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아름다운 자연과 소중한 전통문화가 살아 숨 쉬는 슬로시티 예산. 핫플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던 이곳이 최근 뉴트로 먹방 여행의 성지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느린 도시의 반격, 그 발판을 마련한 건 놀랍게도 소외된 전통시장이었다. ① 뉴트로 시장의 탄생 예산시장은 매달 5일과 0일에 장이 서는 군내 최대 규모 상설시장이다. 장날이면 장바구니를 부딪치며 걷는 사람들과 오가는 흥정 소리에 일대가 떠들썩해졌다. 천안, 보령, 홍성 등 주변 지역 주민들도 좋은 물건을 찾아 일부러 찾아오곤 했다. 40여 년이 지난 지금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100여 개 점포 중 절반이 폐업했거나 간헐적으로 문을 연다. 이촌향도의 영향으로 도시가 축소되면서 소멸 위기에 처한 것이다. 침체된 예산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은 건 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다. 예산에서 나고 자란 그는 어린 시절 추억이 깃든 공간을 살리고자 예산군과 함께 시장 내 빈 점포를 맛집으로 채우는 작업을 진행했다. 기존 상인들을 설득하여 컨설팅을 지원하고, 건물을 보수하는 고된 작업이 3년 동안 이어졌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2023년 1월 9일 개장 이후 한 달 만에 방문객 10만 명을 돌파하며 구도심 지역 상생 프로젝트의 선진모델로 급부상했다. 예산군이 인구 7만 명의 소도시라는 점과 시장 리모델링 전 일 평균 방문객이 약 30명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눈부신 성과가 아닐 수 없다. 백종원 대표의 손을 거쳐 탄생한 예산시장 맛집은 ▲신광정육점(삼겹살, 뒷고기 모둠, 도래창, 돼지토시살) ▲금오바베큐(닭구이) ▲선봉국수(진한멸치국수, 파기름비빔국수) ▲시장닭볶음(꽈리고추닭볶음) ▲어서와U(아메리카노, 예플스윗티) ▲구구통닭(프라이드 치킨, 닭강정) ▲또복이네 (제육볶음, 닭발, 오징어볶음) ▲대흥상회(먹태구이, 쥐포구이) ▲예터칼국수(칼국수, 바지락칼국수, 마라칼국수)▲시장중국집(짜장, 짬뽕, 탕수육) ▲불판빌려주는집(불판, 야채, 주류, 음료) ▲고려떡집(고기떡) 총 12개소다. 예산군청은 연말까지 4개소를 추가 오픈하고, 지속적으로 맛집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백종원의 골목식당> 대전 청년구단 편에서 이름을 알린 박유덕 사장의 막걸리 양조장도 예산시장 골목 안에 있다. 대표 상품인 예산 쌀로 만든 ‘골목 막걸리’는 1인당 구매 개수가 제한되어 있는데도 출고 두어 시간 만에 동이 날 만큼 인기가 높다. 만약 남은 막걸리를 발견한다면 고민하지 말고 구매하자. 적당한 탄산감과 단맛이 입맛을 북돋워 줄 것이다. ② 먹거리 장옥 이용 팁 인기 있는 전통시장이 생겼다는 건 기쁜 소식이지만, 관광객 입장에서는 ‘눈치게임 실패’에 대한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다. 실제로 평일과 주말 모두 개장 시간인 11시부터 14시, 저녁 시간인 16시부터 19시까지는 발 디딜 틈 없이 복잡하다. 그 때문에 식사 시간에 음식점이 재료소진으로 강제 휴식을 하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진다. 14시부터 16시까지는 그나마 한가하므로 맛집 도장깨기에 관심이 없다면 차라리 이 시간을 노리는 것이 낫다. 무엇을 먹을지 정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시장을 한 바퀴 둘러보는 것이다. 주요 맛집이 장옥을 중심으로 조밀하게 분포되어 있어 동선 자체는 짧은 편이나, 타일과 목재를 활용한 레트로 인테리어와 벽화 등 볼거리가 많아 약 10분 정도 소요된다. 먹고 싶은 메뉴를 정한 뒤엔 장옥의 ‘빈자리’를 찾는 매의 눈과 ‘곧 빌 자리’를 구분하는 센스를 발휘해야 한다. 직원이 나서서 대기자 명단을 받아 주면 좋겠지만, 아직은 스스로 빈자리를 찾고 형광 조끼를 입은 직원에게 테이블 정리를 요청해야 한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식당의 업무 시스템이 그나마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한 집당 메뉴가 2~3개로 적고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을 받기 때문에 음식 나오는 속도가 빠르다. 