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서울에서 차로 약 3시간,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영주를 지나 36번 국도로 접어들자 풍경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양옆으로 우뚝 솟은 산들이 병풍처럼 도로를 감싸 안고, 창밖으로는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겨울 햇살이 부서진다. 간간이 보이는 민가의 굴뚝에서는 하얀 연기가 피어오른다. 백두대간협곡열차(V-트레인)가 지나는 비경의 땅, 경상북도 봉화군. 그 깊은 품속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오늘의 목적지는 ‘협곡구비마을’ 이다. 마을 이름처럼 산과 산 사이 협곡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진 길. 한 굽이, 두 굽이돌아 들어가니 아담한 마을이 나타났다. 낙동강 상류의 맑은 물줄기가 마을 앞을 지나고, 뒤로는 해발 600m가 넘는 산자락이 포근하게 마을을 감싸고 있다. 인적 드문 깊은 산골, 그러나 황량하지 않다. 오히려 아늑하고 평화롭다. 2019년 농촌체험휴양마을로 지정된 이곳은 사계절 다양한 농촌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특히 겨울에는 딸기를 테마로 한 만들기 클래스가 인기를 끈다. 추운 계절, 따뜻한 실내에서 달콤한 딸기 향에 둘러싸여 시간을 보내는 것. 상상만으로도 마음이 포근해진다. # 딸기로 빚는 겨울, 산타 핑거푸드 클래스가 진행되는 공간으로 들어서는 순간, 달콤한 딸기 향이 코끝을 스쳤다. 테이블 위에는 싱싱한 딸기와 생크림 짤주머니가 준비되어 있었다. 빨갛게 익은 딸기들이 탐스럽게 보였다. 하나 집어 들어 자세히 보니, 꼭지까지 싱싱했다. 오늘의 미션은 이 딸기로 산타클로스 모양의 핑거푸드를 만드는 것이었다. 딸기 꼭지 부분을 잘라서 모자처럼 씌워주시면 돼요. 생크림으로 얼굴을 만들고, 초콜릿으로 눈을 그려주세요. 마을 주민의 설명이 이어졌다. 시범을 보이는 손놀림이 능숙했다. 언뜻 들으면 간단해 보이지만, 막상 따라 하려니 쉽지 않았다. 딸기를 수평으로 자르는 것부터가 관건이었다. 조심스레 칼날을 대고, 숨을 멈추고 내리누른다. 생크림을 짜 넣는 것도 요령이 필요했다. 너무 많이 짜면 산타 얼굴이 뚱뚱해지고, 너무 적으면 앙상해진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힘 조절이 중요해요. 천천히, 일정한 속도로요. 선생님의 조언에 따라 다시 도전했다. 몇 번의 실패 끝에 적당한 양을 찾았다. 포크보다 휴대폰 카메라가 먼저 향했다. 직접 만든 작품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남기느라 한동안 분주했다. SNS에 올릴 사진을 고르는 데만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먹기 아까운 마음에 한참을 바라보다가, 결국 한입 베어 물었다. 달콤한 딸기와 부드러운 생크림이 입안에서 어우러졌다. 직접 만든 음식이라 그런지, 맛이 더 각별하게 느껴졌다. # 투박한 손끝에서 탄생한 달콤함 핑거푸드를 마친 뒤에는 딸기 샌드위치 만들기 에 도전했다. 테이블 위에 새로운 재료들이 놓였다. 부드러운 식빵, 하얀 생크림, 그리고 또 한 접시의 싱싱한 딸기. 레시피는 간단했다. 식빵 위에 생크림을 고르게 바르고, 신선한 딸기를 반으로 갈라 가지런히 올린 뒤 반으로 접는 것이 전부였다. 어린아이도 할 수 있을 만큼 간단해 보인다. 하지만 단순한 것이 어려운 법. 생크림을 너무 두껍게 발랐더니, 샌드위치를 접을 때 옆으로 삐져나오고 말았다. 딸기를 대각선으로 배치해 보세요. 자를 때 단면이 더 예쁘게 나와요. 선생님의 팁이다. 투박한 손길 끝에 탄생한 샌드위치 한 조각. 