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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0년, 황산벌 최후의 혈전이 시작되었다. 백제군 수장 계백은 나라의 존망을 건 5천 결사대를 이끌고 김유신과 소정방이 이끄는 나당연합군에 맞섰다. 계백은 수적인 열세에도 불구하고 네 번의 싸움에서 이겼지만 결국 패한다. 그렇게 백제는 계백과 함께 역사의 전면에서 사라진다. 백제와 운명을 함께 한 계백을 찾아 논산 계백장군유적지로 가보자. 641년, 백제 의자왕이 왕위에 오른다. 700년 백제 역사의 마지막 왕이었다. 같은 시대 신라에는 선덕여왕과 김유신, 그리고 김춘추가 있었다. 이들은 삼국통일의 초석을 다지며 신라를 부흥기로 이끌었다. 반면 한반도 국가 중 최초로 한강을 차지했던 백제는 660년 황산벌 전투를 마지막으로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진다. 의자왕이 왕위에 오른 지 20년 만의 일이었다. 나라 잃은 백제 유민들은 당나라와 왜, 고구려 등지로 뿔뿔이 흩어진다. 백제의 존망 그 경계에 황산벌 전투가 있다. 그리고 황산벌 전투 선봉에 계백 장군이 있다. 백제 최후의 비극적 명장이자 황산벌 전투의 영웅, 계백 장군이 잠들었다고 알려진 논산 계백장군유적지를 찾았다. 역사는 계백을 어떻게 기억할까. <삼국사기> 열전 제7에 기록된 '계백'부터 살펴보자. 계백은 백제 사람으로 벼슬이 달솔이었다. 당 현경 5년(660년)에 당 고종이 소정방을 신구도 대총관으로 삼아 5만 군대를 거느리고 바다를 건너 신라와 함께 백제를 공격하자 계백은 장군이 되어 결사대 5천으로 이를 막고자 했다. 그리고 전장에 나가기 전, 당과 신라의 많은 병사에 맞선 백제의 존망을 알기 어렵다며 처자식이 붙잡혀 노비가 될 것을 염려해 모두 죽인다. 끔찍한 일이다. 하지만 일촉즉발 나라의 존망이 걸린 전쟁을 앞두고 자신의 목숨 뿐 아니라 가족의 목숨까지 올인한 그의 선택을 두고 배부르고 등 따신 후손이 감히 옳고 그름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또 어떤 이들은 계백의 모진 선택을 두고 그의 신분을 왕족으로 짐작하기도 한다. 전장에 나서는 그의 비장함은 그렇게 해석되기도 한다. 시대의 장수 계백을 만나기 전 백제의 시조부터 살펴보자. 백제를 개국한 이는 온조왕이다. 고구려를 세운 동명성왕, 주몽의 아들이다. 주몽이 북부여에 있을 때 낳은 아들 유류를 태자로 삼자 온조와 비류 형제는 어머니 소서노와 함께 새로운 땅을 찾아 남하한다. 비류는 신하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미추홀(지금의 인천 또는 아산으로 추정)에, 온조는 하남 위례성에 도읍을 정한다. 미추홀의 땅은 습기가 많고 물이 짜서 생활이 힘들었다. 비류는 위례성의 백성들이 편안히 지내는 것을 보고 후회하다 죽었고 남겨진 백성들은 모두 위례성으로 왔다. 백성들이 즐겨 따라왔기에 나라 이름을 백제(百濟)라고 했다. 온조의 조상은 고구려와 같이 부여에서 나왔으므로 성씨를 부여로 했다. <삼국사기>는 백제 왕족의 성씨가 '부여'가 된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전성기로 꼽히는 한성시대를 지나 웅진(지금의 공주)에 이어 사비(지금의 부여)로 수도를 옮기면서 백제는 점차 힘을 잃어간다. 그리고 나라의 운명을 가른 전투, 황산벌 전투의 날이 온다. 660년 7월9일, 약 1400년 전 황산벌 전투 현장으로 가보자. 계백장군유적지의 최고봉 황산루에 올라 20미터만 이동하면 황산벌 전투가 벌어졌던 황산벌 전적지가 내려다보인다. 옛날 월왕 구천은 5천의 군사로 오(吳)의 70만 대군을 격파했다. 오늘 분발해 승리를 쟁취해 나라의 은혜에 보답하자! 백제군의 사기를 북돋았던 계백 장군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나당연합군은 사비성을 공략할 계획으로 백제를 침략, 신라 김유신은 5만 군사를 끌고 황산벌로 진군한다. 지금의 논산 연산면 신양리다. 이에 계백은 스스로 가족의 목숨을 거둔 출장으로 맞선다. 