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에서 꼭 둘러볼 곳이 바다와 포구만 있는 것은 아니다. 거제 산방산 자락에는 은밀한 ‘시크릿 가든’이 숨어 있다. 둔덕면에 위치한 산방산비원은 산방산 숲속에 각종 야생화와 희귀식물이 어우러진 수목들의 천국이자 비밀의 화원이다. 섬을 에돌아 달리는 거제의 일주도로는 온통 가을 바다 향이 가득하다. 외딴 포구들은 자맥질을 하듯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며 길을 재촉한다. 꽃과 나무의 별천지인 산방산비원은 시인 유치환의 생가가 있는 문화마을을 지나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낸다. 근육처럼 바위를 울퉁불퉁 뽐내는 산방산은 자연스럽게 비원으로 향하는 이정표가 된다. 산방산비원은 폭포와 계곡이 흐르고 1,000여 종의 야생화가 계절을 달리하며 피어나는 탐스러운 화원이다. 도심 인근의 수목원과는 달리 아침이면 산방산을 휘감아 도는 운무에 싸이고, 옥굴에서 흘러내리는 계곡에는 가재, 메기, 붕어 등 민물고기가 헤엄친다. 여름이면 개구리 울음소리와 함께 반딧불이의 모습을 목격할 수 있으며, 수목원 길을 단장하는 억새의 춤사위에서 거제의 가을을 음미할 수 있다. 9만 9,000㎡ 규모의 비원을 가장 값지게 단장하는 것은 야생화와 수목들이다. 산부추꽃, 바위떡풀, 붉은 인동초 넝쿨, 매발톱 등 이름도 생소한 야생화와 숱한 세월을 거친 각종 분재를 사계절 감상할 수 있다. 거제에 자생하는 야생화 대부분이 이곳에 모여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완연한 가을로 접어드는 시기에는 꽃과 단풍과 억새가 묘한 조화를 이룬다. 비원 안 오솔길에 친절하게 이정표가 마련돼 있지만 이곳에서는 잠시 길을 잃어도 좋다. 한적한 길목에 혼자 남아 숲과 산방산이 만들어내는 하모니에 취하면 된다. 곳곳에 나무 벤치와 정자가 마련돼 있어 고요한 사색을 돕는다. 산방산비원이 문을 연 것은 2007년. 김덕훈 원장은 산방산 기슭에 부지를 마련한 뒤 10여 년간 화원의 터를 닦고 야생화를 가꾸는 데 매진하여 일반에 공개했다. 산자락의 투박한 다랑이 논에 들어선 비원은 사람의 손길을 최대한 배제하고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려는 흔적이 엿보인다. 편리한 시멘트길 대신 비탈과 흙길과 계곡이 어우러진 생태공원의 모습을 보여준다. 비원 안은 잔디광장과 고인돌광장을 중심으로 수생식물 군락, 폭포전망대, 수국길, 솔롱거스 분수대 등 20여 개의 테마 공간이 산책로를 따라 조성돼 있다. 비원에 들어서 우측으로 길을 잡으면 아우라작품전시관이 먼저 모습을 드러낸다. 형형색색의 야생화를 감상할 수 있는 실내 공간이다. 거대한 돌무덤인 고인돌광장과 분재원을 지나면 비원이 은밀하게 간직한 폭포로 연결된다. 폭포 위는 쑥부쟁이가 군락을 이루고, 계곡이 흐르는 폭포 옆길은 비비추 군락과 수생식물 군락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이국적인 느낌의 본관은 야생화 전시장과 레스토랑을 아우르고 있다. 이곳에서 지친 다리를 잠시 쉬어 가며 비원의 전경을 내려다보는 것도 운치 있다. 2~3시간 남짓 소요되는 산방산비원 산책의 대미는 솔롱거스 분수대. ‘무지개가 뜨는 연못’이라는 의미를 지닌 솔롱거스 분수대는 물, 꽃, 나무, 산방산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어낸다. 산방산비원은 초가집 황토방인 세한곡수원이라는 민박시설도 갖추었다. 숲속에서 하룻밤 묵으며 꽃과 나무가 뿜어내는 비밀스런 향기를 느껴보는 것도 좋다. ‘세한’이라는 명칭은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에서 빌려왔다. 산방산비원 인근에는 함께 둘러볼 만한 명소가 숨어 있다. 청마 유치환 생가 외에도 고려 의종의 한이 서린 폐왕성이 자리했으며, 식물원 감상과 산방산 등반을 겸할 수도 있다. 산방산에 오르면 거제의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포로수용소 유적공원과 거가대교도 볼 만한 구경거리다. 거제 시내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은 한국전쟁 중 유엔군의 포로가 됐던 공산군을 수용했던 곳으로 포로수용소 건물 일부가 남아 있다. 그 당시 포로들의 생활상, 막사, 의복 등 생생한 자료와 기록물을 전시하고 있다. 거제의 새로운 명물이 된 거가대교까지 내달려보는 것도 신명이 난다. 2010년 12월에 개통된 거가대교는 거제와 부산 가덕도를 연결하는 다리다. 섬들을 잇는 다리를 건너다 보면 한려해상국립공원의 푸른 바다 한가운데를 질주하는 듯한 짜릿함에 빠져들게 된다. 장목면 유호방파제 가는 길에 거가대교를 건너지 않고도 고즈넉하게 다리를 감상할 수 있는 숨은 포인트가 있다. 산방산비원 주소 : 경남 거제시 둔덕면 산방산길 153 문의 : 055-633-1221 www.beeone.kr 1.주변 음식점 싱싱게장 : 게장정식 / 거제시 장승포로 10 / 055-681-5513 http://www.ge-jang.co.kr/ 백만석 : 멍게비빔밥 / 거제시 계룡로 47 / 055-638-3300 http://www.geojebms.com/main/main.html 웅아횟집 : 볼락구이 / 거제시 계룡로 68 / 055-632-7659 2.숙소 베니키아호텔 거제 : 거제시 성산로 78-16 / 055-991-1000 라이트하우스 : 거제시 장승포로 101 / 055-681-6363 http://www.geojelighthouse.com/web/mainframe.php 몽돌비치호텔 : 거제시 동부면 학동6길 42 / 055-635-8883 http://www.mongdolhotel.com/ 글, 사진 : 서영진(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4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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