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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대한민국 시인. 1917년 12월 30일 북간도 명동촌에서 태어나 1945년 2월 16일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옥사했다. 항일운동 혐의로 인한 투옥과 이른 죽음은 그를 영원한 저항시인, 청년시인으로 남게 했다.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기 전 4년간 다녔던 연희전문(지금의 연세대학교) 교정과 주변에서 지금도 시인이 남긴 흔적들을 찾아볼 수 있다. 연세대학교 정문으로 들어가 한창 공사 중인 백양로를 지나면 왼쪽 벤치 옆에 자그마한 시비(詩碑)가 보인다. 거기에는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법한 짧은 시가 새겨져 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 나는 괴로워했다. /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윤동주 시인의 <서시>. 시비 뒤로 보이는 핀슨홀(Pinson Hall)은 연희전문 시절 학생 기숙사로 쓰였던 건물이다. 이곳은 학생 윤동주가 1938년에 입학해 2년 동안 머문 공간이기도 하다. 1922년 준공되었다는 아담한 건물 안에는 시인의 그 시절 흔적을 모아놓은 윤동주기념실이 있다. 기념실 입구에서 낡은 사진 몇 장이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사진 속에는 젊은 시인이 엷은 미소를 짓고 있다. 뚜렷한 이목구비에 선한 눈매. 그가 남긴 시를 닮은 모습이다. 기념실 내부는 건물만큼이나 아담하다.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증언을 통해 재현해놓은 시인의 책상이다. 낡은 책상 위에는 당시 시인이 즐겨 읽었다는 책 몇 권, 펜과 잉크, 그리고 시가 담긴 육필 원고가 있다. 그는 소학교(초등학교)를 다니면서 친구들과 문예지 《새명동》을 만들 만큼 일찍부터 문학에 소질을 보였다. 중학교를 졸업한 윤동주는 의과 진학을 고집하는 아버지의 만류를 뿌리치고 고종사촌 송몽규와 함께 연희전문 문과에 입학했다. 이곳에서 당시 최고의 국어학자였던 최현배와 역사학자 손진태의 강의를 들으며 민족에 눈을 떴다고 한다. 전시실 중앙에는 시인이 태어난 명동촌의 막새기와가 있고, 그 옆에는 최현배의 《우리말본》이 놓여 있다. 연희전문 기숙사에 머물던 시인은 고향과 민족을 생각하며 시를 써나갔을 것이다. 시인은 연희전문 입학 2년 만에 기숙사를 나와 종로구 누상동에서 후배 정병욱과 함께 하숙을 시작했다. 경복궁 서쪽 누상동은 지금 서촌이라 불리는 지역에 있다. 서촌에는 윤동주뿐 아니라 시인 이상과 화가 이중섭의 집도 있었다. 윤동주가 하숙을 했던 곳은 소설가 김송의 집이었다. 화가 박노수와 이상범의 집도 서촌이었다. 지금 서촌에 문화예술인들이 몰려들고 있는 게 어쩌면 이런 전통을 잇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곳에 머물던 시인은 종종 효자동길을 따라 인왕산에 올라 시상을 다듬곤 했다. 눈 아래 펼쳐지는 식민지 경성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미래와 민족의 앞날을 생각했을 것이다. 시인이 오르던 인왕산 자락에 ‘시인의 언덕’이 있다. 창의문 맞은편 길로 난 나무계단을 따라 조금만 오르면 서울성곽 앞으로 이곳이 윤동주 시인의 언덕임을 알리는 자그마한 표지석이 있다. 그 옆에는 <서시>를 새긴 시비가 있고, 아래로는 옛날 시인이 봤던 것과는 사뭇 다른 서울의 풍경이 펼쳐진다. 시인의 언덕 바로 아래에는 윤동주문학관이 자리 잡았다. 인왕산 자락에 버려져 있던 청운수도가압장과 물탱크를 개조해서 만든 곳이다. 느린 물살에 압력을 가해 다시 힘차게 흐르도록 도와주는 가압장처럼, 우리 영혼에 아름다운 자극을 주는 시인의 작품을 기념하는 공간을 만들었단다. 그의 시처럼 순백색 외관은 맑은 날이면 더욱 아름답다. 문학관에 들어서면 중앙의 낡은 우물이 눈에 들어온다. 시인의 생가에 있던 우물을 옮겨온 것이란다. 이 우물 옆에 서면 그가 다니던 학교와 교회 건물이 보였다고 한다. 아마도 <자화상>에 나오는 우물이 바로 이것 아니었을까?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 홀로 찾아가선 /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 가을이 있습니다. //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후략)” 전시실 우물 옆으로 시인의 일생이 담긴 사진 자료들과 친필 원고 영인본이 보인다. 그리고 그가 평소에 즐겨보던 책들의 표지가 한쪽 벽 가득 붙어 있다. 백석 시집과 정지용 시집, 영랑 시집… 이 시집들을 보면서 시인은 자신의 시를 갈고 닦았으리라. 시인의 우물은 제2전시실로 이어진다. 용도 폐기된 물탱크의 윗부분을 열어서 중정(中庭)을 만들고 ‘열린 우물’이라 이름 지었다. 이곳에 저장되었던 물의 흔적이 벽체에 그대로 남아 있어 시간의 흐름과 기억의 퇴적을 느끼도록 했다. 열린 우물은 제3전시실의 ‘닫힌 우물’로 이어진다. 또 하나의 옛날 물탱크를 원형 그대로 보존하여 침묵하고 사색하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이곳에서는 시인의 일생과 시세계를 담은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1941년 11월, 졸업을 앞두고 있던 윤동주 시인은 자신이 그때까지 써놓은 시 가운데 18편을 뽑고 거기에 ‘서시’를 붙여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라는 제목의 시집을 엮었다. 그리고 3부를 필사해서 1부는 자신이 갖고, 다른 1부는 같이 하숙하던 후배 정병욱에게 주고, 나머지 1부는 연희전문 은사인 이양하 교수에게 주었다. 하지만 이 교수는 윤동주의 시가 일제의 검열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출판 보류를 권했다. 이듬해 연희전문을 졸업하고 일본 유학길에 오른 시인은 결국 자신의 시집이 나오는 것을 보지 못한 채 옥사하고 만다. “조선인 유학생을 모아놓고 조선의 독립과 민족문화의 수호를 선동했다”는 죄목으로 체포된 지 1년 반 만의 일이었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유고시집이 되어 시인 정지용의 발문을 달고 1948년 세상에 나왔다. 그리고 모두가 알다시피, 윤동주는 지금까지 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으로 남아 있다. 윤동주기념관 주소 :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50 문의 : 02-2123-2253 윤동주문학관, 시인의 언덕 주소 : 서울 종로구 창의문로 119 문의 : 02-2148-4175 1.주변 음식점 형제갈비 : 한식 / 서대문구 명물1길 2 / 02-365-0001 자하손만두 : 한식 / 종로구 백석동길 12 / 02-379-2648 유쾌한 황당 : 커피 / 종로구 창의문로 140-1 / 070-8658-3448 http://cafe.naver.com/tourhwangdang 2.숙소 호텔가을 : 서대문구 연세로2나길 13 / 02-393-3990 바론드파리 : 서대문구 연세로2나길 8 / 02-313-6789 고궁호텔 : 종로구 율곡로 164 / 02-741-3831 글, 사진 : 구완회(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3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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