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포문화숲길은 충청남도 내포 가야산 앞뒤에 위치한 4개 시군, 즉 서산시, 당진시, 예산군, 홍성군을 아우르는 숲길이다. '내포'는 사전적으로 풀이하면 내륙 깊숙이 바다와 연결되는 물길을 통해 포구가 형성돼 있는 곳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 같은 사전적 풀이와 별개로 가야산 앞뒤 5개 시군을 내포 지역이라 한다. 조선 후기 실학자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내포 지역에 대해 아래와 같이 적었다. 가야산의 앞뒤에 있는 열 고을을 함께 내포라 한다. 지세가 한 모퉁이에 멀리 떨어져 있고 또 큰 길목이 아니므로 임진과 병자의 두 차례 난리에도 여기에는 미치지 않았다. 땅이 기름지고 평평하다. 또 생선과 소금이 매우 흔하므로 부자가 많고 여러 대를 이어 사는 사대부 집이 많다 하지만 지금의 내포 지역은 《택리지》의 기술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산업화 이후 간척사업이 대대적으로 진행되어서다. 그러나 19세기만 해도 이 지역은 바다와 면해 있었다. 바다는 불교, 천주교 등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는 창구 역할을 톡톡히 했다. 내포문화숲길은 내포 지역이 지닌 고유한 문화를 한데 묶어보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2008년 여름부터 가야산 주변 옛길을 찾는 작업이 진행됐다. 이어 다음 해인 2009년엔 내포 지역 4개 시군과 중부지방 산림청, 그리고 예산 수덕사 등이 내포문화숲길 조성에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이렇게 해서 2013년 총 길이 316.1km의 내포문화숲길이 모습을 드러냈다. 내포문화숲길을 세 가지 키워드로 요약하면 '백제', '불교', '천주교'다. 이 중에서 백제와 불교는 서로 얽힌다. 삼국시대 백제는 이 지역을 호령했다. 백제인들은 일찍이 지리적 특성을 활용해 외국과의 교역에 나서는 한편, 중국과 교류하면서 선진문물을 수용해 자신만의 문화를 창달했다. 불교문화는 그중 하나다. 예산 수덕사, 그리고 서산 마애삼존불은 숲길을 따라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백제의 불교 유산이다. 수덕사의 창건 시기는 백제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웅전은 고려 충렬왕 34년(1308년) 때로 기록돼 있지만, 건축 양식은 백제를 계승했다. '백제의 미소'로 친숙한 마애삼존불은 백제가 남긴 또 하나의 소중한 선물이다. 대개 부처의 얼굴은 근엄하기 이를 데 없다. 그러나 삼존불의 여래상엔 미소가 넘쳐흐른다. 여래의 오른편과 왼편에 자리한 미륵반가사유상과 제화갈라보살입상의 얼굴도 마찬가지다. 자세히 보면 빛의 움직임에 따라 여래의 표정이 조금씩 달라 보이는데, 백제인의 기술력이 놀라울 따름이다. 내포 지역은 천주교와도 인연이 깊다. 1784년 '내포의 사도' 이존창(루도비코)이 처음 전파한 이래 전국에서 천주교 신자가 가장 많았다고 한다. 선교사들은 내포 지역을 관통하는 하천을 따라 천주교를 전파했다. 여기엔 천주교를 불온시했던 당시 분위기가 작용했다. 선교사들은 관군이 출동할 것을 대비해 재빨리 피신이 가능한 길을 따라 포교 활동에 나선 것이다. 천주교의 흔적은 숲길 곳곳에 남아 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솔뫼성지와 해미읍성이다. 솔뫼성지는 한국 최초의 신부인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고향이고, 해미읍성은 대원군이 천주교를 탄압하던 당시 충남지역 천주교 신자들이 고문받고 순교한 곳이다. 병인박해 때 해미읍성에서는 1000여 명이 처형됐다고 한다. 두 천주교 성지는 2014년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문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이와 함께 윤봉길 의사 사적지도 놓치기 아쉽다. 윤봉길 의사는 예산 출신으로 중국 상해로 건너가기 전 고향에서 서당인 '부흥원'을 차리고 농민들에게 글을 가르쳤다. 조선이 일본에 박해받는 이유가 무지 때문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윤봉길 의사 생가터 주변은 사적지로 조성됐다. 기념관과 동상, 사당이 들어서 윤 의사의 기개를 느끼게 한다. 내포문화숲길은 총 26개 코스로 이뤄져 있다. 불교문화를 접하고 싶다면 수덕사에서 대곡리까지 13.1km 코스나 개심사에서 용현계곡 입구까지 11.3km 코스를 추천한다. 천주교 신자나 천주교 박해의 역사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내포문화숲길 안내소를 경유해 해미순교성지를 방문할 것을 권한다. 10월 29일 충남 예산군 덕산면 대한민국온천축제장에서는 '내포문화숲길 걷기 축제'가 열린다. 참가 신청은 홈페이지( www.naepotrail.org )에서 하면 된다. 041-338-0773 출처 : 청사초롱 글, 사진 : 지유석(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11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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