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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이라고 불리는 조개가 있다. 백합목 죽합과에 속하는 이 조개는 오염되지 않은 조간대 바다의 모래바닥에서 서식하며 죽합, 대맛, 맛조개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맛은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도 등장한다. '정'이라 불리며, 한자로는 긴맛 정(蟶) 자를 쓴다. 충남 서천의 월하성마을은 맛잡기 체험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맛조개는 잡는 방법이 독특하고 맛이 좋아 잡는 재미와 먹는 재미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월하성마을은 마을 이름이 참 아름다운 곳이다. 뜻을 풀어보면 '달 아래에 놓인 성'이고, '달빛 아래 신선이 노니는 것 같은 마을'이란 뜻을 지니고 있으니 호젓하면서도 멋스러움이 물씬 풍긴다. 원래 겨울 달밤이면 거위 우는 소리가 많이 들렸다고 하여 '월아' 또는 '월하'로 불리기도 했다. 월하성마을은 남쪽을 바라보고 바다를 만난다. 서해에서 만나는 독특한 풍경이다. 갯벌로 들어서면 오른쪽으로는 쌍도가 나란히 떠 있고, 왼편으로는 띠섬이 앉아 있다. 월하성마을 앞바다는 마량포구가 있는 마량리에서 다사리까지 차진 갯벌과 바다가 이어지는 비인만이다. 주꾸미, 꽃게, 자하, 숭어, 도다리 등 어족자원이 풍부해 월하성마을 사람들이 의지해 살아가는 바다다. 월하성마을은 50여 가구가 사는 작은 어촌마을이다. 포구 주변에서 경운기와 트레일러 위에 올려진 어선들을 많이 보게 되는데, 월하성마을 어부들이 바다로 나가는 특별한 이동수단이다. 썰물 때가 되면 어선을 매단 경운기가 바다를 향해 달려가는 장관이 펼쳐진다. 이유는 간단하다. 해안의 경사가 완만한 데다 수심이 깊지 않아 어선을 정박시킬 수 없고, 썰물 때가 되면 어선이 갯벌에 갇혀 움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썰물시간에 맞춰 경운기를 이용해 바다로 나가 배를 띄우는 것이다. 바다를 향해 달리는 경운기는 월하성마을에서 볼 수 있는 보너스 같은 풍경이다. 월하성마을의 해당화는 이제 끝물인 듯 분홍빛 꽃잎이 더욱 빛을 발한다. 이제는 꽃보다 토마토를 닮은 해당화 열매가 더 많다. 길가에는 노부부가 그물을 손질하느라 여념이 없다. 썰물 때 경운기로 바다에 나가시냐고 물었더니 자신은 물론이고 오늘은 나가는 사람이 거의 없을 거라며 귀띔해준다. 해당화 군락 너머로 보이는 바다는 이제 막 물이 빠지기 시작했다. 2개의 섬이 나란히 붙어 있는 쌍도는 밋밋한 바다를 그럴싸한 풍경으로 만든다. 월하성마을의 갯벌은 경사가 완만하고 수심이 얕아 물이 한 번 빠지면 1km가 족히 넘게 드러난다. 그야말로 광활한 갯벌이 펼쳐진다. 월하성마을은 갯벌체험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2002년 어촌체험마을로 지정되어 갯벌체험을 시작한 지도 올해로 벌써 10년째를 맞고 있다. 대표적인 체험은 갯벌체험이다. 바지락이나 백합, 대합 등을 채취하는 체험인데 특히 길쭉한 막대처럼 생긴 맛조개가 많이 난다. 맛조개는 생김새가 독특할 뿐 아니라 잡는 방법도 여느 조개와는 사뭇 다르다. 맛조개를 잡는 묘미가 더해지면서 맛조개잡기 체험은 제법 인기가 높다. 월하성마을 끝자락에는 갯벌체험장 입구가 있다. 바닷물이 빠져나가는 썰물 때가 되면 갯벌체험을 위해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한다. 대부분 가족을 동반한 체험객들이다. 입장료 외에 호미, 갈고리, 삽, 장화, 소금 등은 별도로 대여해야 한다. 체험객들은 대체로 쌍도 쪽으로 많이 간다. 바지락은 종패를 뿌리기 때문에 갯벌 전역에서 골고루 나지만, 맛조개는 주로 모래갯벌에 서식하기 때문에 모래갯벌이 드러나는 쌍도 주변에서 많이 잡히기 때문이다. 인근 양식장에서 탈출한 대합과 백합도 종종 잡힌다고 하니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 맛조개를 잡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호미나 갈고리가 아닌 삽과 소금이다. 맛조개 잡는 방법은 간단하다. 우선 삽을 이용해 갯벌을 판다. 