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청양은 청와대 할 때 ‘청’을 쓰고, 양지바르다 할 때 ‘양’을 쓴다. ‘푸르고 볕 좋은’ 고장이라는 뜻이다. 칠갑산, 천장호출렁다리 등을 떠올리면 청양은 충남의 소도시 관광에 불과하다고 느껴질 테지만, 관광두레의 수와 활력으로 보면 사정이 좀 다르다. 로컬 여행의 진가를 느껴볼 수 있는 주민사업체만 무려 8곳이니 말이다. 면면은 알알이 꽉 들어찬 알곡 같다. 그 가운데 대한민국 조리기능장이 지역특산물로 요리하는 레스토랑 ‘휴식’, 군침 도는 체험 프로그램을 갖춘 스테이 ‘어슬티굿밤’은 가을에 한층 빼어나 방문하기 좋은 여행지다. 느리고 맛있게 훌쩍 다녀올 만하다. ‘휴식’은 농촌 퓨전 바비큐 레스토랑이다. 청양 관광두레 주민사업체인 백제에프앤비 영농조합법인에서 운영한다. 대도시의 도심에 있어도 손색이 없을 만한 외관이다. 입구에 도착하자 레스토랑 외벽에 걸린 김장익 대한민국 조리기능장의 걸개 사진이 반긴다. 조리기능장은 국가가 인정하는 조리 자격증의 최고 단계다. 충남의 소도시라고 청양을 얕잡아 봤던 이들에게는 ‘뭘 이 정도로 놀라?’라고 말하는 듯하다. 아니나 다를까, 이른 점심시간인데 이미 자리가 없다. 레스토랑에는 청양 사람뿐만 아니라 홍성, 공주, 세종에서 찾아온 이들도 있다. 외국인도 어렵잖게 볼 수 있다. 휴식의 메뉴는 스테이크, 파스타 등이다. 청양 특산물을 가미해 지역색이 짙다. 큐브 스테이크는 11가지 허브로 11시간 숙성한 소고기 부채살 구이다. 여기에 허브로 재운 구기자 등 청양 특산물 곁들임 채소가 개성을 더한다. 매운 알리오올리오 감바스 파스타는 청양고추가 균형을 잡는다. 살짝 매운맛이 한국적이고 ‘청양적’이다. 이 밖에도 쌀부터 표고버섯, 양파, 마늘, 산야초 등 대부분 재료를 지역 농가에서 가져다 쓴다. 소금빵, 우유식빵 등 베이커리는 청양 특산물 구기자의 유익균에서 얻은 천연발효종으로 만든다. 특허까지 출원했다. 백제에프앤비의 신영숙 대표는 단순한 레스토랑에서 그치지 않고, 지역 식문화 커뮤니티 공간을 형성하는 것이 최종적인 목표라 말한다. 그래서 로컬 쿠킹파티, 쿠킹클래스 같은 참여 프로그램과 행사가 레스토랑만큼이나 중요하다. 건물 뒤편 야외에는 로컬 쿠킹파티가 이뤄지는 아담한 정원이 꾸며져 있다. 이곳 텃밭에서 재배한 허브로 루꼴라 피자나 허브 스테이크 등의 쿠킹 체험과 파티를 연다. 쿠킹클래스는 레스토랑의 별채 교육장 ‘휴식의 부엌’에서 이뤄진다. 취업 및 창업을 위한 전문 교육은 물론 초보자를 위한 원데이클래스도 인기다. 원데이클래스는 조리기능장의 특별 조리법을 태블릿PC 영상으로 배워보는 셀프 쿠킹클래스이며 예약도 간단하기 때문에, 여행자도 부담 없이 도전할 만하다. 여행자는 음식과 요리를 빌려 지역을 만나고 경험을 확장하는 셈이다. 혀끝에 남은 맛의 여운은 기분 좋은 추억이 되고, 맛의 추억은 다시 청양을 찾는 이유가 될 것이다. 청양읍과 운곡면을 잇는 고개가 어슬티다. 어슬티굿밤은 편안한 잠과 휴식을 제공하는 ‘굿(Good) 밤(Night)’, 청양의 특산물이기도 한 건강한 먹거리, ‘굿(Good) 밤(ChestNut-청양밤)’, 이 두 가지 의미를 가진다. 이곳을 찾은 사람들에게 편안하고 따뜻한 휴식을 제공하고 싶다는 취지가 드러나는 이름이다. 어슬티안길을 따라 들어오면 마을의 막다른 골목 끝에 자리한다. 건물 앞 너른 마당에는 큰 천막과 파라솔 쉼터 등이 그늘을 드리운다. 게다가 장작불을 지피던 김종길 이사와 식혜를 담그던 김정옥 대표, 권기순 이사가 나와 미소를 가득 머금고 나와 맞이하니, 우리가 그리는 시골 ‘외갓집’의 마중이다. 그 넉넉한 풍경이 푸근하게 마음을 어른다. 반면 숙박 형태는 무척 젊다. 대표 시설은 독채펜션인데, 1층에는 2개의 침실과 주방, 거실이, 2층에는 다락방이 있다. 다락방은 방 세 개가 벽을 두지 않고 이어져 있으며, 칸마다 인테리어 콘셉트가 달라 다채롭다. 