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로 손꼽히는 도자기 중 하나가 바로 고려청자다. 청자는 중국으로부터 전해졌지만, 독특하고 아름다운 비색(翡色)을 자랑하는 독창적인 고려창자로 발전했다. 전북 부안은 전남 강진과 함께 고려청자가 전성기를 구가하던 곳이자 최상품의 청자 생산지였다. 가마터가 남아 있는 유천리에 들어선 부안청자박물관은 아름다운 비색을 뽐내는 800여 년 전 고려청자를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우리나라 청자 도요지 가운데 전남 강진이 청자축제를 열 정도로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데, 전북 부안 역시 그 못지않게 최상품의 상감청자를 생산했던 곳이고, 고려청자가 최고 전성기를 누렸던 곳이다. 2011년 4월에 개관한 부안청자박물관(063-580-3964, www.buancela.go.kr )은 옛 유천초등학교 자리에 조성되었다. 박물관 곳곳이 청자로 꾸며져 있어 유심히 살펴보는 것이 좋다. 청자로 만든 출입문 손잡이, 청자의 유리질 화한 표면(도자기에 유약을 발라 구워낼 때 공기 수축으로 생기는 잔금 현상)을 형상화한 전면 유리창, 고려청자의 노르스름한 초기 빛깔부터 다양한 청자의 비색을 연출한 벽면까지 알고 보면 신비로운 청자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부안청자박물관은 전시동과 체험동, 야외사적공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시동은 2개 층으로 나뉜다. 1층에는 청자제작실과 청자체험실, 4D 영상을 관람할 수 있는 특수영상실이 자리했다. 2층은 다양한 청자 유물과 함께 청자의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전시한 청자역사실, 상감청자의 아름다운 매력에 푹 빠질 수 있는 명품청자실로 구성되었다.
청자박물관 관람은 2층 청자역사실과 명품청자실에서 시작해 1층 청자제작실과 체험실을 차례로 돌아보면 된다. 단, 특수영상실은 청자박물관 입장료와는 별도로 관람료를 따로 내야 한다.
머그컵에서 고려청자, 도자기 타일 등 가족 단위나 단체의 도예체험도 하루 4회(10:30, 1:30, 15:00, 16:30) 진행된다. 체험비는 1만 원부터 5만 원까지 다양하다. 체험을 통해 만든 작품은 가마에 구워 완성품으로 보내준다(배송비 별도, 4~6주 소요). 고려시대 부안은 최상품의 청자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최적의 요건을 갖춘 곳이었다. 질 좋은 흙과 나무가 풍부했고, 청자를 실어 나를 수 있는 해상교통이 발달했다. 고려시대 문신이자 문장가로 잘 알려진 이규보가 부안의 작목관으로 부임해 궁재로 쓰일 나무를 관리했고, 여몽연합군이 일본 정벌 때 함선을 만들었던 곳도 부안이다. 그만큼 품질이 우수한 목재가 생산되던 곳이었다. 고려청자는 주로 왕실과 중앙의 귀족이 사용했기 때문에 바다를 통해 홍성, 태안, 강화를 거쳐 개성까지 실어 날랐는데, 그 출발점이 안흥창 인근이었다. 안흥창은 고려시대 조창이 있던 곳으로 현재 곰소항 주변이며, 청자 도요지인 유천리와 매우 가깝다. 부안의 청자가마터는 보안면 유천리와 진서면 진서리 일대에 남아 있다. 지금까지 70여 곳의 가마터가 발굴되었다. 최초로 발굴한 사람은 1929년 조선총독부 소속의 노모리켄이라는 사람이다. 그후 많은 일본인들이 고려청자를 도굴해서 자국으로 반출하는 등 고려청자가 수난을 겪었다. 지금 박물관에서 만나는 다양한 청자 파편과 고려청자는 광복 이후 이화여대에서 구입한 것들과 박물관 측이 주기적으로 구입한 유물들이다. 청자역사실은 도자기의 역사로 꾸며졌다. 도자기의 역사는 신석기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수렵활동을 하던 인류가 불을 발견하고 한곳에 정착하게 되면서 도자기의 원조 격인 '그릇'이 탄생한다. 흙과 불을 이용해서 빚은 '그릇'의 탄생은 요즘으로 따지면 우주선을 만드는 정도로 고도의 기술이라고 한다. '그릇'은 발전을 거듭하며 고려시대에 이르러 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고려청자로 빛을 발한다. 고려청자의 역사는 중국 오월국이 북송에 망한 뒤 오월국의 도자기 장인들이 고려로 유입되면서 시작되었다. 고려 왕조가 들어서면서 지배계층의 청자 수요도 한몫했다. 시작은 중국의 도자문화였지만, 고려시대 전반에 걸쳐 장식성과 실용성을 두루 갖춘 대표적인 공예품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세월이 흐르면서 고려의 독창적인 청자로 변화했다. 비색으로 불리는 청자의 빛깔과 독창적인 상감기법이 창안되었기 때문이다. 고려청자는 중국의 비취색이 아닌 고유의 비색을 띤다. '비'는 한자로 물총새 비(翡) 자를 사용하는데, 바로 물총새의 깃털이 띠는 색깔이 바로 비색이다. 