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은 볼거리와 체험거리, 먹을거리를 고루 갖춘 고장이다. 특히 여름밤의 풍경은 월영교가 으뜸이다. 당신의 생각보다 아름다운, 한여름 밤의 꿈같은 일들이 펼쳐진다. 안동은 한국정신문화의 수도라 불린다. 우리나라의 유교 전통이 가장 짙게 묻어나는 까닭이다. 곳곳에 즐비한 종택과 고택이 그 상징처럼 자리한다. 다른 지역이라면 희귀한 흔적이겠지만 안동에서는 일상의 한 부분이다. 유교문화라고 너무 무겁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고리타분한 옛것으로 여길 이유도 없다. 그 또한 오랜 삶의 자취다. 월영교는 안동의 동쪽 낙동강을 가로지른다. 안동댐에서 멀지 않다. 주변으로는 안동민속박물관, 선성현객사, 전통문화체험장, 안동물문화관 등 볼거리가 많다. 헛제사밥과 간고등어를 맛볼 수 있는 맛집도 지척이다. 하회별신굿탈놀이 같은 전통 공연과 각종 체험도 이뤄진다. 생각보다 흥미로운 동네다. 이 모든 공간을 걸어서 오갈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조금 더 욕심을 낸다면 안동문화관광단지를 출발점 삼길 권한다. 단지 내 유교랜드에서 낮 시간을 보내고 해질 무렵에 월영교 쪽으로 내려오는 여정이다. 월영교에서 고개 하나를 넘으면 안동문화관광단지다. 약 2.5km 거리다. 도보로 이동해도 30분이면 된다. 호텔 등 숙박시설과 공원을 갖춘 이곳의 중심은 유교문화를 스토리텔링화한 테마파크 유교랜드다. 타임터널을 지나 16세기 안동 대동마을로 거슬러 올라간 후, 여섯 곳의 선비체험관을 돌아보는 순으로 관람한다. 단순히 보는 전시에 머무는 게 아니라 놀이 형식의 체험을 통해 느끼고 배운다. 단지 내에는 전망대도 있다. 유교랜드는 물론, 안동댐과 낙동강을 조망할 수 있는 시설이다. 유교랜드에서는 도로를 따라 민속박물관 쪽으로 이동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권태호기념음악관을 지나 오른쪽 샛길도 추천할 만하다. KBS 드라마 촬영장과 계남고택, 칠곡고택 등 1975년 안동댐 건설 당시 이전한 7채의 한옥으로 이뤄진 전통 리조트 ‘구름에’도 지난다. 그 아래쪽은 전통문화체험장을 지나 월영교로 이어진다. 초반부 오르막을 지나서는 줄곧 한옥들이 들고나는 산중이다. 전통문화체험장에 다다를 때 즈음이 해질녘이어도 좋다. 체험장의 초가와 기와집은 경사로에 차례로 자리를 잡았다. 그 너머로 낙동강이 흐르고, 맞은편 영남산 너머로 해지는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 사위를 붉게 물들이는 화려한 노을은 아니지만, 고택이 어우러진 언덕에서 하루를 갈무리하는 느낌이 색다르다. 전통문화체험장을 내려와서는 곧장 안동민속박물관 방면 개목나루터로 향한다. 저녁 7시에 시작되는 하회별신굿탈놀이를 보기 위함이다. 하회별신굿탈놀이는 하회마을 상설공연장에서 상설 공연(1~2월은 토·일요일 오후 2시, 3~12월은 수·금·토·일요일 오후 2시)으로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안동 시내에서는 적잖이 먼 거리다. 다행히 7~9월 사이 매주 토요일에는 개목나루, 일요일에는 낙동강변 음악분수 옆에서 하회별신굿탈놀이가 열린다(오후 4시까지 우천 시 취소). 무료로 진행된다고 만만하게 봐서는 곤란하다. ‘800년 동안 민중들의 희로애락을 함께해온 하회별신굿탈놀이’라는 수식이 괜스럽지 않다. 익히 알고 있는 하회탈의 주인공들이 안동 지역의 구수한 사투리로 풀어내는 신명과 환희의 한마당이다. 풍자와 해학에 속이 시원하고 스트레스가 싹 가신다. 어슴푸레한 초저녁 강변의 남색 하늘이 배경처럼 어우러져 한층 운치 있다. 일정에 따라서는 유교랜드 대신 월영교 일대를 돌아본 후 화회별신굿탈놀이 공연을 기다려봄 직하다. 공연장 옆 개목나루에서는 디젤 엔진으로 움직이는 황포돛배가 안동 보조댐까지 운행한다. 