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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 차 초보 제주도민의 봄방학 봄, 여름, 가을, 겨울. 어릴 때부터 사계절의 시작은 봄, 끝은 겨울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래서 그런가 나는 신정이나 구정보다는 봄이 왔음을 실감할 때 비로소 한 해를 시작하는 기분이 들곤 한다. 봄이 가장 먼저 찾아온다는 제주. 길가엔 샛노란 유채꽃이 한가득 피어있고 사람들의 옷차림 또한 한껏 가벼워졌음이 느껴진다. 나 역시 올해의 시작을 맞이하기 위해서 옆 동네로 짧은 봄방학을 다녀왔다. 디지털노마드를 위한 숙소, 꿈꾸는 노마드 INFO 위치 : 제주 서귀포시 선반로 54 가격 : 5만원~23만원대 (17평형 3월 평일 기준 6만원) 입실시간 : 오후 3시 퇴실시간 : 오전 11시 응당 방학이라면 방학 숙제도 함께 따라오는 것이 인지상정! 마감이 코 앞인 일들이 있어서 간단한 짐과 노트북을 챙겨 집을 나섰다. 디지털 노마드의 장점은 '언제 어디서든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고, 단점은 '언제 어디서든 일을 해야 한다'는 것 아니겠는가. 휴식과 일, 두 마리 토끼를 야무지게 잡기 위해 가장 신중히 선택한 건 바로 숙소였다. 업무 환경도 갖추면서 동시에 여행지와 편의시설이 멀지 않은 곳을 원했다. 고민 끝에 선택한 곳은 서귀포에 위치한 펜션형 숙소 '꿈꾸는 노마드'. (어쩜 이름도 '노마드'일까?) 숙소에 들어서자마자 이국적인 외관이 눈길을 확 끌었다. 집에서 차로 1시간 남짓 떨어진 곳인데 마치 먼 길을 달려 낯선 여행지에 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깔끔하게 정돈된 정원에는 노오란 유채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주인분이 설명해 주시길, 유채꽃 다음에는 장미가 피고, 5월에는 하얀 귤꽃이, 가을과 겨울에는 대롱대롱, 귀여운 귤이 열린 귤 나무를 볼 수 있다고 하셨다. '꿈꾸는 노마드'의 객실은 34평형, 17평형, 14평형 총 3가지 타입이 있는데 나는 그중에서 17평형에 묵었다. 테라스에 함께 있어서 날이 따뜻할 때는 테이블과 의자를 들고 나가 밖에서 업무를 보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숙소 주변이 온통 과수원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테라스에서 바라보는 전경이 정말 평화로웠다. 나처럼 워케이션을 즐기러 왔다면 더할 나위 없고, 조용한 곳에서 고요한 힐링을 꿈꾸는 일들에게도 권하고 싶은 숙소였다. 간간이 들리는 새소리도, 살랑살랑 뺨에 닿는 봄바람도 좋았다. 그 덕이었을까, 평소보다 훨씬 빨리 일을 끝마칠 수 있었다. 자, 그럼 방학숙제도 끝냈으니 이제 진짜 봄방학을 즐기러 가볼까! # 숙소 주변에 가볼 만한 곳 , 올레길 7 코스 추천 구간 : 제주 서귀포시 막숙포로 152 부근 제주 올레길 중 가장 예쁘다고 입소문이 난 올레길 7코스가 숙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어 다녀왔다. 총 길이는 약 17.6km로 꽤 긴 편이라 찌뿌둥해진 몸도 풀 겸 산책 삼아 짧게 걷고 왔다. 사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코스라 전부 다 추천해주고 싶지만 그중 한 구간만 콕 집어 보자면 시원한 범섬 뷰가 보이는 해안 도로를 꼽아보겠다. 