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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경상북도 의성군 등운산에 위치한 한적한 절 고운사는 이름을 아는 이 많지 않은 호젓한 절이지만 볼거리는 풍성하다. 계곡을 가로질러 놓인 가운루, 눈동자가 따라오는 호랑이그림, 영조의 어첩을 봉안한 연수전 등 만나는 것마다 특별하다. 맑고 곱게 씻긴 마음으로 절을 나서면 조문국사적지, 사촌전통마을 등 의성이 숨겨둔 알찬 여행지들이 기다린다. 산문에는 그 흔한 매표소도 차단기도 없다. 그래서 차를 몰고 일주문까지 내달리기 일쑤지만 고운사를 제대로 즐기려 한다면 산문 앞에 차를 세우고 걸어가기 추천한다. 산문에서 일주문까지 고요한 천년 숲길이 이어진다. 세월만큼 휘어지고 굵은 나무들이 우거진 길이다. 길 양쪽으로 높다랗게 자란 소나무들이 터널을 만들고, 소나무 사이로 참나무며 아기단풍이며 우람한 나무들이 빼곡하다. 오랜만에 만난 부드러운 흙길에 걸음이 편안하다. 마냥 걷고 싶은 길은 어른 걸음으로 15분 남짓. 그 길 끝에 반가운 얼굴의 고운사가 기다린다. 고운사는 의성 등운산 자락, 연꽃이 반쯤 핀 형상의 꽃자리에 둥지를 틀고 있다. 신라 신문왕 원년인 681년 의상대사가 창건한 천년 고찰이다. 일제강점기를 지나며 비록 당우는 쇠락했지만, 조계종 제16교구의 본사로 인근이 크고 작은 60여 사찰을 거느린 곳이다. 벼슬을 내려놓고 세상을 떠돌던 최치원이 고운사에 머물렀다는 이유로 그의 호를 따 고운사(孤雲寺)로 명명했지만, 원래 이름은 높은 구름이라는 뜻의 고운사(高雲寺)였다. ‘고독한 구름’이라는 이름 때문일까. 구름에 몸을 싣고 유유자적 떠다니는 신선의 세계를 닮은 듯 신비롭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등운산 고운사’ 현판이 걸린 일주문을 들어서면 천왕문이 먼저 반긴다. 천년고찰의 위용이나 화려함은 어디에도 없다. 긴장이 풀리고, 괜스레 주눅들 필요 없어 걸음이 편안해진다. 천왕문을 지나면 자그마한 고불전이 서 있다. 오래된 석불과 왼쪽 방에 자리한 철비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1859년에 세워진 현령 이용준 불망비인데, 돌을 깎아 세운 비석은 많지만, 철로 세운 비석은 처음 본다는 이가 많다. 고불전 위로 가운루가 보인다. 다리처럼 계곡을 가로질러 놓였다. 계곡에 기둥을 세우고 누각을 올렸는데, 기둥의 길이가 모두 다르다. 계곡을 인공적으로 다듬지 않고, 계곡 모양 따라 기둥을 세웠기 때문이다. 건물 하나도 자연에 순응해 지은 것이다. ‘구름을 타고 앉은 누각’이라는 뜻의 가운루에는 두 개의 현판이 걸려있는데, 누각 바깥 처마에 걸린 현판은 고려를 대표하는 화가이자 서예가인 공민왕이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운루를 건너면 ‘꽃비가 내린다’는 이름을 가진 또 하나의 누각 우화루가 있다. 우화루 벽면의 호랑이 그림이 이채롭다. 신기하게도 호랑이 눈동자가 지나가는 사람을 따라 움직인다. 수행자가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를 다하는지 따라다니며 지켜보는 눈동자가 있다는 뜻이 담겨있다고 한다. 연수전은 고운사에서 가장 특별한 건물이다. 조선 영조시대에 왕실의 계보를 적은 어첩을 봉안하기 위해 지어졌다. 연수전을 자세히 보아야 할 이유다. 가슴이 저릿할 정도로 빛이 바래고 낡았지만, 보면 볼수록 품위가 느껴진다. 천장부터 사방 벽면에는 화려한 그림들로 가득하다. 해와 달을 중심으로 용과 봉황, 거북, 기린을 그렸고, 용머리의 화반을 비롯해 왕의 위엄과 장수를 기원하는 글귀가 남아있다. 만덕당 툇마루에 잠시 걸터앉아 있는 시간은 고운사 탐방의 백미다. 마루 기둥에 기대어 고개를 들면 둥그스름한 등운산 봉우리가 한눈에 들어온다. 누군가는 고봉으로 담은 밥그릇 같아서 바라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다고 하고, 반쯤 핀 연꽃봉우리를 닮아 향기롭다고도 한다. 구름을 타거나 꽃비가 내리는 극락의 세계가 바로 그곳이다. 고운사 큰스님이 머무는 고운대암 기둥에는 아름다운 주련이 걸려있다. ‘고운사 큰 암자에 가까이 한지 어언 백년 / 고락을 다한 가운데 오래도록 살아왔네 / 풍광도 형체도 무상히 흘러가는데 / 태평한 큰 성품으로 해탈을 이루었네.’ 벼슬을 뒤로하고 세상을 유랑하던 신라 말기의 문인 최치원이 고운사에 머물며 마음을 비웠고, 400여 년이 지난 뒤 구름처럼 떠돌며 세상사를 잊으려 했던 공민왕이 이곳을 찾아 그 마음을 현판에 걸었다. 이렇듯 천년의 세월을 고스란히 간직한 고운사 천년 숲길을 되돌아와 일상의 고단함을 내려놓고 산문을 나선다. ✔ 주소 경상북도 의성군 단촌면 고운사길 415 / 054-833-2324 ✔ 홈페이지 고운사 ✔ 여행 팁 의성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유서 깊은 역사가 어우러진 고장이다. 봄이면 산수유마을에 노란 유채꽃이 만발하고, 고대국가 조문국사적지를 비롯해 사촌전통마을, 의성탑리오층석탑, 산운생태공원 등 함께 볼거리가 무궁무진하다. 고운사템플스테이와 사찰음식체험도 유명하다. *코로나로 인해 일부 운영이 되지 않을 수 있으니 여행을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글 : 여행작가 유은영 사진 : 한국관광공사 제공 ※ 위 정보는 2021년 1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mo{display:none;} @media screen and (max-width: 1023px){ .mo{display:block;} .pc{display:n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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