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계절마다 달라지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더 많은 이들과 나누기 위해,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과 함께 전국의 수목원과 정원을 월별로 소개한다. 10월 중순부터 11월 초중순까지, 가을이 가장 깊어지는 순간, 정원에서는 단풍과 국화의 향연이 펼쳐진다. 각기 다른 매력의 정원에서 가을의 절정을 만나보자. 🪷 추천장소 🍂 경기 성남 신구대학교식물원, 대구 대구수목원, 강원 인제 찍박골정원, 전북 익산 아가페정원, 경남 김해 카사벨라정원 강남에서 가까운 조용한 산자락, 신구대학교식물원은 매년 가을이면 국화 향기로 물든다. 붉은 꽃무릇이 가을의 문을 열어주면 뒤이어 해국 전시와 국화 분재 전시가 이어진다. 특히 우리가 흔히 아는 국화뿐 아니라 들국화, 단양쑥부쟁이, 포천구절초, 산국 등 잘 몰랐던 희귀한 토종 국화들이 함께 피어나 가을의 결을 한층 더 깊게 만든다. 가까이 있었지만 잘 몰랐던 토종 국화들을 하나씩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신구대학교식물원은 단순한 관람 공간이 아니라, 식물 보존과 생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는 살아 있는 연구 현장이다. 일반인에게는 공개되지 않는 연구 재배장에서는 젊은 연구원들이 멸종위기 식물을 정성껏 돌보고 있다. 4대강 사업으로 사라졌던 단양쑥부쟁이를 되살리고, 그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한 하얀 꽃을 피우는 개체도 보존했다. 이렇게 지켜낸 멸종위기식물은 식물원 내 조성된 대체서식지에서 관람할 수 있다. 그들이 오랜 시간 쏟은 노력 덕분에, 일부 식물들은 스스로 자생력을 키워 이제는 일반인들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신구대학교식물원의 가을은 그냥 오지 않는다. 연구원들이 흘린 시간과 정성이 모여, 더욱 아름다운 계절을 완성한다. 식물원을 걷다 보면 개구리 복원 사업과 멸종위기 생물의 자연 복귀를 위해 오랫동안 이어진 노력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해설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이런 숨은 이야기들을 직접 들을 수 있다. 매월 마지막주 수요일에 진행되는 ‘이야기가 있는 가드닝 클래스’ 프로그램을 통해 정원사의 생생한 식물 이야기를 듣고 작은 정원 만들기 체험도 할 수 있다. 가을의 절정을 느끼고 싶다면 단풍나무원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붉게 물든 단풍 사이로 파란 하늘이 대비되어 더욱 선명하게 가을의 정취를 완성환다. 신구대학교식물원 - 위치 :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적푸리로 9 (상적동) - 문의 : 031-724-1600 - 운영시간 : 09:00~18:00 (관람시간은 계절에 따라 상이/ 폐장 1시간 전까지 입장) ※ 매주 월요일 휴무 - 전시일정 : 해국 전시 2025. 10.25(토) - 11. 09(일), 국화 분재 전시 2025. 11.01(토) - 11. 16(일) - 홈페이지 : https://www.sbg.or.kr/main/ 도심 속에서 단풍을 즐기고 싶다면 대구수목원이 제격이다. 쓰레기 매립지를 생태공원으로 탈바꿈시킨 이곳은 가을이면 1만여 그루의 나무가 붉고 노랗게 물들어 장관을 이룬다. 또한 이맘때면 시민들에게 휴식과 즐거움을 선사하는 국화전시회가 열린다. 국화전시는 대구수목원과 동대구역 광장, 금호강 하중도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특히 수목원 중앙광장에는 동식물의 모습을 형상화한 국화 토피어리가 세워져, 산책하듯 걸으며 자연의 생명력과 가을의 따뜻한 정취를 느낄 수 있다.분재와 분경 작품도 함께 전시되어 한층 깊은 가을의 풍경을 완성한다. 이 작품들은 수목원 직원과 시민들이 함께 아이디어를 모아, 1년 동안 정성껏 재배한 국화로 완성한 결과물이다. 전시 기간에는 해설 프로그램이 운영되어 작품 제작 과정과 식물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국화 향기와 단풍빛이 어우러진 길을 걷다 보면, 도심 속에서도 가을이 선물하는 여유와 정취를 온전히 느낄 수 있다. 목공예 프로그램같이 보다 숲과 가까이 느낄 수 있는 체험도 가능하다. 대구수목원 - 위치 : 대구광역시 달서구 화암로 342 (대곡동) - 문의 : 053-803-7270 - 운영시간 : [5월~8월] 08:00~19:00 [9월~4월] 09:00~18:00 *매주 월요일 휴무 - 축제일정 : 국화전시회 2025. 11. 3. (월) ~ 11. 16. (일) - 홈페이지 : https://www.daegu.go.kr/cts/index.do?menu_id=00000952&servletPath=%2Fcts 강원 인제의 산자락에 자리한 찍박골정원은 정원주 김경희·김철주 대표 부부가 10년 넘게 공부하고 연구하며 직접 만든 자연주의 정원이다. 4월부터 9월까지 계절별로 다양한 꽃이 피어나고, 가을이면 파니쿰, 수크령, 억새등의 그라스와 추명국, 미역취, 솔체 등의 초화류가 한데 어우러지고 여기에 개회나무, 좀작살, 백당, 산사나무 등의 열매가 포인트 색감을 더해 가을빛으로 물든다. 