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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관동별곡'은 1580년(선조 13년), 당대 가사문학의 대가인 송강 정철이 강원도 관찰사로 부임하여 자신의 임지를 둘러본 체험을 쓴 가사이다. 송강 정철이 '관동별곡'을 지은 이후 조선 후기 사대부들에게 관동 유람은 선비로서 꼭 한 번쯤은 경험해야 할 풍류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관동별곡’을 따라 가는 여정의 백미는 단연 걷기 여행이다. 바다 내음이 풍겨오는 해변 길을 따라 신라 화랑들이 신선한 기운을 받고자 달빛을 즐겼던 누각, 삿갓을 쓴 시인묵객들이 끊일 새 없이 찾아 들어와선 며칠이고 머물다 시와 글을 남겨놓고 홀연히 사라졌던 절벽 위의 정자 등…. 걷다가 마음에 드는 풍광을 맞닥뜨리면 멈추면 될 일이다. 이름하야, 그 이름도 낭만적인 ‘풍류가도(風流街道)’. 올 여름, 운치 있는 비경이 길 곳곳에 녹아있는 ‘풍류가도’를 걸어보는 건 어떨까. 그들이 읊조렸던 감회를 함께 느끼며. 고성을 저만치 놓아두고 삼일포를 찾아가니, 사선은 어디 갔느냐? 여기서 사흘 동안 머문 뒤에 어디 가서 또 머물렀던고? 청간정, 만경대 등 몇 군데서나 앉아 놀았던가? 본격적인 관동별곡 여정의 시작은 고성이다. 설악산 골짜기에서 흘러내리는 청간천과 만경청파가 넘실거리는 기암절벽 위에 세워진 청간정은 겹처마 팔각지붕의 중층누정으로 아담하면서도 풍광이 뛰어나다. 그 역사는 뚜렷하지 않은데, 다만 1530년(중종15년) 이전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청간정은 이승만 전 대통령이 친필로 쓴 현판으로 유명세를 탔다. 그와 마주해 ‘악해상조(岳海相調) 수일경(秀逸景)’ 또한 눈여겨 볼거리. 산악과 바다가 서로 어울려 빼어난 경관을 뽐낸다는 뜻으로 최규하 전 대통령이 쓴 것이라 전해진다. 청간정에 올라서면 겹겹이 밀려오는 동해의 파도뿐만 아니라 설악산 향로봉과 연봉의 울산바위까지 내려다 볼 수 있다. 또한 밀려오는 파도가 암석에 부딪히면 마치 뭉게구름이 일다가 안개처럼 사라져 가는 황홀경을 감상할 수 있다. 어디 그 뿐인가. 온 바다에 불을 지펴놓은 냥 활활 타오르는 일출의 장엄함은 물론 월출의 경치 또한 어떤 언어로도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 또한 청간정이다. 낙산사 동쪽 언덕에 있는 의상대에 올라 앉아 해돋이를 보려고 한밤 중에 일어나니, 상서로운 구름이 뭉뭉게 피어나는 듯, 여러 마리 용이 해를 떠받치는 듯… 해송의 솔내음이 목탁 소리와 함께 지평선 끝에서 들려오는 곳, 해수관음 보살의 자비로운 미소가 서려있는 낙산사이다. 안타깝게도 786년 처음 화재로 소실된 이래 한국전쟁, 그리고 2005년 양양을 휩쓴 대형 산불 등으로 수 차례 화재를 만난 비운의 사찰이기도 하다. 일찍이 의상대사가 바다 위의 암자, 홍련암 아래 석굴에서 깨달음을 얻은 후 창건한 낙산사에는 동해가 내려다보이는 천혜의 풍광과 더불어 동양 최대의 해수관음상, 관음상이 봉안된 보타전, 부처님 진신사리가 출현한 궁중사리탑 등 볼거리가 아주 많다. 특히나 바닷가 절벽 위에 세워진 의상암은 관동별곡의 정철마저 관동팔경의 하나로 꼽을 만큼 해 뜨는 비경이 아름답다. 또 하나의 자랑인 홍련암은 암자 바닥의 작은 판을 열면 그 밑으로 관음굴을 볼 수 있는데 큰 바위 틈새로 파도가 들이치는 장면은 아찔하기까지 하다. 바다를 오른쪽에 끼고 의상대에서 홍련암 가는 길은 솔향으로 가득해 산책하기에도 좋다. 한 척의 배를 띄워 정자 위에 올라가니 그 곁이 동해로구나. 조용하다 이 기상이여. 넓고 아득하구나 저 동해의 경계여. 이 보다 아름다운 경치를 갖춘 곳이 또 어디 있단 말인가!… 양양에서 바닷길을 따라 쭈욱 내려오면 강릉에 닿는다. 솔향과 바다향 가득한 경포호 서쪽 언덕 위에는 관동팔경 중 하나인 경포대가 있다. 경포호는 예로부터 시인묵객들이 예찬한 곳으로 바다에서 장엄하게 떠오르는 아침 해, 붉게 타오르는 석양, 짙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한 백사청송(白沙靑松)과 해당화가 어울려 연출하는 경치가 절경이다. 그 언덕 위에 위치한 경포대는 달빛이 쏟아지면 하늘, 바다, 호수, 술잔 그리고 님의 눈동자에 다섯 개의 달이 동시에 뜬다 하여 동해안 최고의 달맞이 장소로도 꼽힌다. 경포대 내부에는 숙종의 어제시와 율곡이 10세에 지었다는 경포대부를 비롯해, 조하망의 상량문 등 수많은 명사와 시인묵객의 글이 게시돼 있다. 