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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가는 강화도의 어느 바닷가. 편한 복장을 한 여행자들이 삼삼오오 모여든다. 서쪽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노을을 감상하기 위해서일까. 갯벌 위로 부는 바람을 즐기기 위함일까. 바닷가 뒤로 솟은 야트막한 언덕에 모인 사람들은 조용히 요가 매트를 펴고 앉는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서로 낯선 사이였던 이들은, 이제 노을을 바라보며 함께 호흡을 맞춘다. 일상의 속도를 늦추고, 섬이 품은 자연에 동화되는 이 특별한 순간은 협동조합 청풍이 주도하는 프로그램, ‘잠시섬’에서 펼쳐진 풍경이다. 이름 그대로 ‘잠시 멈춰 섬에서 쉰다’를 지향하는 체류형 프로그램으로, 강화에 뿌리내린 청년들이 만든 협동조합 청풍이 운영한다. 청풍은 자신들의 활동을 ‘여행업’이 아닌 ‘환대업’이라고 정의한다. 환대란 서비스를 제공하는 관계를 넘어, 함께 시간을 나누고 서로의 삶을 존중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청풍은 이런 철학을 토대로 강화유니버스를 꾸려가고 있다. 강화도를 찾은 여행객들이 이곳을 소비하거나 관광하는 것이 아니라, ‘이웃’으로서 즐길 수 있도록 돕는 셈이다. 청풍이 창조한 강화유니버스는 일종의 세계관이다. 강화도를 큰 무대로 보고, 각자의 자리에서 삶을 꾸려나가는 지역 주민과 여행자를 유기적으로 연결한다. 지역 주민들은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잠시섬에 참여한 여행자들은 원하는 프로그램을 골라 하루를 보낸다. 강요는 없다. 모든 것은 본인의 선택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아 하루를 즐기면 된다. 마치 강화도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된 것처럼 말이다. 잠시섬 프로그램은 강화유니버스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원하는 기간에 맞춰 숙소를 예약함으로써 참여할 수 있다. 강화유니버스 라운지가 있는 ‘아삭아삭순무민박’을 비롯해 도미토리와 1~2인실을 강화 곳곳에서 운영 중이다. 모든 숙소는 1인 예약이 원칙이다. 지인과 동행 시에도 개별적으로 신청해야 한다. 현장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자연스레 어울리도록 설계한 것이다. 휴식과 모험이 균형을 이루는 30여 개 프로그램이 상시 구성되며, 요일·기수별로 일부를 운영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것은 ‘금풍양조장 마스터 클래스’다. 최근 SNS에서 주목받기도 한 금풍양조장은 100년 전통을 이어온 곳으로, 건물 전체가 인천광역시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문화유산이다. 참여자들은 이곳에서 빚는 막걸리를 직접 시음하며, 대를 이어 양조장을 꾸려 나가는 주인장의 이야기를 듣는다. 막걸리의 맛과 향은 물론, 잘 어울리는 안주에 관해 토론하기도 한다. 계절과 날씨에 따라 가장 어울리는 시간과 장소를 찾아 즐기는 요가 프로그램은 정말이지 힐링이다. 때로는 숲속에, 때로는 황금빛 노을이 펼쳐지는 해변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자연 속에서 파도나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에 귀를 기울인 채, 천천히 요가 동작을 따라 한다. 초보자도 부담 없는 수준이니 걱정하지 말 것. 가부좌를 틀고 앉아 명상하며 싱잉볼 소리를 들어보는 경험도 특별하다. 이외에도 잠시섬은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가득하다. 현지 농산물을 활용한 제철 요리 피크닉, 깊은 향의 차와 함께하는 티 클래스, 오싹한 재미를 주는 호러 시네마 상영회, 그리고 로컬 아티스트와 함께하는 나만의 그림책 마음 여행 워크숍까지. 기수마다 새로운 이벤트가 이어진다. 흥미로운 점은 이 모든 과정을 강화도의 젊은 주민들이 진행자로 나선다는 사실이다. 현지인의 안내에 따라 강화의 매력을 발견하고, 함께 어울리며 친구가 된다. 활기찬 액티비티에서 고요한 힐링 시간까지, 잠시섬의 프로그램은 오롯이 나만의 여름을 보낼 수 있도록 풍성한 선택지를 제공한다. 강화도에서의 하루가 저물어갈 때쯤, 잠시섬 참가자들은 다시 강화유니버스 라운지로 하나둘 모여든다. 오후 9시 30분이 되면 어김없이 시작되는 ‘회고’의 시간에 참여하기 위함이다. 회고란 그날의 경험을 각자 기록하고 공유하는 시간으로, 잠시섬 프로그램에서 매일 밤 빠짐없이 진행되는 소중한 약속이다. 참가자들은 배부된 잠시섬 다이어리에 오늘 있었던 일들과 느낀 생각들을 차분히 적어나간다. 이렇게 각자 하루를 돌아보는 글을 완성하면, 이제는 돌아가며 자신의 이야기를 소리 내어 나눌 차례다. 처음 강화에 도착한 날의 설렘부터 며칠째 지내며 마음에 일어난 미묘한 변화까지, 한 명씩 돌아가며 솔직한 소회를 들려준다. 서로의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때론 웃음이 터지기도 한다. 