음식이 나왔다는 소식도 알림톡으로 발송되니 번잡하게 가게 앞에 서서 기다릴 필요가 없다. 음식을 먹은 후에는 해당 음식점으로 식기를 돌려주면 된다. 예산시장에서 꼭 먹어야 할 추천 음식으로는 파기름비빔국수(선봉국수), 꽈리고추닭볶음(시장닭볶음), 예플스윗티(어서와U), 삼겹살(신광정육점)이 꼽힌다. 주로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독특한 메뉴이거나 예산의 특산물과 관련이 있는 음식들이다. 특히 삼겹살은 200g에 4,9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압도적인 인기를 자랑한다. 국내산 생고기인데도 불판을 빌리고 상차림을 주문해도 일반적인 식당보다 30% 정도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고기를 많이 먹을수록 오히려 이득을 보는 셈. 현장에서 먹는 데 실패했다면 고기만 따로 포장 구매할 것을 추천한다. 1 예당호는 시장 인파 속에서 먹고 마시느라 지친 몸을 쉬어갈 휴식처다. 맑은 날에는 장쾌한 풍경을, 지평선이 가려지는 흐린 날에는 바다와 같은 아늑한 풍경을 보여준다. 전국에서 가장 큰 저수지답게 출렁다리, 산책로, 캠핑장 등 주변 시설도 풍부하다. 지난해 10월 개통된 모노레일을 이용하면 예당호, 조각공원, 야외공연장, 음악분수 등 예당관광지 전역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모노레일 탑승 시간은 약 20분. 속도는 느리지만 레일이 구불구불하고 경사가 가파른 편이라 은근히 스릴이 넘친다. 각 장소에 대한 설명을 안내방송으로 들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현 예당호 휴게소 부지에 제2승강장 공사가 완료되면 중간 승하차는 물론 커피 한 잔의 여유도 즐길 수 있다. 야간에는 미디어아트와 홀로그램 등 경관조명이 더해지는 만큼 1일 2탑승도 추천한다. 무료 개방지인 출렁다리와 느린호수길을 통해 예당호를 즐기는 방법도 있다. 출렁다리는 저수지를 가로지르는 형태는 아니지만, 수변에서나마 예당호의 가장 깊숙한 풍경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예당호 출렁다리 반대편에는 물 속에 반쯤 잠긴 버드나무가 있다.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모양새도 특이하지만, 해 질 무렵에 황금색으로 빛난다고 해서 ‘황금나무’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황금나무 너머로 대표적인 겨울 철새인 가창오리도 볼 수 있다. 붉게 물든 하늘을 배경으로 일제히 날아올라 화려한 군무를 선보이는 모습이 그야말로 장관이다. 출사 목적이 아니라면 황금나무뷰로 유명한 ‘카페 아레테’에서 따뜻하게 몸을 녹이며 군무를 감상해도 좋다. 1 예당호가 낭만적인 커플여행지라면 내포보부상촌은 아이와 함께 가볼 만한 체험 여행지다. 사통팔달의 요지였던 내포의 자연과 역사를 비롯해 보부상의 성장 과정, 취급 물품 등 보부상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시와 체험을 통해 배울 수 있다. 아이들을 겨냥한 테마파크지만 어른들의 호기심을 자극할만한 전시도 많다. 보상과 부상이 다른 영역이라는 것도, 보부상의 상징인 목화솜 달린 패랭이가 태조 이성계의 상처를 솜으로 지혈한 보부상으로부터 유래되었다는 야사도 흥미롭게 느껴진다. 보부상이 단순히 물건을 파는 행상인이 아니라 조직과 엄격한 규율 안에서 움직였고, 때로는 전투에 참여할 정도로 무력을 갖춘 집단이었다는 사실은 놀라움을 안긴다. 관련 내용은 4D 영상관에서 5분짜리 애니메이션으로 더욱 실감 나게 감상할 수 있다. 1 글, 사진 : 양자영 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23년 2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mo{display:none;} @media screen and (max-width: 1023px){ .mo{display:block;} .pc{display:n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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