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은 잔물결 ‘ 연 ( 漣 )’ 에 내 ‘ 천 ( 川 )’ 자를 쓰는데 두 글자에 ‘ 물 ’ 이 모두 들어 있다 . 실제로 임진강 , 한탄강 , 차탄천 , 영평천 등 물이 풍부한 고장으로 그림 같은 산과 강이 어우러져 빼어난 풍광을 그려낸다 . 임진강과 한탄강은 널리 알려진 데 반해 차탄천은 아직 미지의 공간으로 남아있다 . 한탄강에 견줄 만큼 신비로운 주상절리 절벽이 발달했는데 주상절리 외에도 판상절리 , 습곡구조 , 백의리층 , 베개용암 등 다양한 지질과 지형을 볼 수 있는 지질박물관이다 . 그 생생한 모습을 눈에 담으며 걷기 좋은 차탄천 주상절리길 을 소개한다 . 한탄강은 2020 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되었다 . 한탄강지질공원에 속한 지질명소로 연천에 재인폭포 , 백의리층 , 좌상바위 , 은대리 판상절리와 습곡구조 , 차탄천 주상절리 ( 용소 ) 가 있으며 , 철원에는 고석정 , 송대소 , 철원용암대지 , 직탕폭포 , 삼부연폭포가 있고 , 포천에 비둘기낭 , 멍우리협곡 , 아트밸리와 포천석 등이 있다 . 한탄강 , 임진강 , 차탄천은 논과 밭 , 도로보다 강이 더 낮은 곳에 있는 용암 협곡이라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 50~12 만 년 전 강원도 평강군 오리산 일대에서 수차례 발생한 화산 폭발로 흘러내린 용암이 한탄강 , 임진강을 메우고 140 여 km 이상 흘러갔다 . 넘친 용암이 차탄천으로 역류하고 , 은대리 일대를 평평하게 뒤덮었다 . 이후 용암대지 위로 강물이 다시 흐르고 풍화와 침식작용을 거듭하면서 현무암이 깎여 나가 지금과 같은 협곡이 만들어졌다 . 은대리 판상절리와 습곡구조 , 차탄천 주상절리 ( 용소 ) 가 바로 이러한 과정 중에 만들어진 차탄천의 지질명소다 . 지질을 공부하는 학생이나 교사들은 연천을 지질 교과서 같다고 좋아한다고 . 연천군에서는 차탄교에서 은대리성에 이르는 9.9km 를 차탄천 주상절리길로 조성해 놓았다 . 다만 지난 2020 년 집중호우로 일부 구간이 훼손되어 전 구간을 걷기보다 주요 지질명소가 있는 지점을 골라 방문하는 게 좋다 . 차탄천은 오랜 역사를 지닌 땅이다 . 선캄브리아 시대인 약 19 억년전에 형성된 것으로 보이는 선바위부터 50~12 만 년 전 용암 활동으로 형성된 주상절리까지 연대에 따른 다양한 지형이 발달해 보는 재미가 있다 . 발에 차이는 돌멩이 하나가 최소 12 만 년의 역사를 지녔다는 사실이 놀랍다 . 차탄천의 핵심적인 볼거리는 은대리 주상절리와 판상절리 , 습곡구조 , 차탄천 주상절리 ( 용소 ) 이다 . 주요 지질명소를 보려면 네비게이션에 ‘ 은대리 728-1’ 이나 ‘ 용바위토종닭집 ’ 으로 검색하면 된다 . 주소지에 도착하면 바로 ‘ 차탄천 주상절리길 종합안내 ’ 와 ‘ 은대리 판상절리와 습곡구조 ’ 표지판이 보인다 . 강변으로 내려가 왼편으로 꺾으면 판상절리와 습곡구조 , 오른쪽으로 가면 은대리 주상절리가 나온다 . 이 일대는 전체 구간 중에서도 방문객이 가장 많은 곳이기 때문에 주변 정비가 잘 되어 있는 편이다 . 