물총새의 사진을 보면 푸르스름한 기운이 도는데, 딱히 어떤 색이라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오묘하고 그윽한 색감임을 금세 알 수 있다. 비색은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빛깔이라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중국 송나라 때 서긍은 고려에 사신으로 왔다가 쓴 《선화봉사고려도경》이라는 책에서 고려청자의 정교함과 비색의 아름다움을 극찬했고, 태평노인은 <천하제일론>에서 벼루는 단계벼루가 최고요, 백자는 중국 정주백자가 최고지만, 청자는 고려 비색이 천하제일이라며 비색을 칭송했다. 청자역사실에서는 고려청자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초기의 해무리굽 찻잔과 접시, 주전자 등 실용적인 작품에서부터 고유의 비색과 상감기법이 도입된 아름다운 상감청자에 이르기까지 모두 만나볼 수 있다. 부안의 대표적인 도요지인 유천리에서 출토된 미완성 청자와 파편도 세월을 고스란히 이고 있는 모습에 눈이 떨어지지 않는다. 상감기법은 고려 도공들이 처음 창안한 기법이다. 성형한 자기 표면에 무늬를 음각해 백토와 자토(붉은 흙)를 넣어 긁어낸 뒤 유약을 발라 구워내는 것을 말한다. 쉽게 말하면 원재료의 일부를 파내고 그 자리에 다른 재료를 메워 무늬를 살리는 기법이다. 고려청자는 12세기를 기준으로 순청자시대와 상감청자시대로 나뉜다. 12세기 이전이 문양이나 무늬가 전혀 들어가지 않은 순청자시대였다면, 12세기 이후는 청자가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는 전성기이자 상감청자시대였다. 청자명품실에서는 고려청자가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기의 다양한 상감청자 진품 30여 점을 만나볼 수 있다. 연꽃줄기무늬 매병, 국화무늬 표주박 모양 주전자, 모란과 국화무늬 참외 모양 병 등 보면 볼수록 묘한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 국화나 모란 등 아름다운 꽃문양, 구름 속을 날아다니는 학, 물새와 나무가 어우러진 물가 풍경 등 상감청자 속에 또 다른 예술작품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1층에 자리한 청자제작실 관람은 비안도 해역의 깊은 바다 속을 보는 것으로 시작된다. 지난 2002년 부안 앞바다 비안도 해역에서 3,000여 점이 넘는 유천리 청자가 발굴되었다. 청자제작실 입구에 발굴 당시의 모습을 재현해놓았는데, 풍랑을 만나 침몰한 청자운반선을 통해 청자 제작에서 운반까지의 과정을 유추해보는 공간이다. 태토와 수비, 연토를 시작으로 물레를 이용해 자기의 모양을 성형하고, 음각과 상감을 거쳐 유약을 입히고 가마에서 구워내는 과정, 완성품 검사와 선적을 위한 포장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재현했다. 1.찾아가는길
* 자가운전
서해안고속도로 줄포IC → 변산, 줄포 방면 좌회전 → 천배산 입구 사거리에서 우회전 → 줄포중학교 삼거리에서 변산 방면 우회전 → 영전사거리에서 변산 방면 청자로 좌회전 → 부안청자박물관
* 대중교통
서울→부안 : 서울센트럴시티(02-6282-0114)에서 1일 16회(06:50-19:30) 운행, 2시간 50분 소요 대전→부안 : 대전복합터미널(1577-2259)에서 1일 3회(09:20-18:05) 운행, 2시간 30분 소요 광주→부안 : 광주복합터미널(062-360-8114)에서 1일 5회(09:30-18:25) 운행, 1시간 40분 소요 부산→부안 : 서부시외버스터미널(1577-8301)에서 광주행 1일 20회(06:10-21:30) 운행, 3시간 10분 소요. 광주복합터미널에서 부안행 버스 이용 ※ 부안시외버스터미널에서 상서, 내소사 방면 350번, 301번 농어촌버스를 타고 유천휴게소 정류장 하차(1일 15회 운행)
2.맛집
산채 : 상서면 감교리 / 산채돌솥비빔밥 / 063-584-0167 김인경원조바지락죽 : 변산면 대항리 / 뽕잎바지락죽 / 063-583-9763 / www.바지락죽.com 격포식당 : 변산면 격포리 / 꽃게장정식 / 063-583-5365 계화회관 : 행안면 신기리 / 백합정식 / 063-581-0333
3.숙소
채석리조텔오크빌 : 변산면 격포리 / 063-583-8046 휘목아트타운 : 진서면 운호리 / 010-9998-8887 / www.hmarttown.com 모항해나루가족호텔 : 변산면 도청리 / 063-580-0700 / www.haenaruhotel.co.kr 채석강스타힐스호텔 : 변산면 격포리 / 063-581-9911 / www.starhills.net
- 글, 사진 : 문일식(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3년 1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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