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만남’일 것만 같은 클래식과 감자. 별다른 공통점을 찾을 수 없을 것 같은 두 가지 테마가 만났다. 하지만 무대가 강원도라면 뭔가 얘기가 될 것 같다. 강원도를 대표하는 농작물인 감자라는 테마를 넣어 좀더 친근하고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는 클래식 음악회인 ‘클래식 감자콘서트’를 탄생시켰다. 정형화한 공연장, 엄숙하고 조용한 분위기에서 즐기는 일반적인 클래식 공연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강원도라는 순박한 땅에서 순수하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음악을 즐기는 클래식 감자콘서트는 클래식과 감자의 어색한 만남이 아름답고 유쾌한 만남으로 발전한 현장을 보여준다. 강원문화재단이 주관하는 2013 클래식 감자콘서트는 지난 7월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서 평창비엔날레 개막과 함께 첫선을 보였다. 공연 시작 전에 감자인형 탈을 쓴 사람들이 알펜시아리조트 일대를 돌아다니면서 클래식 감자콘서트를 홍보했다. 시작부터 뭔가 재미나 보인다. 클래식이라면 어렵고 재미없을 거란 생각에 흥미를 못 느낄 법한 아이들이 먼저 반응을 보인다. 안내문을 받아들고 감자 아저씨들과 사진을 찍으며 “저녁 때 꼭 갈게요” 한다. 이윽고 공연 시각이 되자 아이들의 손을 잡은 많은 가족들이 공연장을 찾았다. 일반적인 클래식 공연은 어린아이들의 출입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 클래식 공연을 즐기고 싶었던 부모들에게는 클래식 감자콘서트가 좋은 기회가 되어준다. 제대로 차려 입고 온 사람들도 있지만 반바지, 슬리퍼 차림의 편안한 옷차림이 더 많다. 다른 클래식 공연처럼 옷을 갖춰 입고 올 필요가 없다는 게 클래식 감자콘서트의 또 다른 매력이다. 강원도 내 일반 공연장에서 열리기도 하지만 야외나 축제 현장을 무대로 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굳이 옷차림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남녀노소 누구나 쉽고 재미나게 클래식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게 바로 클래식 감자콘서트의 기획 의도이니 말이다. 클래식 감자콘서트 첫 번째 공연장은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의 뮤직텐트. 왠지 예술의전당이나 콘서트홀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곳들보다 친숙한 느낌이다. 흰 천막 같은 대형 지붕이 눈에 확 들어온다. 자세히 살펴보면 단순한 텐트 모양이 아니라 축음기 나팔 모양을 본떴음을 알 수 있다. 뮤직텐트는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제대로 된 자연친화적 공연장이라는 점에서 건립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강원도 대관령 청정 대자연에서 클래식 음악을 즐길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음악인들은 물론 일반인들도 들뜨게 했다. 뮤직텐트는 외관이 소박해 보이지만 내부는 전문 연주 홀 수준의 시설을 갖췄다. 특히 공연장 벽면을 오픈형으로 제작해, 벽을 개방하면 대관령의 맑은 공기를 마시며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이후로는 뮤직텐트가 아닌 강원도 내 다른 지역에서 클래식 감자콘서트가 열리겠지만, 어쨌든 장소가 강원도인 만큼 깨끗한 자연은 기본이다. 거기에 사람들의 마음가짐도 클래식 감자콘서트를 차별화하는 데 한몫을 한다. 번잡한 도심이 아닌 강원도에서 맛보는 여유로운 휴식시간이니 사람들의 마음도 유유자적할밖에. 뭐든 여유롭게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 상태에서 즐기는 클래식 음악이니 더 감미롭고 깊이 있게 다가올 게 분명하다. 이래저래 클래식 음악을 받아들일 만한 완벽한 조건이 갖춰진다. 연주는 감자페스티벌오케스트라가 담당한다. 오직 클래식 감자콘서트만을 위해 결성된 프로젝트 오케스트라가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보통사람을 위한 팡파르>, <아리랑 랩소디> 등 우리가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익숙한 클래식 음악을 들려준다. 중간 중간 조명과 레이저를 이용한 특수 효과가 더해져 음악에 더욱 몰입하게 해준다. 레이저 쇼와 어우러지는 클래식 음악은 정적인 모습에 동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감동을 더해준다. 엄숙하고 조용한 분위기가 아니라 사람들의 환호와 아이들의 이야기 소리 등 적당한 소음이 뒤섞이기도 한다. 이런 음악회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특별한 클래식 콘서트다. 엄숙하지 않고 다소 소란스러울지라도 가족이 함께 클래식 음악을 즐긴다는 것 자체로 의미 있는 시간이다. 아이들에게도 클래식 음악회가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인식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주는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첫 번째 클래식 감자콘서트가 끝난 뒤에는 모든 관람객에게 강원도산 삶은 감자를 나눠줘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했다. 사실 클래식 감자콘서트는 7월 첫 공연을 시작으로 매달 강원도 각 시·군의 공연장과 유명 관광지를 돌며 순회공연을 열 계획이었으나, 8월과 9월에는 여러 사정상 공연이 열리지 못했다. 그러나 아쉬워할 것 없다. 10월부터 다시 공연이 열릴 예정이다. 먼저 10월 2일부터 시작되는 양양송이축제 기간에 클래식 감자콘서트를 즐길 수 있다. 10월 5일 저녁 7시 행사장 내 무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또 12월 24일 저녁 8시에는 크리스마스이브에는 낭만의 도시 춘천에서 공연이 열리기로 확정된 상태다. 춘천 소재 강원대학교 백령아트센터에서 열릴 예정이며, 캐럴이 가미돼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고조시켜줄 것으로 보인다. 확정된 일정 외에도 강릉이나 고성 등지에서도 공연을 추가로 논의 중이다. 올 가을과 겨울 강원도 여행을 계획할 때, 클래식 감자콘서트 스케줄을 미리 확인한 후 목적지를 정해도 좋을 듯하다. 웬만한 도시에서도 클래식 음악회를 즐길 수 있지만, 깨끗하고 맑은 강원도의 대자연에서 음미하는 클래식은 분명 느낌이 다를 것이다. 게다가 무료 공연이니 찾아다니며 볼 만하지 않은가. 순박한 강원도가 들려주는 클래식 선율이 궁금하다면, 강원도 내 각지에서 열릴 클래식 감자콘서트를 찾아가 보자. 제2회 클래식 감자콘서트 일시 : 2013년 10월 5일(토) 저녁 7시 장소 : 양양송이축제 특설무대 문의 : 강원문화재단 033-240-1311 http://www.gwcf.or.kr/ 주변 음식점 실로암메밀국수 : 메밀국수 / 강원 양양군 강현면 장산리 228 / 033-671-5547 단양면옥 : 냉면, 막국수 / 강원 양양군 양양읍 남문리 16-35 / 033-671-2227 옛뜰 : 섭국, 두부구이 / 강원 양양군 손양면 동명로 289 / 033-672-7009 숙소 대명쏠비치호텔&리조트 : 강원 양양군 손양면 선사유적로 678 / 1588-4888 http://www.daemyungresort.com/ 산과바다 : 강원 양양군 강현면 동해대로 3393 / 033-673-3313 http://sanbadahotel.com/main/main.php 어메이징모텔 : 강원 양양군 현남면 인구1리 638-1 / 033-671-8070 http://www.amazingjukdo.com/ 글, 사진 : 김수진(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3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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