다만 여름철에는 강을 건너는 징검다리가 물에 잠기기도 하므로 미리 확인이 필요하다 . 판상절리와 습곡구조를 먼저 보기로 하고 왼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 나뭇잎이 모두 떨어지고 가지만 앙상하게 남은 늦가을 풍경이 쓸쓸하지만 , 풀과 나무에 가려졌던 바위 구조가 잘 드러나 오히려 지질 트레킹하기에는 요즘 같은 계절이 어울린다 . 겨울에 강물이 꽁꽁 얼면 끊어진 구간에 대한 염려 없이 전 구간을 걸을 수 있다 . 표지판에서 5 분 정도만 걸어가면 은대리 습곡구조가 나온다 . 마치 칼로 잘라놓은 듯 단면이 매끈한데 빵 반죽처럼 휘어진 무늬가 독특하다 . 이처럼 지층이 힘을 받아 물결 모양으로 휘어진 것을 ‘ 습곡 ’ 이라 한다 . 약 3 억 9 천만 년 전 형성된 미산층이 약 2 억 5 천만 년 전 지각 변동으로 강한 압력을 받아 물결처럼 휘어진 것이라고 . 습곡구조 옆으로 보이는 바위 절벽이 은대리 판상절리다 . 용암이 식을 때 수축해서 생긴 틈을 ‘ 절리 ’ 라고 하고 , 이때 육각형 모양으로 수직으로 형성된 것이 ‘ 주상절리 ’, 지표와 평행하게 나타난 것이 ‘ 판상절리 ’ 다 . 은대리 판상절리는 가로로 길쭉하기보다 기왓장처럼 짧은 형태다 . 검회색으로 짙은 판상절리 절벽이 강을 따라 길게 이어진다 . 최근 암석들이 떨어져 내린 부분은 밝은 황토색으로 보인다 . 판상절리 맨 아랫부분에는 자갈층이 그대로 남은 백의리층 , 용암이 강물을 만나 급격히 식으면서 발생한 베개용암 등 독특한 지질 구조를 관찰할 수 있다 . 은대리 판상절리에서 하류로 가면 장진교 옆의 높은 주상절리 절벽과 한탄강 합류 지점에 놓인 은대리성으로 이어진다 (2024년 현재 은대리 판상절리와 습곡구조에서 차탄교 방향으로 5km 구간만 이용 가능합니다. 은대리성에서 은대리 판상절리와 습곡구조 구간은 정비예정입니다.) 판상절리를 둘러본 다음 상류 쪽으로 발길을 돌린다 . 왕림교 아래 징검다리를 건너 조금만 올라가면 강 우측으로 높은 절벽이 펼쳐진다 . 은대리 주상절리 구간이다 . 20 여 미터 높이의 주상절리 절벽이 길게 이어진다 . 신비로운 솜씨로 하나하나 공들여 조각한 듯 기하학적으로 펼쳐진 주상절리에 입이 떡 벌어진다 . 다시 징검다리를 건너간다 . 유난히 물소리가 세차게 들린다 . 고요한 길 위에 물소리 , 발소리만 들려 일상의 스트레스를 잠시 벗어두고 차분하게 걷기 좋다 . 늦가을 햇살을 받아 절벽은 차츰 붉은색으로 물들어간다 . 절벽 한가운데 움푹 파인 얕은 굴이 보인다 . 강물에 침식되어 푹 깎여 나간 부분은 판타지 영화에 나오는 몬스터의 이빨처럼 생겼다 . 도인이 기거하며 수련을 쌓고 물 위를 걸어 건너왔다거나 , 수련한 뒤 바위를 한 대 쳤더니 쭉쭉 갈라진 모양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붙여도 잘 어울릴 것 같다 . 기이한 바위 절벽을 보고 있노라니 상상력이 날개를 친다 . 이곳을 배경으로 온갖 재밌는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다 . 차탄천 곳곳에 널린 현무암 외에도 스무 가지가 넘는 종류의 암석을 관찰할 수 있다 . 그 중 독특한 것은 붉은 보석인 가넷 ( 석류석 ) 을 품은 편마암이다 . 