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고도 진주에 가면 매주 토요일마다 토요상설공연이 열린다. 도심 한가운데 유유히 흐르는 남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진주성이 주무대다. 국가무형문화재인 진주검무와 진주삼천포농악이 출연한다. 거기다 진주오광대, 한량무, 신관용류 가야금산조, 진주포구락무 등 경상남도에서 지정한 무형문화재가 대거 등장한다. 강바람 솔솔 불어오는 아름다운 옛 성에서 즐기는 흥겨운 가락의 멋에 박수와 탄성이 절로 난다. 공연 후 의상도 입어보고, 가야금도 배워보는 체험시간이 흥미를 더한다. 공연 후 국립진주박물관과 진주성탐방까지 진주의 아름다움에 푹 빠진 보석 같은 토요일 오후. 가슴이 벅차다. 천년고도 진주는 역시 달랐다. 도심 한가운데 남강이 유유히 흐르고, 남강 벼랑 위에 진주성이 멋지게 솟아 있었다. 진주성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공연이 열리는 촉석루로 향했다. 고려 말 공민왕 때 진주성을 지키던 장군의 지휘소로 세워졌다 한다.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끈 지휘본부였으며, 평화로운 때는 시인묵객들이 풍류를 즐겼고, 과거를 치르던 시험장으로 쓰였다. 오늘은 무형문화재 공연이 열리는 주 무대다. 촉석루에 오르자 거짓말처럼 한여름의 뜨거운 기운이 한순간에 사라지면서 시원했다. 남강이 훤히 내려다보이고, 강 따라 휘어진 성곽이 눈에 들어왔다. 평양 부벽루, 밀양 영남루와 더불어 조선 3대 누각으로 손꼽히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이렇게 멋진 곳에서 열리는 공연이라니!! 솔솔 불어오는 강바람을 즐기며 공연이 시작되는 2시를 기다렸다. 첫 번째 공연은 대금 독주였다. 대금연주가 시작되자 관객들은 일제히 조용해졌다. 끊어질 듯 끊어질듯 한 가냘픈 소리에 모두 숨을 죽였다. 애달픈 소리는 마음 깊숙한 곳에 숨겨진 감정들이 하나하나 수면위로 끌어올리는 듯했다. 가냘프면서 깊고, 화려하면서 슬펐다. 연주가 끝나자 널뛰던 감정이 순식간에 고요해지는 걸 느꼈다. 탁한 마음이 정화되는 기분이랄까? 5분의 짧은 연주였지만, 대금의 매력에 완전 빠지고 말았다. 뒤이어 고운 한복을 입은 연주자들이 가야금을 들고 등장했다. 천년을 이어오는 가야금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악기다. 가야시대에 만들었고, 12줄이라는 것 정도는 삼척동자도 알만큼 친숙한 악기다. 신관용류 가야금산조는 슬픈 가락이 기본이지만, 속도가 빠르고 변화무쌍한 기교가 특징이란다. 구슬픈 소리가 서서히 빨라질 때는 어깨가 들썩거렸다. 이런 걸 밀당의 고수라고 하던가. 풀었다 죄였다하며 마음을 사로잡았다. 판소리가 곁들여진 가야금 병창은 가야금만 연주하는 산조보다 훨씬 신명났다. ‘좋다’는 추임새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마지막 연주곡 ‘옹헤야’관객이 다 같이 불렀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한량무였다. 가장 먼저 주근깨투성이의 마당쇠가 등장해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일하기 싫어서 꾀를 부리는 표정이 유쾌했다. 한량과 색시가 사랑의 춤사위를 펼칠 때는 보는 이들의 눈에 하트가 켜졌고, 승려와 색시의 춤판에는 모두 혀를 껄껄 찼다. 대사한마디 없지만, 손끝하나 표정하나하나에 눈을 뗄 수 없었다. 진주 한량무는 우리나라 하나뿐인 무용극이다. 한량과 승려가 한 여성을 유혹하는 내용으로 당시 양반과 파계승의 비리를 풍자한 것이다. 조선시대 온 나라 곳곳에서 한량무 같은 춤이 유행했지만 거의 없어지고 오직 진주에만 남았다. 공연의 감동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공연 뒤에 가야금을 배우는 시간은 정말 재미있었다. 오른손으로 줄을 뜯거나 튕기자 은은한 소리가 났다. 그리고 왼손 검지로 줄을 가늘게 흔들자 소리도 덩달아 떨었다. 줄을 누르고 흔드는 정도에 따라 소리가 달라졌다. 장구를 두드리고, 가야금 줄을 눌러보는 아이들의 눈이 반짝거렸다. 진주 무형문화재 토요상설공연은 해마다 4월부터 10월까지 토요일마다 열린다. 국가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진주검무와 진주삼천포농악을 비롯해 경상남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진주오광대, 한량무, 신관용류 가야금산조, 진주포구락무까지 모두 6개의 무형문화재가 등장한다. 그중에 2~3개가 돌아가며 공연되는데, 이날은 신관용류 가야금산조와 한량무를 보았다. 기회가 된다면 매주 와서 진주검무와 오광대 등 나머지 문화재들도 보고 싶다. 진주성 안의 야외공연장에서 열리는데, 아주 더운 7월과 8월은 촉석루에서 진행된다. 시간은 오후 2시에서 3시30분까지다. 공연이 끝나고 천년의 역사와 오랜 세월의 이야기를 간직한 진주성을 돌아 볼 차례. 논개가 왜장을 껴안고 남강에 몸을 던졌다는 의암이 있고, 임진왜란 3대 대첩으로 꼽히는 진주대첩을 살펴볼 수 있는 국립진주박물관이 있다. 남강을 감상하며 성곽을 따라 걷기만 해도 좋다. 북장대, 서장대는 물론 쌍충사적비, 정충단 등 역사가 깃든 볼거리들이 가득하다. 어느새 해가지고 하나둘 조명이 들어오는 시간, 강물에 비친 진주성 야경은 또 다른 선물이었다. window.ytPlayerList.push({ Id: '9a851e45-1afe-4420-9f53-a681c9175075', DivId: 'e7c934be-023c-4f7e-9a16-4fa0ef2ebde3', VideoId: 'zlQG6eMaVow', playerVars: {rel:0, playsinline:1,}});
진주성 (야외공연장, 촉석루) 주소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626 진주성 문의 : 055-749-8579 / http://www.jinju.go.kr/02233/02249/02251.web?sno=11206&amode=view& 진주시 무형문화재 토요상설공연 : 2019.4월 ~ 10월 매주 토요일 14:00~15:30 식당 -하연옥 : 진주냉면 / 경상남도 진주시 진주대로 1317-20, 055-746-0525 -유정장어 : 장어구이 / 경상남도 진주시 진주성로 2, 055-746-9235 -The house 갑을 : 진주비빔밥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519, 055-742-9292 숙소 -라온스테이호텔 : 경상남도 진주시 영천강로 164 / 055-760-9000 / https://www.instagram.com/raonstayinperlahotel/ -동방관광호텔 : 경상남도 진주시 논개길 103 / 055-760-1700 / http://www.hoteldongbang.com -알마니호텔 : 경상남도 진주시 평거로6번길 22 / 055-745-1035 글, 사진 | 유은영(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8월에 작성한 것으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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