처음엔 어색해하던 이들도 회고를 거듭할수록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법을 배워간다. 어느덧 프로그램의 막바지가 되면, 참가자들 사이에는 묘한 연대감과 공동체 의식이 싹트게 된다. 이처럼 잠시섬은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관계를 매개로 강화도를 다시 찾게 만드는 특별한 이유가 된다. 이곳을 경험한 이들 중에는 단골손님으로 돌아오는 이도 있고, 강화에 정착해 삶을 이어가는 이들도 있다. 협동조합 청풍이 지향하는 바는 분명하다. 소비가 아닌 관계, 관광이 아닌 환대를 통해 강화에 새로운 문화를 뿌리내리는 것. 앞으로 강화유니버스라는 세계관이 어떻게 성장할 것인지 궁금하다면, 꼭 참여해 보자. 잠시섬 참가자들은 공식 프로그램 외에도 강화도의 매력을 마음껏 탐방할 수 있다. 숙소인 아삭아삭순무민박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자리한 성공회 강화성당은 꼭 들러볼 만한 곳이다. 1900년에 건립된 한국 최초의 한옥 성당으로, 대한제국 시기부터 100여 년의 시간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서양의 바실리카 양식과 한국 전통 건축미가 어우러진 독특한 외관을 지니며, 현재 사적으로 지정되어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1 조양방직은 강화읍의 옛 방직공장을 멋진 카페로 탈바꿈시킨 공간이다. 일제강점기였던 1933년에 우리나라 최초이자 최대 규모로 세워진 강화 직물공장이 그 원형이다. 약 90년이 흐른 지금 레트로 감성을 간직한 거대한 카페로 변신해 손님을 맞이한다. 오랫동안 방치된 붉은 벽돌 공장 건물과 당시 사용되던 직조기, 작업 도구들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마치 시간 여행을 온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옛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빈티지 소품과 넓은 공간 덕분에 포토스폿으로 손꼽힌다. 1 잠시섬의 프로그램으로 방문할 수 있는 금풍양조장은 개별적으로도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1931년에 문을 연 이 양조장은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양조장으로, 강화섬쌀로 빚은 막걸리와 인삼 막걸리 등 지역의 개성을 살린 다양한 술을 선보인다. 나만의 술을 만들어 보는 ‘강화를 담은 담은주’ 체험은 방문객 사이에서 큰 인기다. 강화 포도로 칵테일 ‘포탄주’를 만들며 시작해 약쑥, 감초, 장미, 블루베리 등 취향에 따라 재료를 고른 뒤 직접 담금주를 빚어볼 수 있다. 1 <당일 여행 코스> 금풍양조장→전등사→도솔 한옥체험미술관→강화초지진→강화광성보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금풍양조장→도솔 한옥체험미술관→강화광성보→아삭아삭순무민박(강화유니버스 라운지) 둘째 날 / 대한성공회 강화성당→고려궁지→조양방직→강화역사박물관 <여행정보> ○ 관련 웹사이트 주소 - 강화유니버스 : https://www.guniverse.net - 금풍양조장 : https://blog.naver.com/geumpung1931 - 강화군 문화관광 : https://www.ganghwa.go.kr/open_content/tour ○ 문의전화 - 강화유니버스 032) 932-8779 - 금풍양조장 070) 4400-1931 - 대한성공회 강화성당 032) 934-6171 - 조양방직 032) 933-2192 - 강화군 관광안내소 032) 932-2302 ○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강화, 신촌오거리·2호선신촌역 정류장에서 3000번 버스(1일 45회) 이용, 약 2시간 소요, 강화터미널 하차 후 도보 700m 이동 * 문의 : 신동아교통 032) 867-7065 ○ 자가운전 정보 올림픽대로 하행(인천국제공항 방면) 개화IC 지나 김포한강로 진입 → 누산교차로에서 ‘서울, 김포시청, 강화’ 방면으로 오른쪽 방향 진행 → 17km 이동 후 강화대로368번길 방면으로 우회전 → 아삭아삭순무민박 ○ 숙박정보 - 아삭아삭순무민박 : 강화대로368번길, 032) 932-8779 - 호텔 에버리치 : 화성길50번길, 032) 934-1688 - 석모도호텔 : 황청포구로, 032) 934-7780 ○ 식당정보 - 잔잔한식탁 : 돼지갈비찜, 삼랑성길, 0507) 1324-5008 - 루아흐 : 파스타, 대월로, 0507) 1372-1842 - 두촌가 : 순두부찌개, 강화대로409번길, 032) 932-1122 ○ 주변 볼거리 대한성공회 강화성당, 조양방직, 고려궁지, 강화역사박물관, 대룡시장, 강화평화전망대 ※ 위 정보는 2025 년 8월에 작성된 정보로 ,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 사진 ,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 글 · 사진 : 김정흠 여행작가 / 사진: 협동조합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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