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은 다양한 식도락의 즐거움을 만날 수 있는 도시다. 갈비 하면 생각나는 수원 갈비처럼 소문난 갈빗집도 많지만, 갈비만큼 믿음직하고 개성 있는 냉면집이 수두룩하다. 선육후면(先肉後麵)의 묘미를 맛보는 위풍당당 화로구이의 평양냉면, 진주의 육전과 해물육수가 어우러지는 박군자 진주냉면, 매콤한 코다리무침이 올라가는 속초식 황재코다리냉면 등 겨울바람처럼 알싸하고 개운한 맛이 매력적인 별미 냉면 세 가지를 찾았다. 그런 사람 꼭 있다. 이냉치냉의 짜릿한 미각을 위해 한겨울을 기다리고, 새로운 맛이 있다면 먼길 마다치 않고 달려간다. 그들이 그토록 열광하는 음식은 평양냉면이다. 평양냉면은 매우 좋아하거나 좋아하지 않는 사람으로 나뉜다. 그 맛을 모르는 사람이 먹었을 때 ‘이게 무슨 맛?’인가 한다. 물론 식탁에 놓인 설탕과 식초, 겨자를 넣어 입맛대로 먹어도 되지만, 평양냉면의 첫맛은 담백하다 못해 심심하게까지 느껴진다. 그러다 그 심심한 맛에 매료되어 고유의 풍미와 맑고 시원한 육수에서 느껴지는 은은하고 깊은 맛에 중독되는 건 시간문제다. 숯불에 노릇하게 구운 갈비를 몇 점 남겼다가 냉면 한 젓가락에 척 올려 같이 먹는 맛도 수원 평양냉면의 매력이다. 그러고 보면 평양냉면은 맛을 알기도 힘들지만, 맛을 내기도 쉽지 않다. 위풍당당 화로구이 식당 입구에는 평양냉면 제면소가 따로 마련되어 있다. 평양냉면에 대한 주인장의 의지와 자부심이 느껴지는 곳이다. 주말에는 주인장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면을 뽑을 만큼 평양냉면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평양냉면은 소박한 비주얼에 비해 깊은 맛을 내기에 까다로운 음식이다. 메밀을 주재료로 사용하다 보니 면발을 뽑기부터 쉽지 않다. 메밀과 전분을 반반씩 섞어 뽑은 면은 쫄깃한 맛이 살아 있어 기존 이북식 냉면보다는 대중적이다. 오로지 한우의 설깃살 부위로만 끓인 육수 베이스에 동치미 국물을 소량 넣어 만든 냉면육수 맛은 클래식하고 깔끔하다. 이 부분에서 1만 원이라는 냉면 값이 적절하게 느껴진다. 스스로 평양냉면 마니아임을 자처하는 주인장에게는 자부심이 한 가지 더 있다. 평양냉면 맛을 아는 70~80대 이상 손님들이 점차 늘고 있는 데다, 서울까지 안 가도 맛있는 평양냉면을 수원에서 맛볼 수 있어 다행이라는 인사를 받는 일이다. 영업시간 11:00~23:30, 추석‧설날 휴무. 양념왕갈비 1인분 1만 7,000원, 평양물냉면 1만 원. 경상남도 진주에 가야 먹을 수 있던 진주냉면이 수원 나혜석거리에 문을 열었다. 진주의 향토음식인 진주냉면은 《동국세시기》(1849)에 언급될 만큼 오랜 역사를 가졌다. 조선시대 진주의 양반가와 기방에서 선주후면의 식사법에 따라 마무리 별식으로 즐겨 먹던 음식이 푸짐한 한끼 식사가 되었다. 육전을 비롯해 편육과 무절임, 오이, 배, 달걀, 실고추 등이 올라간 진주냉면은 비주얼부터 화려하다. 박군자 진주냉면은 진주의 시장 골목에서 육전을 얹은 냉면을 팔던 황덕이 할머니의 장남이 손맛을 이어가는 식당이다. 주인장은 어린 시절 냉면을 삼시세끼 드시던 아버지를 기억한다. 자신도 직접 말아낸 진주냉면을 매일 즐겨 먹는다. 방짜 유기에 담겨 나오는 진주냉면은 큼직하게 썰어 올린 육전도 낯설지만, 짭조름한 해물육수가 생소하다. 마른 바지락, 황태, 문어, 디포리, 오징어, 마른 새우, 표고버섯, 다시마, 양파, 파 뿌리 등 10여 가지 재료를 무쇠솥에서 진국으로 끓여 비린내를 잡는다. 경상도 음식이다 보니 육수 간이 묵직하다. 