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교동도에 도착해서 제일 먼저 방문해야 할 곳은 당연히 화개정원이다. 현재 교동도에서 가장 핫한 공간이자 계절마다 색다른 매력을 뽐낸다. 여름날의 화개정원은 짙은 녹음과 다채로운 꽃들이 가득한 천상의 화원으로 변신한다. 모노레일을 타고 전망대에 올라서면 교동도 전망은 물론 저 멀리 아스라한 황해도까지 조망할 수 있다. 평화와 화해를 꿈꾸는 섬 교동도의 화개정원과 화개산전망대에서 싱그러운 여름을 만끽해 보자. 척박하고 고립된 유배의 섬 교동도는 교동대교가 강화도와 연결되고부터는 어느 때나 쉽게 오갈 수 있는 자유로운 섬이 되었다. 오히려 아름다운 정원과 시원한 뷰를 가진 전망대, 드넓은 곡창지대와 추억의 시장 등 매력적인 여행지를 지닌 찾고 싶은 섬으로 탈바꿈했다. 입구에서 화개정원과 전망대 관람까지 포함하는 입장권을 구입하고 나면 선택의 갈림길에 선다. 모노레일을 탈 것인가? 말 것인가? 여름과 겨울에는 모노레일 탑승을 추천한다. 시원한 에어컨 냉기를 즐기며 정원 풍경을 감상하다 보면 20분 만에 상부 정류장에 도착한다. 모노레일이 너무 천천히 움직여 답답하다고 말하는 방문객도 있지만 가파른 경사의 정원을 걸어 오를 바에야 느린 속도를 견디는 게 쉽다. 물론 일부러 걸어 오르는 방문객도 제법 있다. 20분~40분 정도 소요되는데 사진을 찍으며 쉬엄쉬엄 가다 보면 1시간 정도 걸린다. 등산하듯 천천히, 화개정원의 아름다운 꽃들을 하나씩 감상하며 걷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다만, 태양이 너무 뜨거워지기 전 오전 시간대에 걷는 게 좋다. 오후라면 무조건 모노레일이 정답이다. 화개정원 입장권은 정원 입구 매표소에서 끊고, 모노레일 티켓은 탑승장 건물 2층 매표소로 가야 한다. 모노레일은 왕복권으로만 판매하므로 참고할 것. 주말이나 단체여행객 등으로 탑승자가 많을 때는 대기 시간이 길어지기도 한다. 대기 시간 중에는 탑승장 건물에 마련된 루프탑 전망대에 가보자. 교동도 평야와 바다 건너 북녘땅도 보이고, 반대편으로는 화개정원 일대를 조망할 수 있다. 포토존도 있어 기념사진 찍기 좋다. 드디어 모노레일에 탑승하는 순간. 설레는 마음으로 노란 모노레일 안으로 들어간다. 8대의 모노레일이 연달아 운행하는데 한 번에 9명씩 타고, 5분마다 출발한다. 화개산 모노레일의 경우 탑승객 전원이 좌석에 앉도록 하고 있는데 올라가는 동안 경사가 심한 구간이 많기 때문이다. ‘이렇게 천천히 움직이는데 넘어질 일이 있겠어’ 싶은데 막상 경사 구간에서는 절로 팔걸이를 꽉 잡게 된다. 울퉁불퉁한 자연 지형 위에 그대로 레일을 설치해 오르락내리락한다. 화개정원은 화개산 경사면을 따라 다섯 가지 테마로 정원을 꾸몄다. 치유, 평화, 추억, 역사·문화, 물의 정원 등 오색테마정원이다. 각 정원의 테마를 고루 느끼려면 걸어서 정원 곳곳을 누벼봐야 한다. 테마에 맞게 나무, 바위, 폭포, 벤치 등을 다르게 구성했고 정자나 유리온실, 초가집 등이 군데군데 서 있다. 도보로 전망대까지 이동 시 임도와 덱길 두 가지가 있다. 임도는 계단 없이 완만한 경사로를 지그재그로 연결해 두었다. 덱길은 숲 사이에 설치해 그늘이 많고 나무 향기가 좋다. 화개정원의 랜드마크는 화개산 정상에 우뚝 선 전망대다. 가슴이 탁 트이는 시원한 전망이 좋다. 발아래로는 방금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오면서 감상한 화개정원 전경이 펼쳐지고, 그 뒤로 교동도 들판이 보인다. 시야를 더 멀리 가져가면 푸른 바다 너머 황해도의 연백평야가 드넓다. 화개산전망대는 규모가 무척 크다. 강화도의 상징인 저어새의 눈과 부리를 형상화한 모양이라고 하는데 눈에 해당하는 두 건물이 좌우에 위치하고 부리 자리에 길게 스카이워크를 설치했다. 건물 내부에는 커피와 음료를 마실 수 있는 카페가 있고, 이야기를 나누며 쉬어갈 수 있는 휴게공간도 있다. 독특한 디자인과 규모 있는 시설 덕분에 전망대 여기저기에서 자꾸만 사진을 찍게 된다. 스카이워크 바닥은 가운데 부분은 나무 덱으로 마감하고 가장자리 부분은 투명한 유리로 마감해 유리를 밟을 때면 아래로 쑥 꺼질 것 같은 아찔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차마 유리 부분을 밟지 못하고 난간을 꽉 잡은 채 나무 덱으로만 엉거주춤 걷는 방문객도 꽤 많다. 부들부들 떨면서도 감동적인 전망을 놓칠 수 없다며 전망대에 오른 이들이다. 