨다가, 서울시가 인수하면서 ‘시공간’이란 이름으로 바뀌어 연극 공연장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이후 명동국립극장으로 다시 이름을 바꾸면서 대한민국 연극 공연의 중심으로 ‘명동시대’를 이끌었다. 1973년 충무로에 국립극장이 들어서면서 명동국립극장은 국립극장 예술분관이 되었지만, 얼마 안 가 금융회사에 인수되었다. 그러다 문화관광부가 건물을 매입하면서 지난 2009년 연극 전문 공연장인 명동예술극장으로 다시 태어났다. 명동예술극장에서 다시 명동로를 따라 내려가다 작은 골목길에 들어서면 중국대사관과 화교학교인 한성소학교를 중심으로 작은 차이나타운이 펼쳐진다. 흔히 ‘중국대사관 거리’라 불리는 이곳에는 오래된 중국 음식점과 약재상들, 한성화교협회와 삼민주의대동맹 한국지구 등이 자리잡고 있다. 한때는 한국 내 화교들의 중심지였지만, 지금은 중국 관광객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듯, 환전상과 한류 관련 상품 판매점도 눈에 띈다. 청기와를 얹은 거대한 붉은 문이 인상적인 중국대사관 앞은 중국 관광객들이 삼삼오오 짝을 이뤄 지나고 있었다. 중국대사관 거리는 서울중앙우체국으로 이어진다. 우리나라의 근대 우편제도는 1884년 문을 연 우정총국이 출발점이었다. 우정총국 개국식에서 벌어진 갑신정변이 실패하면서 우정총국은 폐쇄되었으나, 1905년 명동에 경성우편국이 들어서면서 우편제도도 자리를 잡게 되었다. 이후 1939년에는 경성중앙우편국으로 이름을 바꿨다가, 1949년 서울중앙우체국으로 개명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V자로 깊게 팬 독특한 외관이 눈길을 끄는 건물은 2007년에 완공된 것이다. 아이와 함께라면 서울중앙우체국 지하에 자리한 우표박물관을 둘러보는 것도 좋다. 우정총국에서 시작하는 우리나라 우편의 역사부터 세계의 독특한 우표들, 나만의 우표 만들기까지 다양한 볼거리, 체험거리가 가득하다. 서울중앙우체국 길 건너에는 한국은행 옛 본관이 있다. 육중한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고풍스런 건물은 ‘제일은행 경성지점’으로 문을 연 뒤 한국은행, 조선은행, 다시 한국은행이 되었다가, 지금은 ‘한국은행 화폐박물관’이라는 이름으로 방문객을 맞고 있다. 이 건물은 근대 일본을 대표하는 건축가인 다쓰노 긴고(1854~1919)가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자 현재 사적 제280호로 관리되고 있는 근대 문화유산이다. 한국은행 옛 본관 건물에서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외부를 감싸고 있는 우윳빛 화강암이다. 돈을 찍어내던 은행 건물답게 철근 콘크리트로 튼튼하게 지은 뒤 동대문 밖에서 가져온 화강암으로 마감했단다. 배흘림 기둥이 멋진 현관은 앞으로 튀어나와 입구에서 바로 승하차가 가능하게 만들었다. 건물은 현관을 중심으로 좌우 대칭인데, 화려한 조각을 새긴 삼각형 페디먼트와 원형 돔이 눈길을 끈다. 이것들은 모두 르네상스 건축 양식으로, 다쓰다 긴고가 지은 일본은행 본점에서도 비슷한 요소들을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한국은행은 일본은행의 분신으로, 일본이 조선을 지배하기 위해 세운 것이다. 쉴 새 없이 차들이 지나다니는 요즘처럼 일제강점기에도 ‘조선은행 사거리‘는 바로 옆 명동만큼이나 번화한 곳이었다고 한다. 한국은행 사거리를 둘러싸고 있는 서울중앙우체국과 신세계백화점 본관 자리에는 일제강점기에도 중앙우체국과 일본의 미쓰코시백화점 경성점이 있었다. 날렵한 양복을 차려입은 식민지 ‘모던뽀이‘들이 활보하던 거리를, 지금은 출퇴근하는 직장인들과 명동을 점령하다시피 한 중국인 관광객들이 누비고 있다. 명동성당 주소 : 서울 중구 명동길 74 문의 : 02-774-1784 http://www.mdsd.or.kr/ 명동예술극장 주소 : 서울 중구 명동길 35 문의 : 1644-2003 http://www.mdtheater.or.kr/ 주한중국대사관 주소 : 서울 중구 명동2길 27 문의 : 02-756-7300 서울중앙우체국 주소 : 서울 중구 소공로 70 문의 : 02-6450-1114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주소 : 서울 중구 남대문로 39 문의 : 02-759-4881 http://museum.bok.or.kr/index.do 1.주변 음식점 전주중앙회관 : 비빔밥 / 중구 명동8나길 19 / 02-776-3525 딘타이펑코리아 : 딤섬 / 중구 명동7길 13 / 02-3789-2778 명동교자 : 칼국수 / 중구 명동10길 29 / 02-776-5348 2.숙소 토모레지던스 : 중구 명동8가길 51 / 02-779-8353 호텔명동 : 중구 남대문시장길 61 / 02-771-4545 명동호스텔 : 중구 남대문로9길 8 / 02-3672-1971 글, 사진 : 구완회(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3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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