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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변하고 사람이 바뀌고 집의 형태가 달라졌어도, 골목은 그대로 남아 추억을 환기하는 곳이 있다. 서울 도심 한복판의 오래된 동네, 서촌이 그렇다. 서촌은 경복궁 서쪽을 일컫는다. 경복궁 서문인 영추문을 끼고 청와대까지 곧장 이어지는 효자로 왼편, 즉 경복궁과 인왕산 사이 청운동·효자동·창성동·통의동·신교동·통인동·옥인동·체부동·누상동·누하동·사직동 일대를 말한다. 세종대왕이 나고 자란 곳이 있어 세종마을이라고도 부른다. 경복궁 동쪽인 북촌이 역사적으로 왕족과 사대부의 거주 공간이었다면, 서촌은 의관과 역관 등 중인의 생활공간이었다. 서촌에 산 이들 중 우리가 알 만한 인물이 겸재 정선과 추사 김정희, 독립운동가 해공 신익희, 시인 이상과 윤동주, 화가 박노수와 이상범, 이중섭 등이다. 이 가운데 일부의 집터와 옛집이 지금도 서촌에 있다. 오래된 동네, 낡은 골목은 고층 빌딩과 아파트 생활에 익숙한 도시인의 향수를 자극한다. 최근 서촌의 인기가 부쩍 높아진 데는 낡고 오래됐어도 정겹고 편안한 이곳의 분위기가 큰 역할을 했다. 서촌을 찾은 사람들은 서울에서 보기 힘든 옛 동네 특유의 정취를 매력으로 꼽는다. 수도 서울의 중심부인데 고층 건물을 찾아볼 수 없고, 대로에서 한 블록만 들어가도 미로 같은 골목 사이로 낮은 한옥과 다세대주택이 이어지는 풍경은 묘한 매력이 있다. 사실 이 지역은 오래전부터 고도 제한 등 건축 규제에 묶여 개발이 더뎠는데, 덕분에 지금까지 옛 모습을 간직할 수 있었단다. 최근 몇 년 사이 입소문이 크게 나 관광객을 상대로 한 카페와 밥집, 술집이 곳곳에 들어서면서 풍경이 많이 바뀌었다. 그래도 한옆에 오래된 중국집과 미장원과 세탁소가 자리를 지키고, 20년 넘은 칼국숫집과 감자탕집도 그대로 있다. 서촌 탐방은 서울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시작한다. 자하문터널 방면으로 이어지는 자하문로를 중심으로 서쪽과 동쪽을 나눠 돌아보면 편하다. 사직동·체부동·옥인동·통인동·누상동·누하동·신교동이 자리한 서쪽은 역사 문화 탐방이나 먹거리 투어를 즐기기에 적당하고, 창성동·통의동·청운동·효자동이 있는 동쪽은 미술관과 갤러리가 많아 예술을 주제로 둘러보면 좋다. 경복궁역 2번 출구는 서쪽 지역을 둘러보는 출발점이다. 출구를 나서면 왼쪽으로 길게 이어진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가 보인다. 배화여자대학교 쪽으로 뻗은 이 거리는 오래전부터 드나들던 이들 사이에서 금천교시장, 적선시장 혹은 체부동시장이라는 이름으로 통한다. 지금은 시장의 기능이 거의 사라지고 밥집과 술집이 즐비해, 해 질 무렵부터 늦은 밤까지 붐빈다. 시장 오른편으로 난 서너 개 작은 골목으로 접어들면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길은 구불구불 실핏줄처럼 퍼져 체부동·누상동·누하동·옥인동으로 이어지고, 탐방객의 발길은 분주해진다. 집 앞에 내놓은 화분이며 빨래, 수도 계량기, 자전거, 전봇대에 붙은 스티커, 나무 대문의 조그만 초인종과 국기 게양대까지 오래된 시간 속 풍경이 감성을 건드린다. 현재 카페로 운영하는 '대오서점'은 1951년 개업한 서촌의 상징이다. 서촌 사람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다는 중국집 '영화루'도 고풍스러운 외관을 간직한다. 시인 이상의 옛집은 복원 후 문화 공간으로 쓰인다. 1930년대 후반에 지은 박노수가옥은 종로구립박노수미술관으로 개조해 일반에 공개된다. 먹거리와 볼거리 가득한 통인시장의 도시락카페는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널리 알려진 서촌의 명물이다. 통인시장 서쪽 출입구 맞은편에서 인왕산 방향으로 난 옥인길에는 아기자기한 카페와 레스토랑, 소품 가게가 많아 데이트 코스로 인기다. 