특히 마가목의 붉은 열매와 설구화 단풍이 더해지면 가을 풍경은 한층 깊고 풍성해진다. 산자락의 경사를 따라 조성된 정원은 아홉 개의 공간으로 이어진다. 앞마당 정원, 화이트가든, 키친가든, 암석정원, 개울정원, 사과공원 등 각 정원마다 색감과 분위기가 달라 걸음을 옮길 때마다 새로운 장면이 펼쳐져 마치 계절이 그린 한 폭의 그림 속을 걷는 듯하다. 같은 자리에서도 계절마다 다른 꽃이 피어나 계절마다 색과 모양이 바뀌다 보니 그야말로 살아있는 캔버스인 셈이다. 영국의 정원을 보고 영감받아 정원을 가꾸기 시작했다는데, 이곳은 그보다 더 자연스럽고 한국적인 깊이가 있다. 잔잔히 흐르는 물길과 들꽃, 바람결에 흔들리는 억새까지 자연을 그대로 살린 풍경 속에서 산자락의 단풍이 정원을 크게 감싸 안고, 자작나무 숲은 황금빛으로 빛난다. 그 아래 정원에 들어서면 은은한 가을꽃으로 엄선한 커다란 꽃다발을 받는 느낌이다. 그야말로 가을 자연이 건네는 선물이다. 바람이 스칠 때마다 낙엽이 흩날리고, 자연 속에서 천천히 익어가는 계절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곳. 이곳은 개인에게는 공개되지 않고, 단체 관람객만 사전 예약을 통해 방문할 수 있다. 개인 정원인 만큼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방문객들이 정원의 이야기를 더 깊이 이해하고 온전히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배려이기도 하다. 찍박골정원 - 위치 :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가리산리 687 - 문의 : 010-2996-7465 - 참고 : 단체예약만 받음 * 사적인 공간이므로 무단방문 불가 -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jjikbakgol_garden/ 전북 익산의 아가페정원은 반세기 동안 외부에 공개되지 않던 ‘비밀의 정원’이었다. 1970년 고(故)서정수 신부가 무의탁 노인복지시설인 아가페정양원을 설립해, 어르신들의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위해 조성하기 시작해 약 3만 평 규모의 정원이 완성됐다. 이 정원은 2021년 민간정원으로 등록되면서 시민에게 개방돼, 지금은 가을 단풍과 국화가 어우러진 힐링 공간으로 시민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메타세쿼이아 산책길을 따라 걷다 보면 향나무 산책길, 쾅쾅이나무 산책길, 대나무 숲, 은행나무 숲이 차례로 이어진다. 중국단풍나무와 공작단풍나무가 만들어낸 가을빛은 50년이란 시간이 쌓여 만들어낸 깊이가 다르다. 포멀 가든을 지나면 계절마다 다른 꽃이 피는 꽃길이 나타나는데 가을에는 국화가 그 길을 장식한다. 시간이 만든 정원의 힘은 인위적으로 흉내 낼 수 없다. 오랜 세월 자리를 지킨 나무들 사이로 걷다 보면, 이곳이 누군가의 행복을 위해 시작된 공간이었음이 느껴진다. 20여 종의 새들이 서식하는 곳이라 새들의 지저귐과 가을 숲길의 분위기를 만끽해보자. 지금은 익산 9경중 한 곳으로 익산 시티투어 코스에 포함되어 지역의 힐링 명소로도 사랑받고 있다. 아가페정원 - 위치 : 전북특별자치도 익산시 황등면 율촌길 9 - 문의 : 063-843-7294 - 운영시간 : [3~10월] 09:00~17:00 [11~2월] 09:00~16:00 * 매주 월요일 휴무 - 홈페이지 : https://www.iksan.go.kr/tour/index.iksan?menuCd=DOM_000005901005007000 김해의 카사벨라정원은 30년간 가꿔온 분재와 특수목을 중심으로 꾸며진 정원으로, 2007년부터 7년간 조성돼 2002년 민간정원으로 등록됐다. 분재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도록 조경석, 야생화, 연못이 오밀조밀하게 배치되어 있고, 공간마다 세심한 손길이 느껴진다. 소나무 분재를 중심으로 조성된 정원을 거닐다 보면, 30년이란 시간이 나무 한 그루에 어떻게 스며드는지 알게 된다. 가을 야생화 정원과 다육이 정원도 각각의 매력이 있다. 특히 분재실과 다육실은 정원 애호가들에게도 영감을 주는 공간으로 알려져 있다. 가을이면 단풍이 정원 전체를 물들이고, 남쪽 지역의 따뜻한 기후 덕분에 늦가을까지 붉은빛이 이어진다. 여기에 탐스러운 모과가 향을 더한다. 카페와 레스토랑, 다육실과 분재실 등 편의시설도 갖추고 있어,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거나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아늑한 가을정원을 감상하는 여유도 이곳만의 즐거움이다. 카사벨라정원 - 위치 : 경상남도 김해시 율하로346번길 41 - 문의 : 055-323-2537 - 운영시간 : 11:00~22:00 - 홈페이지 : http://casabella.kr ※ 위 정보는 2025년 10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글, 사진 : 이선경 여행작가 사진 : 한국관광공사포토코리아, 신구대학교식물원, 대구광역시청, 찍박골정원, 익산시청, 아가페정원, 카사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