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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의 옛 도읍 공주에서, 그것도 한옥마을에서 보내는 하룻밤이다. 돌담을 따라 걷는데 괜히 설렌다. 싸리문이 반갑고, 처마 곁에 삐쭉 솟은 굴뚝이 정겹다. 여기서 조금 더 걸으면 무령왕릉과 공산성이 반길 것이다. 느긋한 시간, 이래서 고도가 좋다. 글 박상준 사진 공주시청, 한국관광공사 DB 공주 IC를 빠져나와 정안천을 끼고 공주한옥마을로 향한다. 정안천은 곧 금강과 만나고 백제큰다리를 지난다. 다리 건너 오른쪽이 공산성, 왼쪽은 고마나루다. 백제의 고도이자 왕도, 공주에 도착했다는 실감이 난다. 고마나루를 지나니 공주한옥마을이다. 도로변 표지판이 국립공주박물관과 송산리 고분군이 가깝다고 말한다. 유명한 백제 유적이 한 지역에 옹기종기하다. 느릿느릿 산책 삼아 돌아보면 되겠다. 그러니 공주한옥마을은 무조건 가야 한다. 하루를 머물러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다. 돌담이 고운 길에서 주차장으로 들어선다. 말끔한 인상이다. 2010년에 문을 열었으니 채 10년이 지나지 않았다. 왼쪽에 있는 관리사무소도, 오른쪽에 모인 식당도 한옥이다. 사람들은 한옥마을 이야기를 하면 서울 북촌이나 전주를 떠올린다. 오래 된 한옥마을을 걸을 때 시간을 거슬러 ‘타임 슬립’이라도 한 것 같다. 그래서 하룻밤 묵어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한옥 민박이나 게스트하우스가 있지만, 지금도 사람들이 생활하며 사는 동네라 신경이 쓰인다. 공주한옥마을은 처음부터 숙박 시설을 목적으로 지어서 그런지 조금 더 편안하다. 여행자를 배려하는 느낌이다. 오늘 묵을 숙소는 개별 숙박동의 신토관이다. 개별 숙박동과 단체 숙박동은 거리가 떨어져서 단체에 치일 우려가 적다. 숙박동만 있는 게 아니다. 식당동, 공예공방촌, 전통문화체험관 등을 갖췄다. 동네 사람이 살아가는 흔적은 없지만, 하룻밤 묵으며 다양한 전통을 경험하기 좋은 마을이다. 신토관 가는 길에 이인관, 유구관, 계룡관, 신풍관 등 이름이 낯익은 집들이 보인다. 공주시에 있는 읍이나 면의 이름이다. 모든 집 이름은 아니라도 몇몇 집에서 숨은그림찾기 하듯 공주 읍면 마을의 지명을 찾는 재미가 있다. 신토관은 초가다. 한 채를 모두 쓴다. 집 주변에 싸리문이 정감 있어 좋다. 울타리 안으로 들어서니 마치 내 집 같다. 내부에는 객실과 대청, 욕실 등이 있다. TV와 에어컨, 냉장고, 정수기, 침구, 수건 등도 잘 갖췄다. 전통미보다 편리성에 무게를 둬 한옥이라도 불편하지 않다. 가족이나 연인에게 안성맞춤이다. 주변에는 기와집도 여러 채다. 마당과 울타리가 있어 역시 내 집 같다. 초가 바깥 싸리문에는 ‘돌아가시오. 사람 있소’라는 글귀가 보인다. 한옥마을 관람객에게 투숙객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표시다. 툇마루에 앉아 잠시 햇볕을 쬐며 아담한 한옥의 정취를 느낀다. 이런 게 한옥의 매력이다. 마당 한쪽에 굴뚝이 있다. 구들장에 참나무 장작을 땐다. 늦은 가을이나 겨울 추위에도 한옥을 찾는 건 온돌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 아닐까. 짐을 풀고 마을을 산책한다. 너른 길과 좁은 길이 교차하며 안내한다. 울타리 너머로 지게가 놓였고, 벽에 걸어 말리는 옥수수며 차곡차곡 쌓인 장작도 보인다. 그 곁에 놓인 요강은 장식품 노릇을 톡톡히 한다. 길에는 진묘수 신상이 눈에 띈다. 무령왕릉에서 발굴한 상상의 동물이다. 귀여워 머리를 쓰다듬는다. 고마곰과 공주 캐릭터도 반긴다. 고마곰은 무령왕의 혼이 깃든 공주의 수호자다. 공주는 고마곰에게 왕관을 받아 공주가 된 소녀다. 공산성을 모티프로 했다. 귀엽고 앙증맞다 싶더니 2015 레드닷디자인어워드 커뮤니케이션 부문 본상 수상작이다. 