특이한 것은, 호수를 바라보는 쪽 누대의 단을 한 단 더 높여 놓았다는 점. 이는 방문객들이 주변의 경치를 더 잘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배려일 터다. 경포대에서 내려와 경포대해수욕장도 찾아보자. 여름철의 경포대해수욕장은 뜨거운 젊음이 있어 더욱 낭만적이다. 진주관 죽서루 아래 오십천의 흘러내리는 물이 태백산 그림자를 동해로 담아가니, 차라리 한강으로 돌려 남산에 닿게 하고 싶구나… 뭐니뭐니 해도 관동별곡의 백미는 죽서루다. 관동팔경의 누정들은 대부분 바다에 임하고 있다면 삼척의 죽서루는 깎아지른 듯한 오십천 층암절벽 위에 세워진 누각이다. 허니 누에 올라 아래를 보면 아찔한 정도로 깊은 낭떠러지 밑으로 오십천의 물결이 그윽하게 흐른다. 죽서루는 접대와 휴식을 주목적으로 하는 ‘향연을 위한 누각’으로 조선 중기의 화가인 겸재 정선의 그림이나 고려시대 이후 수많은 시인들의 작품에서 그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죽서루 역시 창건연대를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고려 때 학자인 이승휴가 고려 원종 7년, 서루에 올라 시를 남겼다는 기록으로 보아 그 이전에 창건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철은 관동별곡에서 죽서루 아래로 흐르는 오십천에 비친 태백산맥의 경치가 너무 수려해 그 그림자를 임금께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을 가사에 담아냈다. 죽서루 내부에는 숙종과 정조, 율곡 이이 등 많은 명사들의 글이 걸려있다. 하늘의 맨 끝을 끝내 보지 못하여 망양정에 올랐더니, 은산을 꺾어내어 온 세상에 흩뿌려 내리는 듯, 오월 드높은 하늘에 흰 눈은 무슨 일인가!… 성류굴 앞으로 흘러내리는 왕피천을 끼고 동해의 만경창파를 한눈에 굽어 볼 수 있는 언덕에 세워져 있는 망양정. 예로부터 해돋이와 달맞이가 아름다운 곳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또한 푸른 바다와 소나무가 운치 있게 어우러져 풍광이 뛰어나다. 정철 외에 진경산수의 선구자인 겸재 정선도 자신의 화폭에 남겼을 정도로 아름다운 절경으로 수많은 시인묵객들의 손때가 묻은 곳이다. 조선조 숙종은 관동팔경의 그림을 보고 절경에 반해 친히 ‘관동제일루’라는 글씨를 보내 정자에 걸도록 했을 정도. 시원한 숲길을 지나 절벽에 난 계단을 따라 오르면 정자에 오를 수 있다. 과연 짙푸른 바다, 은빛 모래사장이 한눈에 들어왔다. 또한 솔숲 너머로 망망대해가 장쾌하게 펼쳐진다. 송근을 베여 누어 풋잠을 얼픗 드니 꿈에 한 사람이 날더러 이른 말이, 그대를 내 모르랴, 상계에 진선이라… 관동팔경의 마지막 여정은 월송정이다. 망양정 남쪽 평해읍의 월송정은 노송에 둘러싸인 정자로 신라의 영랑, 술랑, 남속, 안양이라는 네 화랑이 울창한 소나무 숲에서 달을 즐겼다 해서 월송정이라고도 하고, 월국에서 송묘를 가져다 심었다 하여 월송이라고도 한다. 정자 위에서 바라보는 빽빽이 우거진 노송림과 명사십리의 아름다운 풍경은 가히 손꼽을 만한 명승지 중의 명승지다. 푸른 동해 바다를 바라보면 금방 가슴이 확 트이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데 특히 월송정의 소나무와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솟아오르는 일출 광경은 널리 알려서 관광객과 사진작가들이 많이 찾는 등 인근에 있는 망양정과 함께 일출 명소로 유명하다. 월송정 현판은 최규하 전 대통령의 글씨. 청간정 -주소 : 강원 고성군 토성면 동해대로 -문의 : 관광문화체육과 033-680-3361 낙산사 -주소 : 강원 양양군 강현면 낙산사로 100 -문의 : 낙산산 종무소 033-672-2447 http://www.naksansa.or.kr/ 경포대 -주소 : 강원 강릉시 경포로 365 -문의 : 문화관광과 033-640-5420 죽서루 -주소 : 강원 삼척시 죽서루길 37 -문의 : 죽서루관리사무실 033-570-3670 망양정 -주소 : 경상북도 울진군 근남면 망양정로 -문의 : 문화관광과 054-789-6920 월송정 -주소 : 경상북도 울진군 평해읍 월송정로 517 -문의 : 문화관광과 054-789-6920 ※ 위 정보는 2016년 9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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