떡메치기 등 전통 체험도 이뤄진다. 안동민속박물관과 안동물문화관을 오가며 낮의 월영교를 산책할 수도 있다. 하회별신굿탈놀이를 보고 나서 다시 월영교로 걸음을 옮긴다. 그 사이 조명이 더해져 화려한 야경을 연출한다. 월영교는 2003년에 완공됐다. 안동시 상아동과 성곡동을 잇는 다리로 길이 387m에 너비가 3.6m다. 국내 목책 인도교 가운데 가장 길다. 다리 가운데에는 월영정이라는 정자가 있다. 400여 년 전 슬프도록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도 전한다. 1998년 고성 이씨 문중 이응태의 묘를 이장하던 도중 관에서 ‘원이 엄마의 편지’가 나왔다. 머리카락을 잘라 만든 미투리 한 켤레와 복중 아기의 배냇저고리도 있었다. 먼저 간 남편에게 전하는 편지이자 미투리였다. 그 사랑을 기려 월영교의 모양도 미투리를 형성화했다. 월영교는 분수다리이기도 하다. 하루 세 차례(12:30, 18:30, 20:30) 다리에서 물줄기가 나와 분수 쇼를 선보인다. 다리 건너에서 봐도 좋고, 다리 위에서 봐도 좋다. 야간 조명이 어우러지는 밤에는 느낌이 또 다르다. 밤의 월영교를 사진에 담고 싶다면 상아동 쪽 안동물문화관 전망대를 추천한다. 건너편 언덕의 선성현객사가 어우러져 한층 볼 만하다. 반대편 성곡동은 석빙고 앞이 좋다. 사람이 많이 오가지 않아 월영교의 야경을 조용히 감상하기에 으뜸이다. 월영교 가까이에는 헛제사밥으로 유명한 맛집도 있어 야경 감상 전후로 식사를 겸하는 일정도 무난하다. 월영교의 야경과 안동의 밤을 조금 더 특별하게 누리는 방법도 있다. 안동시는 6월부터 10월까지 매월 음력 보름이 낀 토요일에 유교문화길 달빛여행을 진행한다. 9월에는 13일이다. 안동시청을 출발해 호반 나들이길과 월영교, 임청각 등을 오가며 전통음식과 문화공연을 즐긴다. 10월에는 11일에 유교문화길 종합안내소에서 출발한다.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의 밤 풍경을 누릴 수 있는 아주 특별한 체험이다. 안동의 밤길을 걷고 고택을 찾아 달빛 어린 늦여름 또는 가을밤의 정취에 빠져든다. 참가비는 1만 원으로 석식을 겸한 비용이니 제법 알찬 프로그램이다. 월영교 주소 : 경북 안동시 석주로 202(안동물문화관, 월영교 상아동 입구) 문의 : 054-859-1257(안동물문화관)
유교랜드 주소 : 경북 안동시 관광단지로 346-30 문의 : 054-820-8800
http://confucianland.com/
하회별신굿탈놀이보존회 문의 : 054-854-3664
http://hahoemask.co.kr/
안동문화지킴이 문의 : 054-854-3664, 054-858-1705
http://www.aroad.kr/
1.주변 음식점
까치구멍집 : 헛제사밥 / 안동시 석주로 203 / 054-821-1056
http://andongrice.com/
맛50년 헛제사밥 : 헛제사밥 / 안동시 석주로 201 / 054-821-2944
http://안동헛제사밥.kr/skin15/index.php
김대감찜닭 : 안동찜닭 / 안동시 번영길 11 / 054-853-0449
옥류정 : 간고등어정식 / 안동시 풍천면 전서로 191-9 / 054-854-8844
http://www.안동맛집옥류정.kr/
2.숙소
구름에 : 안동시 민속촌길 190 / 054-823-9001 리첼호텔 : 안동시 관광단지로 346-69 / 054-850-9700 치암고택 : 안동시 퇴계로 297-10 / 054-858-4411
http://www.chiamgotaek.com/
옥연정사 : 안동시 풍천면 광덕솔밭길 86 / 054-854-2202
http://www.okyeon.co.kr/
글, 사진 : 박상준(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4년 9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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