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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성수기가 끝나고, 어느덧 속초에도 선선한 가을 바람이 부는 계절이 왔다. 그 많은 여행객들이 머물고 간 속초 앞바다에는 어떤 풍경이 남았을까? 즐거웠던 여행의 낭만을 안고 간 관광객들 너머로 가장 아름다운 계절을 맞이할 속초의 모습이 궁금해져서, 가벼운 배낭 하나 메고 고속버스를 이용해 홀로 여행길에 나섰다. 지구 온난화와 기후 위기의 가속화를 멈추기 위해서는 모두가 동참해야 할 탄소 배출 저감 활동. 그 중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바로 자동차 대신 대중교통이나 자전거를 이용하는 것이다. 환경적인 측면 뿐 아니라, 바다와 산의 풍경을 고루 갖춘 속초의 면면을 100% 즐기기에도 자전거 여행은 훌륭한 방법이다. 속초까지 가는 길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했으니, 도착해서는 자전거를 이용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렇다면 자전거는 어디에서 구할 수 있을까? 걱정은 금물이다. 이용객에게 자전거를 대여해주는 품질인증 숙소, 휘테 게스트하우스가 있으니까. 한국인은 물론 외국인들 사이에서까지 입소문이 난 게스트하우스 속초 휘테 한적한 주택가 사이에 자리잡은 휘테 게스트하우스. 친절하고 섬세한 서비스와 깔끔한 객실 컨디션 덕에 여행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품질인증 숙소다. 자전거를 대여해주는 숙소 답게, 속초 휘테의 주차공간 한 켠에는 형형색색의 아기자기한 자전거들이 줄을 맞춰 세워져 있었다. 로비에 들어서면 운영자가 직접 그린 속초 여행 지도가 그려져 있는데, 야무진 그림 실력으로 오목조목 정보를 적어둔 턱에 들어서는 여행자 마다 그 정성에 그만 미소가 번지고 만다. 지도 밑으로는 열심히 모아서 비치한 여행 책자와, 그날 숙소를 방문할 손님의 명단을 손수 적어 한 명 한 명 환영하는 칠판이 놓여있었다. 이 곳이 과연 어떤 정성으로 손님을 반기고 있는 것인지, 단 몇 분의 첫인상만으로도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속초 휘테의 자부심은 바로 머물다 간 손님들의 흔적들이다. 창가에 작게 놓인 방명록에는 한국어는 물론 외국어로 정성 들여 남긴 숙소에 대한 칭찬과 여행의 편린들이 가득했고, 넓지는 않아도 소담스럽게 낯선 여행자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용공간에서는 늘 사람들이 즐거운 여행길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었다. 여행의 시작과 끝을 함께하는 공간이 숙소이기에, 이곳에서부터 미소를 짓고 있는 여행객들을 보니 이들의 하루가 어찌나 행복하게 될지 감히 짐작할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인정한 곳임을 증명이라도 하듯, 벽에는 한국관광 품질인증 현판이 늠름하게 부착되어 있었다.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꼼꼼하게, 또 세심하게 2인실 1인실은 가을로 넘어가기 직전의 황금 같은 날씨를 즐기기 위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손님들이 모두 이용 중인 턱에, 2인실로 짐을 가지고 올라 왔다. 사람들이 오고 다니는 중에도 객실 앞에서만큼은 서로를 위해 정숙함을 지키는 덕에, 왁자지껄한 게스트하우스와 달리 휘테는 연일 고요하고 차분한 느낌이 감돈다. 느긋하게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은 나홀로 여행객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메리트다. 일부 어메니티를 제외하고는 다회용기를 이용해 세면용품을 리필하여 비치한 것도 보기 좋았다.게스트하우스 특성 상 매일매일 방문하는 사람들이 바뀌는 것을 고려한다면 일회용 어메니티보다는 이렇게 하는 편이 환경을 위해서도 탁월할 것이었다. 화장실도, 침실도 꼭 필요한 만큼의 공간으로 알뜰하게 구성되어 있어 좋았다. 슬리퍼가 목재 바닥에 닿으며 나는 터벅터벅 소리가 정겨워 숙소 구석구석을 들여다보고, 창 밖으로 보이는 소박한 마을 풍경을 감상했다. 깎아지른 듯한 빌딩들로 구성된 시티 뷰나 수시로 바뀌는 파도를 볼 수 있는 오션 뷰가 아니더라도, 그저 친숙하고 정겨운 이런 ‘빌리지 뷰’ 역시 쨍하게 파란 하늘과 그윽한 구름 몇 점만 곁들이면 제법 근사하게 느껴진다. 창문을 활짝 열어 때맞춰 불어오는 가을 바람을 맞으며, 저 너머로 보이는 산줄기와 눈을 맞췄다. 침대위로 부숴진 햇빛을 따라 침대에 폭 뛰어드니 잘 말려 산뜻한 면 냄새가 나는 이불이 반겨주었다. 맑은 날 밖에 아무렇게나 널어 둔 빨랫감처럼, 침대 위에서 덩그러니 느긋한 시간을 누리다가 이내 기운을 차리고 자전거 한 대를 골라 본격적으로 속초를 탐험해보기로 했다. 여름과 막 작별한 속초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즐거웠던 만큼 깨끗하게 지켜주세요 등대 해수욕장 ‘여름 안에서’라는 옛 가요를 들으며, 경쾌한 걸음으로 페달을 밟아 도착한 등대 해수욕장. 