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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성은 삶과 가깝다. 일상의 공간에서 걸어서 쉽게 닿을 수 있고, 시민들의 휴식처로, 때로는 축제의 현장으로 이방인을 반긴다. 삶터 가까운 곳에 역사와 풍경과 문화가 깃든 성곽이 존재한다는 것은 큰 행운이다. 도시에는 상징이자 로망의 공간이 있다. 진주의 상징이자 로망으로 진주성과 촉석루를 꼽는 데 누구도 주저하지 않는다. 영남 제일의 명승이라는 촉석루의 사연을 되짚어보면 단연 흥미롭다. 진주성이 임진왜란 3대첩지 중 한 곳이었다는 무거운 주제는 잠시 뒤로하자. 전시에 장졸을 지휘하던 지휘소로 쓰였던 촉석루는 평상시에는 선비들이 풍류를 즐기던 곳이었다. 임진왜란 때 불탄 것을 광해군 대에 웅장하게 중건해 1948년 국보로 지정됐지만, 한국전쟁 때 다시 화재로 소실됐다. 지금의 건물은 1960년 시민들이 성금을 모아 중건한 것이다. 시민들의 사랑으로 되살린 건물은 그 의미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진주성이나 촉석루에는 단순한 유적이 아닌 삶과 풍류가 깃든 문화의 공간이라는 의미가 덧입혀진다. 오스트리아 빈의 오페라하우스는 파리의 오페라하우스, 밀라노의 라 스칼라와 더불어 유럽의 3대 오페라 극장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제2차 세계대전으로 폐허가 된 빈을 재건할 때 시민들은 투표를 통해 시청사나 국립의사당을 제치고 오페라하우스를 1순위로 꼽았다. 빈 오페라하우스는 이후 시의 상징이자 빈을 방문하는 이방인들의 로망으로 자리를 굳혔다.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대변하는 르네상스풍의 오페라하우스 역시 2차 세계대전 때 소실됐지만 시민들의 뜻으로 70여 년 만에 원형대로 복원된 뒤 꾸준하게 사랑받고 있다. 옛 전투의 상흔이 서린 진주성과 촉석루가 진주 시민뿐 아니라 이방인들에게도 진주의 상징으로 추앙받는 데는 역사, 풍광과 함께 문화적인 의미도 짙게 배어 있기 때문이다. 진주성은 매년 유등축제가 열리는 아름다운 공간으로도 인상 깊다 . 진주성 나들이에 심호흡은 필요 없다. 진주 여행길이라면 한 번쯤 지나치거나 들르게 되는 곳이 진주성이다. 덜컹거리는 버스를 타고 달리다 무심코 창밖을 내다보면 진주성이 있고, 성곽 앞을 유유자적 에돌아 남강이 흐른다. 본래 성곽과 물로 둘러싸인 성은 단절의 의미가 강하지만 진주성만은 예외인 듯하다. 진주의 명물 진주성은 도심에서 걸어서 불과 10분 거리에 있다. 진주 남강을 홀연히 건너면 바로 진주성이다. 남강변 절벽 위에 세워진 진주성은 임진왜란 때 왜군과의 전투에서 민․관․군 7만여 명이 전사한 아픔이 서린 곳이다. 진주성을 관람할 때는 부리나케 성만 둘러보고 자리를 뜨는 조급함을 버리는 것이 좋다. 강 건너편 산책로에서는 성곽의 자태가 더욱 도드라진다. 강변 산책로에 대숲이 조성되어 있고 대숲 곳곳에 전망대와 벤치가 있어 강에 드리워진 성의 여운을 오붓하게 만끽할 수 있다. 성 앞에는 돛배가 한가롭게 떠 있다. 본격적인 성곽 구경은 남강 진주교를 건너면서 시작된다. 진주성의 둘레는 1,760m. 성문 어느 곳으로 들어서나 한적한 산책로가 이어진다. 사람들의 발길이 마지막으로 닿는 곳은 촉석루. 진주성의 보물 같은 누각으로 남강과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는 곳이다. 진주성 투어는 우리나라 3대 누각 중 하나인 '명품' 촉석루를 어느 각도에서 알현하느냐가 관건이다. 진주 시민들은 촉석루 난간에 기대 남강의 풍광을 음미하며 상쾌한 휴식을 즐기곤 한다. 지금이야 평화로운 휴식처지만 과거로 거슬러 가면 진주성에 얽힌 사연이 구구절절하다. 진주성은 본래 토성이었는데 고려 말 왜구의 잦은 침략에 대비하기 위해 석성으로 고쳐 쌓았다. 임진왜란 때는 김시민 장군이 왜군을 대파한 진주대첩의 현장이며, 왜군이 재차 침략해왔을 때 민․관․군이 최후까지 항쟁한 곳이기도 하다. 당시 논개가 적장을 껴안은 채로 남강에 투신했다는 것은 유명한 이야기다. 논개를 비롯해 당시 순국한 7만여 명의 충절을 기리기 위해 매년 5월이면 전통예술제인 논개제가 이곳에서 열린다. 촉석루 아랫길로 내려서면 깎아지른 절벽에 의암이 있다. 논개가 왜장을 껴안고 강물에 뛰어들어 순절한 곳으로 촉석루를 받치고 있는 벼랑만큼이나 의연한 모습이다. 진주성 안에는 여러 유적이 가지런하게 정렬해 있다. 공북문은 진주성의 정문으로 임금이 계신 북쪽을 공경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서문 지휘소인 서장대 옆에 위치한 호국사는 임진왜란 때 승병들의 근거지였으며, 창렬사는 진주성 전투에서 순국한 이들을 기리는 사당이다. 성내에 들어선 임진왜란 전문 박물관인 국립진주박물관은 한국의 대표적인 건축가 김수근의 작품이다. 진주성 외곽에는 골동품을 파는 골목이 자리하는데 특이하게도 이름이 인사동이다. 남강 건너 시작한 진주성 산책은 이곳 인사동 골동품거리에서 마무리된다. 배가 출출하다면 인근 중앙시장에서 진주 별미인 진주비빔밥으로 허기를 달래자. 진주비빔밥은 전란 중에 진주성 병사들이 즐겨 먹었다는 사연이 깃들어 있어 더욱 애착이 간다. 진주성 구경에는 낮밤이 따로 없다. 진주성은 야경도 압권이다. 진주의 대표 축제인 유등축제도 진주성 남강 일대에서 밤에 열려 외지인들을 가슴 설레게 만든다. 진주성 -주소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626 -문의 : 055-749-2480 http://castle.jinju.go.kr/main/ 주변 음식점 -아리랑 : 교방한정식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471번길 5 / 055-748-4556 http://www.jinjuarirang.kr/ -제일식당 : 진주비빔밥 / 경상남도 진주시 중앙시장길 29-2 / 055-741-5591 숙소 -아시아레이크사이드호텔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1번길 133 / 055-746-3734 http://www.asiahotel.co.kr/ -동방관광호텔 : 경상남도 진주시 논개길 103 / 055-743-0131 -롯데모텔 : 경상남도 진주시 논개길 83 / 055-741-4886 글, 사진 : 서영진(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3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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