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푸른 망망대해를 미끄러지는 호화 유람선은 여행의 꽃이다. 고급스러운 시설과 침실을 갖추고 레일 위를 달리는 크루즈 열차는 럭셔리 여행의 대명사다. 그렇다면 도로 위에서는 어떤 교통수단이 편안하고 고급스러운 여행을 제공할까. 캠핑카로는 뭔지 모르게 부족하다. 장거리 운전도, 식사 준비도 번거롭다. 게스트하우스버스라면 사정이 다르다. 호화 유람선과 크루즈 열차의 개념을 도로 위로 옮겨와 우리나라 구석구석까지 편안하게 여행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안한다. 게스트하우스버스는 여행을 위한 교통수단이면서 숙소이기도 하다. 출발에서 도착까지 교통편을 갈아타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과 누워서도 여행할 수 있는 안락함, 원하는 곳은 어디든 갈 수 있고 어디서라도 멈출 수 있는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 가장 간편하면서도 고생스럽지 않은 여행이다. 여행 코스는 고객이 원하는 대로 짤 수 있다. 예를 들면 가족이나 친구 등과 함께 평소 가고 싶었던 명소, 먹어보고 싶었던 음식을 맛보는 코스를 만드는 것이다. 비용은 1박 2일이나 2박 3일 등 버스를 이용하는 시간에 따라 정해진다. 자연 속 캠핑장에서 바비큐를 즐기며 하룻밤을 보내도 좋고 한적한 바닷가에서 캠프파이어를 하며 하룻밤을 보내도 좋다. 정해진 코스대로 가야 한다는 규칙도 없다. 일행이 동의한다면 여행 도중 언제라도 코스 변경이 가능하다. 여행 중 유명한 맛집을 발견한다면 잠시 내려도 좋다. 이런 자유로움은 시간에 쫓겨 정해진 코스를 소화하는 기존 패키지 상품과 차별화되는 요소다. 여행 코스를 만드는 것마저 번거롭다면 게스트하우스버스에서 제안하는 코스를 이용해보자. 일출 여행은 인기 코스 중 하나다. 동해안의 유명한 일출 포인트인 정동진과 호미곶, 간절곶에서 잊지 못할 일출을 마주할 수 있다. 바다가 아닌 대관령에서 일출을 감상하는 것도 이색적이다. 거제도 바람의 언덕에서 일출을 보고 난 뒤 아침식사로 통영의 산해진미를 맛보는 것도 가능하다. 일출을 보기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나 어딘가로 걸어 올라가거나 이동해야 한다는 번거로움도 없다. 장소에 따라 버스 안에서 일출을 감상할 수도 있다. 이보다 더 편안한 일출 여행이 있을까. 해안일주 여행은 또 다른 인기 코스다. 서울을 출발해 장호항에서 일출을 감상하고 7번 국도를 따라 울진과 후포항을 거쳐 포항, 경주, 부산까지 돌아보는 코스다. 여름철에 바다를 즐기기에 좋은 코스다. 가까운 사람들끼리 떠나는 프라이빗한 자유여행은 잊지 못할 우리만의 추억을 공유할 수 있다. 가족이나 단체가 아니어도 개별적으로 게스트하우스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참가 신청을 해 7명 이상이 모인 경우 투어가 출발한다. 낯만 가리지 않는다면 새로운 사람들을 사귈 수 있는 기회도 되므로 고려할 만하다. 게스트하우스버스는 ‘가족과 함께 편하게 여행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라는 고민에서 탄생했다. 갈아타는 번거로움도, 직접 운전해야 하는 피곤함도, 정해진 노선을 가야 하는 단조로움도 없다. 버스가 달리는 곳이 노선이고 멈추는 곳이 숙소다. 길을 달리다 아름다운 풍경을 만나거나 마음에 드는 맛집에서 식사를 하고 싶다면 어디서든 멈출 수 있다. 편안함과 자유로움을 겸비한 여행이다. 게스트하우스버스의 외관은 일반 고속버스와 별반 다르지 않다. 차체와 창문을 검은색으로 두른 것이 차이라면 차이일 뿐. 차량 앞면에 쓰인 게스트하우스버스(Guesthouse Bus)와 옆면의 슬립버스(Sleep Bus)라는 커다란 글씨가 소박하게 버스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버스 문이 열리면 검은색 외관과는 달리 밝은 톤의 실내 공간이 모습을 드러낸다. 베이지와 아이보리 컬러의 시트와 내장재는 조명과 무드등, 창밖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더해져 따뜻한 느낌의 감성적인 공간으로 다가온다. 버스에 올라 신발을 벗고 슬리퍼로 갈아 신으니 버스가 아닌 원룸 주택에 들어서는 기분이다. 카펫 느낌의 바닥재가 집안처럼 포근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버스의 앞부분은 가죽시트가 3열로 가지런히 배열되어 있다. 공간이 넉넉해 장시간 앉아 있어도 불편하지 않다. 좌석마다 마련된 접었다 펼 수 있는 간이 테이블은 간식을 먹을 때, USB 포트와 콘센트는 휴대폰 충전이나 전자기기를 사용할 때 유용하다. 버스 앞면에는 커다란 모니터가 부착되어 있다. 음악을 감상하거나 관광지 정보 제공은 물론 스마트폰 미러링 기능을 통해 영화를 보거나 노래방 기능으로 여행길의 흥을 돋우기도 한다. 시트는 회전이 가능해 뒷좌석 사람과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가능하다. 커다란 유리창 필러마다 앤티크 느낌의 벽등이 설치되어 따스한 아날로그 감성을 더한다. 버스 중간 부분 양쪽으로 마련된 8인용 벙커베드는 버스 이름이 게스트하우스버스라는 것에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벙커베드는 휴식 공간이기도 하지만 트렁크에 휠체어를 수납할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 어르신이나 몸이 불편한 사람과 함께 여행할 때 유용하다. 침대마다 마련된 조그만 창을 통해 바깥 풍경을 감상하며 자연 속에서 잠들 수 있다. 버스 뒷부분은 더욱 안락하다. 아이들이 본다면 환호성을 지를 만한 공간이다. 어른 두 명이 넉넉히 누울 수 있을 정도의 평평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좌우 옆면과 뒤, 그리고 천장까지 난 창 덕분에 개방감이 높다. 천장에 난 창을 통해 밤하늘의 별들이 쏟아질 것만 같은, 꽤나 낭만적인 공간이다. 이곳에 누워 창밖으로 펼쳐지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며 여행할 수 있다는 것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행복감이 밀려든다. 인덕션 레인지와 전자레인지, 전기포트가 놓인 조그만 싱크대에서는 간단한 조리가 가능하다. 음식물을 보관할 150리터 냉장고도 트렁크에 마련되어 있다. 변기와 샤워기를 갖춘 욕실에도 작은 창이 나 있다. 창밖을 보며 샤워할 수 있도록 특별히 주문해 만든 것이다. 게스트하우스버스에서 사용하는 전기는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시스템을 통해 공급받는다. ✔ 게스트하우스버스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세종대로 149 문의 : 0505-502-2020 이용시간 : 금요일 저녁~일요일 저녁, 공휴일 전날 저녁~휴일 마지막 날 홈페이지 : http://sleepbus.modoo.at 글 : 오원호(여행작가) 사진 : 오원호, 게스트하우스버스 ※ 위 정보는 2019년 12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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