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강동역 부근에 조성된 강풀 만화거리는 국내 대표 웹툰 작가인 강풀(본명 강도영) 씨의 만화를 주제로 한 벽화골목이다. 그의 수많은 작품 중에서도 〈순정만화〉 〈그대를 사랑합니다〉 〈바보〉 〈당신의 모든 순간〉 등 따뜻하고 인간애 넘치는 이야기를 골라 담았다. 느닷없이 외로움이 밀려오는 날, 마음이 바닥까지 가라앉을 때, 슬슬 지하철 타고 나가 어슬렁거려볼 만하다. 두서없이 치장한 여느 벽화골목과 달리 일관된 스토리를 가지고 탐방객을 향해 줄기차게 말을 걸어온다. <Course> 강풀만화거리 입구 → 나들이 왔어요? → 얘가 웬일이래? → 전봇대와의 대화 → 어르신들이 전하는 따뜻한 말들 → 승룡이네 집 → 추억이 흐르는 이발소 <추천 대상> 작지만 따뜻한 위로가 필요한 누구나 강풀만화거리 입구 지하철 5호선 강동역 4번 출구에서 나와 잠시 걸으면 왼쪽으로 강풀만화골목이 시작된다. 인도와 주차장 사이 담벼락에 오토바이를 탄 노부부 그림, ‘어서 와’ 글씨 조형물이 붙어 있다. 여기서 성내시장 입구까지 큰 골목 작은 골목, 높은 담장 낮은 벽을 따라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보통 서민들의 평범한 일상 이야기를 담은 만화 벽화들이 이어진다. 그림도 그림이지만, 곁들여진 말풍선 대화들이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따스하고 평안한 그림, 마음을 울리는 그림 앞에서 그림 속 주인공들과 함께 사진 한 컷 찍어 보시길. 나들이 왔어요? 처음 만나는 그림에 곁들여진 글이다. 한때 구멍가게였음직한 작고 허름한 집 앞면 전체가 그림이다. 〈그대를 사랑합니다〉의 등장인물이 ‘나들이 왔어요?’ 하고 탐방객을 향해 묻는다. 이런 화법이 나홀로 탐방객에게 작은 위안을 준다. 앞쪽에는 탐방 코스 지도와 만화거리 설명 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그림 감상 순서는 방향표시나 길바닥의 별 모양을 따라가면 되지만, 꼭 그 방향으로 따라갈 필요는 없다. 일부 구간은 표시가 보이지 않기도 한다. 얘가 웬일이래? 〈당신의 모든 순간〉 벽화를 감상하고 왼쪽 골목으로 들면 허름한 점집 벽에 그려진 가족들이 탐방객을 반긴다.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온 주인공을 엄마와 아버지, 할머니가 대문을 활짝 열고 맞아준다. 평안한 집, 옛 모습 그대로의 집, 변함없이 반겨주는 가족이 있는 집의 그림이다. 〈바보〉 제2화 ‘귀가’의 한 장면이다. 가족들은 “아니, 얘가 웬일이래? 연락도 없이” 하며 환한 얼굴로 탐방객을 맞는다. 전봇대와의 대화 그림들을 둘러보는 동안 전봇대에 붙어 있는 말들도 가슴을 친다. ‘자네가 해주고 싶은 대로 해. 해주고 싶어도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을 때가 올지도 몰라’ 등 만화에 나오는 정겹고도 깊은 울림을 주는 대화들을 노란색 바탕의 종이에 적어 전봇대에 붙여 놓았다. 어르신들이 전하는 따뜻한 말들 따뜻하고 힘이 되는 말들을 모아 장식한 코너. 이 마을 어르신들이 젊은이들에게 전하는 따뜻하고 정겨운 한마디로, 곧 시간의 선물이다. 편의점 담벼락에 ‘서로 바라보고 참 예쁘다고 다독거리자’, ‘실수를 많이 하면 고쳐 나가면 된다’, ‘건강해’, ‘상대방을 존경하고 격려하자’ 등의 문구가 적힌 나무패들이 붙어 있다. 평범하고 흔하지만 하나같이 지당한 말씀들이어서 더 새삼스럽게 가슴에 다가온다. 승룡이네 집 〈바보〉의 주인공 승룡이네 집으로 이름 지은 동네 카페 겸 문화 공간이다. 1층은 커피, 음료수 등을 파는 카페, 2층은 수백 권의 만화가 꽂힌 만화방이자 다양한 모임을 가질 수 있는 ‘동네 배움터’다. 3층은 만화가들이 입주해 작업하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매일 오전 10시~오후 8시 오픈. 일요일은 쉰다. 추억이 흐르는 이발소 만화거리 안에 자리한 54년 경력의 이발사 김영오 씨가 운영하는 이발소다. 유명 호텔 이발소에도 있었고 일본에서도 이발소를 운영했던 김 씨가 20년째 터를 잡고 성내동 주민들의 머리를 깎아주고 면도해주는 곳이다. 