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크에크 이크에크 경쾌한 소리가 듣기 좋은 택견은 무술 가운데 세계 최초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우리나라 고유의 민족무예로 고구려 무용총에 등장할 정도로 오래됐다. 옛 택견판은 18세기 조선시대 풍속화 <대쾌도>에 그려진 택견 장면을 오늘날에 맞게 되살려낸 공연이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택견을 맞서기(대결) 형식으로 꾸며 흥미진진하다. 마당놀이처럼 이야기를 주고받는 사회자가 등장해 관객의 흥미와 호응을 이끌어내 한바탕 신나는 놀이판처럼 즐기기 좋다. 무예, 무술이라고 하면 공격적이고 딱딱한 느낌인데 반해 택견은 친숙하고 부드럽다. 택견할 때 들리는 이크에크 이크에크하는 소리며 '굼실굼실'하는 움직임은 귀여울 정도다. 일반적으로 무술을 할 때 기합을 크게 외치는데 택견은 기를 모았다가 풀 때 이크에크라는기성을 내뱉는다. 물이 흐르듯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택견 동작은 어찌 보면 춤을 추는 것 같다. 부드러움 안에 강한 힘이 응축되어 있으니 '외유내강'이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실제 맞서기를 할 때는 무척 날쌔고 힘이 느껴져 택견이 보기처럼 부드럽기만 한 무예가 아님을 알 수 있다. 택견은 차고, 걸고, 메치는 종합무술이다. 동작의 가장 기본이 되는 두 가지는 품밟기와 활갯짓이다. 품밟기는 굼실굼실 능청거리는 발걸음으로 리듬감이 느껴진다. 여기에 공격하는 발기술인 발짓도 포함된다. 활갯짓은 팔을 둥글게 원을 그리듯 풀어내는 손동작으로 치기, 막기, 밀기, 메치기 등의 기술이 나온다. 맞서기를 할 때 상대의 얼굴을 발로 차거나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면 이긴다. 활갯짓을 하며 굼실거리다가 상대방의 빈틈을 잽싸게 공격한다. 진정한 고수는 상대를 다치지 않게 하면서 제압하는 법을 아는데 택견에서는 이기는 것보다는 배려하고 화합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택견은 고구려 무용총 벽화에도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우리 민족과 역사를 같이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18세기에 그려진 조선시대 풍속화가 유숙의 그림 <대쾌도>를 보면 택견이 자세하게 표현되어 있다. 승패를 겨루는 두 명의 젊은이 옆에 마을 사람들이 둘러앉아 응원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과거에는 단오 무렵에 마을 사람들이 모여 택견이나 씨름을 즐기곤 했다. 대쾌도 그림 속 택견 장면을 현대에 맞게 풀어낸 것이 '옛 택견판'이다. 붉은 띠를 두른 윗마을과 푸른 띠를 맨 아랫마을로 팀을 나누고 서로 맞서기를 해서 어느 마을이 더 센지 겨룬다. 흥겨운 사물놀이 장단에 맞춰 마당놀이처럼 흥미롭게 구성했다. 태평소가 삘릴리~하는 소리에 맞춰 꽹과리, 북, 장구, 징을 연주하며 악사들이 먼저 마당에 들어서고, 뒤따라 택견단원들이 춤을 추며 입장해 한바탕 즐거운 사물놀이를 벌인다. 이어서 택견 체조로 공연을 시작한다. 남사당놀이의 '살판'처럼 덤블링, 백덤블링을 화려하게 보여주면서 관객의 이목을 사로잡는다. 살판이 끝난 다음 본격적인 맞서기가 시작된다. 윗마을, 아랫마을에서 한 명씩 나와 1:1 승부를 겨룬다. 서로를 견제하면서 덤블링이나 발차기 등 개인기를 보여주고 난 뒤 맞서기를 한다. 택견 경기에서는 얼굴을 차면 점수를 주지만 옛 택견판에서는 점수를 매기지 않고 상대를 넘어뜨려야만 승리할 수 있다. 물론 공연을 위해 합을 맞추었지만 실제 대결처럼 실감나고 흥미진진하다. 