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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찜에도 품격이 있다. 잘 익은 시래기와 담백한 생선살 한 조각… 밥 한 공기를 얼마나 빠른 속도로 비워내느냐가 붕어찜의 맛을 가름하는 결정적 척도이다. 여기에 부글부글 끓는 붕어찜 너머 드넓은 저수지라도 펼쳐져 있으면 금상첨화다. 완주 경천저수지 일대에 자리한 붕어찜 식당들은 '붕어찜의 3박자'를 모두 갖춘 품격 높은 곳이다. 전북 '완주 8미' 하면 붕어찜이 대표주자다. 겨울 별미가 박한 계절에 붕어찜은 매콤함과 구수함으로 입맛을 사로잡는다. 완주 붕어찜 중에서도 제대로 된 붕어찜을 맛보려면 경천저수지를 찾아야 한다는데 그 길이 녹록치 않다.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식당 아주머니의 목소리가 단호하다. 차 없으면 엄두를 내지 마세요. 전주에서 택시 타고 와도 2~3만 원은 들 텐데. 맞다. 화산면 경천저수지는 전주, 익산, 논산의 중간지대에 자리했다. 하지만 이곳 식당들은 시내에서 쉽게 만나는 붕어찜 식당들과는 격이 다르다. 20년을 넘어 30년째 한자리에서 간판을 내걸고 영업하는 식당들도 있다. 완주 붕어찜의 원조 격인 셈이다. 외진 곳에 숨어 있는 '맛의 고수'를 찾아 나서는데 가는 길이 수고로운 것쯤은 그리 대단한 걸림돌이 아니다. 경천저수지 일대에서 가장 오래됐다는 '산수장가든'은 1982년에 문을 열었으니 올해로 만 30년째를 맞았다. 식당은 저수지 가에 바로 붙어 있다. 창문 너머 경천저수지가 드넓게 펼쳐지고, 붕어 그물을 걷을 때 타는 배들과 선착장도 바로 연결된다. 무엇보다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것은 식당 주인장의 친절함이다. 식당을 한 지 30년쯤 됐으면 산전수전 다 겪었을 텐데 외지인을 대하는 얼굴에 미소가 한가득이다. 한 마디 슬쩍 물어보니 화산면 토박이인 남편에게 시집 와서 저수지 옆에 살겠다는 남편의 고집 따라 이곳에 식당을 개업했단다. 처음에는 메기, 빠가사리 등을 이용한 매운탕이 주메뉴였다. 붕어찜이 붐을 타기 시작한 것은 20년쯤 전의 일이다. 화산식당, 약수가든 같은 식당들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도 그때부터다. 당시에는 그물을 던지면 남아 돌 정도로 붕어가 지천이었어요. 경천저수지 물이 좋으니 붕어가 씨알이 굵고 맛도 구수했죠. 저수지를 찾는 낚시꾼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손님들이 모여들기 시작했어요. 요즘은 잡히는 게 예전 같지 않아 일부는 외부에서 구입하기도 해요. 20년을 넘겼다는 붕어찜의 맛을 말로만 평가할 수는 없다. 일단 숟가락을 들어 밥과 붕어와 시래기의 궁합이 어떤지를 살펴봐야 한다. 붕어찜의 맛은 비린내를 얼마나 잘 다스리느냐가 관건이다. 싱싱하고 살집 좋은 붕어는 기본이다. 붕어가 풍년인 장마철 끝무렵보다 겨울 붕어찜을 한 수 위로 쳐주는 것은 겨울 붕어가 담백하고 비린내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재료 자체의 힘만으로는 부족하다. 된장, 생강, 들기름, 들깨가루 등을 얼마나 적절히 조합해 잘 버무려주느냐가 중요하다. 여기에 음식 맛을 좌우하는 주인장의 손맛이 가미된다. 붕어찜을 감칠맛 나게 해주는 시래기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산수장가든 한편에는 삶은 시래기가 한가득 쌓여 있다. 요즘 시래기는 시래기 전용 무에서 수확한 것을 쓴다. 실한 시래기만 쓰고 무는 아예 버린다. 그 시래기를 가을철에 잘 삶아서 말려 1년 장사를 한다. 시래기 맛은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붕어찜을 먹을 때도 주인장이 알려주는 요령이 있다. 붕어는 팔팔 끓을 때 먹어야 제맛이란다. 양념이 잘 배어들도록 미리 끓여서 내지만, 생선과 시래기가 미지근하면 곤란하다. 가스 불에 계속 올려놓고 입천장이 화끈할 정도로 뜨거운 시래기와 함께 한술 밥을 넘겨야 한다. 붕어 맛의 최고봉은 머리와 가슴. 담백한 맛이라면 그 부위가 단연 최고다. 붕어찜 1인분에는 큼지막한 붕어 두 마리가 상 위에 오른다. 밥 한 그릇을 게 눈 감추듯 비워내도 붕어가 남는다. 한 공기를 더 시켜야 할지 고민할 때쯤이면 따끈한 누룽지가 나온다. 매운맛과 아쉬움을 달래는 데는 누룽지가 또 제격이다. 따끈한 누룽지와 시원한 동치미가 환상의 조합이다. 붕어찜 1인분에 1만 4,000원. 붕어찜 외에도 메기탕, 피리찜, 잉어탕 등이 곁들여진다. 붕어찜으로 배를 채웠으면 저수지 주변을 슬슬 둘러보며 포만감을 잠재워도 좋다. 경천저수지 일대는 주말이면 인근 대둔산을 찾은 관광객들이 겸사겸사 들르는 곳이다. 겨울이면 철새들도 날아들어 호젓한 운치를 더한다. 버스가 오가는 화산면 소재지까지 10여 분간 뚜벅뚜벅 걸어도 좋다. 산수장가든을 나서면 약수가든이 골목 깊숙이 숨어 있고, 오래된 고택을 지나면 버스터미널 앞에 화산식당이 있다. 모두 화산면의 쟁쟁한 붕어찜 전문 식당이다. 1.찾아가는길 * 자가운전 천안논산고속도로 익산IC → 고산 방향 → 화산면 방향 → 화산면 소재지 → 경천저수지 * 대중교통 서울에서 전주역까지 3시간 소요. 전주역에서 300번, 535번 버스를 타고 고산터미널까지 이동한다. 고산터미널에서 화산면으로 가는 버스가 있다. 익산터미널이나 삼례터미널까지 버스로 이동한 뒤 택시를 타는 방법도 있다. 2.주변 음식점 산수장가든 : 붕어찜, 매운탕 / 화산면 화평리 / 063-263-5078 약수가든 : 붕어찜 / 화산면 화평리 / 063-262-2602 화산식당 : 붕어찜 / 화산면 화평리 / 063-261-5109 3.숙소 고산자연휴양림 : 고산면 오산리 / 063-263-8680 rest.wanju.go.kr 밀라노모텔 : 상관면 죽림리 / 063-231-1241 거인산촌생태마을펜션 : 동상면 신월리 / 063-245-6611 www.mttown.com 글, 사진 : 서영진(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3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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