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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복도로변의 아미동 비석마을은 묘지 위에 들어선 마을이다. 사진작가 최민식의 갤러리 등이 자리하고 감천문화마을도 지척이라 어울러 즐길 만하다. 모래사장을 걷기에는 남쪽 송도해변이 제격이다. 100년의 역사에 스산한 계절의 감성이 고스란하다. 늦가을 서구에서 누리는 부산 여행이다. 오늘날 부산의 도시 전경은 한국전쟁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당시 임시수도 부산은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피난민들로 가득 찼다. 몸을 누일 공간이 필요했던 사람들은 산기슭에 임시로 작은 집들을 짓고 살았다. 1960년대 초에는 해발 70m 이상 지역의 개발과 맞물려 산복도로가 생겨났다. 근래 들어 주목받는 부산의 산동네 마을들이 대부분 산복도로 주변에 자리한다. 대표적인 곳이 한국의 마추픽추, 산토리니 등으로 불리는 감천문화마을과 초량동의 이바구길 등이다. 촘촘하게 어깨를 대고 뿌리내린 계단식 집들은 이제 부산의 명물이 되었다. 그 전경을 보기 위해 찾는 이들이 많다. 특히 감천문화마을은 전국적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외국인들도 찾아들고 벽화마을 축제도 열린다.감천문화마을을 가려면 부산지하철 토성역에서 출발한다. 걸어서 이동할 수도 있으나 가파른 오르막이 만만치가 않다. 대부분 버스를 이용하는데 버스라고 쉬울까. 그래서 급경사의 산길을 오르는 버스들의 사진이 종종 ‘부산 시내버스의 위엄’이라는 제목으로 인터넷에 오르내린다. 토성역에서 천마산 고개를 넘어가는데 그에 앞서 아미동 비석마을을 지난다. 아미동 비석마을은 부산의 역사를 좀더 단적으로 보여주는 동네다. 이곳 역시 한국전쟁 때 피난 온 사람들이 마을을 꾸렸다. 그 이전에는 일제강점기에 조성된 일본인들의 공동묘지가 있었다. 피난민들에게 공동묘지가 대수였을까. 일본인의 무덤이라는 사실은 차치하고 우선은 산 사람들의 집이 필요했다. 자연스레 무덤 위에 집을 짓기 시작했다. 비석마을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도 그런 까닭이다. 비석마을의 골목을 따라 거닐다 보면 그 흔적들을 마주하게 된다. 각진 모양의 상석이나 비석들은 가파른 계단의 디딤돌로 쓰이거나 옹벽 또는 집의 주춧돌 등으로 활용되었다. 죽은 자의 무덤이 산 자의 삶을 받치고 있는 모양새다. 집과 골목의 틈새마다 무심한 듯 똬리를 튼 단상이 이채롭다. 토성역을 나오면 탐방로 안내판이 보이고 고갯마루에 길이 15m, 높이 5m의 마을지도가 있다. 골목에는 벽화가 그려져 있고, 비석을 사용한 건축물 앞에는 안내판도 있다. 아미동 비석마을의 진수를 맛보려면 적잖이 발품을 팔아야 한다. 숨은 그림을 찾듯 비석의 자취를 찾아내는 게 흥미롭다. 벽화는 그다지 새롭지 않다. 무엇보다 아직은 산동네의 생활촌이다. 감천문화마을처럼 개방성을 지닌 마을이 아니다. 삶의 골목을 거니는 게 부담스럽다면 주민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인 아미문화학습관이나 기찻집 예술체험장 등을 방문하길 권한다. 좁은 아스팔트 도로변에 자리한 아미문화학습관은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3층이 입구다. 야외 데크를 지나 카페로 이어지는데 자연스레 전망대 역할을 한다. 토성동과 보수동 등 부산 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난간에는 아이들의 사진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사진을 한 장 한 장 들여다보다 그 너머 시가지 전경을 감상하길 반복한다.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머물러도 좋고, 바깥에서 가을바람을 맞으며 쉬어가도 좋다. 