카페에서 파는 것처럼 예쁘진 않지만, 어떤 고급 디저트보다 특별하게 느껴졌다. 샌드위치를 반으로 잘라 단면을 확인했다. 빨간 딸기와 하얀 생크림의 대비가 선명했다. 입안에 넣으면 부드러운 빵 사이로 새콤달콤한 과즙과 달콤한 생크림이 터져 나왔다. # 글램핑, 그리고 쏟아지는 별 입안 가득 달콤함을 채웠으니, 이제 숲의 품에 안겨 쉴 차례다. 마을 앞 공터에는 캠핑장 이 조성되어 있었다. 텐트를 갖고 와 겨울 장박을 즐기는 이들도 있었지만, 별도 장비 없이 하룻밤 보내기에 좋은 글램핑이 제격이었다. 캠핑의 낭만은 살리면서 불편함은 덜어낸 것이 특징이었다. 텐트 안에는 침구와 난방 시설이 갖춰져 겨울에도 따뜻하게 지낼 수 있어 보였다. 텐트 지퍼를 열고 들어서니, 아늑한 공간이 우리를 맞이했다. 은은한 조명 아래 푹신한 이불이 깔려 있었다. 짐을 풀고, 이불 위에 털썩 누웠다. 천장을 올려다보며 멍하니 시간을 보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은, 그런 시간이었다. 봉화는 '한국의 시베리아'로 불릴 만큼 추운 고장이다. 전국에서 가장 낮은 기온을 기록하는 곳 중 하나다. 한겨울 밤 기온이 영하 20도 아래로 곤두박질치는 일도 드물지 않다. 바람이 세게 부는 날이면 체감온도는 더 떨어진다. 하지만 그 혹독한 추위는 뜻밖의 선물을 가져다주었다. 바로 맑은 밤하늘이다. 대기 중 수증기가 얼어붙어 사라지니, 하늘은 투명한 유리처럼 맑아졌다. 미세먼지도, 빛 공해도 없는 이 깊은 산골에서 올려다보는 밤하늘은 도시의 그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백두대간 자락에 위치한 협곡구비마을 은 산과 계곡이 어우러진 청정 자연 속에서 다양한 농촌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겨울에는 딸기 핑거푸드·샌드위치·쿠키 만들기 클래스가 상시 운영되며, 3월부터는 딸기 수확까지 가능하다. 글램핑 등 가족 단위 여행객을 위한 시설도 갖추고 있다. V-트레인이 정차하는 분천역과 가까워 열차 여행과 연계하기에도 좋다. 봉화 협곡구비마을 - 주소 : 경상북도 봉화군 소천면 풍애길 9-42 - 전화번호 : 054-672-5791 - 이용 요금 · 만들기 클래스(상시) : 딸기 핑거푸드·샌드위치·쿠키 1인 15,000원 (2인 이상, 단체 20인 이상 7,000원) · 딸기 수확(3월~) : 500g 15,000원 (4~5월 가격 상이) · 글램핑 : 2인 100,000원 (아이 1인 추가 시 5,000원) - 참고사항 : 모든 프로그램 사전 예약 필수, 계절·날씨에 따라 운영 변동 가능 협곡구비마을에서 차로 10분 거리, 분천역 일대가 동화 속 크리스마스 마을로 변신한다. 매년 12월이 되면 작은 간이역 주변이 붉은 지붕과 대형 트리, 반짝이는 조명으로 가득 찬다. 평소에는 한적한 시골 역이지만, 겨울이 되면 전국에서 여행객이 몰려드는 명소로 탈바꿈한다. 2025-2026 한겨울 분천산타마을 축제 는 2025년 12월 20일부터 2026년 2월 15일까지 58일간 열린다. 올해의 핵심은 단연 '진짜 산타'다. 핀란드에서 공식 인증한 공인 산타가 12월 20일부터 25일까지 분천을 찾는다. 산타클로스의 고향 로바니에미에서 날아온 진짜 산타라니, 아이들에게는 꿈만 같은 경험이다. 하얀 수염에 빨간 옷을 입은 산타 할아버지가 호호호 웃으며 손을 흔든다. 산타 할아버지와 함께 찍은 사진은 오래도록 간직할 추억이 될 것이다. 올해 새롭게 조성된 눈꽃 스케이트장도 눈길을 끈다. 얼음판에서 썰매를 타거나 인간 컬링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 눈이 적은 날에도 즐길 수 있는 사계절 썰매장과 트리 전망대도 운영된다. 전망대에 오르면 분천역과 산타마을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낮에는 붉은 지붕들이 어우러진 이국적인 풍경이, 밤에는 반짝이는 조명이 수놓는 야경이 펼쳐진다. 소소한 즐길 거리도 풍성하다. 1년 뒤 자신에게 엽서를 보내는 ‘크리스마스 우체통'은 해마다 인기다. 