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아, 조정석이 주연한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서울 장면이 많다. 짧은 촬영지 나들이를 원할 때는 서울의 카페나 레스토랑이 그 감흥을 되살린다. 조금 먼 곳을 찾고 싶다면 속초다. 극중 두 주인공이 화해의 여행을 떠난 겨울 바다가 속초해수욕장이다. 속초는 마침 양미리·도루묵 축제가 한창이다. 1990년에 20~30대를 보낸 이들이 기억하는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이명세 감독 작품이다. 박중훈과 고 최진실 주연으로 우리나라 로맨틱 코미디의 고전이다. 벌써 리메이크인가 하지만 어느새 24년 전 작품이다. 2014년 버전은 조정석, 신민아가 주연을 맡았다. 신혼 첫날밤에 대한 두려움으로 신랑을 호텔 문 앞에 세워놓는 90년대식 에피소드는 없지만, 장소를 찾아가는 여행은 상큼한 연애다. 물론 그 전철을 밟아 결혼에 이르러도 무방하다. 대부분의 연애가 그렇듯, 영화 속 연애와 결혼 초기의 주요 촬영지는 카페와 레스토랑이다. 주로 서울이다. 두 주인공이 처음 만나는 카페는 바빈스커피 홍대점(02-338-0672)이다. 프렌차이즈 카페로 브런치 메뉴가 다양한 곳이다. 주말 홍대 나들이의 출발점으로 무난하다. 영민이 친구들과 급작스런 집들이를 계획한 공간은 삼청동 우드사이드커피(02-733-3006)다. 붉은 벽돌에 노란 창이 있는 한옥 카페다. 직접 로스팅한 커피와 아이스크림 와플이 유명하다. 삼청공원 인근의 와인 비스트로 비지문(02-732-9004)도 등장한다. 영민이 옛 친구 승희(윤정희)와 단둘이 와인을 마시며 ‘딴 생각’을 하던 장소다. 두 곳 다 삼청동에서는 꽤나 유명한 집이다. 삼청동 초입과 끝을 잇는 산책 코스로도 적합하다. 중국집 명장면은 원작에 이어 리메이크 작에서도 큰 웃음을 자아낸다. 영민이 미영의 얼굴을 자장면 그릇에 눌러 부비는 곳은 정릉동에 있는 차이니즈 레스토랑 콰이러(02-943-3131)다. 배달을 하지 않는 중국집으로 정릉동의 숨은 맛집이다. 언덕위에카파(02-942-7532)도 정릉동이다. 영민과 미영이 세 들어 살던 집의 1층 카페다. 영화에 가장 빈번하게 나온다. 정릉은 태조의 계비 신덕왕후 강 씨의 무덤이다. 유네스코 선정 세계문화유산의 정취도 함께 느껴봄 직하다. 서울의 촬영지가 데이트 장소로 적합하다면 여행으로는 속초의 겨울 바다를 추천한다. 7번 국도와 동해바다는 모든 연인들의 성지다. 티격태격하던 두 주인공도 다르지 않다. 화해 후 여행을 떠난 곳이 속초해수욕장이다. 겨울바다에 다다른 두 사람은 아이처럼 좋아한다. 모래사장을 뛰어다니며 다시금 신혼의 감정을 되살린다. 영화에서는 중후반부에 해당하지만 실제로는 영화의 마지막 촬영이 이뤄졌다. 속초해수욕장은 백사장이 총연장 1.2km에 달한다. 이 가운데 700m 가량을 속초해수욕장 해변으로 개방한다. 속초에는 외옹치해변과 등대여름해변이 있지만 공식 해수욕장은 속초해수욕장이 유일하다. 횟집이 밀집한 대포항, 동명항 등이 가까워 겨울 바다 여행지로 제격이다. 모래사장과 해변의 북쪽 방파제에는 2007년에 설치한 조각품이 눈길을 끈다. 수평선 위에 떠 있는 작은 섬 조도와 너른 송림 또한 운치를 더한다. 상가에는 무료로 개방하는 속초해변자연박물관도 있다. 3층 바다 쪽 창가는 추위를 피해 망중한을 즐길 만하다. 영화에는 나오지 않지만 청초호도 지척이다. 속초에 있는 또 하나의 호수 영랑호와 용의 전설로 엮여 있다. 옛날 청초호에 청룡이, 영랑호에는 황룡이 있었다. 둘은 사랑을 나누며 승천을 기다렸다. 그런데 황룡이 이무기에게 여의주를 빼앗겼고, 그 눈물이 남아 영랑호를, 하늘로 올라간 청룡의 눈물이 청초호를 이뤘다는 전설이다. 청초호는 지난 1999년에 열린 강원국제관광엑스포의 무대였다. 그 상징인 74m의 엑스포타워가 승천하는 용처럼 우뚝하다. 