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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김해는 걸어서 여행하기 좋은 도시다. 수로왕릉과 대성동 고분군, 국립김해박물관 등 주요 관광지가 경전철역에서 걸어서 닿을 거리에 있다. 고가를 달리는 부산김해경전철은 창밖으로 가야의 옛 땅을 보여주며 여행자의 든든한 발이 되어 준다. 천천히 걸으며 가야의 흔적을 따라가 보자. ★ 김해 역사 도보여행 추천 코스 ★ - 김해수로왕릉: 가락국을 세운 수로왕이 잠든 가야 역사의 시작점 - 수릉원: 수로왕과 허왕후의 만남을 주제로 꾸민 도심 속 정원 - 김해 대성동 고분군: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오른 금관가야 고분이 모여 있는 언덕 - 대성동고분박물관: 대성동고분군의 발굴 과정과 문화유산을 소개하는 박물관 김해 역사 여행은 수로왕릉역에서 시작한다. 역에서 5분쯤 걸으면 수로왕릉으로 들어가는 숭화문이 나온다. 그 옆에는 신분을 막론하고 이곳을 지날 때 말에서 내려야 한다는 '하마비'가 서 있다. 홍살문과 납릉정문을 차례로 지나면 너른 잔디밭에 거대한 봉분이 솟아 있다. 우리나라에서 단일 본관으로 인구가 가장 많은 김해 김씨의 시조, 수로왕이 잠든 곳이다. 산자락에 놓인 여느 왕릉과 달리, 수로왕릉은 평지에 자리한다. 능 앞에는 문인석과 무인석, 동물 모양 석상이 지키고 있다. 봉분 주변에는 제사를 지내기 위한 건물들이 있다. 제향 영역의 입구인 숭인문을 들어서면, 수로왕과 허왕후의 위패를 모신 숭선전, 가락국 2대부터 9대까지 여덟 왕과 왕비를 모신 숭안전, 제향에 쓰는 향을 보관하는 안향각이 차례로 이어진다. 능의 내력을 새긴 신도비도 비각 안에 서 있다. 지금도 숭선전에서는 해마다 수로왕과 허왕후에게 제사를 올린다. 여행자 대부분은 봉분만 보고 돌아서지만, 능 안팎에 볼거리가 더 있다. 여름이면 담장을 타고 내려온 줄기에 능소화가 매달리고, 이어 배롱나무에도 분홍색 꽃이 핀다. 능 뒤편으로 가면 조용한 소나무 숲이 나와 잠시 쉬어 가기 좋다. 유물전시관에 들어서면 수로왕릉과 숭선전 제례 이야기를 더 자세히 살필 수 있다. 여행 TIP 걸어서 20분 거리에 허왕후가 잠든 김해 수로왕비릉이 있으니, 함께 둘러봐도 좋다. 김해수로왕릉 - 주소: 경상남도 김해시 가락로93번길 26 - 운영 시간 [3월, 10월] 08:00~18:00 [4월~9월] 08:00~20:00 [11월~2월] 09:00~18:00 - 문의: 055-332-1094 수로왕릉 담장을 끼고 돌면 수릉원이다. 본래 수로왕릉과 대성동 고분군 사이를 막고 있던 김해공설운동장을 헐고 2005년에 공원으로 꾸몄다. 수릉원이라는 이름은 '수로왕과 허왕후가 거닐었던 숲'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도심 속에 자리해 시민들이 즐겨 찾는 공원이다. 공원 입구에서는 허왕후 동상이 여행자를 맞는다. 동상 옆에는 '장군수'라는 차나무가 자라는데, 허왕후가 인도에서 가락국에 올 때 차 씨앗을 가져왔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김해 장군차는 보성, 하동의 차보다 역사가 깊다. 고려 충렬왕이 이 고장의 차를 맛보고 그 맛과 향이 으뜸이라며 '장군'이라는 칭호를 내렸다고 한다. 너른 잔디마당 한쪽에는 과거 운동장 시절의 본부석을 그대로 남겼다. '가야루'라고 새로 이름 붙인 쉼터에 오르면 대성동 고분군과 분산성이 한눈에 들어온다. 공원 둘레의 오솔길은 산책하기 좋다. 동쪽과 서쪽 구릉에 심은 나무의 종류가 달라 흥미롭다. 동쪽 언덕에는 수로왕의 위엄을 담아 구실잣밤나무, 상수리나무처럼 곧게 뻗은 나무를 심었다. 서쪽 언덕에는 허왕후의 온화함을 담아 감나무와 살구나무 같은 유실수를 심었다. 가야루 옆에 놓인 작은 연못은 바다로 뻗어나간 가락국을 상징한다. 공원 안에 자리한 김해민속박물관은 베틀과 농기구, 혼례용품 등 조선 후기부터 근현대까지의 민속유물을 전시한다. 옛 안방과 부엌, 장독대도 실감 나게 재현해 산책길에 가볍게 들르기 좋다. 여행 TIP 수릉원 인근 한옥체험관에 자리한 카페 '복합문화공간명월'은 잠시 쉬어 가기 좋다. 대표 메뉴인 장군차를 우린 아이스티 '명월', 인도풍 밀크티 '허왕후', 산딸기 에이드 '수로왕' 등 김해의 역사를 담은 음료를 선보인다. 수릉원 - 주소: 경상남도 김해시 분성로261번길 35 - 문의: 055-338-1330 수릉원 산책로를 빠져나오면 자연스럽게 대성동 고분군으로 이어진다. 