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지난 30년 동안 아무도 들어갈 수 없었던 금단의 땅, 화순적벽 중 노루목적벽과 보산적벽이 개방되었다. 두 적벽은 아무때나 볼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적벽투어 홈페이지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만 볼 수 있는 비경이다. 이른봄부터 늦가을까지만 열리는 적벽투어다. 버스 타고 적벽의 비경을 즐겨보자. 전남 화순군 이서면 창랑리, 보산리, 장항리 일대 7km에 걸쳐 있는 붉은 절벽을 화순적벽이라 부른다. 화순적벽에는 노루목적벽, 보산적벽, 창랑적벽, 물염적벽이 있는데 통칭해서 화순적벽이라 부른다. 적벽이라 불리기 시작한 것은 조선 중종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묘사화로 화순 동복으로 유배를 온 신재 최산두가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보고 중국의 적벽에 버금간다 하여 이름 붙였다. 이후 호남을 대표하는 하서 김인후, 담양 식영정의 주인 석천 임억령, 임진왜란 때 의병장으로 활동하다 금산에서 장렬히 전사한 제봉 고경명 등 내로라하는 선비들이 적벽을 찾았다. 석천 임억령은 적벽을 유람하고 ‘적벽동천(赤壁洞天)’이라 남기기도 했다. 조선 후기 들어 실학자 홍대용과 정약용도 아버지를 따라 유람을 나섰고, 방랑시인 김삿갓으로 불리는 난고 김병연도 화순을 세 번이나 찾을 정도로 각별했다. 적벽은 오래전부터 시인묵객도 많이 찾았지만, 서민들의 휴식처이자 피서지였다. 적벽의 높은 절벽 위에서 짚불을 강으로 날리는 낙화놀이도 즐겼다. 가까운 담양에서도 사람이 몰려올 정도로 장관을 이뤘다고 한다. 동복댐이 건설되기 전만 하더라도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이자 여름이면 피서객으로 북적이던 곳이었다. 하지만 1971년 상수도보호구역으로 지정되고, 1985년 동복댐이 건설되면서 출입마저 할 수 없게 되었다. 댐이 들어서면서 적벽의 일부를 비롯해 인근 15개 마을도 수몰됐다. 지난해 10월 적벽이 개방되어 정확히 30년 만에 감격스러운 상봉을 하게 된 셈이다. 30년 동안 사람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았으니 적벽과 함께 천혜의 자연이 고스란히 남은 것은 당연하다. 화순적벽 가운데 최고 절경으로 이서면의 노루목적벽을 꼽는다. 물염적벽과 창랑적벽은 아무때나 쉽게 만날 수 있는 반면, 노루목적벽과 보산적벽은 적벽투어를 통해서만 만나볼 수 있으니 예약을 서두르자. 적벽투어는 화순 금호리조트 주차장에서 출발해 이서면 소재지를 지나 화순적벽 포토존과 보산적벽 위 망향정, 노루목적벽을 둘러본 뒤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여정이다. 35인승 버스라 다소 비좁다 느꼈는데, 노루목적벽으로 가는 길에 버스가 들어서니 이내 수긍이 간다. 화순적벽 초소에서 화순적벽이 바라다보이는 망향정까지는 4.8km. 동복호의 절벽을 따라 비포장도로가 구불구불 휘어지고 오르내리기를 반복하기 때문이다. 버스가 이런 길도 다니나 싶을 정도로 아찔함이 느껴진다. 차창 밖으로 동복호의 풍경이 조금씩 스칠 때쯤 동복호 수면 아래로 내려가는 듯한 거북섬이 눈에 들어온다. 비록 차창으로 보는 풍경이지만 긴 목에 등갑을 지닌 거북의 모습 그대로다. 화순적벽의 첫 번째 포토존은 망향정이 있는 보산적벽과 노루목적벽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다. 망향정에서 바라보는 웅장한 화순적벽보다 망향정을 이고 있는 보산적벽과 노루목적벽의 조화가 훨씬 더 멋지다. 포토존에서 머무는 시간이 짧아 아쉬울 따름이다. 갈지자로 된 가파른 길을 한참 내려가야 망향정 입구에 닿는다. 망향정 주변에는 적벽동천과 적벽팔경이 새겨진 비석, 수몰된 15개 마을의 비석을 세운 망향비와 망배단, 천제단 등이 남아 있다. 망향정 건너편으로 적벽의 모태가 되는 웅장한 옹성산의 자태가 수려하다. 화순적벽은 옹성산의 서쪽 사면을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다. 동복호에 일부가 잠겨 있는 지금도 웅장한 모습은 그대로다. 동복댐이 건설되기 전에는 얼마나 아름다웠을까 싶은 생각이 문득 스친다. 화순적벽을 바라보는 사람의 발길은 망향정에, 때로는 가장 가깝게 볼 수 있는 보호선 앞에 오래도록 멈춰 있다. 적벽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마치 시루떡을 켜켜이 쌓아놓은 듯하다. 지질학적으로 중생대 백악기의 쇄설성 퇴적암류와 화성암류가 분포하고 있어 국가지질공원인 무등산권 지질공원의 명소이기도 하다. 적벽투어에 참여하려면 반드시 예약을 해야 한다. 예약과 동시에 마감되는 경우가 많아 주말 예약분은 예약 오픈 전에 미리 컴퓨터 앞에 대기해야 할 정도다. 탐방 2주 전 오전 9시부터 예약할 수 있다. 적벽투어는 오는 11월 29일까지 매주 수요일, 토요일, 일요일만 열리며, 하루 3회(09:30, 13:00, 15:30), 하루 최대 384명만 적벽의 아름다움을 만나볼 수 있다.
