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들은 “춘천은 커피 도시로 참 어울리는 곳”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면 낭만적인 호반의 도시 이미지가 커피와 잘 어울린다. 2005년경에 추진됐던 커피 체험시설과 커피박물관을 갖춘 대규모 커피테마파크가 제대로 자리를 잡았더라면 춘천은 강릉보다 먼저 ‘커피 도시’로 이미지를 굳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꼭 커피 도시가 아니면 어떤가? 몇 년 사이 춘천 곳곳에 트렌디한 카페가 많이 들어서고 있는 가운데, 춘천IC를 빠져나와 차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거두리에 카페 거리가 형성됐다. 신축 아파트와 단독주택이 들어선 동네에 카페들이 하나둘 문을 열기 시작한 건 2011년과 2012년 무렵이다. 서울 가로수길이나 분당 정자동, 용인 죽전의 카페 거리처럼 화려한 모습은 아닐지도 모른다. 카페 숫자가 수십 개에 이르는 것도 아니고, 카페만 주르륵 줄을 서 있지도 않다. 하지만 골목골목 개성 만점의 개인 카페가 둥지를 틀고 있어 ‘카페놀이’를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로스터리 카페, 베이커리 카페, 디저트 카페, 브런치 카페,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 등 다양한 종류의 카페가 모여 있기 때문에 취향대로 골라 가기 좋다.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이런저런 카페를 마주하게 되는 거두리 카페 거리. 그곳에서 실력과 맛, 분위기로 인기를 끌고 있는 카페 세 곳을 소개한다. 이 집에 들어서는 순간 심신이 무장해제 상태가 된다. 고소한 파이 냄새가 긴장된 근육을 이완시켜버린다. 오븐에서 구워지는 파이 냄새와 진열장에 다소곳이 올려진 상큼한 파이들이 코와 눈을 자극하며 이내 마음까지 흔들어놓는다. 작은 내가 흐르고 야트막한 동산이 있는 이 동네가 마음에 들어 터를 잡았다는 젊은 사장이 정성 가득한 파이와 타르트를 만들어낸다. 파이 크기도 큼지막하고 주재료도 충실하게 들어가 한번 먹어보면 누구나 만족스러워한다. 철 따라 사과, 고구마, 단호박 등이 카페 한쪽에 상자째 놓여 있는 모습이 종종 목격된다. 파이 안에 주재료를 아끼지 않고 넣기 때문이다. 애플파이, 단호박타르트, 치즈타르트, 피칸파이 등 이름에 걸맞게 재료가 충분히 들어간다. 그래서 재료 본연의 맛이 그대로 살아 있다. 순간 입을 현혹하는 단맛이 아니라 천연의 주재료가 주는 깊은 풍미가 오래토록 입안에 남는다. 정성과 솜씨, 좋은 재료로 완성되는 그윽한 파이 맛에 빠져 단골이 되는 사람도 많다. 좋은 재료를 써서 정직한 맛을 낸다는 원칙은 파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커피, 차, 음료 역시 최적의 재료를 사용한다. 주인장이 하나하나 구상하고 꾸며놓은 가게 분위기도 파이만큼이나 사랑스럽다. 실내를 에워싼 커다란 창으로 봄 햇살이 따스하게 내리쬐는 날, 촉촉 바삭한 파이와 향긋한 커피 한 잔이 마음을 어루만져준다. 이 카페를 가다 보면 ‘카페 이름 한번 잘 지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커피에 빠져 있는 비버씨가 맛있는 커피를 만들어주는 곳이다. ‘비버씨’는 카페 주인장이다. 비버를 닮은 외모 때문에 비버씨가 됐다. 국내에 유통되는 원두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아 본인이 마음에 드는 원두를 직접 수입해서 사용한다. 좋은 원두와 블렌딩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공부한다. 국제대회에서 수상한 수준급 원두를 구해와 사용하기도 한다. 원두 20~25g으로 짧은 시간 내에 25ml 정도의 에스프레소를 추출해내는 ‘더블 리스트레또’ 방식을 쓰고 있다. 아메리카노와 에스프레소, 카페라떼와 카푸치노를 만드는 원두 블렌딩은 또 다르다. 이쯤 되니 춘천에서 ‘커피 맛 좀 안다’는 사람들이 모여든다. 