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바다를 따라가는 길 위에서, 술 한 잔이 더 깊어지는 이유는 그 술 안에 지역의 기후와 시간, 땅의 선물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의 지역 술은 어떤 깊이를 담고 있을까? 서해, 남해, 동해.. 해풍을 머금은 우리나라의 지역 술을 해슐랭에서 알아본다. 쨍하고 맑은 날씨와 바람, 파도가 빚어낸 ‘청량한 바다의 술’ 동해의 술은 첫 모금부터 경쾌하고 산뜻한 기운이 퍼진다. 해풍과 청정한 환경, 그리고 전통과 젊은 감각이 어우러져 만든 동해의 술을 소개한다. 😎 추천장소 🥃 강릉 주룩주룩 양조장, 강릉 중앙시장, 월화거리, 안목해변 & 강릉커피거리, 경포호수 강릉 버드나무 브루어리, 속초 크래프트 루트 동해는 바다가 깊고 수온이 낮아 해풍이 더욱 상쾌하고 청량하다. 여기에 백두대간에서 흘러내린 깨끗한 물, 계곡과 바람이 만나는 기후가 술을 천천히 익혀 동해 술은 전통 탁주보다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그야말로 강한 해풍과 일조량, 차가운 해류가 빚어낸 ‘맑은 맛’이다. 동해 술맛은 일교차가 크고 바람이 잘 통하는 지형이 한몫한다. 덕분에 원재료인 곡물과 과일의 당도와 향도 응축되어 있는데, 최근에는 이런 원재료의 장점을 살리는 전통 양조법에 젊은 감각을 더해 젊은 세대까지 사로잡는 양조장들이 등장하고 있다. ‘막걸리를 떠먹는다고?’ 강릉 중앙시장 뒤편 점집 골목에 자리한 주룩주룩 양조장은 ‘떠먹는 디저트 막걸리’라는 독창적인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고려시대부터 전해 내려온 되직한 발효주 ‘이화주’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푸딩처럼 떠먹을 수 있는 디저트 형태의 막걸리를 개발한 것이다. 감미료 없이 쌀 본연의 단맛을 살린 떠먹는 막걸리. 한 스푼 떠먹으면, 부드러운 식감과 은은한 단맛이 입안에 퍼진다. 주룩주룩 양조장은 수많은 실험 끝에 ‘이화곡’ 누룩 대신 정제 효소와 효모를 사용해, 전통주 특유의 강한 발효 향보다 깔끔하고 부담 없는 단맛의 떠먹는 막걸리를 완성했다. 여기에 쌀, 딸기, 곶감, 블루베리 등 강릉 농산물을 더해 떠먹는 막걸리 ‘구름 시리즈’를 내놓았다. 이름 또한 강릉 해변에서 따온 ‘하평구름, 소돌구름, 강문구름, 순긋구름’이다. 그래서일까? 한 스푼 떠먹으면 마치 구름을 떠먹는 신선이 된 듯한 기분도 든다. 떠먹는 막걸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강릉 창포물로 깔끔한 뒷맛을 낸 ‘구름신 막걸리’를 비롯해 지역 특색을 살린 ‘커피 막걸리’와 ‘코코파인 막걸리’도 선보이고 있다. 우리 술을 반주나 디저트로 부담 없이 즐기고, 더불어 강릉 농산물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것이 주룩주룩 양조장의 바람이다. 새로운 시도와 함께 항상 신경 쓰는 것은 ‘언제나 같은 맛’이다. 기후와 원재료 상태가 조금씩 달라지는 만큼, 발효 조건과 공정을 세심하게 조율해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 강릉이 고향인 한빛찬 대표와 대학 동기인 김향욱, 박영건 대표가 함께 운영하는 이 양조장은, 30대 공동대표들인 만큼 젊고 신선한 감각으로 전통주 문화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양조장에서 운영하는 쇼룸에서는 다양한 굿즈와 시음 프로그램도 있어, 단순히 술을 구매하는 공간을 넘어 체험하는 즐거움이 더해진다. 구름신 캐릭터를 비롯해 귀엽고 예쁜 디자인과 콘셉트가 젊은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주룩주룩 양조장 - 위치 : 강원 강릉시 중앙시장4길 11-1 1층 - 문의 : 010-6605-7657 - 운영시간 : 11:00 ~ 19:00 *매주 수요일 휴무 -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jurukjuruk_brewery 동해의 막걸리는 ‘떠먹는 막걸리’처럼 그 자체로도 디저트 같은 즐거움을 주기도 하지만, 강릉의 대표 음식과 함께하면 또 다른 매력을 발휘한다. 동해의 막걸리는 해산물과도 절묘하게 어울린다. 가벼운 6도 막걸리는 부드럽고 담백한 회와 조화를 이루고, 진한 12도 막걸리는 매콤한 해물찜이나 간장게장처럼 풍미가 강한 요리와 만나 한층 깊은 맛을 낸다. 시장에서 간단히 맛보는 별미든, 바닷가 식당에서 즐기는 해산물이든, 동해의 술은 어디서나 가볍게 곁들이기 좋고 어떤 자리에도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주룩주룩 양조장에서 도보로 가까운 강릉 중앙시장을 함께 둘러보자. 60년 역사를 가진 이 시장은 강릉의 다양한 먹거리와 생활 문화를 한눈에 보여준다. 먹자골목의 메밀 부침개, 오징어순대, 닭강정, 감자전 같은 짭조름한 강릉 대표 먹거리 음식과 달콤한 막걸리를 곁들여도 좋다. 막걸리의 산미가 음식의 기름기를 깔끔하게 잡아주고, 쌀의 단맛이 감칠맛을 더해 단짠의 매력을 완성한다. 여기에 시장 특유의 활기와 술잔의 여유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여행의 맛을 더한다. 강릉중앙시장 - 위치 :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 금성로 21 (성남동) - 문의 : 033-648-2285 - 운영시간 : 점포별 상이함 - 홈페이지 : http://www.gnmarket.or.kr/ 중앙시장 옆 월화거리는 시장의 활력과 양조장의 젊은 감각이 이어지는 공간이다. 