고마곰과 공주 곁을 지나며 사진을 찍지 않을 수 없다. 공주한옥마을에는 구석구석, 한 장 한 장 챙겨 담을 포토 존이 많다. 숙소 뒤쪽 길에 전통문화체험관이 자리한다. 백제 왕실복 체험, 공주 알밤으로 다식 만들기, 백제 차 이야기 등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많다. 백제 왕실복 체험에 도전한다. 다른 지역 한옥마을과 다른 점은 이곳이 백제 땅이라는 사실이 아닐까. 백제 시대 의복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백제 왕으로 변신한다. 왕관을 쓰고 왕좌에 앉으니 자연스레 으쓱해진다. 공주 알밤으로 다식 만들기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공주 꿀과 밤으로 반죽해서 다식판에 박아 만든다. 달콤한 향에 여행까지 달콤해진다. 전통문화체험관에서 나오니 어느새 늦은 오후다. 어느 집 굴뚝에는 벌써 연기가 피어오른다. 한옥마을에 들어설 때는 한옥 숙박촌 같았는데, 굴뚝에서 나는 연기를 보니 시골 외가에 온 듯하다. 공주한옥마을은 가까운 백제 유적을 연계해 둘러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4개 코스로 구성된 한옥마을둘레길은 한옥마을에서 출발해 각각 국립공주박물관, 무령왕릉과 송산리 고분군, 곰사당이 있는 소나무 숲, 공산성 등으로 연결된다. 편도 30분 이내로 모두 걸어서 오갈 만한 거리다. 가장 먼 공산성 코스가 편도 40~60분 걸린다. 남은 하루 일정으로 1코스 박물관길 걷기를 택한다. 오로지 가깝고 짧다는 이유다. 국립공주박물관 옆길을 지나 정지산 유적까지 다녀오는 코스다. 박물관 옆을 지날 때는 돌아오는 길에 무령왕릉이나 공산성으로 방향을 잡으면 2코스와 4코스 산책도 겸할 수 있다. 막상 정지산 유적에 이르니 욕심이 눈 녹듯 사라진다. 눈앞에 펼쳐진 금강이 너무나 찬란하고 고요하다. 강 북쪽으로 공주 시가지가 펼쳐지고, 남쪽은 공산성이 마주한다. 남은 길을 욕심내지 않고 이곳에 좀 더 머문다. 금강과 한참을 눈 맞춘다. 넓고 길게 흐르는 물줄기가 지금껏 면면이 이어온 백제의 역사 같다. 공주한옥마을에 돌아왔을 때는 해가 저문 뒤다. 한옥마을은 밤이 한층 호젓하다. 은은한 달빛이 깃들어 현재와 도시가 지워진다. 숙소 대문을 열고 들어가 툇마루에 앉아 시간을 흘려보낸다. 내일 아침에는 안개 낀 고마나루 솔밭길(3코스)을 걸어보리라 다짐한다. 한옥의 고즈넉한 하루가 그렇게 지나간다. ✔ 주소 충남 공주시 관광단지길 12 ✔ 문의 041-840-8900 ✔ 홈페이지 http://hanok.gongju.go.kr ✔ 식당 - 예가 : 석갈비|충남 공주시 금벽로 535|041-854-7900 - 고가네칼국수:우리밀칼국수|충남 공주시 제인천3길 56(중동) |041-856-6476 - 고마나루돌쌈밥 : 돌쌈밥|충남 공주시 백미고을길 5-9|041-857-9999| http://gomanarudol.modoo.at ✔ 숙소 - 호텔금강 : 충남 공주시 전막2길 16-11|041-852-1071| www.hotel-kumkang.com - 앙상블모텔 : 충남 공주시 전막1길 6-35|041-854-9922 ✔ 여행 팁 공주한옥마을은 숙박동에서 취사가 불가하다. 이용자가 쾌적한 공간에서 쉴 수 있도록 한 배려다. 다소 불편하더라도 식당동과 바비큐장을 이용해야 한다. 바비큐장은 투숙객에 한해 홈페이지 예약 후 이용(오후 4~9시)할 수 있다. 숯과 철망, 집게, 가위 등을 제공하며, 전자레인지와 싱크대를 갖췄다. 이용료는 3만 원이다. 바비큐장도 지붕과 기둥의 틀은 한옥이다. ※ 위 정보는 2018년 12월에 작성된 것입니다.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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