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제주올레길이, 지리산에 지리산둘레길이 있다면 소백산에는 소백산자락길이 반긴다. 소백산 자락의 자연은 그 자체로 생태의 보고다. 여기에 우리네 옛 문화와 인물의 사연이 더해졌다. 2009년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문화생태탐방로, 2011년 생태관광자원 부문 '한국관광의 별'이 괜스럽지 않다.
글 박상준 , 사진 이정화 태백산맥에서 서남쪽으로 갈라진 소백산맥의 첫머리가 소백산이다. 도솔봉(1,314m), 연화봉(1,394m), 비로봉(1,439m), 국망봉(1,421m) 등 1,300m 이상 고봉들이 긴 능선을 이룬다. 행정구역은 경북 영주시와 봉화군, 충북 단양군, 강원도 영월군에 걸쳐 있어 서로 다른 생활문화를 접할 수 있다. 뿐이랴, 산기슭에는 천년고찰 부석사와 전국 최대 규모의 사찰 구인사 등 명소들이 즐비하다. 우리나라 12대 명산으로 손색없는 위엄이다. 소백산자락길은 이를 근간으로 지난 2009년 6월에 1~3자락이 모습을 드러냈다. 산자락의 의미도 있지만 스스로 즐기는 길이라 해 ‘자락(自樂)’길이다. 2010년에는 4~7자락, 2011년에는 11~12자락, 2012년에 최종적으로 8~10자락이 열리며 12자락이 완성됐다. 소백산 자락을 한 바퀴 휘감아 도는데 전체 길이가 143km에 이른다. 각 자락은 평균 12km 전후로 약 3~4시간이 걸린다. 일부 구간은 자락 내에서 2~3개 테마로 나눠 더 짧고 여유로운 걸음을 낼 수 있다. 소백산국립공원의 풍부한 자연자원을 바탕으로 생태관광탐방로를 꾸미고, 그 길목에 있는 선비촌, 부석사, 죽령옛길, 온달산성 등의 명소를 활용해 문화탐방로의 성격을 더했다. 무엇보다 풍부한 문화․역사적 자산을 간직한 동네가 많아 각 자락마다 개성이 또렷하다. 지난 2009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전국 7대 문화생태탐방로로, 2010년에는 환경부가 전국 10대 생태관광 모델로, 그리고 2011년에는 생태관광자원 부문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소백산자락길은 열두 자락 각각의 이름만으로도 그 성격이 잘 드러난다. 그만큼 풍부하고 풍성하다. 1자락(12.6km)은 2012년 숙박체험 부문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된 선비촌에서 시작한다. 선비길과 구곡길, 달밭길의 세 구간으로 나뉘는데, 최초의 사액 서원인 소수서원, 초암사와 이황이 이름 붙인 죽계구곡 등을 포함한다. 2자락(15.6km)과 3자락(11.4km)은 《정감록》의 십승지, 풍기 땅을 지난다. 2자락은 학교길, 승지길, 방천길로 십승지 임실과 정감록촌, 인삼밭 등이 위치한다. 3자락은 풍기에서 단양으로 넘어가는 명승 제30호 죽령옛길이다. 신라 아달라왕 5년(158년)에 만들어졌으니 1,90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한다. 4자락(11.7km)은 가리점마을옛길이다. 산촌마을의 정감 있는 풍경이 길과 함께 들고난다. 5자락(15.8km)은 황금구만냥길이다. 그 이름처럼 구만돌이 황금 설화가 남아 있다. 6자락(13.8km)은 온달평강로맨스길이다. 온달산성을 중심으로 온달과 평강공주의 애틋한 사랑이 더해진다. 7자락(18.2km)은 십승지의풍옛길이다. 또 하나의 길지로 김삿갓의 흔적 또한 이와 무관하지 않다. 8자락(6.5km)은 다시 접경길과 대궐길로 나뉜다. 자락길에 걸쳐 있는 강원도 영월, 충북 단양, 경북 영주와 봉화 4개 시군의 접경이다. 9자락(7.2km)은 보부상길, 방물길로 옛날 물자를 공급하던 수송로다. 10자락(7.0km)은 쌈지길과 소풍길로 천년고찰 부석사가 반긴다. 11자락(13.8km)은 과수원길과 올망길, 수변길로 이뤄진다. 사과꽃이 피는 봄날과 수확철인 가을에 가장 아름답다. 마지막 12자락길(8.0km)은 자재기길, 서낭당길, 배점길이다. 단종과 금성대군의 한이 서린 길이다. 