엑스포월드랜드, 석봉도자기미술관 등을 연계한 호반 산책로도 추천한다. 다만 엑스포타워는 내년 2월까지 공사 중이라 입장이 불가하다. 일몰에 맞춰서는 영랑호를 찾아도 좋다. 엑스포타워 전망대의 조망이 못내 아쉽다면 속초해수욕장 북쪽의 속초등대전망대로 이동한다. 영화와 무관하지만 속초에서 가장 영화 같은 풍광을 간직한 명소다. 그에 앞서서 먼저 영금정을 만난다. 정자가 아니라 바다 쪽 암반 지대를 말한다. 파도가 부딪히면 신묘한 소리가 마치 거문고 가락 같다 하여 영금정이다. 팔각정 전망대가 있고 철제 다리를 건너면 바다로 조금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다. 속초등대전망대는 영금정 뒤편 언덕이다. 등탑의 높이는 10m로 1957년에 처음으로 불을 밝혔다. 2층 영상관과 3층 홍보관, 4층 야외전망대로 이뤄진다. 영상관에 들어서면 곡면형 스크린에 속초의 홍보 영상이 펼쳐진다. 홍보관은 속초 시가지와 등대 모형 등을 전시한다. 하지만 하이라이트는 4층 전망대다. 동해와 설악산을 한꺼번에 품는다. 남쪽의 속초해수욕장과 조도에서 출발해 속초 시가지와 설악산 대청봉, 울산바위를 지나 북쪽 영랑호와 등대해변까지 넓게 열린다. 맑은 날에는 멀리 금강산까지 보인다고 한다. 게다가 무료 시설이다. 엑스포타워전망대의 아쉬움을 달래기에 부족함이 없다. 마침 이맘때는 속초 양미리·도루묵 축제가 한창이다. 올해로 일곱 번째다. 11월 7일에 시작해 오는 16일까지 계속된다. 등대전망대 바로 아래 위치한 속초항 양미리부두 일대가 주무대다. 길게 늘어선 먹거리 장터 사이로 양미리와 도루묵 굽는 고소한 냄새가 진동한다. 양미리와 도루묵은 겨울철 속초의 특산물이다. 동해안 어민들은 까나리를 양미리라 부른다. 겨울에서 초봄 사이가 산란기로 11월부터가 제철이다. 도루묵 역시 양미리와 비슷한 시기에 잡힌다. 둘 다 알이 감칠맛을 더한다. 양미리는 알이 반이고 살이 반이다. 도루묵은 입안에서 알알이 터지는 식감이 각별하다. 올해는 예년에 비해 어획량이 줄었지만 축제를 누리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직거래장터에서는 시중가보다 30% 저렴한 가격에 판매가 이뤄진다. 축제장은 밤 12시까지 운영해 야시장의 재미도 느껴볼 수 있다. 아마도 <나의 사랑 나의 신부>에서 극중 영민과 미영이 겨울 속초 여행을 계획한 것도 바다와 더불어 양미리와 도루묵을 맛보기 위함은 아니었을까. 물론 영화에서는 속초해변을 거닐고 카페에 앉아 수다를 떠는 장면으로 갈무리하지만 말이다. 참고로, 속초 여행에서 두 사람이 머문 카페는 속초가 아니라 정동진에 있는 썬카페(033-644-5466)다. 속초해수욕장 주소 : 강원 속초시 청호해안길 속초해수욕장 문의 : 033-639-2665(속초해수욕장 행정봉사실) 속초등대전망대 주소 : 강원 속초시 영금정로5길 8-28 문의 : 033-633-3406 속초 양미리.도루묵 축제 주소 : 강원 속초시 영랑해안길 17 양미리부두 일원 문의 : 033-639-2735(속초시청 해양수산과) 1.주변 음식점 이모네식당 : 생선찜 / 속초시 영랑해안6길 16 / 033-637-6900 사돈집 : 물곰탕 / 속초시 영랑해안1길 8 / 033-633-0915 대선횟집 : 회 / 속초시 영랑해안길 12 / 033-635-3364 2.숙소 베니키아호텔 산과바다대포항 : 속초시 동해대로 3691 / 033-635-6644 메모리즈모텔 : 속초시 영금정로6길 11 / 033-636-9415 호텔아마란스(구 리츠칼호텔) : 속초시 온천로 55 / 033-636-5252 http://www.hotelamaranth.com/ 글, 사진 : 박상준(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10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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