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꽃샘추위에 여행이 망설여지는 계절, 도심 속으로 떠나는 따뜻한 카페 여행은 어떨까? 봄날의 휴가를 계획하면서 맛있는 기내식을 먹고, 쾌적한 만화방 한구석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캠프장의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해먹에서 달콤한 낮잠에 빠질 수도 있다. 변덕쟁이 봄 날씨처럼 예측할 수 없는 상상력과 기발한 아이디어가 톡톡 튀는 도심 속 이색 카페 세 곳을 찾았다.여행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비행기에서 먹는 기내식은 최고의 별미다. 인천공항을 배회하느니 합정역 3번 출구 ‘에어카페 비행기’에서 소박한 기내식을 먹으며 여행을 꿈꾸는 시간이 훨씬 영양가 있다. 여행 마니아였던 주인장은 여행카페를 열면서 아이러니하게도 여행을 못 가게 되었지만, 카페에는 여행자들의 엽서와 사진 등 온갖 정보가 넘쳐난다. 공항의 안내판과 기내처럼 직접 꾸민 인테리어가 아기자기하고 재미있다. 아무래도 건물 3층에 자리하다 보니 여행을 좋아하는 단골들이 사랑방으로 애용하고 있지만, 여러 여행책자에 소개된 덕분에 외국인 여행자도 알음알음 찾아온다. 음악을 전공한 주인장은 친구들이 보내주는 전 세계 항공사의 기내식 정보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독일과 프랑스에서 유학 중인 친구들의 조언을 받아 기내식 메뉴를 업그레이드한다. 기내식은 패스트푸드, 브런치, 샐러드, 라이스 스타일로 나뉜다. 커피와 음료수, 맥주 중에 한 가지를 선택해서 세트 메뉴로 주문할 수 있다. 에어카페의 베스트 메뉴는 싱가포르항공의 기내식인데, 요리를 좋아하는 주인장의 감각으로 재탄생했다. 피자 도우에 닭고기를 넣고 따뜻하게 구워 샐러드와 함께 낸다. 쫀득하고 구수한 맛이 상큼한 채소와 어우러져 시원한 맥주 한 잔을 곁들이기에 제격이다. 어린이 입맛을 가진 손님에겐 브런치 스타일의 기내식도 즐겁다. 큼직한 소시지는 식감이 쫀득하고, 바삭하게 구운 토스트에 딸기잼은 달콤하다. 에어카페에 갈 때는 몇 가지 주의사항이 있다. 여행을 대리만족하러 갔다가 본격적인 ‘여행앓이’를 시작할지도 모른다는 것. 이코노미 클래스와 같은 가격으로 비즈니스석에 앉을 수 있으나 승무원이 한 명이라서 음식은 기다려야 한다는 것. 하늘에서 먹는 맛과 땅에서 먹는 맛이 확연히 다르다는 주인장의 고충을 배려하는 여유는 필수. 영업시간 11:00~23:00, 연중무휴. 음료 포함 세트 메뉴 1만 2,000원(예약 필수), 아메리카노 4,500원. 캠프장에 가면 너도나도 나무에 해먹을 걸어놓고 낮잠을 즐긴다. 허리가 축 처지는 해먹에서 즐기는 낮잠이 과연 편안할까? 의구심을 갖고 바라보았다면 계동에 있는 카페 '낮잠'에서 한 번쯤 시도해볼 일이다. 의외로 처음 만나는 해먹의 느낌이 낯설지 않다. 온몸을 감싸는 100% 순면의 안락함에 몸을 맡기면 긴장이 나른하게 풀린다. 그네처럼 리듬에 맞춰 흔들리는 해먹의 자유로움을 즐기는 것이 이곳의 매력이다. 해먹에 누워 책을 읽거나, 낮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하기 위해 찾아오는 여행자까지 손님층이 다양하다. 근처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을 아껴 쪽잠을 자러 오기도 하고, 창덕궁을 찾아온 외국인부터 북촌한옥마을 산책을 나온 가족과 연인, 친구 들까지 반나절 도심을 돌아보다 짧은 휴식을 위해 찾아오는 여행객들로 온종일 조용하게 붐빈다. 일반적으로 오후 3시부터 5시, 몸이 가장 처지는 시간에 손님이 많다. 해먹 14개를 작은 커튼으로 가려 프라이버시를 지켜주기 때문에 생각보다 방해를 받지 않는다. 간혹 코를 골거나 책장을 넘기는 소리가 귀에 거슬린다 해도 서로를 배려하고 휴식하는 공간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실내를 둘러싸고 있는 벽마다 커다란 창문이 있어서 여름에는 에어컨 바람 없이도 시원한 나무그늘을 떠올리게 할 만큼 시원하다고. 이용료는 1시간에 6,000원. 30분마다 비용이 추가되는데, 마음을 느긋하게 해주는 따뜻한 차 한 잔이 제공된다. 차는 카밀레나 애플티 등 허브티가 인기 있고, 직접 만든 생강차와 핫초콜릿, 아메리카노도 향긋하다. 안대와 핫팩은 주인장의 세심한 정성이 느껴지는 서비스. 실내에 흐르는 잔잔한 음악도 피아노곡, 명상곡, 뉴에이지 등 숙면과 휴식에 좋은 편안한 곡 위주다. 카페 낮잠에 들어설 때 특별히 주의할 점 한 가지. 해먹에서 달콤한 낮잠을 즐기고 있는 누군가의 평화를 깨뜨리지 않도록 사뿐사뿐 조용하게 입장해줄 것. 주인장이 신신당부한다. 