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뻗으면 닿을 듯 가까운 서해바다 은빛 물결이 산행 내내 친구가 되어주는 길이다. 해발 200m가 조금 넘는 야트막한 산이지만 아기자기한 숲과 능선길을 따라 쉬엄쉬엄 오르는 재미가 있다. 무의도를 이루고 있는 호룡곡산과 국사봉이 한 몸처럼 이어져 길 잃을 걱정 없이 마음 편하게 오를 수 있다. 인천공항과 이어진 잠진도선착장을 출발한 배가 무의도에 도착하기까지 채 10분도 걸리지 않는다. 짧은 뱃고동을 울리며 뱃머리를 틀었나 싶은데 어느새 무의도 큰무리선착장이다. 섬 드라이브를 즐기려는 여행자들은 자동차를 배에 실어 움직이지만, 알록달록 등산복 차림의 여행자들은 시간 맞춰 포구에 대기하고 있던 마을버스에 오른다. 큰무리선착장 반대편 광명항으로 가는 버스다. 호룡곡산 등산로의 초입이 광명항에 있다. 호룡곡산(245.6m)으로 들어서는 입구는 작은 집 몇 채가 이어진 마을길을 따라간다. 좁은 흙길 위에 쌓인 낙엽이 폭신폭신 발걸음을 가볍게 해주는 길이다. 매운 해풍에 몸을 낮춘 나무들이 그늘 없이 밝은 길을 만들어주어 따스한 햇살까지 한아름이다. 몇 군데 바위로 이루어진 급경사 구간을 제외하면 길이 완만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걸어도 호흡이 편안하다. 무의도에서 가장 높은 곳이지만 그 길은 더없이 너그럽다. 산 아래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과 고요한 숲이 뿜어내는 피톤치드 향에 젖어 오르다 보면 환하게 열린 하늘 아래 좋은 쉼터가 되어주는 바위지대를 만난다. 조망쉼터다. 다리로 연결된 소무의도가 한눈에 들어오고, 맑은 날씨라면 멀리 제부도와 대부도까지 바라다보인다. 호룡곡산 정상으로 향하는 길은 소사나무 군락이 독특한 정경을 만들어낸다. 바람 심한 산자락이라 굵지는 않으나 세월의 흔적이 역력한 나무들이다. 길 위에 쌓인 소사나무 낙엽들이 발밑에서 바스락바스락 콧노래를 불러준다. 제법 가파른 능선을 올라서면 드디어 호룡곡산 정상이다. 전망데크가 갖추어진 정상에 서면 하나개해수욕장이 손에 잡힐 듯 가깝고 드넓은 서해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호룡곡산은 ‘호랑이와 용의 골짜기’라는 뜻으로, 먼 옛날 호랑이와 용이 힘을 겨루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호랑이의 유연한 등허리같이 부드러운 능선과 용의 비늘처럼 군데군데 자리한 바위들을 보며 옛사람들은 호랑이와 용이 결투를 벌이는 상상을 했었나 보다. 호룡곡산 정상에서 내려서는 길은 하나개해수욕장 가는 길과 국사봉 가는 길로 나뉜다. 국사봉을 향해 길을 잡아야 되지만 하나개해수욕장으로 내려가 해변 맛집에서 해물칼국수로 요기를 해도 좋다. 해수욕장 입구에 국사봉으로 오르는 길이 있기 때문이다. 호룡곡산에서 국사봉을 향해 내려서면 왼편에는 서해바다가, 오른편에는 인천공항이 펼쳐진다. 무의도 중앙에 자리한 포내마을도 한눈에 들어온다. 산자락 아래로 펼쳐진 제법 너른 들판에 기댄 포내마을은 예전에는 마을 안까지 어선들이 드나들었던 포구마을이다. 지금은 간척사업으로 포구의 흔적은 사라졌지만 무의도 특산물인 모시조개, 일명 가무락조개가 많이 나기로 유명해 갯벌체험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호룡곡산과 국사봉을 잇는 구름다리를 건너면 국사봉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포내마을에서 국사봉(236m)으로 오르자면 능선을 2개 넘어야 하지만 급경사 구간이 많지 않아 쉽게 오를 수 있다. 국사봉 정상이 올려다보이는 조망쉼터는 호룡곡산과는 또 다른 풍광을 보여준다. 국사봉 자락에 등을 기대고 맞은편 호룡곡산의 능선을 바라보며 이미 지나온 길들을 눈으로 되짚어보는 감회가 특별하다. 바위틈에서 자라난 멋진 소나무 한 그루도 함께 바다를 바라본다. 조망쉼터에서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제법 가파른 바윗길이다. 왼편 서해바다에 눈길을 주며 걷다 자칫 발이 미끄러지는 흙길 구간도 나온다. 풍경을 감상하기보다는 발 딛는 자리에 집중해서 걷기를 권한다. 바위에 잠시 걸터앉아 목을 축이며 쉬엄쉬엄 오르다 보면 어느새 국사봉 정상으로 안내하는 이정표를 만나게 된다. 국사봉 정상도 전망데크로 꾸며져 있다. 큰 소리로 인사를 건네면 들릴 듯 호룡곡산 정상과 가깝다. 커다란 평상 하나가 놓여 있어 편안하게 드러누워 하늘을 바라보기에 좋다. 국사봉에서 하산하는 길은 영화 <실미도> 촬영장으로 유명한 실미도유원지와 큰무리선착장으로 갈라진다. 산행을 좀더 이어가고 싶다면 실미도로, 그렇지 않으면 큰무리선착장으로 내려가면 된다. 호룡곡산에서 국사봉을 잇는 산행 코스는 약 7.6km로 여유 있게 3시간 정도 소요된다. 큰무리선착장에서 시작되는 국사봉 등산로로 올라가 호룡곡산으로 내려오면 광명항에서 출발하는 마을버스를 타고 다시 큰무리선착장으로 나올 수 있다. 광명항에서 다리로 연결된 소무의도 해안길을 이어서 걸어도 좋다. 잠진도 관광안내소에서 등산안내지도를 받아 출발하면 된다. 잠진도선착장 주소 : 인천 중구 덕교동 문의 032-751-3354(무의도해운) www.muuido.co.kr 잠진도 관광안내소 032-751-2628 무의도 마을버스 032-751-5554(영풍운수) 1.주변 음식점 실미회식당 : 자연산회 / 중구 큰무리로 102-19 / 032-751-7778 http://0327517778.ktm114.kr/ 광명회식당 : 조개구이, 칼국수 / 중구 대무의로 523-2 / 032-752-9203 2.숙소 무의아일랜드 가족관광호텔 : 중구 큰무리로 22 / 032-752-5114 http://www.muuiland.co.kr/ 달담은무의바다 : 중구 실미로 29 / 032-752-9800 http://www.muuisea.com/ 아령펜션 : 중구 대무의로 98-2 / 010-5471-9452 http://www.aryoung.co.kr/ 글, 사진 : 박성원(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8년 12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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