가슴까지 뻥 뚫리는 시원한 제주 바다를 배경으로 여유로운 산책까지 즐길 수 있다. # 숙소 주변에 가볼 만한 곳 , 하라케케 카페 주소 : 제주 서귀포시 속골로 29-10 16호 숙소에서 차로 5분 또는 올레길 7코스를 쭉 타고 걸어오면 만날 수 있는 동남아 풍의 카페다. 아직 봄이지만 미리 여름을 만나보고 싶어 들렸다. 대형 카페라 좌석도 넉넉하고 특히 루프탑에서 내려다보는 뷰가 끝내준다. 일몰 시간에 맞춰왔다면 꼭 야외 수영장 자리를 사수하기를! 수영장으로 노을빛이 정말 멋졌다. # 제주의 봄을 즐기고 싶다면 , 산방산 유채꽃밭 주소 :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로 114번길 53-7 (GS25 근방 유채꽃밭) 입장료 : 1인 1,000원 (현금 필수) 제주에 수많은 유채꽃 명소들이 있지만 가장 빨리 피고, 또 가장 오래가는 유채꽃밭은 바로 이곳이 아닐까. 숙소에서 차로 약 30분 정도를 달리면 갈 수 있다. 다른 명소와는 달리 거대한 산방산을 배경으로 유채를 함게 담을 수 있는 곳이라 예전부터 많은 이들이 방문하고 있다. # 산방산 근처 귀여운 소품 가게 , 냠이와 잡화점 주소 :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산방로 382 방문 팁 : 방문 전에 인스타그램으로 휴무일 미리 체크 하고 가기 산방산까지 온 게 아까워서 어딜 더 들러볼까 하다가 가본 잡화점. 귀여움 팡팡 터지는 소품들과 감각적인 제주 기념품들을 팔고 있다. [제가 갖고 싶은 물건들을 팝니다.] 라는 사장님의 신념처럼 하나같이 소장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소품들이 많았다. 그래서 홀린 듯이 고양이 그릇을 세 개나 사버리고 말았더라는..! # 집처럼 푸근함이 드는 곳 짧은 여행을 마치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고작 하루의 반나절을 보냈을 뿐인데 집과 같은 푸근함이 들어 샐쭉한 웃음이 새어 나왔다. 아직 저녁 기온은 쌀쌀해서 오자마자 보일러를 올렸다. 중앙 제어가 아닌 개별난방이 가능해서 맞춤으로 온도를 설정할 수 있어 좋았다. 뜨신 물에 습한 제주 바람을 씻어내고 훈훈해진 온돌 바닥에 몸을 던지니 그야말로 몸이 말랑말랑해지는 기분! 그대로 냉장고로 달려가 벌컥벌컥 맥주부터 들이켰다. 캬-이런 게 바로 행복 아니겠어? 꿈꾸는 노마드의 또 다른 장점은 주방이 딸려 있어 간단한 취사가 가능하다는 것. 나는 하루만 묵게 되어 이용할 일은 없었지만 다음에는 꼭 연박으로 와서 요리도 해먹으며 잔뜩 여유를 부리고 싶어졌다. 왜, 여행지에서 만들어 먹는 요리는 뭐든지 근사하게 느껴지는 법이니까! 오늘은 요리 대신 전자레인지로 간편식품을 데워 든든한 야식 상을 차렸다. 테라스에 나가 하늘을 보니 똥그란 보름달이 떠 있었다. 그 빛에 기대, 잠에 들 때까지 책을 읽었다. # 때때로 ‘ 방학 ’ 이 필요한 이유 내가 봄을 좋아하는 이유는 뭐든 시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어서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앙상했던 나무가지에 옹기종기 꽃 몽우리가 올라오는 것. 갈색빛의 들판이 서서히 초록빛으로 물들어가는 것. 이러한 것들을 살결로 느낄 때면 마음 깊숙한 곳에서부터 스파크가 튄다. '나도 다시 깨어나야지!'하고 말이다. 하지만 이러한 계절의 움직임은 아주 작고 세심해서 애정을 가지고 들여다봐야 비로소 보인다. 잠시 멈춰서, 여유를 가지고. 나 스스로에게 주는 셀프 봄방학 덕에 올해는 시작부터 좋은 스파크가 일어난 기분이다. 글/사진 : 여행작가 슬구 ※ 위 정보는 2022년 3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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