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이 온통 연꽃 천지다. 푸른 하늘을 인 푸른 연못 위에 푸른 연잎이 가득하다. 눈길 닿는 드는 곳마다 흐드러진 초록이 마음까지 싱그럽게 한다. 연못 주위로는 이팝나무, 팽나무, 느티나무, 용버들 등 수령 몇백 년 된 고목들이 늘어서 있다. 연못 위로는 수변 데크가 설치되어 있어 산책을 하기에도 더없이 좋다. 물 위에 핀 연꽃을 바라보며 상념에 잠긴다. 혼자 걸어도 좋고 둘이 걸어도 좋은 수변산책길은 연꽃이 만개하는 여름이 절정이다. 강주는 신라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 진주의 지명이었다. 조선시대에 강주연못은 논에 농수를 공급하는 역할을 해오다 광복 이후부터는 연못을 가득 메운 연꽃 덕분에 시민들의 나들이 장소로 애용되고 있다. 진주 시내에서 사천으로 가는 3번 국도를 따라가다 보면 진주의 남쪽 끄트머리에 자리했다. 강주연못 위에는 물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수많은 연꽃이 떠 있다. 얼굴보다 큰 연잎이 연못을 가득 메운 모습이 가히 장관이다. 지천으로 깔린 연을 보며 한가로운 시간을 가져본다. 연못 위에 설치된 수변 데크뿐 아니라 호수 주변으로 잘 닦인 산책로가 1km 정도 이어져 가벼운 산책 코스로 그만이다. 연꽃은 보통 7~8월에 핀다. 꽃은 지름이 15~20cm이고 붉은색과 흰색이 있다. 사람들은 흔히 연꽃을 보며 진흙 속에서도 고고하고 청정하게 피어난다 하여 속세에 물들지 않는 군자에 비유한다. 중국 송나라 때 주무숙은 <애련설>에서 다음과 같이 연꽃을 찬양했다. 내가 오직 연을 사랑함은 진흙 속에서 났지만 물들지 않고, 맑은 물결에 씻어도 요염하지 않으며, 속이 소통하고 밖이 곧으며 덩굴지지 않고 가지가 없다. 향기가 멀수록 더욱 맑으며 우뚝 깨끗이 서 있는 품은 멀리서 볼 것이요, 다붓하여 구경하지 않을 것이니 그러므로 연은 꽃 가운데 군자라 한다. 연꽃은 더러운 물에서도 곱게 핀다 하여 많은 사람들의 찬양과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수변 데크를 거닐며 시 한 수 읊어보는 낭만을 즐기려면 미리 연꽃을 노래한 시 한 자락 외워 가도 좋을 테다. 수변 데크를 거닐며 연꽃을 바라보자니 왠지 모르게 들떴던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고 생각은 고요한 사색의 세계로 들어간다. 무리 지어 핀 연꽃을 보며 절로 이런 기분이 드니 예부터 불교에서 연꽃을 찬양한 것도 무리는 아닐 성싶다. 불교에서는 연꽃이 부처님의 탄생을 알리며 피었다 하고, 극락세계에서는 누구나 연꽃 위에 신으로 태어난다고 믿었다. 또 극락세계를 신성한 연꽃이 자라는 연못이라고 믿어 사찰 경내에 연못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연꽃 대좌 위에 부처님을 모시는 것도 이러한 상징성과 관련이 있다. 사찰에서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도를 닦는 데 도움이 된다 하여 흰 연꽃으로 만든 백련차를 즐겨 마신다. 연꽃은 영어로 ´로터스(lotus)´라고 한다. 영원을 상징하는 연꽃은 여러 브랜드의 이름으로도 쓰인다. 민간에서는 연꽃이 종자를 많이 맺는다는 이유로 다산의 상징으로 보기도 한다. 종자의 수명이 길어 2천 년 묵은 씨앗이 발아한 예도 있다고 한다. 연꽃의 땅속줄기인 연근은 비타민과 미네랄 함량이 높아 요리에 많이 이용하고 지사제로 쓰이기도 한다. 뿌리줄기와 열매는 부인병에 좋다 하여 약재로도 이용된다. 주로 연못에서 자라지만 논밭에 재배하기도 하는 이유는 이렇게 식용과 약용으로 쓰기 위해서다. 연못을 거닐며 전에 모르던 연꽃과 수련의 차이점도 알게 된다. 연꽃은 물 위로 줄기가 올라와 꽃을 피우며, 잎에 미세한 털이 있어 물이 잘 묻지 않는다. 반면 수련은 수면에서 꽃을 피우며, 잎 한쪽이 갈라진 모양으로 표면에 광택이 있고 매끈하다. 그러고 보니 무시로 보던 연꽃과 수련이 극명하게 달라 보인다. 연꽃이든 수련이든 다 같은 꽃이라고 생각했는데 같은 종이지만 다른 꽃임을 확연히 알겠다. 동글동글 물방울이 이파리 위에 굴러다니는 것은 연꽃이고, 잎 한쪽이 갈라진 채로 수면에 바짝 붙어 있는 것은 수련이다. 수련의 ´수´자는 물 ´수(水)´자가 아니라 잠잘 ´수(睡)´자다. 정오에 꽃이 활짝 피었다가 저녁이면 오므라들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연이 가득한 강주연못을 거닐며 사색에 잠기도 연꽃의 사연도 새로이 알아간다. 아는 만큼 보인다더니, 조금 알고 보는 연꽃은 그전에 보았던 것과는 또 다르다. 지압보도, 정자, 벤치 등이 생태공원과 어우러진 강주연못은 진주 시민들이 즐겨 찾는 나들이 장소이자 더위에 지친 여행자의 고요한 휴식처로 손색없다. [강주연못] 주소 : 경상남도 진주시 정촌면 예하리 911-11 문의 : 055-749-2114(진주시청) 1.찾아가는길 * 자가운전 남해고속도로 사천IC에서 진주 방면 국도를 타고 3분쯤 가면 된다. 진주시 서쪽 끝에 자리해 사천시와 경계를 이루기 때문에 사천IC에서 가깝다(약 1km 거리). * 대중교통 진주 시내에서 133, 150번 버스를 타면 된다. 2.식당 연리 : 연잎밥․연유황오리 / 경남 진주시 정촌면 강주길18번길 14 / 055-744-5292 만우정 : 한식 / 경남 진주시 정촌면 강주길18번길 20 / 055-752-5732 3.숙박 포유모텔 : 경남 사천시 축동면 배춘리 295-2 / 070-8988-4649 밸리모텔 : 경남 사천시 사천읍 성지공단길 19 / 055-852-3336 4.기타 여행정보 진주시 문화관광 홈페이지 : tour.jinju.go.kr - 글, 사진 : 이송이(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4년 5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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