윤동주 하숙집 터를 지나 옥인길 끝까지 올라가면 인왕산 수성동계곡을 만난다. 겸재 정선이 그린 '장동팔경첩'에 등장하는 수성동계곡은 2010년 옥인시범아파트를 철거하면서 발굴·복원했다. 계곡 위는 인왕산 등산로와 연결되고 다시 윤동주 시인의 언덕, 창의문, 청운문학도서관으로 이어진다. 미술관과 갤러리가 많은 자하문로 동쪽을 먼저 보고 싶다면 4번 출구로 나간다. 대림미술관, 진화랑, 갤러리 시몬, 팔레드서울, 사진위주 류가헌 등에서 늘 크고 작은 전시회가 열린다. 미당 서정주를 중심으로 한 시 동인지 《시인부락》이 탄생한 통의동 보안여관은 전시·문화 공간으로 변신했다. 전시 일정이 있을 때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다. 한옥 내부를 구경하거나 공예 체험을 하고 싶다면 북촌으로 간다. 북촌은 서촌보다 앞서 유명세를 치른 인기 관광지로, 경복궁 동쪽 안국동·가회동·삼청동·사간동·소격동·계동 일대를 말한다. 북촌로12길 일대에 내부를 구경할 수 있는 한옥이 많고, 전통 체험이 가능한 공방도 있다. <당일 여행 코스> 경복궁역→이상의 집→대오서점→종로구립박노수미술관→옥인동 수성동계곡→통인시장→통의동 대림미술관과 인근 갤러리→보안여관→경복궁→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경복궁역→이상의 집→대오서점→종로구립박노수미술관→옥인동 수성동계곡→통인시장→통의동 대림미술관과 인근 갤러리→보안여관→경복궁→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 둘째 날 / 인왕산 자락길→윤동주 시인의 언덕, 윤동주문학관→청운문학도서관 관련 웹사이트 주소 -종로엔 다 있다(종로구청 역사문화관광 홈페이지) http://tour.jongno.go.kr/tourMain.do -종로문화재단 www.jfac.or.kr -Visit Seoul(서울시 공식 관광정보 사이트) www.visitseoul.net -통의동 보안여관 www.boan1942.com -서울한옥 http://hanok.seoul.go.kr/ 문의전화 -종로구청 관광과 02-2148-1858 -종로문화재단 02-6203-1155 -통인시장 02-722-0911 대중교통 정보 -[지하철] 서울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2·3·4번 출구. * 문의 : 서울메트로 1577-1234 http://www.seoulmetro.co.kr/ -[버스] 1020·1711·7016·7022·7212번 지선버스 경복궁역 정류장 하차. * 문의 : 서울시 교통정보센터 http://topis.seoul.go.kr 자가운전 정보 -경부고속도로 한남 IC→한남대교→남산1호터널→삼일대로→종로2가에서 종로1가 방면 좌회전→종로5길→삼봉로→종로1길→지하차도→세종로공영주차장 숙소 -베니키아노블호텔 : 종로구 율곡로6길, 02-742-4025 http://www.noblehotel.co.kr/ -센터마크호텔 : 종로구 인사동5길, 02-731-1000 http://centermarkhotel.com -이비스앰배서더 인사동 : 종로구 삼일대로30길, 02-6730-1101 https://ibis.ambatel.com/seoul -호텔더디자이너스 종로 : 종로구 수표로, 02-2267-7474 주변 음식점 -곽가네음식 : 불가 음식·약선 음식, 종로구 필운대로6길, 02-735-3268 -수제비와보리밥 : 수제비·파전·동동주, 종로구 자하문로5길, 02-722-6011 -중국 : 짬뽕·볶음밥, 종로구 자하문로33길, 02-737-8055 -메밀꽃필무렵 : 메밀칼국수·메밀부침, 종로구 효자로, 02-734-0367 -곰솔 : 한정식, 종로구 자하문로8길, 02-736-5978 주변 볼거리 -창덕궁, 인사동, 종로청계관광특구 등 글, 사진 : 이정화(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20년 1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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