레노와 친구들이 그려진 엽서에 메시지를 적어 우체통에 넣으면, 다음 해 산타마을 개장 전에 배송된다. 1년 전의 나에게서 온 편지를 받는 기분은 어떨까. 추운 날씨에 몸이 으슬으슬하다면, 마을 곳곳에 마련된 따끈한 군고구마와 핫초코로 몸을 녹여도 좋겠다. 1 춘양목의 고장답게, 문을 여는 순간 나무 특유의 향긋한 내음이 코끝을 감싼다. 은은하면서도 깊은 향이다. 전시실에서는 선조들이 목재를 어떻게 활용했는지, 생활 속에서 나무가 어떤 쓰임새를 가졌는지 살펴볼 수 있다. 우리가 꼭 알아야 할 한국의 나무 100가지, 나무로 정교하게 만든 십이지신 조각상 등 볼거리도 풍성하다. 목공 프로그램에 참여해 도마나 연필꽂이 같은 나만의 소품을 만들어 가져가는 것도 좋다. 1 돌은 돌대로, 물은 물대로.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벗 삼아 고즈넉하게 자리 잡은 목조 건물, 바로 누각과 정자를 일컫는 '누정(樓亭)'이다. 옛 선비들은 누정에 올라 새소리, 물소리, 바람 소리를 들으며 휴식과 여유를 즐겼다. 학문에 정진하고, 시를 읊고, 마음을 다스리던 공간이기도 했다. 자연경관을 바라보며 끊임없이 사색하고, 그 속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구현하던 곳. 누정은 선비 정신이 고스란히 담긴 정신문화의 산물이다. 봉화는 '누정 마을'이라 불릴 만큼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누정이 자리한 곳이다. 전국 600여 개의 정자 중 봉화에만 약 103개가 남아 있다. 돌다리와 연못이 어우러져 자연과 인공의 조화가 빼어난 청암정, 춘향전 이몽룡의 생가로 알려진 계서당, 뛰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삼계정 등이 대표적이다. 봉화정자문화생활관 은 이러한 누정 문화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건립된 공간이다. 3개의 전시실에서 정자의 의미와 선비들의 삶을 엿볼 수 있다. 1 봉화에서 울진으로 이어지는 국도 36호선은 그 자체로 드라이브 코스다. 구불구불 이어지는 도로 양옆으로 금강소나무 군락이 끝없이 펼쳐진다. 겨울이면 이 풍경이 더욱 장관이다. 흰 눈을 이고 선 붉은 줄기의 금강송이 한 폭의 수묵화를 연상케 한다. 한 굽이 돌 때마다 절경이 달라지니, 창밖으로 눈을 떼기 어렵다. 잠시 차를 세우고 숲 향기를 맡아보는 것도 좋겠다. 운전의 피로도 잊게 만드는 길이다. 불영사는 신라 진덕여왕 5년(651년) 의상대사가 창건한 천년 고찰이다. 서쪽 산등성이에 부처님 형상을 한 바위가 있는데, 그 그림자가 절 앞 연못에 비친다고 하여 '부처의 그림자'라는 뜻의 불영사(佛影寺)라 이름 붙였다. 주차장에서 사찰까지는 약 1.5km, 도보로 20~30분이 소요된다.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걸어 보자. 아름드리 금강송 사이로 계곡물 흐르는 소리가 들리고, 고요한 숲길 끝에 고즈넉한 절집이 모습을 드러낸다. 대웅보전 기단을 받치고 있는 돌거북 한 쌍이 이채롭다. 대웅보전, 응진전, 영산회상도가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1 제공 : 한국농어촌공사 웰촌 ※ 위 정보는 2025년 12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농어촌공사 웰촌이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mo{display:none;} @media screen and (max-width: 1023px){ .mo{display:block;} .pc{display:n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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