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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으로 가는 길은 조금 고되다. 쭉 뻗은 고속도로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구불구불한 도로와 수많은 과속방지 턱에 어깨와 다리가 쑤실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이 여름 철원을 찾는 이유는 한탄강 래프팅에 있다. 한탄강의 속살을 보려면 래프팅을 타라는 속삭임에 홀려 찾아간 철원의 한탄강. 한탄이란 단어로 오해하기 쉬운 한탄강은 감탄을 연발하는 절경을 숨기고 있으니, 맞다! 한탄강은 들어서지 않으면 볼 수 없는 천혜의 자연을 지니고 있다. 궁금하다면 이 여름! 한탄강을 래프팅하자! 한탄강(漢灘江)은 분단의 현실과 함께 탄식과 통탄의 의미를 지닌 ‘한탄恨歎’강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한탄강의 본뜻은 큰 여울이다. 한탄강에 사용되는 한자 ‘한(漢)’은 중국 한나라를 일컫는 말로 통용되지만, 글자의 형성은 ‘물 이름’이라는 뜻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흙이 섞여 평야를 이루던 지역의 강을 ‘한漢’이라 불렀다고 하니, 여울을 뜻하는 ‘탄灘’과 만나 철원평야를 흐르는 큰 여울, 큰 강이라는 뜻의 한탄강으로 불린 셈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혹은 때때로 한탄스러운 강이라 불리는 이유는 한탄강의 발원지가 철원군과 맞닿아 있는 북녘의 평강읍 추가령곡이기 때문이다. 남북을 흐르는 것은 강물뿐이니 한탄강을 바라보는 마음에 한탄 섞인 탄식이 자연히 흘러나온다. 그러나 한탄강과 주변 경치를 바라보고 있으면 이내 놀라운 풍경에 감탄하게 된다. 한탄강은 약 50만 년 전 북한 평강 지역의 화산 폭발로 만들어진 현무암 절벽, 주상절리, 폭포 등을 포함한 협곡으로 이어져 있다. 한탄강 일대는 국내 최초의 강을 중심으로 지정된 국가지질공원이며, 한탄강은 철원을 지나 포천과 연천으로 이어져 임진강과 만난다. 여의도 400배에 달하는 1,164.74㎢의 길이의 강줄기를 따라 깊이가 20~30m의 협곡을 이루는 기암괴석이 병풍처럼 펼쳐져 여러 다양한 모양의 지형을 볼 수 있다. 이런 자연 풍광이 아니라면 북에서 흐르는 천혜의 강물 속을 잠시나마 유유자적할 수 있었을까? 가슴 아픈 현실이라 해도 오늘의 시름을 덜어줄 풍경이 있어 한탄강은 잠시나마 한탄의 강이 아닌 감탄의 강이 된다. 그리고 한탄강 절경 속으로 들어서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오래 전 딱 한 번 경험했던 래프팅, 그날의 기억은 ‘정신없는 두려움’으로만 남았었다. 그래도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을 수천 번 되뇌며 탑승한 래프팅, 안전하다며 절대 위험하지 않다는 강사의 말과 눈빛을 부여잡고 배 위로 올라섰다. 승일교 아래에서 출발한 우리 배는 첫 번째 급류 구간에서 모두 함께 한탄강물을 한스럽게 들이켰다. 강사에게 원망의 눈빛을 발사하는 것도 잠시, 감탄스러운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아! 이것이 한탄강이다! 래프팅을 타기 전 강사는 한탄강 래프팅의 특징을 간략하게 소개한다. 한탄강 래프팅은 급류 구간이 지나면 평수가 나온다는 것이 요점이다. 평수? 본래 평수라는 단어의 뜻은 ‘평상시 강물의 높이’지만 이곳에서 평수라는 말은 흐름이 잔잔한 구간을 말할 때 사용한다. 래프팅 초보자는 단번에 이해할 수 없는 차이다. 급류 후 평수가 있는 것이 왜 특징일까? 궁금증은 오래 가지 않는다. 래프팅 시작 후 처음 만나는 급류와 평수에서 모든 것이 설명된다. 급류에서는 온몸에 힘이 들어가고 두 눈까지 꼭 감고 마는데, 급류가 끝나고 잔잔한 물결 위에 도착한 듯 느껴져 눈을 뜨면 그야말로 황홀한 풍경과 마주한다. 평수 구간이 유지되는 동안 급류에서의 두려움은 오간 데 없다. 이대로라면 온종일 래프팅 배 위에서 유유자적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평수를 지나 바위에 부딪히며 빙글 돌기를 몇 번 하고 나면 한탄강 래프팅이 조금 익숙해진다. 그리고 이내 강 위에서 마주하는 철원의 지질명소 고석정에 다다른다. 고석정은 신라 시대 진평왕 때 지어진 누각의 이름으로 전해지며 현재는 이 일대를 고석정이라 부른다. 고석정 아래 15m 높이로 우뚝 솟은 바위는 고석암이라 불리는 화강암 바위다. 