해물 향이 나는 짭조름한 육수는 두툼한 꾸미 덕분에 무난하게 넘어간다. 기름기 없는 우둔살을 두툼하게 썰어 달걀 물을 씌워 부쳐내는 육전은 담백하고 고소하다. 냉면에 올려도 크게 맛을 해치지 않는 이유가 그 담백함에 있다. 사과식초와 겨자를 넣은 간장소스가 은근히 육전 맛을 살려준다. 메밀과 전분을 반죽해서 뽑은 면은 압축 면으로 쫄깃한 맛을 살려 육전을 비롯해 푸짐하게 들어 있는 편육과 함께 먹다 보면 쫀득하고 부드럽게 어우러지는 맛이 딱 좋다. 영업시간 08:00~22:00, 연중무휴. 진주물냉면 8,000원, 진주비빔냉면 8,500원, 소고기육전 (소) 2만 원 코다리냉면으로 더 익숙한 명태회냉면은 함경남도 단천 지역의 고유한 냉면으로 속초 아바이마을 실향민들이 그 맛을 이어가고 있다. 기존 함흥식 회냉면에 홍어나 가자미를 올리는 것과 달리 고명으로 코다리무침을 올린다. 바짝 말린 명태는 황태라 부르고 코다리는 꾸둑꾸둑하게 반쯤 말린 명태다. 부드럽게 손질한 명태 살에 새콤달콤하고 매콤한 양념이 촉촉하게 배어들어 씹을수록 감칠맛이 도는 것이 코다리무침의 매력이다. 사과와 배 등 과일과 채소를 넉넉히 갈아 넣고 양념을 숙성시키기 때문에 매운맛보다는 달큼하고 시원한 맛이 살아 있다. 자리에 앉자마자 내오는 건 황태를 끓여 맑게 우려낸 육수다. 황태육수에 누룽지를 넣어 끓인 것처럼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황태, 무, 대파, 사과, 배, 레몬 등 10여 가지 재료를 넣어 끓여내는 육수는 매콤한 코다리냉면과 잘 어울린다. 황태는 겨울이 제철이라 겨울에 먹는 황태육수가 가장 진하고 맛있다. 또 황태는 단백질이 풍부한 영양식으로 간을 보호하는 아미노산이 풍부해 혈액을 맑게 해주는 등 간 기능에 탁월한 효과가 있어 해장에 좋다. 해장으로 시원한 평양냉면도 좋지만, 구수한 황태육수를 곁들인 코다리냉면도 추천할 만하다. 코다리무침은 고기 육수에 말아내는 물냉면에는 올리지 않고 비빔냉면에만 올라간다. 코다리무침만 따로 주문해서 물냉면과 즐길 수도 있다. 영업시간 09:30~21:30, 연중무휴. 코다리비빔냉면 7,000원, 아바이순대 1만 3,000원, 코다리무침 추가 3,000원. 위풍당당 화로구이 주소 : 경기 수원시 팔달구 권광로175번길 44 문의 : 031-898-8592 www.suwon8592.com 박군자 진주냉면 주소 : 경기 수원시 팔달구 인계로166번길 47-20 문의 : 031-232-2535 황재코다리냉면 주소 : 경기 수원시 팔달구 정조로 643 문의 : 031-235-9700 1.주변 여행지 수원화성 : 수원시 팔달구 행궁로 11 / 031-228-4677 http://www.swcf.or.kr/ 화성행궁 : 수원시 팔달구 남창동 / 031-228-4480 수원화성박물관 : 수원시 팔달구 창룡대로 21 / 031-228-4242 http://hsmuseum.suwon.ne.kr/ 2.숙소 이비스 앰배서더 수원 : 수원시 팔달구 권광로 132 / 031-230-5000 https://ibis.ambatel.com/suwon/main.amb 호텔라벤다 : 수원시 팔달구 권광로196번길 43-9 / 031-236-6955 아테네호텔 : 수원시 팔달구 권광로180번길 53-22 / 031-235-6966 http://www.atnhotel.co.kr/ 글, 사진 : 민혜경(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3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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