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 속에 시간을 내서 예술을 감상하기는 마음처럼 쉽지 않다. 어느 겨울날 마음먹고 떠나는 미술관 산책의 마음가짐에는 예술과의 소통 뒤에 차 한잔의 여유를 누리고 싶은 소박한 사치가 숨어 있다. 평창동 가나아트 옆 ‘모뜨’의 테라스에서 보이는 북한산 자락은 그림이고, 도심 속 ‘성곡찻집’의 눈 쌓인 오솔길은 감동이며, 한남동 리움미술관 산책 뒤에 만나는 카페 ‘펭귄’은 케이크가 예술이다. 겨울에 어울리는 미술관 옆 카페 여행, 떠날수록 매력적이다. 평창동 언덕길에 자리한 가나아트센터는 전시와 공연, 아카데미와 옥션이 함께하는 복합 문화공간이다. 세 곳의 대형 전시장 외에도 야외 공연장을 가진 가나아트센터 옆 건물 3층에는 15년간 자리를 지켜온 ‘카페 모뜨’가 있다. 가나아트를 디자인한 건축가의 이름을 딴 카페 모뜨는 북한산 기슭에 자리한 덕분에 테라스의 근사한 전망으로 유명하다. 특히 가을밤 테라스에서 바라보는 평창동 주택가의 야경은 감탄이 나올 만큼 아름답다. 아쉽게도 11월까지만 오픈해서 겨울에는 크리스마스트리가 테라스를 차지하는데, 눈 내리는 날 통유리로 내다보이는 차분한 겨울 풍경도 분위기 있다. “손님과 카페가 함께 나이든다”는 이숙희 대표의 표현이 적절할 만큼 10년 이상 된 단골이 많다. 한결같은 커피 맛과 변함없는 풍경 덕분에 언제 찾아도 편안하게 쉬어갈 수 있어 좋다. 인스턴트 티백이 아니라 얼그레이 찻잎을 우려낸 밀크티는 은은하고 깊은 향이 살아 있어 인기다. 겨울에는 특히 유기농 차를 직접 끓이는 차이라떼와 블루베리티도 자주 찾는 메뉴다. 저녁에는 뽀모도로 파스타 등 식사 메뉴도 다양해서 해질녘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창가 자리는 늘 만석이다. 큐레이터의 설명을 들으며 미술품을 감상하고 식사까지 즐기는 아트 다이닝 투어는 갤러리와 식사와 음악회까지 문화예술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단체 예약 시 가능하다. 주차 가능, 명절 당일 휴무,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10시 30분. 광화문네거리에서 역사박물관 뒷골목으로 접어들어 10여 분쯤 걷다 보면 성곡미술관이 보인다. 올라가는 길에도 개성 있는 카페와 맛집들이 보이고 평범한 골목이 아니라는 예감이 들지만, 미술관 계단 끝에서 만나는 성곡찻집과 산책로는 상상 이상의 풍경으로 다가온다. 10여 분 만에 서울 도심의 소음을 벗어났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한적한 미술관 풍경에 평온함이 찾아온다. 성곡미술관은 본관, 별관, 기념관, 조각공원과 아트숍 등으로 구성되었다. 현대미술뿐만 아니라 사진, 패션, 디자인, 영상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창의적인 기획전시를 하는 곳이다. 미술관 뒤쪽 언덕에 조성된 야외 조각공원은 3,729㎡ 넓이에 100여 종의 나무들이 숲을 이룬다. 좁은 목조 산책로를 따라 아르망, 구본주 등 국내외 유명 조각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데, 부정기적으로 전시 조각품이 교체되기도 한다. 숲에 설치된 조각품을 따라 산책로를 한 바퀴 돌아보고 내려오면 사면이 유리로 된 작은 집이 보이는데 바로 성곡찻집이다. 동화 속 통나무집처럼 사랑스러운 외관에 통유리 가장자리로 놓아둔 테이블 서너 개와 미술관이 내려다보이는 테라스의 야외 테이블이 전부다. 나무가 많아서 맑은 공기에 시원한 전경이 좋은 테라스는 겨울을 빼고는 늘 사랑받는 자리다. 성곡찻집은 눈이 펑펑 내리는 날, 통유리 앞에 뜨거운 커피 한잔을 놓고 설경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어 겨울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에스프레소를 주문하면 창틀에 진열해놓은 앙증맞은 찻잔에 커피를 담아준다. 