수적으로는 백제가 한참 열세였으나 '백제군 한 명이 천명을 당해내지 못하는 사람이 없으니 신라군이 끝내 퇴각했다'는 기록에서 백제군의 비장함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신라 화랑 관창의 기개와 수적인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패한다. 전장에서의 패배는 죽음이었다. 네 번 싸워 네 번 모두 이겼으나 백제의 마지막 명장 계백은 결국 황산벌에서 숨을 거둔다. 황산벌 전투의 패배와 함께 백제도 명을 다한다. 계백이 죽고 나서야 의자왕은 사태를 파악한다. 충신들은 물리치고 입맛에 맞는 말만 들은 결과였다. 후회했지만 때는 늦었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백제 멸망 후 소정방은 의자왕과 그의 아들 효, 태, 융 및 대신과 장병 88명과 주민 1만2천8백7명을 당나라 서울로 압송한다. 망국의 역사는 남겨지지 않는 법. 이후 백제 왕족이며 유민들에 대한 기록은 아직까지 알려진 바가 적다. '의자왕의 아들 부여 융을 웅진도독으로 삼아 귀국하게 하여 신라와의 오래된 감정을 풀고 백제의 유민을 불러 모으게 했다'는 기록으로 아쉬움을 달랠 뿐이다. 계백장군유적지는 백제군사박물관, 계백장군묘와 충장사 그리고 황산벌이 내려다보이는 황산루와 자연학습공원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름에는 승마와 국궁 등도 체험할 수 있다. 먼저 백제군사박물관을 살펴보자. 처음 하남 위례성에 백제가 터를 잡았을 당시부터의 역사가 소개되어 있어 백제 역사의 흐름을 알 수 있다. 또 보병부터 말까지 중무장한 중장기병까지 백제의 군사들을 직접 만나보는 것도 흥미롭다. 백제군사박물관에서 나와 잔디광장을 지나면 홍살문과 닿는다. 계백장군의 위패와 영정을 모신 사당 충장사로 이어지는 초입이다. 출입구와 사당에 이르는 길은 세 개의 문과 길로 되어 있다. '삼문삼도'라고 한다. 궁궐 등에서 볼 수 있는데 들어갈 때는 오른쪽으로 나올 때는 왼쪽을 사용한다. 충장사에서 계백장군이 잠든 묘가 보인다. 묘역을 지키는 소나무는 하얀 눈에도 푸르기만 한 것이 장군의 충절을 기리는 것 같다. 계백이 백제의 운명을 걸고 싸운 황산벌 전투는 660년 음력 7월9일로 기록되어 있다. 더운 여름이었을 것이다. 이 가을 황산벌은 여전히 그때를 기억하고 있을까. 언제고 황산벌 전투가 벌어졌던 날, 그 즈음 다시오라고 속삭이는 것 같다. 그때, 황산벌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충남 논산시 부적면 충곡로에 자리하고 있다. 계백장군묘와 충장사 뿐 아니라 백제군사박물관과 황산루 등 볼거리들이 제법 많다. 백제군사박물관부터 살펴보면 계백장군은 물론 백제 역사도 절로 알게 된다. 추석과 설, 1월1일, 그리고 월요일 휴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 매표는 오후 5시반까지 가능하다. 동절기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입장료 1000원, 어린이 500원. 문의, 041-730-4538, 041-730-4726. 백제군사박물관은 홈페이지( http://www.nonsan.go.kr/museum/ )에서 만나볼 수 있다. 1.찾아가는길 * 자가운전 천안논산고속도로→서논산IC→4번 국도(논산 시청 방면)→외성삼거리에서 우회전(감곡리 방면)→계백장군유적지 2.주변 음식점 신동회관 : 상월면 산성리 / 041-733-9252 황산항아리보쌈 : 노성면 교촌리 / 041-735-8933 김재성 두부촌 : 부창동 / 041-735-2914 3.숙소 에버그린관광호텔 : 연무읍 황하로 / 041-742-3344 스카이모텔 : 연무읍 연무로 / 041-742-1906 금강파크 : 강경읍 대흥로 / 041-745-2700 - 글, 사진 : 한국관광공사 국내스마트관광팀 이소원 취재기자( msommer@naver.com ) ※ 위 정보는 2019년 6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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