신상 카페와 핸드메이드 소품 숍이 즐비해 볼거리가 풍성하고, 매주 금·토요일 밤에는 야시장과 버스킹 공연이 열려 막걸리 한 잔의 기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월화거리와 연결된 월화교에서는 빛과 음악이 어우러진 야간 분수쇼도 즐길 수 있다. 강릉의 바다와 커피 거리가 함께하는 안목해변도 빼놓을 수 없다. 여름이면 ‘문화가 있는 날 버스킹 웨이브’ 행사가 열려, 막걸리 한 잔 후 해변 산책과 음악 감상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이외에 바다와 맞닿은 경포호수 산책로를 걷는 것도 추천한다. 일몰은 물론, 야경 명소로도 유명한 경포호수는 예부터 ‘다섯 개의 달이 뜨는 호수’라 불린다. 하늘의 달, 호수에 비친 달, 바다에 비친 달, 술잔에 비친 달, 마지막으로 님의 눈에 비친 달. 동해의 술과 어우러진 풍경은 여행의 여운을 낭만으로 물들여 준다. 강릉 월화거리 - 위치 :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 금성로11번길 9 - 문의 : 033-640-5643 - 운영시간 : 매주 금,토 18:00~23:00 (야시장) - 홈페이지 : https://visitgangneung.net/pub/tourtheme.do?mode=v&seq=130 강릉커피거리 - 위치 :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 창해로14번길 20-1 - 문의 : 강릉안목 여행자센터 033-640-4928 경포호(철새도래지) - 위치 :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 경포로 365 - 문의 : 033-640-4531 동해안에는 막걸리 외에도 젊은 감각의 맥주가 있다. 그중 강릉의 버드나무 브루어리는 청정수와 바닷바람이 어우러진 환경 속에서 맥주를 빚는다. 오래된 막걸리 양조장이었던 공간을 개조해 브루어리로 재탄생시킨 덕분에, 전통과 현대가 함께 숨 쉬는 특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곳은 단순히 맥주를 만드는 양조장에 그치지 않고, 펍을 함께 운영한다. 양조 탱크가 보이는 공간에서 갓 만든 맥주를 바로 맛볼 수 있어 여행자들에게 색다른 체험을 선사한다. 특히 쌀, 국화, 솔잎, 창포, 댓잎, 연잎, 매실, 모과 등 전통주에 쓰이던 토속 재료를 활용해 한국적 풍미를 살리고, 이를 맥주라는 젊은 형태로 풀어낸 점이 특징이다. IPA, 스타우트, 라거 등 다양한 스타일의 맥주를 선보이는데, 신선한 재료와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젊은 여행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맥주 특유의 청량감은 막걸리와는 또 다른 ‘동해의 술맛’을 경험하게 한다. 버드나무 브루어리 - 위치 :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 경강로 1961 (홍제동) - 문의 : 033-920-9380 - 운영시간 : 12:00~23:00 (라스트오더 22:00), 16:00~17:00 (브레이크 타임) -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budnamu_brewery 속초의 크래프트 루트(CRAFT ROOT)는 이름부터 바다와 맞닿아 있다. ‘동명항 페일 에일’, ‘대포항 스타우트’, ‘East Sea IPA’처럼 항구와 바다의 이름을 그대로 담은 맥주들이 대표적이다. 속초 바다와 항구의 정체성을 맥주에 담아낸 덕분에, 한 잔을 마시는 순간 지역의 풍경이 함께 다가온다. 세계 수제 맥주 대회인 European Beer Star에서 수상하며, 바다와 지역성을 품은 맥주의 완성도를 국제적으로도 인정받았다. 맥주 스타일은 다양하다. 청량한 페일 에일부터 묵직한 스타우트, 쌉싸래한 IPA까지, 속초의 바다처럼 다채롭다. 무엇보다 양조장과 펍을 겸한 공간이라서 여행자가 직접 들러 신선한 맥주를 맛볼 수 있다. 갓 양조된 맥주를 탱크에서 바로 따라 마시는 경험은, 바닷바람과 어우러져 속초 여행의 특별한 기억으로 남는다. 이외에도 동해안에는 젊은 감각의 브루어리도 있다. 강릉의 브루어리 바이 현은 지역 재료로 독창적인 맥주를 빚고,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직접 양조 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 속초의 몽트비어 브루어리는 과즙 맥주로 여행자들을 사로잡는다. 낙천 지장수 막걸리처럼 동해 해풍과 맑은 물로 빚어내 깊고 청아한 맛을 지켜온 전통 막걸리도 있다. 서로 다른 매력을 지녔지만, 모두 동해의 해풍과 맑은 물이 빚어낸 술. 젊은 감각과 전통이 함께 어우러지며, 동해의 술은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 된다. 버드나무 브루어리 - 위치 : 강원특별자치도 속초시 관광로 418 (노학동) - 문의 : 0507-1483-1493 - 운영시간 : 일요일~목요일 16:00~23:00 (라스트오더 22:30), 금요일~토요일 16:00~24:00 (라스트오더 23:30) - 홈페이지 : https://craftroot.co.kr/ ※ 위 정보는 2025년 8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글 : 이선경 여행작가 사진 : 한국관광공사, 강릉시청, 강릉시청공식블로그, 주룩주룩양조장 (ⓒjurukjuruk_brewery), 버드나무 브루어리 (ⓒbudnamu_brewery), 크래프트 루트, 브루어리 바이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