아이들에게는 모험의 아지트고 어른들에게는 동심의 추억을 소환한다. 8인 기준이지만 20인까지 수용할 수 있다. 카라반도 옛 낚시터 연못가와 마당에서 조금 떨어진 위쪽에 총 두 채가 있어 연인 단위로 오붓하게 머무는 게 가능하다. 캠핑사이트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커뮤니티 공간 사랑방, 공동주방, 카페와 식당 등을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어슬티체험은 다시 외갓집의 정겨움으로 돌아온다. 모닥불 위에 밤을 굽고 청양 구기자 식혜와 견과바를 만드는 등 맛깔스러운 체험이 이어진다. 5~6월에는 체리를 수확할 수 있고, 9~11월에는 청양의 또 다른 특산물, 밤을 따며 시골살이에 흠뻑 빠져들 수 있다. 물론 해먹에 누워 멍하니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 힐링이 된다. 김종길 이사는 청양 어슬티에 터를 구하고 시골살이 준비를 위해 서울과 청양을 8년 동안 오갔다. ‘인사와 말들은 꼭 사람에게만 할 수 있는 게 아니어서, 꽃과 나무를 벗 삼아 느리게 사는 재미가 있다‘는 걸 알았다. 그 때문인지 ‘생각보다 천천히 가도 괜찮고, 외롭게 혼자 달리지 않아도 된다’는 철학이 어슬티굿밤 곳곳에 묻어난다. 또 한 번 청양에서라면 ‘뭐, 이 정도쯤이야’라고 말하는 듯하다. 휴식 레스토랑에 이은 청양 관광두레의 두 번째 환대다. 레스토랑 휴식(백제에프앤비영농조합) - 장소 : 충청남도 청양군 청양읍 월촌길 56-2 - 문의 : 041-942-5773 - 이용시간 : 휴식 레스토랑 11:30~21:00, 브레이크 타임 15:00~17:30, 일요일 쉼 / 로컬 쿠킹파티 토요일 10:00, 15:00 / 원데이클래스 화, 수, 금요일 오후 14:00, 18:00, 토요일 10:00, 13:00, 16:00, 18:00 - 이용요금 : 큐브스테이크 1만 8,000원, 핑거 스테이크(300g) 4만 3,000원 매운 알리오올리오 감바스파스타 1만 9,000원, 수제 돈가스 1만 3,000원 등/ 로컬 쿠킹파티(4인 이상) 1인 4만 5,000원~5만 8,000원 / 원데이클래스(2~20명) 요리에 따라 상이 - 홈페이지 : www.thehuesik.com 어슬티굿밤 - 장소 : 충청남도 청양군 운곡면 어슬티안길 71-15 - 문의 : 041-944-0701 - 이용요금 : 독채펜션(8인 기준) 25만 원(평일/비수기)~35만 원(금,토요일/성수기 7~8월), 1인 추가 2만원 / 캠핑체험 사이트 4만원(전기사용료 1만 원 별도)/ 카라반사이트 10만 원/ 아침 식사 9,000원 / 팜파티 별도 문의, 3일 전 예약 필수/ 어슬티체험(1인 기준) 1~2만 원, 프로그램에 따라 최소인원 다름, 계절에 따라 변경, 사전 문의 및 전화 예약 권장 - 홈페이지 : www.어슬티굿밤.com - 칠갑산자연휴양림 : 충청남도청양군 대치면 광대리 산73 / 041-940-2428 - 호텔칠갑산샬레 : 청양군 대치면 한티고개길 57/ 041-942-1479/ http://hotel-chalet.co.kr - 호텔소노 : 청양군 청양읍 칠갑산로5길 5-1 / 041-943-5070 - 대일식당 : 순두부찌개, 청양군 남양면 구용길 334 / 041-942-1223 - 청양우거디 : 소고기 우거지탕 / 청양군 청양읍 칠갑산로2길 9 / 041-942-5382 - 한옥카페 지은 : 수제 쌍화차 / 청양군 남양면 나래미길 60-4 방기옥고택 / 041-942-0388 (글/사진) 박상준 작가 ※위 정보는 2023년 10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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