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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새벽 여명(黎明)이 반가운 이유는 칠흑의 어둠을 뚫고 빛을 선물해서다. 봄을 환영하는 이유도 비슷하다. 혹한의 계절이 차갑고 단단하게 얼려놓은 세상을 봄은 기특하게도 흐물흐물 녹이는 마법을 부린다. 겨울의 시작이 북쪽이라면, 봄의 출발점은 당연히 남녘이다. 바다를 품은 도시 여수, 그중 뱃길로 들어가는 하화도의 꽃섬길에서 가장 먼저 도착해 있는 봄을 만났다. 얼마나 예쁜 꽃이 많으면 ‘아랫꽃섬’으로 불릴까. 하화도(下花島)를 두고 하는 말이다. 하화도는 이름에 걸맞게 매년 이맘때면 꽃이 마치 자연의 포장지라도 된 것처럼 섬 전체를 뒤덮는다. 봄을 만나기 위해, 그리고 봄이 밀어 올린 꽃을 보기 위한 여행지로 하화도만 한 곳이 또 있을까. 하화도를 처음 발견한 이는 조선의 피난민이었다. 임진왜란이 일어났던 선조 25년(1592년), 왜군의 침략을 피해 기약 없이 바다로 뗏목을 띄운 피난민들은 이 섬을 발견했다. 피난민이 본 하화도는 전쟁으로 참혹하게 변한 육지의 모습에 비해 얼마나 눈부신 풍경이었을까. 야생화로 옷을 입은 섬은 전쟁으로 상처받았을 그들을 따뜻하게 품어주었을 것이 분명하다. 하화도로 들어가기 위해 여수여객선 터미널에서 배를 탔다. 오랜만에 바다를 본다는 설렘도 잠시, 오래 걸리지 않아 멀리 하화도가 보인다. 선착장에 내리자 담장에 ‘아랫꽃섬 하화도’라고 곱게 쓴 글씨가 먼 길 온 여행객을 맞았다. 정성스럽게 알록달록한 빛깔로 멋을 부린 벽화는 또 어떤가. 원 없이 꽃향기에 취할 수 있겠다 생각하니 기분은 이미 황홀하기만 했다. 섬에 오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서둘렀던 탓일까. 꽃섬길 트래킹에 본격적으로 나서지도 않았는데 벌써 배가 고팠다. 선착장에서 멀지 않은 애림민야생화공원으로 이동해 여수에서 가져온 간식으로 허기를 달랬다. 미리 도시락을 준비하지 못했다면 선착장 주변에서 영업 중인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것도 좋다. 매점에서 간단한 군것질거리를 사와 애림민야생화공원에서 바다 풍경을 감상하면서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애림민야생화공원은 하화도 공식 야영장이다. 하화도는 트래킹뿐만 아니라 백패킹을 즐기는 이들도 많이 찾는 섬이다. 공원 주변에 화장실, 개수대, 샤워실 등이 있어 캠핑하기에 불편함이 없다. 애림민야생화공원에서 바다 건너편으로 보이는 섬은 하화도의 형뻘쯤 되는 상화도다. 두 섬 전체에 동백꽃과 유채꽃, 진달래, 제비꽃, 구절초 등이 계절을 넘나들며 피고 진다. 마치 사이좋은 형제섬처럼 이름도 ‘웃꽃섬 상화도’, ‘아랫꽃섬 하화도’로 다정하게 불린다. 배를 든든히 채웠으니 이제 걸을 때다. 오늘 걸을 꽃섬길의 전체 거리는 약 5.7㎞. 천천히 걸어도 3시간이면 충분하다. 어려운 코스가 없어 어른, 아이 모두 섬 풍경을 즐기며 걷기에 좋다. 바다 풍경을 보며 해안 길을 걷는가 싶더니, 이내 숲길로 접어들고, 다시 탁 트인 남해 경치가 눈앞으로 펼쳐진다. 큰 굴 삼거리를 지나 막산전망대에 도착했다. 하화도 부속 섬 장구도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지점이다. 다음으로 꽃섬길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꽃섬다리를 건널 차례다. 두 봉우리를 연결한 100m 길이 다리인데, 아찔한 풍경 때문에 나도 모르는 사이 잠시 걸음이 멈칫했다. 난간 아래로 까마득하게 펼쳐진 경치 때문인데, 다리 높이만 자그마치 65m다. 다리 밑을 보면 바다 쪽으로 크게 입을 벌린 모양을 한 큰 굴이 하나 있다. 예전 밀수꾼들이 밀수품을 은닉하던 곳이라고 알려진 굴이다. 깻넘전망대와 큰산전망대에서는 먼발치로 개도와 금오도를 볼 수 있다. 서쪽으로는 나로우주센터가 자리한 고흥 외나로도가 보인다. 시짓골전망대와 낭끝전망대까지 오면 꽃섬길을 거의 돌아본 셈이다. 봄기운에 흠뻑 취했던 길이 끝나가니 못내 아쉬운 마음뿐이다. 언제 끝날까 싶었던 꽃섬길은 어느새 출발지점이자 도착점인 선착장으로 이어졌다. 1 여행 팁 - 하화도행 여객선은 두 곳에서 출항한다. 여수여객선 터미널에서는 1일 2회 출항하며, 하화도까지 약 1시간 10분 걸린다. 백야도 선착장에서는 1일 3회 출항하고, 하화도까지 약 50분 걸린다. 글 : 여행작가 이시우 사진 : 여수시청 제공 ※ 위 정보는 2021년 4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mo{display:none;} @media screen and (max-width: 1023px){ .mo{display:block;} .pc{display:n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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