그렇다고 커피만 맛있는 곳도 아니다. 다른 메뉴에도 커피만큼 애정을 쏟는다. 녹차라떼나 홍차라떼도 제조된 파우더 대신 녹차 원액과 품질 좋은 홍차를 이용한다. 사계절 인기 메뉴인 눈꽃빙수와 겨울철 한정 메뉴인 단팥죽은 국내산 햇팥을 직접 쑤어 만든다. 커피 시럽 역시 비정제 설탕으로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 고급 초콜릿으로 만들어내는 브라우니와 쫀득한 치즈케이크도 인기다. 카페 곳곳을 장식하고 있는 주인장을 닮은 비버씨 캐릭터를 찾아보는 재미는 덤. 아를파이와 커피쟁이 비버씨보다는 다소 늦은 2012년 가을 무렵 문을 열었다. ‘키친’이라는 이름 때문에 파스타 같은 음식을 판매하는 곳으로 오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곳은 온전한 디저트 카페다. 일본에서 공부하고 온 사장이 직접 모든 디저트를 만든다. 마카롱, 티라미수, 에클레어, 타르트 등 유럽풍 디저트를 접해볼 수 있다. 맛은 전통 유럽식처럼 깊고, 모양은 일본식처럼 아기자기하게 예쁘다. 이곳 사장은 “저희 집은 케이크와 빵 등 디저트가 주인공이고 커피랑 음료가 조연이라 할 수 있지요”라고 말한다. 각자 전문 분야가 따로 있으며, 커피는 커피 전문가가 더 훌륭한 맛을 낼 테고 본인은 디저트에 더 집중한단다. 그렇다고 커피 맛에 소홀하다는 뜻은 아니다. 셰프가 그렇듯 파티시에도 좋은 재료에 욕심이 많다. 손님들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발로나 초콜릿 등 품질 좋은 재료를 사용하고 원두 역시 신경 써서 선택한다. 여러 가지 차 종류와 병 음료, 맥주도 갖췄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탁 트인 공간 배치가 시원하다. 좌식 테이블이 놓인 공간에선 커다란 창을 통해 작은 공원이 내다보여 싱그럽다. 달달한 디저트와 함께 달콤한 휴식을 즐기기에 그만이다. 아를파이 주소 : 춘천시 동내면 외솔길19번길 80-62(거두리) 문의 : 033-262-0065 커피쟁이 비버씨 주소 : 춘천시 동내면 거두택지길 93-1(거두리) 문의 : 033-264-7744 http://blog.naver.com/jaess80 더 리얼 키친 카페 주소 : 춘천시 동내면 거두택지길 65-1(거두리) 문의 : 033-264-0282 1.찾아가는길 * 자가운전 올림픽대로 → 서울춘천고속도로 → 춘천IC → 공지로 국립춘천박물관, 춘천교대 방면 우회전 → 거두택지길 * 대중교통 [버스]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수시(06:00~24:00) 운행, 1시간 10분 소요 [기차] 용산역과 청량리역에서 1시간 간격으로 ITX 운행(청량리역은 일부 시간대 30분 간격), 용산역에서 춘천까지 약 1시간 15분 소요 2.주변 음식점 도원뚝배기짬뽕 : 뚝배기짬뽕 / 춘천시 동내면 거두택지길 65-9 / 033-262-5999 마드레 : 파스타‧스테이크 / 춘천시 동내면 외솔길19번길 49-28 / 033-263-1188 대룡산막국수 : 막국수 / 춘천시 동내면 동내로 181 / 033-261-1421 1.5닭갈비 : 춘천닭갈비 / 춘천시 후만로 77 / 033-253-8635 풍경닭갈비 : 춘천닭갈비 / 춘천시 안마산로 9 / 033-255-7891 3.숙소 춘천고택(김정은 가옥) : 춘천시 신동면 솟발1길 44 / 010-2582-2923 / 033-263-1182 베니키아 춘천호텔 : 춘천시 중앙로68번길 12 / 033-257-1900 http://www.hotelchuncheon.com/kr/ 춘천세종호텔 : 춘천시 봉의산길 31 / 033-252-1191 http://www.chunchonsejong.co.kr/ 나비야 게스트하우스 : 춘천시 서면 툇골길 15 / 033-243-1970 글, 사진 : 김수진(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4년 5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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