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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국가숲길’은 산림 생태가 우수하고 역사·문화적 보존 가치가 높아 국가 차원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우리나라 숲길을 말한다. 산림청이 심의·지정하고, 한국등산트레킹지원센터가 운영·관리한다. 단순한 등산로나 탐방로를 넘어, 우리 산림이 쌓아온 무수한 시간의 결을 다정하게 품고 있는 길이기에 더없이 소중하다. 이번 달부터 연재하는 ‘숲길 위의 시간’에서는 9개 국가숲길을 차례로 소개한다. 그 첫 번째는 2021년 5월 1일 국가숲길로 지정된 ‘대관령숲길’이다. 눈 내린 3월의 대관령 숲속을 함께 걸어보자. 입춘이 한참 지난 3월에도 하얀 눈이 쌓이는 곳, 대한민국에서 가장 춥고 겨울이 긴 곳을 꼽을 때 둘째라면 서러울 곳, 바로 ‘HAPPY 700’의 고장 강원특별자치도 평창이다. 이름의 700은 평창의 평균 해발고도를 뜻한다. 동서남북이 산으로 둘러싸인 내륙 산간 지대인 만큼 눈이 자주 내리고 내린 눈이 오래 남아 있다. 스키나 스노보드, 설산 하이킹, 백패킹 등 동계 아웃도어를 즐기는 이들에게 평창은 겨울을 마지막까지 오롯이 만끽할 수 있는 지상 낙원이다. 그 중심에는 해발 1,157m의 선자령이 있다. 영동 지역과 영서 지역을 가르는 대관령이 구름도 쉬어 가는 고개라면, 대관령 북쪽에 솟은 선자령은 바람이 불어오는 고개라고 표현할 수 있다. 둔덕 위 사시사철 거침없이 돌아가는 풍력발전기 아래 서 있으면 바람을 타고 금세라도 허공으로 떠오를 것만 같다. 이 수많은 바람은 대관절 어디에서 불어와 어디로 가는 것일까…. 망연한 생각에 잠긴 채 바람결에 휘청거리는 몸을 간신히 가누며 걷고 또 걷는다. 그렇게 걷다 보면 어느새 선자령 정상이다. ‘대관령숲길’은 대관령과 선자령의 숨결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천혜의 길이다. 1922년부터 1928년까지 소나무 씨앗을 산에 직접 뿌리는 직파조림 방식으로 숲을 일궜다. 그렇게 만들어진 숲은 1988년 문화재 복원용 목재 생산림으로 거듭났고, 2000년 ‘22세기를 위해 보존할 아름다운 숲’에 오르는 영예를 안았다. 그리고 2017년 경북 울진 금강소나무숲, 충북 단양 죽령옛길과 함께 ‘경영·경관형 10대 명품숲’에 선정됐고, 2021년 5월 1일 국가숲길로 지정됐다. 대관령숲길을 찾은 것은 3월 중순, 대관령에 사는 친구에게 아직 눈을 볼 수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오래전부터 대관령옛길은 알고 있었고, 선자령을 오가며 대관령숲길이라는 이름도 들어봤다. 하지만 그 길이 평창과 강릉에 걸쳐 무려 100km가 넘는다는 사실은 미처 몰랐다. 올해 마지막 눈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발걸음을 그곳으로 이끌었다. 꽃이 피며 새로운 봄이 본격적으로 움트기 전에 긴 길 위에서 겨우내 나의 해묵은 마음을 정리하고 싶었다. 대관령숲길은 선자령을 중심으로 오봉산, 능경봉, 고루포기산, 제왕산 등 천고지 산길로 구성돼 있다. 총 4개의 순환코스와 12개의 개별숲길코스로 이뤄져 있다. 코스마다 거리도 다르고 마주할 수 있는 장면도 다르기에 원하는 길을 골라 걷는 재미가 있다. 4개의 순환코스는 목장코스, 소나무코스, 옛길코스, 구름코스로 나뉘며 거리는 코스별로 15~18km 안팎이다. 12개의 개별숲길코스로는 백두대간트레일, 국민의숲트레킹길, 대관령옛길, 대관령치유의숲길 등이 있다. 이왕 멀리까지 왔으니 짧은 길을 걷는 것보다 긴 길 위에 오르고 싶어 망설임 없이 순환코스를 선택했다. 그리고 흥미로운 이름의 4개 순환코스 중 선자령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목장코스와 소나무코스를 걷기로 했다. 이름 그대로 목장코스는 목장의 광활한 초지를 배경으로 펼쳐지며, 소나무코스는 100여 년 역사를 자랑하는 이 숲의 소나무 사이를 누빌 수 있는 길이다. 