아메리카노와 홍삼라떼, 홍삼꿀차 등이 겨울에 인기다. 조각전시장과 카페만 이용하면 5,000원이라 비교적 저렴하다. 기획전시 관람객은 입장권 8,000원에 1관과 2관 전시를 돌아보고 성곡찻집까지 이용할 수 있다. 오후 6시면 미술관과 함께 문을 닫는 것이 아쉽다. 주차 가능, 월요일 휴무,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 한남동 리움미술관으로 가는 길은 이태원의 화려하고 이국적인 풍경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아담한 카페와 개성 넘치는 식당이 조금씩 늘고 있지만, 아직은 골목길마다 고즈넉하고 정겨운 분위기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한강진역 1번 출구에서 리움미술관 팻말을 따라 걷다 보면 언덕길 위에 모던한 건물이 보인다. 리움미술관은 금동미륵반가상 등 국보급 유물들이 전시된 우리나라 고미술품 전시관과 근현대 미술품 및 세계 현대미술품이 전시된 제2전시관으로 나뉘어 있다. 미술관 야외에서 만나는 조형물 ‘Tall tree and the eye’를 보고 예술적인 미술관 입구로 들어서면 갤러리 산책은 이미 시작된 셈이다. 리움미술관을 나와 이태원 쪽으로 내려가는 골목길에 들어서면 ‘글래머러스 펭귄(Glamorous Penguin)’이라는 푸른색의 디저트 카페가 보인다. 펭귄을 좋아하는 주인장의 센스 있는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펭귄 카페는 한국판 <미슐랭 가이드>라 불리는 <블루리본 서베이>에 선정될 만큼 디저트 카페로 소문난 곳이다. ‘글래머러스 펭귄’의 시그니처 메뉴는 초코바나나케이크와 레드벨벳케이크다. 매일 아침 벨기에산 초콜릿으로 만드는 초콜릿케이크는 단맛이 적고 촉촉해서 나오자마자 품절되기 일쑤다. 무엇보다 커피와 어울리는 디저트에 주력하여 캐롯케이크와 치즈케이크 외에도 매달 새로운 케이크를 선보인다. 딸기청을 직접 만들어 개발한 딸기라떼도 빼놓을 수 없는 인기 메뉴다. 미술관 산책 후에 한결 넉넉해진 감성으로 따뜻한 카페라떼 한 잔에 수제 케이크라도 한 조각 맛보는 여유를 갖는다면 도심 속 호사가 따로 없다. 주차 가능, 명절 당일 휴무,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10시. 카페 모뜨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평창30길 24 -문의 : 02-379-6500 http://blog.naver.com/willmotte 성곡찻집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경희궁길 42 -문의 : 070-4420-0465 http://www.sungkokmuseum.org/main/ 글래머러스 펭귄 -주소 : 서울특별시 용산구 이태원로55가길 26-1 -문의 : 02-790-7178 주변 여행지 -가나아트센터 : 서울특별시 종로구 평창동 97 / 02-720-1020 -리움미술관 : 서울특별시 용산구 이태원55길 60-16 / 02-2014-6901 http://leeum.samsungfoundation.org/html/global/main.asp 숙소 -호텔가을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연세로2나길 13 / 02-393-3990 http://hotelgaeul.modoo.at/ -센트럴관광호텔 : 서울특별시 종로구 청계천로 137 / 02-6365-6500 http://www.seoulcentralhotel.com/ -호텔비즈 : 서울특별시 중구 충무로5길 22 / 02-2266-1553 글, 사진 : 민혜경(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6년 12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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