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하루 종일 집에서 부대끼다 보면 아이들은 심심해하고 엄마 아빠는 때때로 폭발한다. 이럴 때는 과감히 집을 나서자. 목적지는 맑고 깨끗한 시골 공기와 아이들이 좋아할 체험거리가 있는 양평이다. 양평에는 국내 대표적인 가족미술관으로 자리 잡은 양평군립미술관, 토이전시관을 갖춘 자그마한 허브농원이 있다. 그리고 곳곳에 분위기 좋은 카페와 음식점이 포진해 있으니 아이들과 부모가 모두 만족할 만한 여행 코스를 짜볼 수 있다. 양평군립미술관에 가면 다른 미술관들보다 유독 아이들이 눈에 많이 띈다. 아이들은 엄마 아빠와 함께 눈을 반짝이며 전시에 관심을 기울인다. 엄숙하거나 무거운 미술관 분위기가 아니라 놀이터처럼 편안하고 즐거운 분위기다. 지금 양평군립미술관에서는 개관 3주년 기념 겨울 프로젝트로 ‘꿈의 나라, 양평’전이 열린다. 미술관 건물 전면을 장식한 ‘꿈의 나라’라는 글자와 알록달록한 양 그림을 보며 아이들은 기꺼운 마음으로 미술관 안으로 달려 들어간다. 가끔 부모 욕심에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보여주고자 억지로 손을 이끌고 미술관으로 가는 경우들도 있다. 하지만 아이들의 관심까지 억지로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양평군립미술관은 다르다. 아이들이 자발적이고 능동적으로 미술관을 즐긴다. 그래서 양평군립미술관은 전국에서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미술관 중 하나로 손꼽힌다. 서울도 아니요, 대도시도 아닌 작은 군에 들어선 미술관이 이토록 인기몰이 중인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2011년 12월에 개관한 이래 남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양평군립미술관은 기획 중심의 미술관과 참여하는 미술관, 창의적 문화생산의 미술관, 전문적인 미술관이라는 4대 기본 원칙을 표방한다. 단순히 한 발 떨어져서 관람만 하는 미술관에서 벗어나 상호작용이 가능한 미술관으로 제 역할을 하고 있다. 다각적인 기획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한편, 어린이들을 위한 미술 체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양평군립미술관의 교육 프로그램은 ‘2014년 경기도 박물관·미술관 지원사업’ 평가에서 최우수로 선정됐다. 이런 프로그램들의 성공으로 양평군립미술관은 가족들이 함께 방문하기 편안한 가족미술관으로 자리 잡았다. 어린이예술학교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주말이면 지하 교육실에서 재잘재잘 아이들의 말소리가 번져 나온다. “선생님은 누가 그림을 잘 그리나 보지 않아요. 여러분 그림은 하나하나가 모두 훌륭하고 잘 그린 작품이에요. 미술이란 그런 거예요.” 선생님의 의미 있는 말씀과 함께 수업이 시작된다. 수업은 5~7세 유치반과 8~13세 초등반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새해에 처음 진행되는 유치부 수업에서는 한 살 더 자란 아이들의 손을 석고로 떠서 간직하는 작업이 진행됐다. 석고를 개는 과정부터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설명을 곁들인다. 아이들이 석고에 조막손을 대고 굳을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 무조건 '굳을 때까지 잘 참고 기다리세요'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나이 지긋한 선생님이 찰흙으로 조물조물 공룡을 만들었다 토끼를 만들었다 기린을 만들었다 하면서 재미난 이야기를 이어간다. 아이들이 지루하지 않게 이야기를 듣는 동안 석고가 굳어간다. ‘조용히 하세요’, ‘선생님 말 들으세요’라는 재미없는 잔소리 없이, 시끌벅적 유쾌하게 수업이 진행된다. 그러니 수업이 끝난 뒤 아이들은 '다음에 또 오고 싶다'며 난리다. ‘꿈의 나라, 양평’전과 연계한 어린이예술학교는 2014년 12월 20일부터 시작해 오는 3월 1일까지 주말마다 열린다. 안데르센 겨울동화, 꿈꾸는 미술관, 꿈꾸는 화가들, 설날 이야기 등 다양한 주제로 수업을 진행한다. 