옛길코스와 구름코스도 궁금했으나 다가오는 따뜻한 계절을 기약하기로 했다. 아침 10시, 대관령숲길 안내센터에서 출발한다. 이미 길 위에는 눈이 가득하다. 방한이 잘되는 상의와 하의, 방풍재킷과 보온재킷, 귀를 덮는 모자, 장갑은 동계 산행의 기본 장비다. 500ml 물 2병과 간단한 행동식, 눈길을 미끄러지지 않고 걸을 수 있도록 돕는 아이젠까지 빠짐없이 배낭 안에 챙긴 뒤 유유히 길을 나선다. 참고로 코스 내 별도의 휴게 시설이 없기에 출발부터 꼼꼼히 챙겨야 한다. 대관령숲길 안내센터는 모든 순환코스의 출발점이자 도착점이다. 국립기상과학원 구름물리선도관측소에서 목장코스 이정표를 따라 등산로와 아스팔트 임도를 오르자 KT대관령중계소와 함께 사거리에 이른다. 왼쪽은 국사성황사 가는 길, 오른쪽은 반정을 경유해 1988년 우리나라 최초로 조성된 자연휴양림인 대관령자연휴양림 가는 길이다. 이 두 길은 대관령숲길 소나무코스에 해당한다. 목적지인 선자령을 향해 직진한다. 여기서부터 배낭 속 아이젠을 꺼내 착용한다. 눈앞으로 이어지는 눈길을 차곡차곡 밟으며 나아가는 기분이 좋다. 빈 나뭇가지 사이로 선자령의 청량한 바람이 불어온다. 이 길이 익숙한 이유는 시절의 가름 없이 선자령을 찾아와서이기도 하지만 2016년부터 매해 5월마다 개최되는 트레일러닝 대회에 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관령숲길 안내센터가 있는 광장에서 선자령, 바람의 언덕, 보현사 등을 거쳐 경포호수광장으로 골인한다. 이러한 연유로 선자령 가는 길은 편안한 동시에 설명할 수 없는 긴장감을 불러온다. 항상 숨 가쁘게, 뒤도 옆도 돌아보지 않고 오로지 앞만 보며 수년 동안 이 길을 달려왔다. 그렇게 달린 길을 세상 느리게 걷고 있으니 어색하다. 간밤에 캠핑한 것으로 보이는 젊은 남녀 등산객 무리가 커다란 배낭을 짊어지고 반대편에서 씩씩하게 걸어온다. 빛나는 청춘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선자령은 겨울 백패킹 성지로 유명하다. 하지만 선자령의 초지는 하늘목장에서 목초를 기르는 사유지로, 실상 취사나 캠핑은 금지돼 있다. 최근 백패킹과 장거리 트레킹을 즐기는 이들을 위해 정해진 구간에서 합법적으로 야영과 체류가 가능한 ‘동서트레일’이 마련됐다. 자연을 누리는 방식이 확장되는 만큼, 그에 걸맞은 질서 역시 조금씩 자리 잡아가고 있다. 사시사철 언제 올라도 실망한 적 없었던 선자령의 능선 위에서 지난 계절 남몰래 끌어안고 있었던 걱정과 불안, 미움과 원망 같은 사념을 스스럼없이 풀어놓는다. 숱한 세월 같은 자리를 지키고 서 있는 풍력발전기가 마치 거대한 바다 위 등대처럼 든든하다. 머잖아 녹아 사라질 하얀 설원을 원 없이 두 눈에 담는다. 멀리서 올라오는 등산객이 점처럼 작게 보인다. 같은 방향을 향해 같은 길을 걷는 사람들을 보면 위안이 된다. 그 길이 옳다고, 나도 이렇게 나의 길을 가고 있으니 너도 계속해서 너의 길을 가라고 말해주는 것 같다. 선자령 정상에서 재궁골 방면으로 내려서면 출발지인 대관령숲길 안내센터로 돌아갈 수 있으나 소나무코스로 이어 걷고 싶은 마음에 초막교 방면으로 내려간다. 이 길은 약 3km에 이르는 급격한 내리막이라 발밑의 돌을 예의 주시하며 걸어야 한다. 이정표를 따라 대관령자연휴양림에 들어선다. 숲속의집 서너 채가 다정하게 나를 반긴다. 이곳은 강릉시 성산면 어흘리이다. 휴양림 매표소가 나타나지만 휴양림 밖으로 벗어나지 않고 금강소나무숲 방향으로 올라가면 노루목이로 향하는 등산로가 보인다. 소나무코스라는 이름에 걸맞게 100여 년 역사의 금강소나무를 사방에서 감상하며 걸을 수 있다. 목장코스와 비교해 인적은 드물어도 안내센터에서 부단히 길 정비를 해놨기에 홀로 걸어도 좋은 길이다. 풍욕대는 높이 20m 이상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수만 그루의 금강소나무를 만날 수 있는 명소다. 그리고 풍욕대에서 500m 정도 떨어진 곳에 2007년 4월 28일 고 노무현 대통령이 방문한 대통령 쉼터가 있다. 