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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나없이 한복을 입고 경복궁에 간다. 인쇄기 돌아가는 소리로 가득한 을지로는 ‘힙지로’가 되었다. 무궁무진한 매력을 갖춘 서울은 가히 여행자의 도시다. 네모난 마당에 파란 하늘이 높다. 그 속에 구름이 동실동실 떠간다. 햇살이 드리운 누하당 대청마루에 앉아 있으면 이러한 시간이 더없이 천천히 흐른다. 손님의 절반 이상이 외국인인데 그들이 한국의 아름다움이 이런 것이라고 알고 감을 생각하면 퍽 자랑스럽고 기쁜 일이다. 누하당 바로 앞은 통인시장이다. 집 앞 편의점을 가듯 전통시장에 들러 먹거리를 살 수 있다니 말 그대로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다. 그리고 누하당에는 체격은 작지만 마음이 크고 넓은 마님이 있다. 오우의 대표다. “직장 생활을 23년 했는데 업무상 외국어를 사용할 일이 많았어요. 덕분에 외국인 손님을 대하는 일이 익숙하게 다가왔지요. 여러 나라에서 온 손님을 맞이할 때마다 저 자신이 그 나라에 여행하는 기분이 들어요.” 누하당 마님은 마침 벨기에에서 온 일가족의 서울 나들이 코스를 알려주느라 분주하다. 직접 가이드로 나설 때도 있으니 열정도 넘친다. 부암동 산모퉁이 카페, 윤동주 문학관 트레킹 코스, 수성동 계곡 등등 그와 함께라면 이보다 완벽한 서울 나들이가 없을 듯하다. - 주 소 : 서울 종로구 필운대로 49-7 - 문 의 : 010-9692-1330 - 홈페이지 : www.nuhadang.com ✔ 초대의 한마디 조식으로 비빔밥, 하이라이스, 김치볶음밥을 번갈아 대접해요. 주변에 가봐야 할 명소가 많으니 든든히 챙겨주고 싶은 마음을 담았어요. 시어소. 익숙한 단어가 아님에도 한 번 들으면 쉽게 잊히지 않는다. 이곳 한승훈 실장에게 그 뜻을 물으니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대답한다. “왕이 궁을 떠나 머물던 곳을 ‘시어소’라고 해요. 시어소에 머무는 손님 한 분 한 분이 왕처럼 대접받고 편안하게 이곳을 즐겼으면 하는 거죠.” 비단 이름만이 아니다. 시어소의 옥상정원은 수원 ‘화성행궁’에서 받았던 인상적인 모습을 담아 벽돌로 둘레를 쌓았다. 오며 가며 한국적인 멋을 찾는 재미가 쏠쏠한데 객실마다 우리나라의 전통인 나무 문패로 호수를 그려놓았고, 조식을 제공하는 지하 1층에는 특별한 포토존도 마련되어 있다. 한복을 입고 기념이 될 만한 사진을 남길 수 있는 곳으로 병풍부터 창호지를 덧댄 창문까지 민속촌의 한 공간을 떼어다 놓은 것처럼 세심하다. 시어소가 문을 연 지는 올해로 8년, 손님은 대부분 외국인이고 단골도 많다. 다시 찾는 이유에는 ‘친절’과 ‘편리함’이 있다. 손님들이 남기고 간 메시지로 1층 벽면 하나가 부족할 지경이니 말이다. 시어소는 일반 객실은 물론 도미토리룸도 이용할 수 있으며, 어떤 객실을 사용하든 조식을 무료로 제공한다. 시어소는 위치상 남산, 명동성당, 청계천, 인사동, 북촌 등을 고루 둘러보기 좋다. 모든 곳을 직접 가본 한승훈 실장은 그중에서도 ‘광장시장’과 ‘낙산이화마을’을 추천한다고. 여행할때 참고하면 좋겠다. - 주 소 : 서울 중구 을지로12길 11 - 문 의 : 02-2278-7134 ✔ 초대의 한마디 시어소를 배경으로 제작한 무료 엽서에 나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를 써보세요.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도착했을 때 작은 선물이 될 거예요. ‘종로01’ 마을버스가 정겨운 이름의 정류장에 멈췄다. ‘세탁소’와 ‘빨래터’를 지나 ‘원서고개’에 다다랐다. 전용 리무진이라도 탄 듯 북촌마루한옥게스트하우스가 코앞이다. 때마침 이웃 주민을 마중 나온 정현례 대표가 반가운 인사를 건넨다. “마음이 부자인 집, 북촌마루예요. 어서 오세요!” 계단참에 놓인 장독대에는 그가 직접 담근 장이 알맞게 익어가고 있다. 손맛 좋은 한국 엄마의 솜씨는 매일 아침마다 발휘되는데 5~6가지 찬으로 대접하는 한식은 이곳을 떠나도 기억에 오래 남는 맛이다. 고갯마루에 자리한 한옥은 나만의 공간처럼 간직하고 싶다. 반질반질 윤이 나는 마루는 잠시 들른 객을 눕혀 낮잠이라도 자라고 권하는 것만 같다. ‘아, 평화로워라.’ 방 안의 큰 창 너머로 바람이 솔솔 불고 멀리 남산서울타워가 보인다. 고개 아래로는 뾰족한 데 하나 없이 북촌한옥마을의 고즈넉한 풍경이 구름처럼 깔려 있다. 대문을 열고 조금만 걸어 내려가면 저마다의 감성으로 꾸민 상점이 즐비해 골목길 여정에 생기가 돈다. “한옥이 익숙하지 않은 손님께 불편하지 않으냐고 물어보면 다들 고개를 저어요. 마루를 사이에 두고 다른 객실의 손님과 금세 친구가 되고, 아침을 함께 먹은 다음에는 식구처럼 친해지죠.” 주렁주렁 열린 머루에, 숨 쉬는 마루에, 따뜻한 밥 위에 ‘정’이 쌓인다. - 주 소 : 서울 종로구 창덕궁길 152 - 문 의 : 010-3253-8751 - 홈페이지 : www.bukchonmaru.com ✔ 초대의 한마디 작지만 섬세하게 꾸민 공간의 가치를 느껴보세요. 1층에 빈티지 매장도 있어서 한국 전통용품을 다양하게 만날 수도 있어요. 글 : 정상미 / 사진 : 이효태 출처 : SRT매거진 10월호 ※ 위 정보는 2019년 12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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