물론 보석으로 활용할 정도로 순도가 높거나 크기가 큰 것은 없지만 돌 안에 보석을 품고 있다는 이야기만으로 흥미롭다 . 징검다리 3 개를 건너갔다가 다시 주차한 곳으로 돌아온 다음 차탄천 주상절리 ( 용소 ) 를 보기 위해 이동한다 . 이번에는 ‘ 통현리 1045’ 로 검색하고 간다 . 입구에 ‘ 차탄천 주상절리길 주차장 ’ 표지판도 서 있지만 , 주소로 검색하지 않으면 찾아가기 힘들다 . 넓은 주차장에 휴게 공간과 화장실 ( 겨울에는 이용금지 ) 까지 갖췄다 . 은대리보다 주상절리 규모는 작지만 , 강물에 침식되어 안쪽으로 움푹 패어 들어간 형태와 그 아래 짙푸른 용소가 인상적이다 . 은대리성은 호로고루 , 당포성과 함께 연천에 있는 고구려성이다 . 차탄천이 한탄강과 만나는 삼각형의 하안단구 지대 위에 축조했는데 성의 흔적은 대부분 무너져 내리고 60m 정도의 동벽 일부만 남아있다 . 절벽 위에 마련된 전망대에 오르면 거침없이 흘러가는 한탄강과 슬픈 전설을 품은 삼형제바위가 내려다보인다 . 호로고루나 당포성의 인기에 반해 은대리성은 찾는 이가 거의 없어 고즈넉하다 . 차탄천 지질 여행의 마지막은 차탄천 주상절리에서 3km 정도 거리로 가까운 연천회관이 제격이다 . 폐 곡물창고를 카페로 리모델링한 곳으로 들어가는 길에 논이 펼쳐져 있다 . 연천회관의 시그니처 메뉴는 진한 에스프레소 위에 고소한 율무 크림을 가득 올린 ‘ 율무크림라떼 ’ 다 . 연천은 해마다 율무 축제를 벌일 정도로 율무 생산량이 많다 .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시그니처 메뉴가 할매니얼 ( 할머니 + 밀레니얼 세대 합성어 ) 트렌드에 적중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 아이스 음료지만 얼음을 빼달라고 하면 겨울에 마시기에도 무리 없다 . 차탄천 주상절리길 - 주소 : 경기도 연천군 전곡읍 은대리 728-1( 은대리 주상절리 ), 경기도 연천군 연천읍 통현리 1045( 차탄천 주상절리 ), 연천군 전곡읍 은대리 582-18( 은대리성 ) - 문의 : 031-839-2289, 839-2278( 연천군청 관광과 ) - 홈페이지 : www.hantangeopark.kr( 한탄강 지질공원 ), www.yeoncheon.go.kr/tour/( 연천군 문화관광 ) 차탄천 주상절리길 탐방 안내 - 코스 : 차탄교 - 차탄교 ~ 왕림리 가마소 - 삼단폭포 - 차탄천 주상절리 ( 용소 ) - 해동양수장 - 은대리 주상절리 ( 판상절리 & 습곡구조 ) - 선바위 - 은대리성 - 거리 : 9.9km - 소요시간 : 3 시간 30 분 ~4 시간 (* 2020 년 여름 집중호우로 일부 구간이 유실되어 전구간이 연결되어 있지 않다 . 복구공사 진행 중으로 탐방시 주의 필요 .) 글 / 사진 김숙현 ( 여행작가 ) ※ 위 정보는 2024 년 10 월 에 갱신된 정보로 ,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 사진 ,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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