이곳에 들르면 구수한 입담으로 풀어놓는 동네 이야기를 듣거나 파란만장한 이발 인생을 엿볼 수 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건 이발소 내부에 전시된 오만가지 잡동사니들이다. 수십 년 된 바리캉과 면도기, 빗, 드라이기 등 이발용품 말고도 고색창연한 시계, TV, 타자기, 라디오, 전화기, 주판, 축음기까지, 이발소라기보다는 잡동사니 전시장이요 추억의 박물관이다. 강풀 작가도 가끔 들러 이발을 한다고 한다. 여행이 풍성해지는 플러스 코스 강풀만화거리에서 도보여행 범위를 좀 넓히면, 소소하면서도 짭짤한 볼거리, 먹을거리가 기다린다. 작지만 알찬 성내시장이 가까이에 있고, 몇 분 걸으면 주꾸미골목이 나타난다. 큰길 건너에는 천호동 로데오거리와 문구·완구거리가 있다. 옷가지나 액세서리, 문구류와 장난감류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곳들이다. 문구·완구거리 앞 도로 건너편엔 백제 유적 풍납토성이 있다. 풍납토성에서 한강 쪽으로 나가면 광나루한강공원이지만 다리품을 좀 팔아야 한다. 시간에 여유가 있고 힘도 남았다면 광나루한강공원 산책도 해볼 만하다. 천호동 로데오거리 천호대로에서 천호시장 입구 부근까지 이어진 쇼핑 거리다. 의류·액세서리·보석·화장품 가게를 비롯해 미용실·오락실·노래방·술집·커피숍들이 즐비하다. 젊은 층이 몰려드는 쇼핑가이자 유흥가다. 명성에 비해 다소 쇠락한 모습이지만 여전히 젊은이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성내시장 강풀만화거리 반대편 입구로 나서서 왼쪽으로 잠시 걸으면 성내시장이 나온다. 1982년 성내동 주택가 사이에 생겨난 전통시장이다. 1자형으로 형성된 작은 규모지만 과일·채소·의류·액세서리·열쇠·도장 가게에 만두·국밥·분식집까지 있을 건 다 있는 비교적 깔끔한 시장이다. 점포수는 80여 개다. 간판을 둥근 모양으로 통일하고, 점포 주인의 얼굴을 만화처럼 각각 그려 넣은 점이 돋보인다. 다양한 표정의 주인들 사진을 찍어 전문 일러스트레이터가 작업해 만들었다고 한다. 천호동 문구·완구거리 지하철 5호선 천호역 1번 출구 쪽 골목에 있다. 대형 문구 도소매점과 완구 도소매점, 과학교재사, 필방, 지업사 등 문구류 관련 업소 약 30곳이 밀집해 있는 곳이다. 문 닫은 업소들도 있어 다소 썰렁한 분위기지만, 필기구 등 학용품류와 각종 레고 제품, 보드게임, 로봇 등 장난감류를 저렴하게 사려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주꾸미골목 성내동·천호동 일대에서 인기를 끄는 먹자골목이다. 골목에 들어서자마자 구수하게 익어가는 양념 주꾸미 냄새가 풍겨온다. 15년 전부터 주꾸미 전문 식당들이 생겨나기 시작해, 10년 전쯤 10여 집이 몰려 밤마다 불야성을 이루는 주꾸미골목이 형성됐다. 식당마다 다르지만 대개 불판에 주꾸미와 삼겹살, 주꾸미와 새우 등을 함께 넣고 치즈떡·만두·당면 등을 곁들여 얼큰하게 익혀 술안주로 먹는다. 하하·호호·낄낄·깔깔 지하보도 천호대로를 사이에 두고 주꾸미골목과 로데오거리를 잇는 천호지하보도가 있다. 네 개의 출입구 외부와 내부에 페인트를 부어 흘러내리도록 하고 각각 하하·호호·깔깔·낄낄 게이트라는 이름을 붙였다. 지하보도는 전시공간이자 체험공간이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피아노가 놓여 있고, 벽엔 그림이 그려져 있다. 오래돼 낡고 어두웠던 지하보도를 웃음소리가 들리는 밝은 공간으로 재단장했다. 풍납토성 한강 남쪽에 자리한 초기 백제의 성곽이다. 사적 제11호. 문구·완구거리 맞은편에 있다. 천호사거리에서 천호대로를 건너면 된다. 풍납토성 일대에서 일제강점기인 1925년 대홍수 때 유물이 다수 출토되어 주목받기 시작했다. 1997년부터 시작된 발굴조사에서 백제의 시조인 온조왕이 기원전 18년 한강 유역에 정착해 도읍한 하남 위례성인 것으로 인정됐다고 한다. 토성 위를 따라 걸을 수는 없지만 옆쪽으로 공원이 조성돼 있다. 토성 탐방로는 남쪽의 몽촌토성 구간으로 이어진다. 출처 : 청사초롱 글 : 이병학(한겨레신문 ESC팀 선임기자), 사진 : 이병학, 박은경(청사초롱 기자) ※ 위 정보는 2019년 9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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