매월 정월 대보름에는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두레골서낭제를 볼 수 있다. 그 가운데 선비촌의 1자락, 죽령옛길을 넘는 3자락, 온달산성의 6자락, 부석사에서 시작하는 11자락 등은 적잖이 소문이 나 찾아드는 이가 많다. 하지만 2자락도 한 번쯤 걸어봄 직하다. 소백산자락길은 영주시와 영주문화연구회가 길을 열었다. 영주시의 역사․문화적 근간을 이루는 동네 가운데 하나가 풍기다. 조선시대에는 일대가 풍기군에 속했다. 주세붕, 이황 등이 풍기군수를 역임했다. 특히 먹을거리, 볼거리, 체험거리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췄다. 인삼과 사과의 특산지답다. 2자락은 다시 학교길과 승지길, 방천길로 나뉜다. 학교길은 삼가분교야영장과 금계호 펜션마을이 있어 머물기 좋다. 금계는 일대의 지명으로 금닭바위에서 유래했다. 눈에 보석이 박힌 닭바위가 있었는데, 지나가던 이가 보석을 탐해 바위에 오르다 떨어져 죽었다. 그 후 마을이 가난해졌다는 전설이다. 금계호는 마을 사람들에게 삼가저수지로 더 잘 알려져 있다. 1996년에 폐교한 삼가분교가 있어 학교길이다. 승지길은 금선정 계곡의 풍광이 일품이다. 2자락길 초반의 으뜸이다. 금선계곡은 과거 희방계곡과 더불어 풍기를 대표했다. 희방계곡은 외지인들이, 금선정은 동네 사람들이 즐겨 찾았다. 퇴계 이황 선생과 그의 제자 금계 황준량도 즐겨 거닐던 길이다. 계곡을 벗어나면 십승지로 꼽히는 임실이다. 풍기 인삼의 시배지로도 알려진 동네다. 그 품으로 난 길에서 길지임을 실감한다. 승지길 다음은 방천길이다. 남원천의 둑을 걷는다. 동네 아이들이 개울에서 멱을 감곤 하던 하천이다. 소백산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영주의 서천과 만나 예천의 내성천으로, 낙동강으로 흘러든다. 사방을 두른 소백산맥의 위용이 더한다. 그 중턱의 죽령을 향해 걷는다. 인근의 풍기온천도 지난다. 잠깐 길에서 벗어나 피로를 씻어도 좋겠다. 구간의 끝자락은 소백산역이다. 과거에는 희방사역이라 불렸다. 소백산자락길에서 유일하게 기차역이 통과하는 지역이다. 자그마한 간이역으로 벽화가 곱다. 역 아래쪽에는 계곡이 있는데, 2자락의 걸음을 갈음하기에 안성맞춤이다. ✔ 주소 - 경북 영주시 풍기읍 삼가로 476 삼가주차장(2자락 시작점) / 경북 영주시 풍기읍 죽령로1513번길 41-9 소백산역(2자락 종점) ✔ 문의 - 054-633-5636 / www.sanjarak.or.kr ✔ 식당 - 영주축협한우프라자 : 한우불고기 / 영주시 풍기읍 안풍로308번길 7 / 054-631-8400 - 순흥묵밥집 : 묵밥 / 영주시 순흥면 순흥로39번길 21 / 054-634-4614 - 서부냉면 : 평양냉면 / 영주시 풍기읍 인삼로3번길 26 / 054-636-2457 ✔ 숙소 - 선비촌 : 영주시 순흥면 소백로 2796 / 054-638-6444 / http://sunbichon.net - 소백산풍기온천리조트 : 영주시 풍기읍 죽령로 1400 / 054-604-1700 / http://taliaresort.co.kr/xe - 소백산자락길게스트하우스 : 영주시 단산면 영단로 530-15 / 054-634-5445 ✔ 여행 팁 미리 소백산자락길 홈페이지를 방문해 대략의 코스를 숙지하고 움직이는 게 좋다. 식당이나 숙소 등도 잘 나와 있다. 하지만 일부 구간은 마트나 상점이 없으니 마실 물이나 간식 정도는 챙겨서 이동해야 한다. 산길이 많으니 무리한 야간 이동은 삼가야 한다. 초행자는 혼자 걷기보다 소백산자락길 동무삼기(매월 첫째 주 토요일) 프로그램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함께 걷기를 권한다. ‘안전디딤돌’도 추천한다. 기상, 산사태, 강우정보, 응급의료센터, 재난문자 등의 도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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