겨울방학 특별 프로젝트로 1월 7일부터 2월 25일까지 매주 수요일에는 '재미있는 미술과 과학이야기'를 선보인다. 주말과 수요일 프로그램은 모두 하루 두 차례, 각 1시간 30분씩 진행된다. 양평군립미술관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은 이미 입소문이 난 만큼 참가자가 많다. 미리 예약 후 이용하길 권한다. 용문사로 올라가는 길목에 풀향기허브나라가 소박한 자태를 드러낸다. 전국의 유명한 허브농원들처럼 대단한 규모를 자랑하는 곳은 아니다. 작지만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정원과 허브온실, 토이전시관을 갖췄다. 야외 정원에는 여러 가지 야생화와 허브가 자란다. 겨울이라 꽃들과 허브가 떠난 자리를 새하얀 눈꽃이 대신한다. 풍차와 설경이 어우러져 동화 같은 풍광을 연출한다. 야외에서 아기자기한 풍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온실에 들어서면 로즈마리 향이 퍼진다. 손으로 살살 로즈마리를 만지면 양손 가득 로즈마리 향을 담아갈 수 있다. 온실 안에서 다양한 허브를 만나보고 이미 꽃을 피운 동백꽃도 감상한다. 허브숍 옆으로 체험학습장이 자리한다. 허브비누 만들기, 허브 화분 심기, 허브향초 만들기 등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2인 이상부터 언제든 이용 가능하다. 2014년 7월에 문을 연 토이전시관도 둘러보자. 토이전시관이라고 해서 단순히 아이들만을 위한 공간은 아니다. 건담 프라모델, 실사 피규어, 레고, 디즈니 캐릭터 등 2,500여 점의 다양한 아이템을 전시한다. 아이들이 열광하는 품목부터 어른들이 관심 갖는 품목까지 전시 내용이 다채롭다. 개인이 10년 넘게 수집한 컬렉션을 전시하는 특별한 공간이다. 공간이 넓지는 않지만 진열장 안의 품목 하나하나를 관심 있게 들여다보면 볼거리가 가득하다. 최근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겨울왕국> 엘사, 안나 캐릭터부터 많은 남성들의 로망의 대상인 건담 시리즈와 실물처럼 생동감 넘치는 영화 캐릭터 피규어까지, 어느 하나 대충 스쳐 지날 수 없다. 토이전시관 한쪽으로는 작은 놀이방이 갖춰져 있다. 어린아이들이 장난감을 가지고 놀 수 있도록 꾸며놓았다. 풀향기허브나라 입장료는 어른 3,000원, 4세 이상 어린이부터 청소년까지 2,000원이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한 번 입장권을 끊으면 1년 동안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 규모가 작기 때문에 이런 시스템을 적용했단다. 풀향기허브나라를 한 번 방문하면 1년 내내 언제든 다시 방문할 수 있으니 계절에 따라 변해가는 정원 풍광을 모두 눈에 담아볼 수 있다. 또 언제든 아이들과 찾아와 체험을 즐길 수도 있다. 풀향기허브나라를 떠나는 길, ‘더 발전된 모습으로 기다리겠습니다’라는 문구를 보며 ‘다음에 꼭 다시 방문해야겠다’고 속으로 다짐해본다. 양평군립미술관 주소 : 경기 양평군 양평읍 문화복지길 2 문의 : 031-775-8515 http://www.ymuseum.org/ 풀향기허브나라 & 토이전시관 주소 : 경기 양평군 용문면 용문산로 120-7 문의 : 031-771-1809 http://www.pulpul.co.kr/default/ 1.주변 음식점 한강순대국 : 시래기순댓국 / 양평군 양평읍 양평대교길 1 / 031-772-1662 고바우설렁탕 : 설렁탕 / 양평군 용문면 은고갯길 3 / 031-771-0702 광이원 : 뽁작장정식 / 양평군 용문면 용문산로 120-11 / 031-771-8800 http://kwangiwon.com/ 2.숙소 한옥마을황토펜션 : 양평군 강하면 전의1길 43-6 / 031-773-6300 http://www.hanok54.co.kr/ 양평밸리 : 양평군 양평읍 백안길60번길 14 / 031-774-3000 http://www.yp-valley.co.kr/ 현대블룸비스타 : 양평군 강하면 강남로 316 / 031-770-8888 글, 사진 : 김수진(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3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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