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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시민들은 정월 대보름날 육거리시장의 남석교로 향한다. 이 다리를 자기 나이만큼 오가면 건강을 유지하고 소원도 이룰 수 있다고 믿어서다. 그런데 ‘진짜 남석교’는 육거리시장 지하에 파묻혀 있다. 1920년대 일제의 도시계획으로 물줄기가 달라진 탓이다. 안타깝지만 남석교 모형을 만들어 밟는 것으로 대신한다. 이 행사는 햇수로 16년째 이어져 오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글로벌명품시장 육성사업단의 전문적인 손질을 거쳐 ‘대보름 남석교 답교놀아’라는 이름으로 정식 개최됐다. ‘대보름 남석교 답교놀아’는 남석교(현 육거리시장)에서 세시풍속의 하나인 답교놀이를 재현하며 한 해의 안녕을 기원하는 축제다. 예로부터 답교놀이 성지였던 남석교의 역사적 의미를 되찾겠다는 취지도 있다. 과거 답교놀이, 부럼 깨물기, 윷놀이 등 간단한 전통행사 위주로 진행한 것과 달리 공연행사, 참여행사를 곁들여 한층 발전된 형태를 갖췄다. 올해 축제는 2월 28일부터 3월 2일까지 육거리시장 정문 일대에서 열렸다. 2월 28일은 소원지 걸기 행사가, 3월 1일과 2일은 지신밟기, 남석교 다리고사, 답교놀이, 부럼 나누기 같은 전통행사와 연 만들기, 가훈 쓰기, 떡메치기 등 체험행사가 각각 진행됐다. 3월 1일 본 행사는 육거리시장 상인들로 구성된 사물놀이패 ‘육거리 풍물단’이 지신밟기를 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는 정월대보름을 전후해 집터를 지키는 지신에게 고사를 올리고 축복과 평화를 빌던 전통 민속놀이를 본딴 것이다. ‘육거리 풍물단’이 시장 내 점포를 일일이 방문하여 액운을 쫒으면 점주는 현금 봉투로 감사를 표한다. 돈을 주는 것은 점주의 자유이고 정해진 금액도 없다. 모금액은 육거리시장의 발전을 위해 사용하거나 환아를 위해 기부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상인들은 기분 좋게 돈을 내어준다. 그동안의 무대 공백은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게임 및 경품행사로 채워졌다. 장을 보러 나왔다가 신나는 음악에 이끌려 무대 앞에 자리를 잡은 시민들은 전문 MC의 노련한 진행에 한바탕 웃음을 터뜨리거나 자발적으로 노래자랑에 참여하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연세 지긋한 어르신부터 엄마 손 잡고 나온 아이들, 시장 앞을 오가는 수많은 인파까지, 시장 앞은 그야말로 북새통이다. 오전 10시쯤 출발한 ‘육거리 풍물단’은 오후 1시가 넘어서야 다시 메인 무대로 복귀했다. 한 점포라도 빠지면 점주가 서운해 하기 때문에 어느 한 군데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시간이 오래 걸린다. ‘육거리 풍물단’이 무대에 도착하면 ‘대보름 남석교 답교놀아’의 핵심 행사인 남석교 다리고사와 답교놀이가 시작된다. 다리고사는 상인연합회장, 육거리부녀회, 상인회장단이 주축이 되어 상인들의 평화와 안녕을 빌고 한 해 동안 무탈하도록 축복을 비는 행사다. 상인들이 마음을 모아 준비한 수십 가지 음식들은 고사가 끝난 이후 시민들과 함께 나눈다. 정월 대보름날 밤에 다리를 건너며 무병장수를 기원한 데서 유래한 답교놀이도 시민들과 함께 한다. 지신밟기를 진행한 ‘육거리 풍물패’가 이번에도 선두로 나서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비록 남석교 모양으로 꾸민 무대를 넘나드는 것이지만, 그 옛날 답교놀이를 위해 남석교를 찾았던 선조들과 마음만은 똑 닮았다. 이외에도 육거리시장에서 1만 원 이상 구매한 영수증을 추첨해 돼지고기, 자전거 등의 경품을 지급하고 이틀 동안 수집한 소원금줄을 태우는 등 발길을 뗄 수 없게 만드는 행사가 이어졌다. 단, 소원금줄 태우기는 건조한 환경과 화재에 취약한 장소적 여건을 고려해 인공적으로 빨간 등을 켜고 연기를 내뿜는 퍼포먼스로 대신했다. 금줄은 추후 다른 장소에서 위험 요소를 배재한 채 태울 예정이다. 