화순투어 홈페이지( http://tour.hwasun.go.kr/cmd ) 적벽투어에서 예약하면 된다. (단, 운영중단 2015.7.6~ 2015.7.24 진입도로 공사) “무등산이 높다더니 소나무가지 아래에 있고, 적벽강이 깊다더니 모래 위에 흐르는구나.” 적벽을 다녀간 방랑시인 난고 김병연(김삿갓)은 화순적벽의 수려한 풍경에 넋을 잃었다. 아마도 적벽의 절경에 매료되어 더는 방랑하기 싫었던 게 아닐까? 전남 화순에는 김병연의 흔적이 제법 남아 있다. 김삿갓 종명지와 물염정이 대표적이다. 김병연은 경기 양주에서 태어나 강원도 영월에서 성장했다. 스무 살 무렵 가족사를 전혀 모른 채 할아버지인 선천부사 김익순의 죄를 규탄하는 글을 지어 장원급제한 뒤 그 사실을 알고 죄인처럼 전국을 떠도는 방랑길에 올랐다. 그는 화순을 세 번이나 찾을 정도로 지극히 아꼈고, 멀고 먼 타향인 화순 동복에서 눈을 감았다. 김병연은 화순적벽 가운데서도 물염적벽을 자주 찾아 시를 읊었다고 전한다. 물염적벽이 바라다보이는 언덕에 ‘세상 어느 것에도 물들지 않겠다’는 뜻을 담은 정자, 물염정이 있다. 지난 2004년 풍광이 수려하고 유서 깊은 정자로 뽑힌 8개 가운데 당당히 제1경으로 선정된 곳이기도 하다. 조선 중엽에 물염 송정순이 세웠고, 1966년에 중수해 지금에 이른다. 물염정 내부에는 조선시대 선비들이 남긴 시 28수가 걸려 있다. 중수 당시 마을의 배롱나무를 다듬지 않고 자연스럽게 세운 기둥도 볼 만하다. 김병연이 눈을 감은 곳은 노루목적벽에서 10km 남짓 떨어진 동복면 구암마을이다. 마을에는 그가 눈을 감은 곳이라는 뜻의 김삿갓 종명지가 있다. 압해 정씨가 대대로 살아온 마을로 김삿갓이 머물렀던 사랑채와 안채, 사당 등이 복원되어 있다. 김병연은 1863년 3월, 향년 57세로 이곳 사랑채에서 세상을 떠났다 김삿갓 종명지 왼편에는 삿갓동산이, 마을 뒤편에는 그가 죽은 뒤 초분을 했던 초분 터가 남아 있다. 마을 입구 언덕 같은 낮은 봉우리 위 망미대도 올라보자. 우람한 편백나무 숲을 따라 망미대 정상까지는 5분도 채 안 걸린다. 암벽으로 이뤄진 망미대에 서면 구암마을의 너른 풍경과 동복 일대의 산세가 아름답게 펼쳐진다. 김병연도 이곳에 올라 풍경을 감상했다고 한다. 구암마을에서 동복천을 건너 연둔리 숲정이라 불리는 아름다운 숲도 함께 거닐어보자. 화순적벽투어 주소 : 전남 화순군 이서면 장학리 일대 문의 : 061-379-3501 http://tour.hwasun.go.kr/cmd 1.주변 음식점 국보966옛날두부 : 두부김치찌개 / 담양군 남면 장단길 31 / 061-383-5118 누룩꽃이핀다 : 누룩꽃빵 / 화순군 이서면 야사길 76 / 010-2719-0951 달맞이흑두부 : 흑두부정식 / 화순군 동면 충의로 849 / 061-372-8465 남도의향기 : 생돼지애호박찌개 / 화순군 도곡면 지강로 212 / 061-373-8989 2.숙소 화순금호리조트 : 화순군 북면 옥리길 14-21 / 061-372-8000 도곡가족스파랜드 : 화순군 도곡면 온천1길 45 / 061-374-7600 혜윰(양동호가옥) : 화순군 도곡면 달아실길 24 / 010-9000-5087 글, 사진 : 문일식(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3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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