최근 ‘속초 아이’ 대관람차 개장으로 인파가 집중된 속초 해수욕장에 비하면 비교적 한산하게 바다의 낭만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시야에 걸리는 것 없이 넓게 트인 해안선을 바라보며 ‘물멍’을 즐기기에도 제격이다. 스팟 별로 수심이 깊어 물놀이를 금지하고 있는 곳도 있으니, 물놀이를 즐기러 방문한다면 안내 표지판을 유심히 살피자. 뜨거웠던 여름이 지나가고 난 등대 해수욕장은 여전히 푸르고 아름다웠지만, 하얀 모래사장에 남겨진 쓰레기들이 못내 아쉬움을 남겼다. 아무렇게나 버려진 폐기물들 중 플라스틱과 비닐류는 재활용 되지 못해 자원순환의 측면에서도 좋지 않지만, 향후 몇 백년이나 그 자리에서 분해되지 않고 환경을 오염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해서 환경적으로도 악영향을 미친다. ‘비치 코밍*’ 등의 봉사활동을 통해 모래사장의 쓰레기를 줍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럼에도 자신이 만든 쓰레기는 스스로 치우는 책임감이 절실해 보였다. *비치 코밍 : 해안가의 쓰레기를 줍는 봉사활동 여름의 마지막 순간이 머무는 곳 영랑 호수공원 속초 휘테, 등대 해수욕장 둘 중 어느 곳에서 출발하더라도 자전거로 5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는 이곳은, 고운 햇살이 잔잔한 물가에 찬란하게 부숴져 그저 바라만 보아도 황홀한 느낌을 주는 영랑 호수공원이다. 자전거 길은 물론, 맨발로 촉촉한 땅의 정기를 느끼며 산책할 수 있는 건강지압길도 조성되어 있어 인근 주민들 역시 자주 찾는 곳이다. 바다가 아름답다는 점에 가려져 속초하면 쉽게 떠올리지 못하는 풍경이지만 , 잘 조성된 산책로와 윤슬 반짝이는 호수 , 그리고 그 호수 주변을 빙 두른 산맥의 조화는 이 시기를 놓치면 만나보기 힘든 아름다움이다 . 선선한 바람이 항상 함께하니 자전거로 열심히 질주해도 땀 한 방울 흘릴 새가 없다 . 3대째 이어오던 조선소의 이름은 그대로 남긴 채 사람들과 소통하는 카페로 거듭나다 칠성조선소 새롭고 신선한 것만을 추구하는 관광지를 탈피해, 낡고 오래된 것의 고유한 가치를 지지하며 지속 가능한 관광지로의 정체성을 다져 나가는 속초. 그런 속초의 마음을 대변하는 카페가 하나 있다. 바로 3대째 목선을 만들던 낡은 조선소의 외관에 내면적으로는 현대적인 가치를 덧대어 카페와 책방, 전시관, 공연장 등으로 새롭게 업사이클링한 칠성조선소다. 오래된 것들로부터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그것을 적극적으로 발현시키는 예술가들이 힘을 모아 만들어낸 칠성조선소는 연일 관광객들로 붐빈다. 단순히 음료와 음식만 내놓는 카페가 아닌, 조선소의 어제를 기억하는 전시공간을 비롯해 고유 폰트, 사진 책, 디자인 상품 등을 함께 기획해 판매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서 대중들을 만나기 때문이다. 고층 아파트와 신축 숙박업소들 사이로 고고한 멋을 지키는 칠성조선소의 투박한 옛스러움은 안어울리기보다는 되레 독보적이라고 느껴진다. 오늘 하루는 지구를 위해 고기 없는 한끼 식사 남경 막국수 속초시 초입에 위치한 남경 막국수. 메밀 본연의 향에 집중하기 위해, 양념의 간 세기를 세심하게 고려해서 막국수를 만들고 있다. 본인을 사장이 아닌 요리사로 소개한 이곳의 주인장은 무엇보다도 손님들이 건강하고도 맛있는 한끼 식사를 즐기는 모습에 희열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런 진심이 손님들에게도 통해서일까. 최근 코로나 시국을 겪으면서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끝에, 남경 막국수는 2022년 연말, 대포항 일대에 신관을 오픈할 준비를 하고 있다. 속초에서의 여행 하면 메밀향을 먼저 떠올리도록 만들고 싶다는 사장님의 주장에서 강한 포부가 느껴졌다.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해, 또는 개인적 신념을 위해 여행 중 식단에서 육류 없는 식사를 희망하는 여행자라면 이곳에서 고소하고 달큰한 막국수 한 그릇을 맛보면 어떨까. 고소한 향이 확 퍼지는 들깨 막국수와 푸심하게 올라간 나물 고명이 풍미를 돋우는 곤드레 막국수가 이 집의 하이라이트다. 파란 하늘을 닮은 속초가 언제까지고 푸르길 소망하며 자전거 한대만 있어도 속초의 아름다운 모습을 둘러보기엔 충분했다. 오히려 여행의 설렘을 간직한 사람들의 면면을 더욱 잘 들여다볼 수 있어서 좋았다. 성수기가 끝났는데도 불구하고, 속초의 버스터미널에는 방금 막 속초에 도착한 여행자들이 북적이고 있었다. 이들이 만끽할 여행의 낭만을 간직하기 위해서라도, 우리가 보고 즐겼던 속초의 푸른 자연을 간직하기 위해서라도, 이곳 속초를 깨끗하고 건강하게 지키려는 노력은 우리 모두의 몫으로 남겨둬야 하지 않을까. 자신이 가지고 왔던 것들을 그저 잘 치우기만 해도, 그 노력은 손쉽게 실천이 가능하니 말이다. ※ 위 정보는 2022년 9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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