영업시간 11:30~17:00(평일), 13:00~19:00(주말), 매주 월요일 휴무, 명절 전화 확인 필수. 1시간에 6,000원(음료 포함) 상수동과 합정동을 찾는 이들에게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는 그래픽 노블 & 만화카페가 있다. 이름처럼 ‘즐거운 작당’을 하기에 알맞은 곳, 만화카페 '즐거운 작당'은 만화책 3만여 권이 기대감을 안겨주는 신세대 만화방이다. 지하로 들어서는 입구부터 깔끔한 안내 팻말이 80년대 만화방에 대한 선입견을 깨뜨린다. 문을 여는 순간 작은 도서관을 연상시키는 편안한 분위기가 두 번째 편견을 깨뜨리고, 웬만한 북카페보다 조용하고 쾌적한 분위기에 압도되기 시작한다. 이쯤 되면 만화광을 위한 최적의 공간이라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장르소설이나 일일만화만 빼고 순정만화, 코믹스 등 우리나라에서 발간된 만화책은 거의 갖췄다는 주인장의 자부심처럼 야무지게 짜 넣은 벽장마다 옛날 만화책과 신간 만화책이 빼꼭하다. 비가 오거나 날이 추운 겨울에는 손님이 더 많다. 2층으로 꾸며놓은 책장 아래에는 다락방 같은 공간이 숨어 있어서 만화책을 한 아름 들고 들어가서 하루를 보내기에 알맞다. 친구나 연인과 뒹굴뒹굴 만화책을 보다가 출출하면 스팸버터라이스나 고양이맘마로 요기한다. 만화 《심야식당》의 메뉴인 스팸버터라이스는 꼬들하게 지은 흰 쌀밥에 노릇노릇하게 구운 스팸 한 조각과 반숙으로 구운 달걀프라이를 얹고 맛간장과 특제 마늘 데리야끼 소스로 밥을 비빈다. 반찬은 단무지 하나지만, 만화책의 흥미진진한 부분에서 눈을 떼지 않고 끼니와 상상의 세계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만으로 만족스럽다. 짭조름하고 개운한 스팸버터라이스로 속을 든든하게 채우고 나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만화책을 볼 때 빠질 수 없는 주전부리와 음료수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하루 종일 다락방에서 뒹굴며 시원한 맥주 한 잔을 곁들여도 좋다. 따뜻한 아메리카노도 주인장의 취향에 따라 특별히 향기롭다. 2인실 다락방은 5개뿐이어서 20~30대 젊은 층의 경쟁이 치열하다. 3인 이상 단체 다락방은 아이들과 함께하는 가족실로 알맞다. 사춘기 자녀를 데리고 와서 각자 만화 삼매경에 빠져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 모자와 부녀 등 가족 손님이 많은 것도 즐거운 작당의 미덕이지만, 주인장의 즐거운 미소가 무엇보다 훈훈하다. 영업시간 11:00~23:00, 명절 당일만 휴무. 이용료는 기본 평일 1시간 2,000원 주말 3,000원, 스팸버터라이스 5,000원, 평일 종일 요금은 10,000원 에어카페 비행기 -주소 : 서울 마포구 독막로7길 42 -문의 : 02-332-2789 카페 낮잠 -주소 : 서울 종로구 북촌로4길 27 -문의 : 010-5141-0741 즐거운 작당 -주소 : 서울 마포구 독막로7길 23 -문의 : 02-336-9086 주변 여행지 -마포문화원 : 마포구 백범로 227 / 02-312-1100 http://www.mapocc.or.kr/ -난지캠핑장 : 마포구 한강난지로 28 / 02-304-0061~3 http://www.nanjicamp.com/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 마포구 월드컵북로11길 20 / 02-392-5252 https://www.womenandwar.net/ 숙소 -메리골드 호텔 : 마포구 양화로 112 / 02-332-5656 http://www.hotelmarigold.co.kr/ -베니키아 홈 the M호텔 : 마포구 월드컵북로 120 / 02-336-0001 http://www.hotelthem.com/ -WS호텔신촌 : 마포구 신촌로18길 15-6 / 02-3144-3183 글, 사진 : 민혜경(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8년 6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조회수
한국관광공사에 의해 창작된 은(는) 공공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사진 자료의 경우, 피사체에 대한 명예훼손 및 인격권 침해 등 일반 정서에 반하는 용도의 사용 및 기업 CI,BI로의 이용을 금지하며, 상기 지침을 준수하지 않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용자와 제3자간 분쟁에 대해서 한국관광공사는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