한적한 산길을 걷다 보면 대관령옛길로 이어지는 삼거리에 이른다. 옛길코스로 방향을 돌려 정처 없이 걷고 싶었으나 어느덧 해가 지고 있었기에 안내센터 방향으로 서둘렀다. 나 자신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무척 여운 깊은 하루였다. 대관령숲길 순환코스는 길과 길이 서로 맞물려 이어지기에 거리별 시간, 체력, 그날의 상황에 따라 코스를 선택해 진행할 수 있다. 옛길코스는 제왕산, 국립대관령치유의숲, 국사성황사를 경유해 대관령숲길 안내센터로 돌아오며, 구름코스는 능경봉, 고루포기산, 왕산골, 자작나무 조림지를 경유해 대관령숲길 안내센터로 돌아온다. 구름코스는 백두대간트레일 일부와 백두대간마루금 2코스를 포함한다. 백두대간마루금 2코스는 능경봉, 고루포기산, 닭목령을 지난다. 4개의 순환코스 중 높은 산을 가장 많이 지난다. 대관령숲길의 베이스캠프 역할을 하는 안내센터는 탐방객이 대관령숲길을 보다 즐겁고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수요자 맞춤형 숲길 안내와 숲해설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하며, 쉬어 갈 수 있는 너른 공간도 마련돼 있다. 주민들이 손수 만든 지역 특산품도 판매하고 있다. 강릉 방면에도 어흘리 산림관광 안내센터가 있으니 참고하자. 대관령숲길 안내센터 인근에는 대관령마을휴게소가 있어 산행 전 필요한 물품을 구비하기에 좋다. 복수초, 얼레지, 제비꽃, 동자꽃 등 야생화와 만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도 마련되어 있다. 4월 25일 토요일 오전 10시, 대관령숲길 선자령 계곡부 샘터 일원에서 ‘2026년 야생화 로드 - 꽃과 함께, 님과 함께’를 진행한다. 4월 22일까지 참가자 50명을 선착순 모집하며 중식과 기념품을 제공한다. 대관령숲길 안내센터 이메일(komount05@kmount.or.kr)을 통해 접수할 수 있다. 더불어 4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참가자 100명을 대상으로 대관령숲길 4개 순환코스 완주에 도전하는 ‘대관령숲길 순환코스 완주 인증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 순환코스 대관령숲길은 안내센터를 중심으로 4개의 순환코스로 이어진다. 각 코스의 거리와 풍경이 다르기에 원하는 길을 선택해 걸을 수 있다. ∙ 목장코스 : 대관령숲길 안내센터 → 국민의숲트레킹길 입구 → 선자령 → 국사성황사 → 대관령숲길 안내센터 (17.1km) ∙ 소나무코스 : 안내센터 → 국사성황사 → 선자령 → 초막교 → 대관령자연휴양림 → 노루목이 → 반정 → 대관령숲길 안내센터 (18.2km) ∙ 옛길코스 : 안내센터 → 제왕산 → 대관령치유의숲 → 하제민원 → 반정 → 국사성황사 → 대관령숲길 안내센터 (15.4km) ∙ 구름코스 : 안내센터 → 능경봉 → 고루포기산 → 왕산골 → 자작나무 조림지 → 대관령숲길 안내센터 (18km) ○ 개별숲길코스 구간별로 나눠 걸을 수 있는 12개 개별숲길코스도 조성돼 있다. 체력과 일정에 맞춰 선택하자. ∙ 선자령등산로 ∙ 백두대간마루금 1~3코스 ∙ 백두대간트레일 ∙ 국민의숲트레킹길 ∙ 대관령소나무숲길 ∙ 초막골등산로 ∙ 대관령옛길 ∙ 제왕산등산로 ∙ 대관령치유의숲길 ∙ 금강소나무둘레길 “대관령의 아름다운 경치를 바라보며 산을 찾는 탐방객과 소통할 수 있어 하루하루가 선물 같습니다. 찾아오시는 분들이 행복하고 안전하게 걷다가 돌아가실 수 있도록 숲길 정비와 보수 등 관리에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2024년부터 대관령숲길 안내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박군서 안내센터장은 시설 관리와 운영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쌓아왔다. 동국대학교에서 32년 동안 교직원으로 근무한 뒤, 만해마을 교육원장으로 2년 동안 활동했다. 