발이 상대 어깨 위로 올라갈 정도로 높이 뻗은 발질에 관객들의 함성이 쏟아진다. 공격만 퍼붓는 것이 아니라 부드럽게 움직이다가 어느 순간 빠르게 공격하고 다시 부드러워지는 등 강약 조절이 자연스럽다. 발질이 빠르고 화려해 택견을 처음 보는 이들도 순식간에 빠져들게 된다. 맞서기에서 이긴 사람이 보여주는 개인기도 저마다 다르고 멋있어 박수갈채를 받는다. 공연 내내 사물놀이 연주가 뒤를 받혀줘 공연이 한층 흥겹다. 강함과 부드러움을 함께 품은 민족무예 택견은 1983년 중요무형문화재 제77호로 지정됐고, 2011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우리 민족이 오래도록 지켜온 고유의 문화이자 앞으로도 지속되어야할 소중한 문화유산임을 다시금 확인했다. 옛 택견판은 매주 토요일 오후 중앙탑공원에서 펼친다. 주말을 맞아 중원탑평리칠층석탑을 보러 온 관광객이나 나들이를 즐기는 충주시민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공연을 즐긴다. 통일신라시대에 건립된 이 탑은 높이 14.5m로 높은 토단 위에 탑을 설치해 더 웅장해 보인다. 중앙탑공원은 잔디밭에 나무가 그늘을 만들고 강변 산책로까지 마련돼 피크닉 장소로 그만이다. 옛 택견판 공연을 보고 난 후 느긋하게 힐링하기에 딱이다. 충주세계무술축제처럼 특별한 이벤트나 축제가 열리는 시기에는 충주세계무술공원이나 충주시택견원 등 장소가 변경되기도 하므로 방문 전 미리 연락해 보는 게 좋다. 택견에 대해 좀 더 알고 싶다면 충주시택견원을 찾아보자. 충주시립택견단이 연습하는 곳이자 세계택견대회 경기가 벌어지는 장소다. 전세계 선수들이 택견의 고장 충주에 모여 각자 기량을 겨룬다. 마당 한 곳에는 택견을 정립하고 충주에서 후배 양성에 힘쓴 송암 신한승 선생 동상이 서있다. 충주세계무술공원 내 충주세계무술박물관에 가면 택견, 태권도 등 전통무예에 관한 기록과 전시를 볼 수 있다. 대쾌도, 무용총 수박도 등 택견 관련 그림 자료도 있다. 태권도 도장은 어느 동네든 몇 군데씩 있지만 택견전수관은 찾기 힘들다. 일상에서 접할 수 없어서인지 옛 택견판' 공연이 더욱 특별하다. 잠시 보는 것만으로도 금새 친숙해지는 민족무예 택견. 우리는 조상이 물려준 자랑스러운 택견을 잘 지켜 후세에 전승할 의무가 있다. window.ytPlayerList.push({ Id: '0465e585-1f86-474e-9b63-63266c3b7291', DivId: 'fdc6f917-ef6f-448c-ab25-0946b9dd7c80', VideoId: 'F2nE7hMySd4', playerVars: {rel:0, playsinline:1,}});
옛 택견판 주소 : 충북 충주시 중앙탑면 탑평리 11(중앙탑사적공원) 문의 : 043-850-7304(충주시택견원) http://taekkyeonwon.com 옛 택견판 : 중앙탑공원 - 10월 26일, 11월 16일, 11월 23일 오후 3시~4시 / 청남대 - 11월 2일 오후 3시~4시 식당 - 중앙탑막국수 : 막국수, 중앙탑길 109, 043-846-5508 - 중앙탑 초가집 : 새뱅이매운탕, 중앙탑길 10, 043-845-6789 - 강계화청국장 : 청국장정식, 금제7길 10, 043-843-7683 숙소 - 호텔필림37.2 : 연원로 17, 043-842-0515, - 충주야생화와 고택나들이 : 살미면 중원대로 2220, 010-5485-7744, https://blog.naver.com/huhuman56 - 대림호텔 : 수안보면 온천천변길 33, 043-856-8333, www.daelimhotel.co.kr 글, 사진 | 김숙현(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10월에 작성한 것으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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