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강진에서 가장 마음 편안한 안심 여행지를 꼽으라면 백운동 별서 정원이 있다. 별서 정원 가는 길은 울창한 동백 숲 터널을 지나야 한다. 하늘도 보이지 않는 초록 숲길에 새소리, 물소리, 바람 소리만 가득하다. 강진에서 긴 유배생활을 하며 영혼의 안식처를 꿈꿨던 다산 정약용은 별서 정원의 운치에 매료되어 그 여운을 백운첩에 남겼다. 다산의 발자취를 따라 아름답고 신비로운 ‘백운동 12경’을 둘러보고 나면 월출산의 감동 한 자락이 가슴을 잔잔하게 울린다. 백운동 별서 정원은 월출산 옥판봉 남쪽 자락의 전남 강진군 성전면 월하리 안운 마을에 있다. 조선 중기 선비들이 자연 속에 원림을 꾸며 시와 풍류를 즐겼던 은거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문화유산이다. 담양 소쇄원, 완도 보길도의 부용동과 함께 호남의 3대 정원으로 꼽힌다. 백운동이란 월출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다시 안개가 되어 구름으로 올라가는 마을이라는 뜻으로 약사암과 백운암이 있었던 곳으로 전해진다. 별서 정원은 현대의 별장처럼 저택과 떨어져 자연 속에 운둔하거나 자연과 풍류를 즐기기 위해 지어졌다. 조선 시대에 별서는 세속의 경쟁과 갈등을 벗어나 유유자적한 삶을 보내려는 피세의 장소이자 조선 사대부 문화의 공간이었다. 백운동 별서 정원을 최초로 조성한 사람은 조선 중기의 처사 이담로(1627~1701)였다. 그는 만년에 둘째 손자 이언길과 함께 백운동에 들어가 20여 년간 은거했다. 제2대 백운동 별서 정원의 주인이었던 이언길은 평생에 걸쳐 정원을 가꾸다가 73세 되던 1756년에 가족을 데리고 이주했다. 이후 대를 이어오던 유서 깊은 생활공간은 2001년 ‘백운첩’이 발견되어 공개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백운첩’은 다산 정약용이 1812년 초의 선사를 비롯한 제자들과 함께 월출산을 등반하고 백운동에 들러 하룻밤 유숙한 뒤 백운동의 풍광에 반해 그 감동을 시와 그림으로 담은 시화첩이다. 다산은 백운동의 풍광을 잊지 못한 초의 선사에게 별서 정원의 전경을 담은 백운동 도를 그리게 하고 서시와 발문, 백운동 12경 중 8수의 시를 직접 지었다. 초의 선사의 시 3수와 제자 윤동이 지은 1수의 시까지 총 14수(서시, 백운동 12경, 발문)의 시를 완성한 후 자신이 머물던 다산초당 도를 추가하여 당시 백운동 4대 동주였던 이덕휘에게 선물했다. 강진군은 다산의 ‘백운첩’과 백운동 5대 주인 이시헌의 ‘백운세수첩’ 그리고 유구들을 근거로 하여 2007년 복원공사를 시작했다. 이후 백운동 별서 정원은 강진군 향토문화유산과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되었다. 백운동 별서 정원으로 가는 길은 어둑어둑한 나무그늘이 드리워진 깊은 숲길이다. 월출산 다원 주차장에서 계곡 쪽으로 경사진 산길을 내려가면 비밀의 정원을 만날 수 있다. 동백나무가 울창한 진입로를 지나 작은 나무다리 앞에 서면 나지막한 담장 너머로 별서 정원의 자태가 드러난다. 월출산 자락의 경사와 계곡을 따라 만들어진 외원(外園)에는 동백 숲과 대숲의 초록 풍경이 시원하다. 그 곁에 물이 흐르는 계류, 정자가 있는 정선대, 담장 뒤편의 후원 공간이 보인다. 내원(內園)은 본채와 사랑채가 있는 상단, 3단의 화계로 이루어진 중단, 두 개의 연못이 있는 하단으로 구성된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장엄한 월출산을 배경으로 한 폭의 풍경화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담장 경사면에 축대를 쌓아 본채와 사랑채를 위아래로 배치해 한눈에 집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마당으로 계곡물을 끌어들여 수로와 작은 연못도 만들었다. 백운동 12경 중 제5경인 유상곡수다. 유상곡수는 잔을 띄워 보내는 아홉 굽이의 작은 물길이라는 뜻을 담았다. 백운동 12경에 스며있는 의미 하나하나를 읽어보면, 한 편의 시처럼 아름답다. 제1경 옥판봉(玉版峰)은 월출산 구정봉의 서남쪽 봉우리다. 다산은 옥판봉의 상쾌한 기운이 12경 중에 으뜸이라고 했다. 제2경 산다경(山茶徑)은 별서 정원으로 들어가는 동백나무숲의 호젓한 길, 제3경 백매오(百梅塢)는 바위 언덕에 피어나던 백 그루의 홍매를 뜻한다. 제4경 홍옥폭(紅玉瀑)은 단풍나무 빛이 비친 폭포의 홍옥 같은 물방울, 제5경 유상곡수(流觴曲水)는 술잔을 띄우는 아홉 굽이의 작은 물길, 제6경 창하벽(蒼霞璧)은 붉은색의 글자가 있는 푸른빛의 절벽, 제7경 정유강(貞蕕岡)은 용 비늘처럼 생긴 붉은 소나무가 있는 언덕을 지칭한다. 제8경 모란체(牡丹砌)는 모란이 심어져 있는 돌계단의 화단, 제9경 취미선방(翠微禪房)은 산허리에 있는 꾸밈없고 고즈넉한 작은방, 제10경 풍단(楓壇)은 창하벽 위에 붉게 물든 단풍나무가 심어진 단, 제11경 정선대(停仙臺)는 백운동 전경과 월출산 옥판봉을 바라보는 자리, 제12경 운당원(篔簹園)은 별서 정원 뒤편에 늠름하게 하늘로 솟은 왕대나무숲을 뜻한다. 이 대밭에 자생하는 차나무에서 생산된 차가 그 유명한 백운옥판 차다. 강진군은 현재 백운동 생태탐방로 개설과 월출산 명품 길을 조성하는 등 월출산 주변의 역사와 문화를 발굴하고 관광 명소화 사업을 활발히 추진 중이다. 1 여행 팁 백운동 별서 정원으로 가는 진입로는 두 곳이다. 별서 북쪽 언덕 위에 있는 월출산 다원 주차장이 찾기 쉽고 넓지만, 언덕 아래 안운 주차장에서 가는 숲길이 더 운치 있고 아름답다. 글 : 여행작가 민혜경 사진 : 강진군청 기획홍보실, 한국관광공사 제공 ※ 위 정보는 2021년 9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mo{display:none;} @media screen and (max-width: 1023px){ .mo{display:block;} .pc{display:n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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