이후 숲길등산지도자와 숲해설가 과정을 이수하며 본격적으로 숲과 함께하는 시간을 이어가고 있다. 대관령숲길에서 근무하기 전에는 서울둘레길 안내센터를 거쳤다. 그가 숲길과 인연을 맺은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평소 등산과 MTB 등 산에서 즐기는 아웃도어 활동은 물론, 스키와 볼링까지 몸을 움직이는 일을 즐겼다. 30년 넘게 같은 곳을 오가며 반복된 일상을 보내던 그에게 산과 자연은 살기 위해 찾은 공간이었다. 그 시간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로 이어졌다. 청소년지도사와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하며 자신을 넘어 타인에게도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발걸음을 넓혀갔다.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자유롭게 살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대관령숲길을 걷다 보면 분명 용기를 얻으실 겁니다.” ○ 숲길의 시작, 안내센터 대관령숲길 안내센터는 모든 순환코스의 출발점이자 도착점이다.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연중무휴로 운영한다. 점심 시간은 12시부터 오후 1시까지다. 이용료는 무료다. ∙ 주소 : 강원특별자치도 평창군 대관령면 경강로 5760 ∙ 문의 : 033-336-4037 / daegwallyeongsupgil.kr ○ 가는 길 서울에서 출발하면 선택지가 다양하다. 버스는 동서울종합버스터미널에서 횡계행이 주말 기준 하루 8회 운행하며 약 2시간 30분 걸린다. KTX는 서울역에서 진부(오대산)역까지 약 1시간 30분이면 닿는다. 자차 이용 시에는 중부고속도로, 제2중부고속도로, 광주·원주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를 따라 대관령으로 향한다. ∙ 진부(오대산)역·강릉역 : 1544-7788 ∙ 횡계시외버스터미널 : 033-335-5289 ∙ 강릉시외버스터미널 : 033-643-6092 ∙ 강릉고속버스터미널 : 033-641-3184 ○ 머물 곳 대관령면 횡계리 일대에는 숲길 여정을 편안하게 이어갈 쾌적한 숙소가 많다. ∙ 평창 라마다 호텔&스위트 : 평창군 대관령면 오목길 107 / 033-333-1000 ∙ 호텔 더마루 : 평창군 대관령면 송천3길 10 / 033-335-8831 ∙ AM호텔 : 평창군 대관령면 송천길 30 / 1855-1866 ○ 먹을 곳 걷고 난 뒤에는 대관령의 별미와 함께하자. ∙ 남경식당 : 만두국, 막국수, 수육 / 평창군 대관령면 대관령마루길 347 / 033-335-5891 ∙ 금천회관 : 물갈비, 오삼불고기, 황태구이정식 / 평창군 대관령면 대관령로 92 2층 / 033-335-5103 ∙ 황태회관 : 황태해장국, 황태전골, 황태미역국 / 평창군 대관령면 눈마을길 19 / 033-335-5795 ○ 함께 둘러볼 곳 풍욕대, 삼포암폭포, 대관령자연휴양림 , 대관령치유의숲 , 대관령 양떼목장 , 대관령 하늘목장 , 이효석문학관 , 효석문화마을 , 평창무이예술관 , 발왕산 케이블카 , 오대산 , 월정사 글, 사진 : 장보영 여행작가(현대 산림문학 100선 ‘아무튼, 산’ 저자) ※ 위 정보는 2026년 04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등산트레킹지원센터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mo{display:none;} @media screen and (max-width: 1023px){ .mo{display:block;} .pc{display:n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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