커피는 2,000~3,000원으로 저렴하다. 아직은 그리 붐비지 않아 고즈넉한 시간을 누릴 수 있다. 아미문화학습관은 전망 데크 외에 부산을 사랑한 한 사람의 예술가로 인해 더욱 인상 깊다. 학습관에서 계단을 내려가 2층으로 이동하면 최민식 갤러리가 나타난다. 그는 한국전쟁 후 서민들의 고단한 삶을 사진에 담았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다. “민초라고 불리는 이름 없는 백성들이 생명력의 원천이 아닐까”라는 그의 글이 이제는 고인이 된 그의 사진철학을 대변한다. 최민식 갤러리는 그가 찍은 1960~70년대 사진을 비롯해 그의 카메라, 자필 강의자료집, 그의 생전 모습이 담긴 사진 등 30여 점의 유품을 전시하고 있다. 잠시나마 그의 사진을 빌려 부산의 옛 모습을 그려볼 수 있다. 사진을 좋아하는 이들은 일부러 찾아오기도 한다. 하지만 아미문화학습관 카페와 마찬가지로 소문이 나지 않아 사진을 감상하며 한적한 공간의 참맛을 누릴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아미동 비석문화마을을 나와서는 감천문화마을까지 이동해도 좋다. 오르막을 걸어 올라가도 되지만 버스를 타는 게 편하다. 물론 감천문화마을을 먼저 돌아보고 비석마을 방면으로 이동해도 무방하다. 감천문화마을에서는 지난 4월에 감천문화마을 골목축제가 열렸다. 체험, 공연, 전시가 어우러져 한층 아기자기한 풍광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축제 기간이 아니어도 상관없다. 감천문화마을에서는 이미 사시사철 축제의 흥을 느낄 수 있다. 골목마다 사람들이 가득하고 카페나 갤러리, 포토존 등 개성 넘치는 공간들도 즐비하다. 아미동 비석마을보다 조금은 마음 편하게 마을과 골목을 돌아볼 수 있다. 전망이 일품인 하늘마루, 어린 왕자와 사막여우 조각상, 등대포토존 등이 필수 코스다. 아미동 비석마을과 감천문화마을을 돌아본 후 바다가 보고 싶다면 송도해변을 권한다. 택시를 타면 요금이 5,000원 남짓 되는 가까운 거리다. 송도해변은 역사가 무려 101년에 이르는 우리나라 최초의 해수욕장이다. 길이 800m, 너비 50m의 백사장이 매혹한다. 바다 한가운데에는 고래 조형물이 송도해변만의 볼거리를 선보인다. ‘무지개를 몰고 온 고래이야기’라는 제목의 조형물로 고래가 바다에서 뛰어올랐다 다시 내려가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해변 동쪽 거북섬으로 걸어 들어갈 수 있는데, 거북알 모양의 조형물이 연인들의 전용 의자 역할을 한다. 거북섬 반대편 암남공원 쪽으로는 갈맷길(해안볼레길)이 났다. 해안 절벽에 철제 계단과 다리를 놓아 1.2km의 산책로를 조성했다. 푸른 바다와 해안 절벽을 감상하며 걸을 수 있다. 만추의 바다를 만끽하기에 으뜸이다. 가을 고등어도 빼놓을 수 있다. 송도해변 인근에 자리한 부산공동어시장은 우리나라 연안에서 잡히는 고등어의 80% 가량이 거래되는 시장이다. 고등어축제가 끝나 오히려 한가하게 고등어를 맛볼 수 있다. 아미동 비석마을 주소 : 부산시 서구 아미로 일대(산19) 문의 : 051-240-4496(아미문화학습관) 감천문화마을 주소 : 부산광역시 사하구 감내2로 203(감천동) 문의 : 051-204-1444(감천문화마을안내센터) 송도해수욕장 주소 : 부산시 서구 송도해변로 문의 : 051-240-4000 1.주변 음식점 원조18번완당집 : 완당 / 서구 구덕로238번길 6 / 051-256-3391 아미치 : 파스타 / 서구 암남공원로 39 / 051-244-4359 2.숙소 브이모텔 : 서구 송도해변로 201 / 051-257-2841 호텔퀸 : 서구 충무대로82번길 11 / 051-242-3354 아비숑모텔 : 서구 송도해변로 191 / 051-253-1684 글, 사진 : 박상준(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9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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