이쯤 되면 육거리시장과 남석교의 관계가 궁금해진다. 한마디로 말하면 남석교는 육거리시장의 숨은 보물이다. 옛 무심천 줄기에 세워진 돌다리였으나 1930년대 일제의 도시계획 이후 땅 속에 파묻혔다. 그 위로 청주 최대의 전통시장인 육거리시장이 들어섰다. 당장 발굴해 실물을 공개할 수 없는 이유다. 축조 시기는 명확치 않으나 청주읍성과의 관련성을 생각할 때 고려시대라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높이 2m, 길이 80m로 조선시대 이전의 석교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길다. 정월대보름날 답교놀이 장소로 인기를 끌었다고 전해진다. 정확한 매몰 위치는 육거리시장 정문과 이어진 새마을금고 사거리다. 한국관광공사 글로벌명품시장 육성사업단은 지난해 이곳에 라이트캔버스를 설치, 남석교의 존재와 원형을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남석교 리마인드’ 사업의 일환인 라이트캔버스에는 컴퓨터 그래픽으로 재현한 남석교의 사계절 풍경이 담겨 오가는 시민들로 하여금 남석교 위를 걷는 듯한 기분이 들도록 했다. 남석교의 역사적 가치와 상징을 보여주는 동시에 육거리시장 상권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시장 한복판에 매몰된 남석교 특성상 발굴 및 복원에 어려움이 따르지만 ‘대보름 남석교 답교놀아’ 축제에 참여하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랠 수 있으니 시민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축제 때가 아니더라도 남석교의 존재감을 느끼며 육거리시장을 둘러보는 것은 청주 여행의 좋은 교본이 될 수 있다. 커다란 기와지붕이 인상적인 시장 정문 앞은 미니족발을 사려는 사람들로 언제나 붐빈다. 떡이나 전, 만두, 치킨 같은 시장표 먹거리도 많아 골목을 그냥 지나치기 힘들 정도다. 그중에서도 새가덕순대는 맛집으로 첫 손에 꼽히는 가게다. 커다란 뚝배기에 뽀얀 국물과 통통한 피순대, 눌린 돼지고기를 푸짐하게 넣어주는데 누린 맛이 전혀 없어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한다. 기름과 소금을 적당히 먹여 구워낸 고소한 돌김도 육거리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대표 품목이다. 시장을 구경하다 쉬고 싶을 땐 제1 주차장과 제2 주차장 사이에 위치한 멀티지원센터로 가면 된다. 이곳은 육거리시장의 발전을 도모하는 한국관광공사 글로벌명품시장 육성사업단의 사무실이 위치한 곳으로 방송실과 카페,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들어서 있다. 방송실에서는 일반 시민과 상인들로 구성된 DJ들이 요일별로 번갈아가며 방송을 한다. 시장 소식을 전해주기도 하고 게스트를 모시거나 라이브 연주를 하기도 한다. 모든 방송이 재능기부로 이루어지는데도 불구하고 DJ 자원자가 넘친다고 하니 육거리시장에 대한 청주 시민들의 남다른 애정이 엿보인다. 방송실과 연결된 카페는 테이블과 의자가 넉넉히 놓여 있어 ‘만남의 장소’로 불린다. 현재는 음료나 간식을 팔고 있지 않지만 추후 커피머신을 들여놓는 등 카페 기능을 보완할 계획이다. 시장 구경이 끝나면 무심천변을 따라 천천히 걷거나 청주의 명동으로 불리는 성안길로 나가 이곳저곳 구경하길 추천한다. 시장 내 주차시설도 잘 되어 있으니 걱정도 덜어진다. 대보름 남석교 답교놀아 2018 -기간 : 2018.2.28.~2018.3.2. -문의 : 육거리종합시장 일원 -문의 : 043-235-1330 청주육거리종합시장 -주소 : 충청북도 청주시 상당구 청남로2197번길 46 -영업시간 : 09:00 ~ 22:00(점포별로 상이) -문의 : 043-223-6696 제공 : 한국관광공사 사진 : 한국관광공사 글로벌명품시장 육성사업단 ※ 위 정보는 2018년 3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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