전망대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곳은 온통 논이다. 교동도는 고려 시대 때부터 간척 사업을 시작했고 지금의 해안선을 갖춘 게 조선 시대였다고 하니 우리나라 최초의 간척지다. 연백평야, 금산, 봉화리마을 등 저 멀리 보이는 곳의 지명을 알아보기 쉽게 전망대 난간에 안내해 놓았다. 화개정원을 좀더 구석구석 돌아보기 위해 모노레일을 뒤로하고 걸어서 내려간다. 임도와 덱 중 선택은 덱으로 만든 길. 전망대 아래 경사가 유독 가파른 곳에만 덱이 있고 중간 아래부터는 모두 완만한 경사로 된 임도다. 정원 중간 즈음에 난데없는 초가집에‘뭐지?’ 싶어지는데 가까이 가보니 연산군 유배지다. 중종반정(1506년)으로 폐위된 연산군은 교동도에 위리안치(유배된 죄인이 거처하는 집 둘레에 가시로 울타리를 치고 그 안에 가두어 두던 일)된 지 두 달 만에 생을 마감했다. 자세한 설명을 곁들인 안내판과 함께 귀향 올 때 탄 소달구지를 재현해 놓았다. 계절별 다채로운 꽃을 감상하도록 수국, 도라지, 장미원, 상사화, 꽃잔디 등을 규모 있게 조성해 놓았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선베드, 해먹, 그늘막으로 조성한 멍때리기존에서 잠시 낮잠을 즐겨도 좋다. 유리온실처럼 꾸민 공간은 여름에는 덥지만 다른 계절이라면 쉬면서 사진을 찍기 좋은 최고의 포토존이다. 초승달, 대형 액자, 하트 포토존 등 곳곳에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는데 꼭 찍어야 할 곳은 바로 솥뚜껑 조형물이다. 꼭대기가 마치 솥뚜껑을 엎어놓은 형상이라 해서 화개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이를 모티브로 화개정원 곳곳에 솥뚜껑 조형물을 설치했다. 모바일 앱을 설치해서 솥뚜껑 인증샷을 6개 이상 찍으면 관광안내소에서 기념품을 준다. 미션도 달성하고 선물까지 받으니 일석이조다. 화개정원을 나와 허기진 배를 안고 대룡시장으로 향한다. 네비게이션이 알려주는 작은 마을 길을 따라가다 보니 언덕 위에 예쁜 교회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름도 그럴듯한 ‘순례자의교회’라니. 2.4평의 작은 예배당을 가진 손바닥만 한 교회인데 오르는 계단 앞에 ‘좁은문’이라고 적힌 아담한 아치가 인상적이다. 허리를 굽혀야 통과할 수 있는 좁은 문이다. 대룡시장 조금 못 미친 곳에 화해평화센터가 있다. 6.25전쟁 때 황해도 연백군에서 교동도로 3만여 명이 피난을 왔다가 돌아가지 못한 세월이 70년이 넘었다. 실향민의 섬이자 평화를 꿈꾸는 교동도에 화해와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으로 순교자의 모후 전교 수녀회에서 건립한 곳이 화해평화센터다. 종교적인 의미를 떠나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다. 센터 뒷마당에는 김포 DMZ 지역에서 철거한 철조망으로 만든 남영화 작가의 ‘평화의 꿈’이 전시돼 있다. 교동도의 명물인 대룡시장은 레트로 감성으로 넘쳐난다. 70·80년대 정서가 물씬 풍기는데 다른 지역보다 시계가 느리게 흐르는 듯한 교동도의 분위기를 그대로 보여준다. 순무김치, 쑥떡, 뻥튀기, 건어물, 쌀 등 지역 특산물이 풍성하고 맛있는 식당과 카페도 즐비하다. 화개정원·화개산전망대 주소 : 인천광역시 강화군 교동면 교동동로 471번길 6-60 문의 : 032-932-2336, 2337 이용시간 : 평일 08:00~19:00(입장 마감 18:00), 주말 08:00~20;00(입장 마감 19:00) 요금 : 화개정원(전망대 포함) 성인 5,000원, 어린이·청소년 3,000원, 강화군민 3,000원 홈페이지 : www.hwagaejungwon.ganghwa.go.kr 강화화개산모노레일 주소 : 인천광역시 강화군 교동면 교동동로 471번길 6-60 문의 : 032-933-3300 이용시간 : 평일 09:30~18:00, 주말 08:30~18:30 요금 : 왕복 일반 13,000원, 소인(25개월~7세 이하) 11,000원, 강화군민·장애인·20인 이상 단체 11,000원 글·사진 : 김숙현 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24년 5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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