이 고석암은 철원 땅이 용암으로 덮이기 이전부터 지하에서 형성된 화강암이었는데, 약 50만 년 전 일어난 화산활동에 의해 현무암으로 뒤덮였다가 한탄강에 의한 침식작용으로 다시 강 위에 드러난 바위다. 고석정 아래 현무암을 밟고 서서 바라보는 일대의 풍경 역시 무척 아름답다. 그리고 이곳에는 래프팅보다는 조금 더 수월하고 짧게 한탄강을 볼 수 있는 통통배를 운영한다. 고석정을 지나 다시 평수, 그리고 세네 번의 급류 구간과 평수 구간을 지나면 긴장과 황홀을 오가는 시간은 빠르게 끝나고 만다. 한탄강 래프팅을 타던 시간은 마치 부딪히고 흔들렸다 다시 잠잠해지는 하루하루의 삶과 같았다. 도착지점에 발을 디디고 무엇이건 흘러가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과거의 두려움에 오늘의 한탄강 속으로 들어서지 않았다면 흐르는 강물이 주는 시간의 흐름을 느끼지 못했을 테다. 한탄강 래프팅은 철원군에서 공식적인 코스를 지정하고 매년 업체와 코스에 관한 안전 점검을 거쳐 운행 허가를 한다. 철원에 터를 두고 있는 한국래프팅연합회에 속한 20여 개 레저업체가 공동으로 지정한 금액과 코스, 안전 규칙 등을 약속하고 래프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래프팅이 가능한 구간은 직탕폭포부터 군탄교까지로 보통 A, B, C 코스로 구분한다. 수위와 상관없이 가장 수월하게 탈 수 있는 구간은 B 코스다. 약 2.6km 구간으로 승일교를 출발해 고석정을 지나 순담계곡에 도착하는 코스다. 때에 따라 변동이 있지만 보통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예약은 1인 이상 인원수에 상관없이 신청 가능하다. 다른 팀과 함께 배를 타기 때문이다. 래프팅에 참여한다면 래프팅 후 갈아입을 여벌의 옷, 비누와 수건 등 개인위생도구와 햇빛 차단용 모자 등을 챙기는 것도 기억하자. 한탄강의 비경을 본 후 감동은 쉬이 사라지지 않았다. 철원을 벗어나 한탄강의 마지막 지점인 연천으로 향했다. 연천 전곡읍 전곡리에는 더는 운행하지 않는 간이역인 한탄강역과 캠핑을 즐길 수 있는 한탄강 관광지가 자리한다. 연천 한탄강은 철원과 조금 달라 보인다. 깊은 계곡 사이를 거침없이 흐르던 강줄기는 너른 평야에 떠 있는 물처럼 넓고 잔잔하게 흐른다. 지도 위 물길을 따라 한탄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지점을 찾아갔다. 백사장을 방불케 하는 너른 모래사장과 강 건너 웅장한 기암괴석이 펼쳐진 한탄강을 임진강이 안아준다. 모든 것이 모든 것을 너그럽게 감싸 안아주기를 바라며 서해로 향하는 임진강을 한없이 바라본다. 한탄강에 다녀온 후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한탄강 일대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됐다는 소식이다. 일 년 전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세계지질공원 신청 이후, 이번 7월 7일 최종 결정된 것이다. 이는 제주도, 청송, 무등산에 이어 국내 4번째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 소식이다. 이에 따라 한탄강이 흐르는 철원, 포천, 연천의 26곳의 한탄강 명소들이 지질명소로 지정됐다. 감동을 주는 오늘이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 window.ytPlayerList.push({ Id: '46823a2c-51bb-47e3-8d86-e1dcd43e2b06', DivId: 'c3d2911b-9f0e-49fc-9a57-900e47654b4d', VideoId: 'gntxtDcRwos', playerVars: {rel:0, playsinline:1,}}); 철원 한탄강 래프팅 철원군청 관광문화체육과 033-450-5365 철원군 관광 홈페이지 http://www.cwg.go.kr/site/tour/sub.do?key=395 고석정 국민관광지 철원군 동송읍 태봉로 1825 / 033-455-1817 철원군 시설관리사업소 http://www.cwg.go.kr/site/hantan/sub.do?key=1832 연천 한탄강 관광지 연천군 전곡읍 선사로 76 / 031-833-0030 연천군 시설관리공단 https://yccs.or.kr/sisul/sisul_01_2/ 글·사진 김애진(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20년 6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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