갯벌을 팔 때 흙을 파내듯이 푹푹 떠내는 것이 아니라 한 곳을 중심으로 포를 뜨듯이 살짝 걷어낸다. 그러면 갯벌 위에 구멍이 제법 많이 드러나는데, 이 구멍 속으로 소금을 넣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무수히 많은 구멍 중에서 동그란 구멍이 아닌 타원형으로 된 구멍에 소금을 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타원형 구멍이 바로 맛조개가 숨어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인내심만 발휘하면 된다. 구멍 속에 소금을 넣고 잠시 기다리면 구멍 속에서 맛조개가 고개를 살짝 내민다. 하지만 이때는 참아야 한다. 경계심 많은 맛조개는 금세 고개를 구멍 속으로 집어넣는다. 그리고 잠시 후 자기 몸의 1/3이상을 쑤욱 내민다. 문득 이런 유행어가 떠오른다. 이때를 노리는 거야. 맛조개를 잡는 순간은 그야말로 찰나다. 잡은 맛조개는 갯벌에 그냥 두면 안 된다. 잠시 한눈파는 사이에 갯벌로 숨어버리기 때문이다. 여기저기 둥그렇게 모여 앉은 체험객들 사이로 잡았다를 외치는 즐거운 비명이 넘쳐난다. 맛조개잡기 체험은 독특한 방법과 순간적으로 잡아채는 포획의 쾌감으로 바닷물이 들어오는 것도 모를 정도로 시간이 금방 흐른다. 갯벌체험을 하려면 물때를 잘 알아야 한다. 물때를 맞추지 못하면 하염없이 물이 빠지기를 기다리거나 바닷물이 들어차기 시작하는 갯벌을 마냥 바라봐야 하기 때문이다. 물때는 국립해양조사원 ( www.khoa.go.kr )에서 확인할 수 있지만, 어촌체험마을에 문의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갯벌체험비용은 성인 5,000원, 청소년 3,000원(초등학생 이상)이며, 단체는 30명 이상인 경우 청소년 비용이 적용된다. 장화, 삽, 호미, 갈고리, 소금 등도 대여가 가능하며, 대여비는 각 1,000원씩이다(문의 : 월하성어촌체험마을 041-952-7060). 월하성마을에서는 갯벌을 섞어 도자기를 만드는 특별한 체험도 즐길 수 있다. 지난 2003년에 귀촌한 도예가 김상덕 씨 부부가 운영하는 도자기체험장으로 이름도 갯벌도예다. 고령토에 화도가 높은 갯벌을 섞어 도자기를 만든다. 이 갯벌은 오랜 세월 파도에 축적된, 즉 오랜 시간 동안 숙성된 갯벌이다. 유약을 만들 때 사용하는 첨가물 대신 넣는데, 가장 자연스러운 빛깔을 낼 뿐 아니라 갯벌을 많이 넣을수록 도자기의 옥빛이 더욱 짙어진다고 한다. 갯벌도예에서 갯벌을 사용하는 것은 상징적 의미가 크다. 갯벌을 이용해 갯벌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갯벌의 소중함과 가치를 알리기 위해서다. 갯벌을 간직한 마을다운 발상이다. 실제로 월하성 일대의 갯벌은 지난 2008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고, 이듬해에는 람사르습지로 등록될 정도로 생물종 다양성의 보고이자 가꾸고 지켜나가야 할 소중한 유산이기도 하다. 도자기체험은 약 1시간 반에서 2시간 정도 소요되며, 도자기와 만드는 방법을 설명한 뒤 체험이 진행된다. 직접 성형을 하거나 반제품에 그림을 그려내는 체험을 하는데, 체험이 끝나면 유약을 발라 구운 뒤 택배로 보내준다. 체험비는 1인 1만 원이다(문의 : 갯벌도예 041-952-4895). 이밖에도 숭어잡이체험, 뜰망을 이용하는 자하잡이체험, 방파제에서 체험할 수 있는 돌게잡이체험도 즐길 수 있다. 매년 여름 물이 가장 많이 빠지는 백중사리 때에는 횃불축제가 열린다.(문의 : 월하성어촌체험마을 041-952-7060). 1.주변 음식점 서산회관 : 서면 서인로235번길 / 주꾸미철판볶음 / 041-951-7677 새암물 : 서천읍 서문로 / 두부버섯전골·검은콩국수 / 041-953-0789 담쟁이넝쿨 : 한산면 충절로 / 모시비빔밥·모시된장찌개 / 041-951-9288 2.숙소 서천비치텔 : 서면 마량리 / 041-952-9566 씨아트호텔 : 종천면 화산리 / 041-952-8012 시몬펜션 : 서면 월호리 / 041-953-9292 www.simonpension.com 희리산해송자연휴양림 : 종천면 산천리 / 041-953-2230 www.huyang.go.kr 글, 사진 : 문일식(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5년 7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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