옛사람들이 '애구지'라 부르던 구릉이다. 애기 구지봉이라는 뜻으로, 수로왕이 태어난 구지봉에서 따온 이름이다. 언뜻 보면 평범한 잔디 언덕이지만, 이 안에 금관가야 왕과 지배층의 무덤 300여 기가 잠들어 있다. 2023년 9월, 대성동 고분군은 다른 지역의 가야 무덤 여섯 곳과 함께 '가야고분군'이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 언덕에 올라도 수로왕릉처럼 커다란 봉분은 보이지 않는다. 흙을 높이 쌓지 않은 것이 전기 가야 무덤의 특징이다. 대신 발굴 조사를 마친 무덤 자리마다 작은 나무를 심어 낮은 울타리를 둘렀다. 능선을 따라 늘어선 나무 울타리가 무덤터를 알려준다. 고분 아래에 서서 능선을 올려다보면, 언덕 위로 김해공항에서 이륙한 비행기가 쉴 새 없이 날아오른다. 이천 년 전 허왕후가 먼 바닷길을 건너왔듯, 지금도 사람들은 하늘길로 옛 가야 땅 김해를 오간다. 해 질 무렵 능선 위에 서면, 노을을 배경으로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다. 73호분 주변에는 팽나무가 서 있다. 흔히 '나홀로 나무'라고 불리지만, 실제로는 두 그루의 나무가 겹쳐서 한 그루처럼 보인다. 오랜 세월 고분군을 든든히 지키고 있는 이 나무는 어떻게 찍어도 그림이 되는 사진 명소다. 김해 대성동 고분군 - 주소: 경상남도 김해시 가야의길 126 - 문의: 055-350-0426 고분군 한쪽에는 발굴의 역사와 그 과정에서 나온 문화유산을 전시하는 박물관이 있다. 대성동고분박물관은 가야의 철갑투구 형태와 고분군의 완만한 능선을 함께 담아낸 곡선 지붕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1990년부터 2020년까지 열 차례의 발굴 조사 끝에, 이곳이 금관가야 지배층의 무덤이었음이 밝혀졌다. 금관가야는 1세기부터 5세기까지 철을 생산해 중국, 일본과 교역하며 전기 가야연맹을 이끈 나라다. 무덤에서는 중국 청동거울과 일본에서 방패 장식으로 쓰던 바람개비 모양 동기가 나왔다. 바다 건너 오간 교역의 증거다. 76호분의 목걸이와 88호분의 금동 허리띠는 금관가야의 공예 수준을 보여준다. 박물관 안으로 들어서면 먼저 김해 상공을 날며 주요 명소를 내려다보는 가상현실(VR)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상설전시관은 발굴 조사로 밝혀진 무덤의 모습과 껴묻거리, 금관가야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전시실에서는 실물 크기로 재현한 덧널무덤이 가장 눈길을 끈다. 덧널무덤은 널(관)을 한 번 더 감싸는 '덧널'을 갖춘 무덤이다. 재현한 무덤 바닥에는 사람 형상이 여럿 누워 있다. 지배자가 죽으면 시중들던 이들을 함께 묻은 순장의 흔적으로, 가야 무덤 중 순장이 가장 먼저 확인된 곳이 바로 대성동 고분군이다. 상설전시관을 나와 지하 계단으로 내려가면 기획전시관이 있다. 해마다 김해와 가야를 주제로 한 다채로운 특별전이 열리는 곳이다. 대성동 고분군 북쪽 끝에는 야외전시관이 있다. 최초의 왕묘로 여겨지는 29호분과, 그 위에 지어진 39호분을 발굴 당시 모습으로 복원해 두었다. 뒤에 들어선 39호분이 100여 년 앞선 29호분의 절반가량을 허물고 자리한 모습이 눈에 띈다. 여행 TIP '걸어봄김해'는 문화관광해설사와 두 시간 동안 걸으며 해설을 듣는 도보 프로그램이다.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하루 두 번(10시, 14시) 무료로 운영하며, 여행 3일 전까지 김해관광포털 에서 예약할 수 있다. 대성동고분박물관 - 주소: 경상남도 김해시 가야의길 126 - 운영 시간: 09:00~18:00 (입장 마감 17:30) ※ 매주 월요일(공휴일인 때에는 공휴일 다음 첫 번째 평일), 1월 1일, 설·추석 당일 휴관 - 문의: 055-350-0401 | 글, 사진: 김덕식 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26년 7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글, 사진은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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